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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5

전화 너머 사람, 사람 너머 시스템 부편집장 문휘진 수습위원 김예진 다음과 같은 채용공고가 올라온다면, 지원할 사람 누가 있을까. 사실 이는 학교 홈페이지 행정 인턴 채용공고를 참고해 제작했다. 행정 인턴은 누구일까? 행정 인턴은 중앙대학교 각 학과(부) 사무실이나 행정 부서에서 일하는 계약직 노동자다. 조교와 혼동하기 쉽지만, 엄연히 다르다. 대학원 신입생 및 재학생 신분인 조교와 달리, 행정 인턴은 졸업생 또는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모집한다. 급여와 근무 형태도 다르다. 조교는 장학금 형태로 등록금을 고지 감면 받지만, 행정 인턴은 월급을 받는 직장인이다. 행정 인턴은 9시부터 6시까지 풀타임 근무를 하지만 조교는 정해진 출퇴근 시간 없이 주 25시간 반일제 근무를 한다. 학교에서 경력직이 졸업생 신분을 대상으로 직원을 뽑는 이유는 .. 2023. 7. 9.
오랫동안 쓰였지만 누구도 읽지 않은―① 시설노동자 김정갑 씨 편집위원 이슬샘 11월의 어느 날이었다. 하늘은 곧 비가 올 듯 흐렸지만 거리에는 단풍이 빨갛게 물들어 학교는 제법 근사한 광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영신관에는 ‘응답하라 2014’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붙었고, 캠퍼스는 중앙대학교 14학번이 되기 위해 논술고사를 보러온 학생들과 학부모들로 붐볐다. 나는 인터뷰를 위해 법학관으로 향했고 지하 3층에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다. 하지만 엘리베이터에 지하 3층 버튼은 없었다. 그랬다. 엘리베이터조차 닿지 않는 그곳, 지하 3층에 시설노동자들은 '유령’처럼 존재하고 있었다. 7월의 절정에 오른 캠퍼스의 모습과 대조적으로 회색 기계들로 가득 채워진 기계실은 칙칙한 기운만이 감돌았다. 햇빛 한줌 들어오지 않는 곳. 그 적막한 공간을 기계 돌아가는 소리와 간간히 배관.. 2021. 1. 31.
일은 시키는데 직원은 아니라니?―최저가로 낙찰된 그들의 노동조건 편집위원 안태진 여기, 중앙대에서 수년간 교정을 청소하고, 중앙대 기계들을 고쳐온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중앙대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임금을 지급받고 중앙대 CI가 그려진 옷을 입고 노동을 한다. 그러나 그들은 중앙대 소속이 아니다. 중앙대와 무관한 용역업체 소속이다. 무슨 일일까? 중앙대 상황 중앙대학교의 청소, 방호노동자는〈티엔에스개발〉(이하 티엔에스)과, 시설 노동자는〈금성소방산업〉(이하금성소방)과 '근로계약’을 맺고 있다. 실상 이들의 노동은 중앙대학교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간접고용'되어 있는 것이다. 간접고용이란 실사용자 원청과, 노동자와 고용계약을 맺는 하청업체가 분리되어 있는 고용형태다. 쉽게 말해 실사용자와 노동자의 계약관계 사이에 용역 업체가 삽입되어 일종의 '삼각형’을 이룬다고 볼.. 2021. 1. 31.
학내청소, 시설노동자 실태보고, 왜 노동조합으로 해결해야 하는가? 편집위원 이재정 학내 비정규직, 삶을 묻다 눈이 내리는 계절이다. 흰 눈이 쌓인 교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학생들, 언 손을 녹이며 손을 맞잡고 걸어가는 연인들이 저마다 캠퍼스의 낭만을 누릴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캠퍼스는 첫눈에 환호하는 이들로 가득찼다. 하지만 학내에 눈이 오지 않길 간절히 바라는 이들이 있다. 비로 청소노동자들이다. 청소노동자 A씨는 손을 꼭 잡으며 말한다. ''제발 눈이 오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해결이 됐으면 좋겠어. 매 년 겨울이면 우린 눈을 치워. 그래서 겨울만 되면 동상을 달고 살지. 제발 이번 해엔 눈 좀 안 치워봤으면 좋겠어." 청소노동자들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외곽청소다. 봄이면 꽃잎. 가을이면 낙엽을 쓸고, 겨울이면 눈을 실어 나른다. 외곽청소 담.. 2021. 1. 31.
학내 청소, 시설노동자 실태보고 2021. 1.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