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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문화296

학칙은 개정됐는데 왜, 우리의 자치는 후퇴할까요? 학생회 조직과 운영에 관한 사항은 총장이 정할 수 있다. 학칙위반과 학생 본분에 벗어난 자는 징계할 수 있고 징계에 대해서는 총장이 정한다. 게시물은 신고제지만 학교의 명예를 침해하거나 교육 및 연구 목적이 아닐 경우 승인을 거절한다. 지난 3월 27일 공고된 학칙개정안 중 학생자치활동과 관련된 내용(이하 ‘개정안1’)이다. 이 내용이 그대로 통과되었다면 학생회와 징계에 대해 총장이 좌지우지 하고, 학내에서 학교본부에 비판적인 게시물은 허가되지 않는다. 이번 개정안1은 주무부서인 학생처가 제안하고 기획처가 공고했다. (그림 참고) 중앙대 학칙은 조정부서인 기획처가 공고하면 교무위원회와 대학평의원회가 심의한 뒤 이사회 승인을 거쳐 공포된다. 유일하게 학생대표자가 참여하는 평의원회[1]는 심의기구이기 때문에.. 2021. 2. 14.
잘못된 처방전, 박근혜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 임희성 박근혜 정부는 우리나라 고등교육이 풀어야 할 주요 과제로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과 ‘교육과 노동시장의 연계강화’를 꼽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입학예정자는 2013년 63만 2천여 명에서 2023년 39만 8천여 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대학입학정원이 55만 9천여 명 수준임을 감안할 때 이 정원을 유지할 경우 약 16만 명의 정원초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참여정부 시절 7만 1천 명(2003년 대비 2008년, 10.9%), 이명박 정부 시절 3만 6천 명(2008년 대비 2013년, 6.2%)의 입학정원을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입학정원의 1/3 가량을 더 줄여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 2021. 2. 14.
논평 - 그 이후, 그 자리에 남은 우리 2014년 5월 7일, 김창인 씨가 자퇴했다. 그는 어리석었다. 대학을 大學이라고 믿었고. 大學이어야 한다고 행동했다. 대학이 학원이 되어야 한다고 말할 때, 대학은 기업이 아니라고 반기를 들었다 반기의 대가는 참혹했다. 대학본부는 지속적인 압박으로 그를 내몰았다. 명예훼손과 시설물 무단 사용이라는 모호한 규정 하에 남들은 한 번도 받기 어려운 징계를 세 차례나 받았다. 그의 퇴장에 학생인 우리도 동조했다. 김창인 씨는 청산되지 못한 운동권의 잔재였으며, 공부는 하지 않고 쓸데없는 일로 학교를 시끄럽게 하는 거북한 존재였다. 맞는 말을 해도 그가 하면 이상했고, 좋은 행동을 해도 그가 하면 수상했다. 학교에서 책임을 물으면 그가 주도한 일이라고 전가했고, 학내 활동에 참여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우리는.. 2021. 2. 14.
지금 내가 떠나는 이유 정의가 없는 대학은 대학이 아니기에 - 중앙대 자퇴생 김창인 인터뷰 2014년 5월 7일 수요일. 중앙대 철학과에 재학 중인 김창인(24) 씨가 자퇴했다. 대학은 기업이 아니고, 자신은 상품이 아니라고 말하고 학교를 떠났다. 그가 쓴 대자보는 자퇴생이라는 이유로 게시를 허가 받지 못했고, 붙인 다음날 도로 떼어졌다. 학교는 금세 조용해졌다. 중앙대는 산학협력 사업을 따냈고. 대성학원 포스터에는 ‘서성한중’이라 표기되었다. 경영경제관은 지어지고 있고, 교내 게시판에는 기업 포스터가 여전했다. 학교 앞 술집은 붐볐고, 도서관은 공부하는 학생들로 가득했다. 평화로웠다.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그가 자퇴하며 던진 물음은 무엇이었을까? 그저 학교를 떠나는 운동권 학생의 호기였을까? 이제는 학교를 떠난 김창인씨를 만나 물어보았다. 한사코 학교 주변 에서는 만나고 싶지 않다는 김창인.. 2021. 2. 14.
2015 구조조정 후속보도 ― 구조조정을 위한 구조조정 편집위원 지산하 지난 학기 구조조정안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학생 중심’이었다. 2016년부터 기존 학과(부)를 폐지하고, 계열별 광역모집과 이중전공 • 복수전공 확대로 학생들이 원하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적잖은 학생들이 전과와 복수전공을 희망한다는 설문조사결과를 시행근거로 삼았다. 역사적으로 경험된 학부제의 실패를 의식했는지 대학본부는 학부제와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광역모집이 중심이 되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학부제와 근본적인 차이는 없었다. 전공 쏠림 현상이나 전공 전문성 부족 문제 등 기존 학부제에서 나타났던 폐해는 반복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선택률이 저조한 전공을 '융복합’하겠다는 대학본부의 계획은 사실상 비인기학과에 대한 폐과 예고와 다름없었다. 실패한.. 2021. 2. 14.
나는 하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수습위원 신현욱 “남자친구는 있어?” 새로 만난 사람들이 친해지는 과정에서 의례 적으로 묻는 질문이자,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인사치레로 건네는 안부인사다. 그러나 그 뻔하디 뻔한 질문은 절대 애인 유무를 파악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는다. 질문에 대한 대답이 ‘No’일 경우, 놀랍게도 상대는 내가 남자친구가 없는 이유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해주기’ 시작한다. 그 원인을 꼭 밝혀내서 문제 상황에 있는 나를 구제해주 겠다는 굳은 결의를 내비치면서 말이다. 애인이 없다는 사실을 밝히는 순간 상대방은 종종 "네가 너무 철벽이라서 그런 거 아니야?", “눈을 좀 낮춰봐”라는 '진단’을 내려준다. 애초에 나는 처방이 필요한 환자의 상태도 아니며, 처방을 원한 적도 없다. 혹은 안쓰러운 표정으로 "괜찮아. 곧 좋은.. 2021. 2. 6.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라ㅡ낙태죄 폐지를 위한 논의 편집위원 최초롱 “나 임신하면 어떻게 할거야?” 종종 애인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이런 질문을 할 때마다 열이면 열 명 다 "낳아야지” 혹은 "책임질게” 라고 답했다. 대답을 들으면 콧방귀를 뀌면서도 한편으로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 질문에는 나를 버리지 말라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낳아야지" 라는 대답을 쉽게 하는 애인에게는 약간의 화가 났다. 그는 임신의 공포가 얼마나 큰지 모른다. 예정일이 많이 지나서도 생리를 하지 않으면 그날 밤 오만가지 생각을 한다. 먼저, 가임기를 체크하고 ‘피임을 제대로 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에 그 때를 머릿속으로 다시 리플레이 하면서 언제,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찾기 시작한다. 그렇게 살폈음에도 원인을 찾지 못하면 평소에는 찾지도 않은 온갖 신들.. 2021. 2. 6.
데우스 엑스 마키나: 특이점이 온다 수습위원 최찬욱 인공지능과 인간의 차이 철학자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Ludwig Wittgenstein, 1889〜 1951)은 저서 『철학적 탐구』에서 “기계는 생각을 할 수 없다”고 단정했다. 니씨카 그는 기계의 사고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경험에 의지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즉 기계는 인간만의 '생각'이라는 과정을 수행할 수 없으며, 하더라도 그것은 인간의 생각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선언한 것이 다 . 〈비이센테니얼 맨〉, 〈트랜센던스〉와 같은 인공지능 관련 영화에서, 알파고에 대한 담론에서 많은 사람들은 이와 같이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특이점 이후에 등장하는 초지능에 대해서도 인공지능의 사고체계가 인간의 그것과 얼마나 유사한가는 관계없이, 인공지능과 인간의 지능은 본질적으로 다른 .. 2021. 2. 2.
당신이 궁금해해야 할 영화관 이야기 한동혁(인디포럼 상임작가) 갑작스러운 가격 상승, 당신은 괜찮으십니까 올해 3월 3일, CGV는 영화관람료 차등화를 도입했다. 스크린과 가까운 앞쪽 20%는 이코노미존, 중간 40%는 스탠더드존, 뒤쪽 40%는 프라임존으로 나눠 이코노미존은 천원 낮게, 프라임존은 천원 높게 가격을 책정했다. CGV가 독점 사업을 하고 있는 아이맥스는 주중 천원, 주말 2천원을 인상했다. 주말에 아이맥스관(3D) 프라임존 좌석에서 관람하면 기존 가격보다 최대 3천원이 오른 2만원에 관람하는 셈이다. 4월 27일, 롯데시네마도 CGV에 이어 가격을 인상했다. 롯데시네마는 주중 일반과 심야는 기존 대비 2천원을 인하했지만, 주말 및 공휴일 조조와 프라임 상영을 기존 대비 천원을 인상했다. CGV는 “가격 다양화 제도는 고객에.. 2021. 2. 2.
잡식동물의 딜레마 편집위원 김고운 어렸을 때였다. 할머니가 신발장에 나타난 쥐를 때려죽였다. 야간 근무를 하는 아버지가 낮에 쥐 소리 때문에 잠을 못 잔다고 걱정하던 터였다. 할머니는 죽은 쥐에게 원망의 말을 쏟아냈다. 너때문에 우리 아들이 며칠 밤을 못 잤다고. 쥐가 불쌍하다는 생각을 했던가 안 했던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할머니가 쥐를 죽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쥐가 있으면 아버지가 잠을 못 자니까. 사실 잠을 못 자는 것은 생명을 박탈당하는 것에 비하면 정말 사소한 불편이다. 하지만 나는, 우리는 그렇게 자라왔다. 인간의 사소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동물의 목숨을 희생시킬 수 있다고 너무나 당연하게 믿어왔다. 우리의 삼겹살 파티를 위해 돼지가 희생되어도 된다고 믿었고一아니 그들의 희생을 떠.. 2021. 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