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20 영화 <브루클린>(2016)으로 보는 ‘동반자’의 의미 -중앙대학교 내 유학생들을 위한 시네마 레터- 수습위원 김연희 낯선 곳에서의 새로운 시작을 결심해 본 적이 있는가. 당신이 사랑하던 모든 사람들, 당신이 몸담고 있던 익숙하고 아름다운 도시의 풍경들, 능숙한 말과 쌓아온 추억들을 모두 남겨두고 생경한 어딘가에 떨어져 ‘이방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영화 (2016)은 아일랜드의 작은 마을에서 나고 자란 주인공 에일리스가 뉴욕 브루클린으로 떠나며 겪는 향수와 적응기를 담고 있다. 영화는 에일리스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그녀가 타지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방황, 부적응의 정서를 담백하게 담아낸다. 주목해야 할 것은 그녀가 고향인 아일랜드를 떠나기로 마음먹은 이유다. 에일리스는 마을에 딱 하나 있는 식료품점에서 파트타임 일을 하며 근근이 살아간다. 마을이 워낙 폐쇄적이고 좁은 탓일까. .. 2024. 2. 4. 대학에서 당신의 목소리가 보이나요 수습위원 김서현 당신은 대학을 왜 다니는가? 당신은 이 질문에 바로 답할 수 있는가? 필자가 스스로 이 질문을 처음 던진 건 작년 가을, 독일에서 교환학생을 시작하면서부터이다. 코로나 학번이었기에 첫 대면 대학 생활을 독일에서 맞이했다. 기존에 하지 못했고 또 안 했던 새로운 경험들과 다양한 나이, 성별, 전공, 출신의 친구들을 만나며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갔다. 나의 목소리를 내는 곳 ‘멘자(Mensa)’라고 불리는 독일의 학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소책자 하나를 받았다. 당시 국제 이슈였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토론회에 오라는 홍보 책자였다. 그날 이후로도 강연회, 토론회, 심지어는 ‘시위합니다’라는 제목의 홍보물을 거의 매일 받았다. 그 당시 쟁점이 되는 키워드를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2024. 2. 3. 독자투고―추첨제, 최선이었을까? 추첨제, 최선이었을까? 재학생 B “이미 수강 인원이 초과된 강의입니다.” 정시에 클릭하라는 학교의 말만 믿고 정시에 눌렀는데 돌아온 건 강의를 들을 수 없다는 팝업창 뿐이었다. 수강신청을 다섯 번은 넘게 해봤건만 어째 평소보다 수강신청이 더 힘들게 느껴졌다. 기분 탓일까? 아니다. 이전보다 수강신청할 수 있는 최종 여석이 절반으로 줄었다. 올해부터 도입된 ‘추첨제 시스템’ 때문이다. 수강신청 당일 학교 커뮤니티는 추첨제로 뒤집어졌다. 역시나 논의의 중심은 추첨제다. 아무래도 추첨제 회의론이 소수의견은 아닌 것 같다. 추첨제 시스템은 강의를 장바구니에 담은 학생 수가 여석을 초과할 때 여석의 50%만큼의 신청자를 무작위로 추첨하여 이관시키는 형태다. 한 번에 많은 접속 인원이 몰리면 시스템이 과부하된다... 2021. 6. 23. 닫힌 학교를 여는 열쇠, 정보공개청구! 닫힌 학교를 여는 열쇠, 정보공개청구! 중앙대학교 정보공개 리포트 편집위원 권혜인 본격적으로 글을 시작하기 전, 읽는 데 도움이 될 배경지식을 설명해 본다. 정보공개청구? ‘정보 공개 청구’(이하 정보공개청구)제도는 국민이 공공기관에 공개되어 있지 않은 정보를 공개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제도다. 정보공개청구를 받은 공공기관은 원칙적으로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알 권리를 위한 정보공개청구 알 권리란 방해받지 않고 필요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다. 헌법에서 알 권리는 21조의 표현의 자유에서 나온다고 본다. 표현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정보접근을 통해 자신만의 의견을 형성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곳은 .. 2021. 6. 23. [만화] 애국맨 2021. 2. 1. 인문사회계열의 친절한 ‘지도’와 ‘개입’사이―인문사회계열 선거 ‘지도’ 위원회의 선거 개입 논란 편집장 강석남 흔히 민주주의의 꽃을 선거라 부른다. 마찬가지로 학생 자치의 꽃도 학생 대표자를 선출하는 '선거’ 일 것이다. 하지만 학생 대표자가 될 수 있는 자격, 즉 피선거권의 유무를 판단하는 주체가 ‘학생’이 아니라면 어떨까. 우리의 대표자가 될 자격을 학교 본부에서 판단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학생 자치라 부 를 수 없을 것이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는 지금 서울캠퍼스 인문사회계열에서 현실로 벌어지고 있다. 징계자는 학생대표자가 될 수 없다는 ‘안내’ 올해 철학과 학생회장을 역임한 김창인(철학과 3)씨는 인문대 학생회장 선거 출마를 고민하던 중 황당한 일을 겪었다. 선거 출마를 위해 공직인 학생회장직에서 사퇴하기도 전에 인문사회계열 행정실에서 이상한 ‘안내’를 받은 것이다. .. 2021. 2. 1. 오랫동안 쓰였지만 누구도 읽지 않은―① 시설노동자 김정갑 씨 편집위원 이슬샘 11월의 어느 날이었다. 하늘은 곧 비가 올 듯 흐렸지만 거리에는 단풍이 빨갛게 물들어 학교는 제법 근사한 광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영신관에는 ‘응답하라 2014’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붙었고, 캠퍼스는 중앙대학교 14학번이 되기 위해 논술고사를 보러온 학생들과 학부모들로 붐볐다. 나는 인터뷰를 위해 법학관으로 향했고 지하 3층에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다. 하지만 엘리베이터에 지하 3층 버튼은 없었다. 그랬다. 엘리베이터조차 닿지 않는 그곳, 지하 3층에 시설노동자들은 '유령’처럼 존재하고 있었다. 7월의 절정에 오른 캠퍼스의 모습과 대조적으로 회색 기계들로 가득 채워진 기계실은 칙칙한 기운만이 감돌았다. 햇빛 한줌 들어오지 않는 곳. 그 적막한 공간을 기계 돌아가는 소리와 간간히 배관.. 2021. 1. 31. 일은 시키는데 직원은 아니라니?―최저가로 낙찰된 그들의 노동조건 편집위원 안태진 여기, 중앙대에서 수년간 교정을 청소하고, 중앙대 기계들을 고쳐온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중앙대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임금을 지급받고 중앙대 CI가 그려진 옷을 입고 노동을 한다. 그러나 그들은 중앙대 소속이 아니다. 중앙대와 무관한 용역업체 소속이다. 무슨 일일까? 중앙대 상황 중앙대학교의 청소, 방호노동자는〈티엔에스개발〉(이하 티엔에스)과, 시설 노동자는〈금성소방산업〉(이하금성소방)과 '근로계약’을 맺고 있다. 실상 이들의 노동은 중앙대학교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간접고용'되어 있는 것이다. 간접고용이란 실사용자 원청과, 노동자와 고용계약을 맺는 하청업체가 분리되어 있는 고용형태다. 쉽게 말해 실사용자와 노동자의 계약관계 사이에 용역 업체가 삽입되어 일종의 '삼각형’을 이룬다고 볼.. 2021. 1. 31. 학내청소, 시설노동자 실태보고, 왜 노동조합으로 해결해야 하는가? 편집위원 이재정 학내 비정규직, 삶을 묻다 눈이 내리는 계절이다. 흰 눈이 쌓인 교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학생들, 언 손을 녹이며 손을 맞잡고 걸어가는 연인들이 저마다 캠퍼스의 낭만을 누릴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캠퍼스는 첫눈에 환호하는 이들로 가득찼다. 하지만 학내에 눈이 오지 않길 간절히 바라는 이들이 있다. 비로 청소노동자들이다. 청소노동자 A씨는 손을 꼭 잡으며 말한다. ''제발 눈이 오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해결이 됐으면 좋겠어. 매 년 겨울이면 우린 눈을 치워. 그래서 겨울만 되면 동상을 달고 살지. 제발 이번 해엔 눈 좀 안 치워봤으면 좋겠어." 청소노동자들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외곽청소다. 봄이면 꽃잎. 가을이면 낙엽을 쓸고, 겨울이면 눈을 실어 나른다. 외곽청소 담.. 2021. 1. 31. 학내 청소, 시설노동자 실태보고 2021. 1. 31.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