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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문화296

두 선거 이야기 - 포데모스 현상, 한국에서도 가능한가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기획의원 장석준 4월 총선 결과를 놓고 말들이 많다. 새누리당 압승을 점치던 여러 여론조사 결과를 비웃기라도 하듯 새누리당은 유권자의 호된 심판을 받았다. 또한 신생 제3당인 국민의당(26.74%)이 정당투표 득표율에서 더불어민주당(25.54%)을 제치며 바람을 일으켰다. 유일한 원내 진보정당 정의당은 6석을 획득해 현상 유지에 그쳤다. 전반적으로 박근혜 정권 심판 민심이반영된 결과였다. 그러면서도 이런 정권 심판 민심이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일방적 지지가 아니라 정당 투표에서 국민의당에 표를 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흥미롭다. 새누리당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도 마뜩찮아 하는, 기존 양당 구도에 대한 불만이 제3당 지지로 나타났다고 하겠다. 그런데 한국에서 총선이 있기 네 달 전인 .. 2021. 2. 1.
사고 팔고 헐고 세우고, 재개발이 뭐길래 편집위원 박기현 “경축! 정밀 안전진단 통과” 안전진단에서 높은 점수를 맞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인 플래카드가 위풍당당하게 걸려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수군거리며 지나가고 몇몇은 새로 건 플래카드를 자랑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안전진단을 통과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던가. 마을 주민인 B 씨는 곧 재개발되리라는 기대에 뿌듯하기만 하다. 몇 년 후, 플래카드가 나부끼던 거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같은 지역이라기엔 도저히 믿기 힘든 풍경이다. 도처엔 아파트들이 의기양양하게 솟아 있다. 거리의 골목길은 널따란 4차선 도로로 탈바꿈했고, 사람들이 다니는 거리에는 나무가 일정한 간격을 가진 채 떨어져 있다. 잔디는 “밟지 마시오” 표지판 아래에서 공허하게 푸르기만 하고, 대리석 위에서 폭포수가 생.. 2021. 2. 1.
오랫동안 쓰였지만 누구도 읽지 않은―① 시설노동자 김정갑 씨 편집위원 이슬샘 11월의 어느 날이었다. 하늘은 곧 비가 올 듯 흐렸지만 거리에는 단풍이 빨갛게 물들어 학교는 제법 근사한 광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영신관에는 ‘응답하라 2014’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붙었고, 캠퍼스는 중앙대학교 14학번이 되기 위해 논술고사를 보러온 학생들과 학부모들로 붐볐다. 나는 인터뷰를 위해 법학관으로 향했고 지하 3층에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다. 하지만 엘리베이터에 지하 3층 버튼은 없었다. 그랬다. 엘리베이터조차 닿지 않는 그곳, 지하 3층에 시설노동자들은 '유령’처럼 존재하고 있었다. 7월의 절정에 오른 캠퍼스의 모습과 대조적으로 회색 기계들로 가득 채워진 기계실은 칙칙한 기운만이 감돌았다. 햇빛 한줌 들어오지 않는 곳. 그 적막한 공간을 기계 돌아가는 소리와 간간히 배관.. 2021. 1. 31.
개발되는 흑석동, 사라지는 주거권 편집위원 박기현 흑석동 일대에 묘한 기류가 흐른다. 군데군데 보이는 현수막엔 ‘재개발’, ‘뉴타운’이 눈에 띈다. 유심히 살펴보면 ‘주택재정비사업촉진조합’, ‘주택재정비사업조합추진위원회’라는 낯선 간판을 내건 사무실도 보인다. 흑석역 바로 앞 흑석 7구역과, 중앙대 병원 옆 8구역은 이미 이주가 진행됐다. 이주가 완료된 건물 출입문엔 라카로 그린 빨간색 ‘X’가 있고, 곳곳에 이사 때문에 생긴 쓰레기들이 골목길을 채우고 있다. 사람이 다닌 지 오래되어 거대한 거미들이 곳곳에 진을 치고 있고, 근방엔 참기 힘든 냄새가 요동친다. 흑석동 재개발 현황 흑석이 뉴타운 사업지로 지정·고시된 해는 2005년이다. 이후, 부동산 경기가 침체일 때 잠잠해졌다가 2008년에 이르러서야 구체적인 계획안이 고시됐다. 처음 .. 2021. 1. 31.
"나는 평범하다. 고로 정치한다." 진보 3당 당원을 만나다 편집위원 김여훈 선거철이면 각 정당에서 청년을 말한다. 청년. 불리는 데에는 익숙한 이름이다. 어떤 당에서 만 나이로 45살까지 청년으로 규정하는 바람에 정당에서 말한 청년이 누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청년으로 불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정당에 들어가 정치적으로 살고 있는 이들이 있다. 생존이 화두고 정치에 대한 냉소가 이상하지 않은 시대다. 이들은 어떻게 투표소에서 나와 정치를 하게 되었을까. 정의당, 노동당, 녹색당의 청년당원을 만나 그들이 말하는 정치를 들었다. 당원을 만나다 중앙문화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명진 I 저는 노동당 청년학생위원회 소속 당원이고 경희대 사회학과 3학년인 안명진입니다. 김경용 I 저는 정의당 중앙 청년학생위 원장을 맡고 있는 김경용입니다. 변규홍 .. 2021. 1. 31.
일은 시키는데 직원은 아니라니?―최저가로 낙찰된 그들의 노동조건 편집위원 안태진 여기, 중앙대에서 수년간 교정을 청소하고, 중앙대 기계들을 고쳐온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중앙대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임금을 지급받고 중앙대 CI가 그려진 옷을 입고 노동을 한다. 그러나 그들은 중앙대 소속이 아니다. 중앙대와 무관한 용역업체 소속이다. 무슨 일일까? 중앙대 상황 중앙대학교의 청소, 방호노동자는〈티엔에스개발〉(이하 티엔에스)과, 시설 노동자는〈금성소방산업〉(이하금성소방)과 '근로계약’을 맺고 있다. 실상 이들의 노동은 중앙대학교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간접고용'되어 있는 것이다. 간접고용이란 실사용자 원청과, 노동자와 고용계약을 맺는 하청업체가 분리되어 있는 고용형태다. 쉽게 말해 실사용자와 노동자의 계약관계 사이에 용역 업체가 삽입되어 일종의 '삼각형’을 이룬다고 볼.. 2021. 1. 31.
우리는 합의하지 않았습니다 편집위원 고경주 7개대학 중 6개대학 찬성=합의? 본부는 지난 3월 중앙대를 비롯한 7개의 대학 학생들의 재정지원사업(프라임-코어사업) 반대 기자회견을 보도한 〈한겨레〉에 연락해 해당 보도의 수정을 요청했다. 학내 구성원 합의가 완료되었으니, 합의가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오독될 수 있는 내용은 정정해달라는 것이었다. 본부는 3월 23일 ‘중앙대프라임사업 내부 합의 완료’ 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릅 외부인본에 배포했다. 해당 보도자료에는 ‘대표자 회의 논의 후 교무위원회 의결을 마쳤다’고 명시돼 있었지만, 당시는 대표자회의 합의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였으며 대학평의원회의 심의 역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잘못된 내용의 보도에 교수협의회와 대표자회의 구성원들이 항의하자, 김병기 기획처장은 “대표자회의에서는 일.. 2021. 1. 31.
광역으로 뽑힌 게 죄인가요? 편집위원 이누리 "학점이 잘 나오지 않으면 그냥 반수를 할까 싶어요." 대학에 입학한 지 2개월 남짓 된 16학번 새내기 A씨의 말이다. 그는 올해 정시로 중앙대학교 oo학과에 입학했다. 아니, 어쩌면 그의 소속은 oo학과가 아닐지도 모른다. 망설이던 A 씨는 끝내 자신을 중앙대학교 oo대 소속이라고 소개했다. “1년 후엔 다른 과에 가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멋쩍은 웃음 뒤로 당연한 듯 한숨이 따라붙었다. 그에게는 '광역대상 학생’이라는 꼬리표가 달려있다. 광역모집이 뭔데? 지금의 광역화 제도가 시작된 건 작년 2월 26일부터다. 2015년 첫 학기 개강을 사흘 앞두고 대학 본부는 “단과대 별로 모집인원을 광역화하여 선발하겠다.”는 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적지 않은 학내구성원들은 허울만 좋지 학과 구.. 2021. 1. 31.
총학생회, 보고 좀 배워라! ― 2015 고려대, 서울대, 청주대학교 총학생회 활동소개 편집위원 이누리 고려대 총학생회 지음(이하 지음 총학)은 학생들의 일상 복지에 관해서 만큼은 최강자로 불린다. 추진력은 기본이요, 통통 튀는 아이디어와 남다른 작명 센스는 덤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음 총학은 주거, 노동, 문화 등의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복지사업을 진행했다. 그중 학생들의 주거환경개선을 위해 추진했던 ‘셰어하우스 우주X지음 프로젝트’와 ‘도토리 프로젝트’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셰어하우스 만들 우주 X 지음 ‘셰어하우스 우주’는 청년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임대사업을 벌이고 있는 사회적 기업이다. 6~7인의 인원이 한 지붕 아래에서 공동 주거하는 형태의 셰어하우스를 제공하고 운영한다. 여러 명이 한 집에 대한 보증금을 나눠 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초기입주비용을 줄일 수 있다. 현재 고려대.. 2021. 1. 31.
학내청소, 시설노동자 실태보고, 왜 노동조합으로 해결해야 하는가? 편집위원 이재정 학내 비정규직, 삶을 묻다 눈이 내리는 계절이다. 흰 눈이 쌓인 교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학생들, 언 손을 녹이며 손을 맞잡고 걸어가는 연인들이 저마다 캠퍼스의 낭만을 누릴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캠퍼스는 첫눈에 환호하는 이들로 가득찼다. 하지만 학내에 눈이 오지 않길 간절히 바라는 이들이 있다. 비로 청소노동자들이다. 청소노동자 A씨는 손을 꼭 잡으며 말한다. ''제발 눈이 오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해결이 됐으면 좋겠어. 매 년 겨울이면 우린 눈을 치워. 그래서 겨울만 되면 동상을 달고 살지. 제발 이번 해엔 눈 좀 안 치워봤으면 좋겠어." 청소노동자들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외곽청소다. 봄이면 꽃잎. 가을이면 낙엽을 쓸고, 겨울이면 눈을 실어 나른다. 외곽청소 담.. 2021. 1.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