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보기/2015 가을겨울, 69호 <폐허, 가능성의 조건>11 잘못된 처방전, 박근혜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 임희성 박근혜 정부는 우리나라 고등교육이 풀어야 할 주요 과제로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과 ‘교육과 노동시장의 연계강화’를 꼽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입학예정자는 2013년 63만 2천여 명에서 2023년 39만 8천여 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대학입학정원이 55만 9천여 명 수준임을 감안할 때 이 정원을 유지할 경우 약 16만 명의 정원초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참여정부 시절 7만 1천 명(2003년 대비 2008년, 10.9%), 이명박 정부 시절 3만 6천 명(2008년 대비 2013년, 6.2%)의 입학정원을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입학정원의 1/3 가량을 더 줄여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 2021. 2. 14. 2015 구조조정 후속보도 ― 구조조정을 위한 구조조정 편집위원 지산하 지난 학기 구조조정안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학생 중심’이었다. 2016년부터 기존 학과(부)를 폐지하고, 계열별 광역모집과 이중전공 • 복수전공 확대로 학생들이 원하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적잖은 학생들이 전과와 복수전공을 희망한다는 설문조사결과를 시행근거로 삼았다. 역사적으로 경험된 학부제의 실패를 의식했는지 대학본부는 학부제와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광역모집이 중심이 되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학부제와 근본적인 차이는 없었다. 전공 쏠림 현상이나 전공 전문성 부족 문제 등 기존 학부제에서 나타났던 폐해는 반복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선택률이 저조한 전공을 '융복합’하겠다는 대학본부의 계획은 사실상 비인기학과에 대한 폐과 예고와 다름없었다. 실패한.. 2021. 2. 14. 사고 팔고 헐고 세우고, 재개발이 뭐길래 편집위원 박기현 “경축! 정밀 안전진단 통과” 안전진단에서 높은 점수를 맞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인 플래카드가 위풍당당하게 걸려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수군거리며 지나가고 몇몇은 새로 건 플래카드를 자랑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안전진단을 통과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던가. 마을 주민인 B 씨는 곧 재개발되리라는 기대에 뿌듯하기만 하다. 몇 년 후, 플래카드가 나부끼던 거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같은 지역이라기엔 도저히 믿기 힘든 풍경이다. 도처엔 아파트들이 의기양양하게 솟아 있다. 거리의 골목길은 널따란 4차선 도로로 탈바꿈했고, 사람들이 다니는 거리에는 나무가 일정한 간격을 가진 채 떨어져 있다. 잔디는 “밟지 마시오” 표지판 아래에서 공허하게 푸르기만 하고, 대리석 위에서 폭포수가 생.. 2021. 2. 1. 개발되는 흑석동, 사라지는 주거권 편집위원 박기현 흑석동 일대에 묘한 기류가 흐른다. 군데군데 보이는 현수막엔 ‘재개발’, ‘뉴타운’이 눈에 띈다. 유심히 살펴보면 ‘주택재정비사업촉진조합’, ‘주택재정비사업조합추진위원회’라는 낯선 간판을 내건 사무실도 보인다. 흑석역 바로 앞 흑석 7구역과, 중앙대 병원 옆 8구역은 이미 이주가 진행됐다. 이주가 완료된 건물 출입문엔 라카로 그린 빨간색 ‘X’가 있고, 곳곳에 이사 때문에 생긴 쓰레기들이 골목길을 채우고 있다. 사람이 다닌 지 오래되어 거대한 거미들이 곳곳에 진을 치고 있고, 근방엔 참기 힘든 냄새가 요동친다. 흑석동 재개발 현황 흑석이 뉴타운 사업지로 지정·고시된 해는 2005년이다. 이후, 부동산 경기가 침체일 때 잠잠해졌다가 2008년에 이르러서야 구체적인 계획안이 고시됐다. 처음 .. 2021. 1. 31. 총학생회, 보고 좀 배워라! ― 2015 고려대, 서울대, 청주대학교 총학생회 활동소개 편집위원 이누리 고려대 총학생회 지음(이하 지음 총학)은 학생들의 일상 복지에 관해서 만큼은 최강자로 불린다. 추진력은 기본이요, 통통 튀는 아이디어와 남다른 작명 센스는 덤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음 총학은 주거, 노동, 문화 등의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복지사업을 진행했다. 그중 학생들의 주거환경개선을 위해 추진했던 ‘셰어하우스 우주X지음 프로젝트’와 ‘도토리 프로젝트’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셰어하우스 만들 우주 X 지음 ‘셰어하우스 우주’는 청년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임대사업을 벌이고 있는 사회적 기업이다. 6~7인의 인원이 한 지붕 아래에서 공동 주거하는 형태의 셰어하우스를 제공하고 운영한다. 여러 명이 한 집에 대한 보증금을 나눠 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초기입주비용을 줄일 수 있다. 현재 고려대.. 2021. 1. 31. 실종신고, ON-AIR 총학생회를 찾습니다 편집위원 이누리 학생총투표 공고와 뒤늦은 성명서 발표 올 2월 26일, 대학본부가 발표한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안〉은 기존에 진행됐던 구조조정과는 차원이 달랐다. ‘2016년도부터 모집단위를 광역화하여 신입생을 선발 한다’는 내용의 개편안이 당장 내년부터 현실화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감히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다. 논의에서 배제된 학내 구성원들은 아직 불완전한 개편안을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본부의 비민주적 태도에 대자보를 붙이며 반발했다. 학교는 삽시간에 각종 대자보로 가득 찼고 구성원들의 다양한 입장이 떠돌았으나 그 어디에도 학생대표의 입장을 담은 것은 없었다. 구조조정안이 발표된지 2주째 되던 날에야 온에어 총학은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총투표를 공고했다. 본부가 개편안에 대한 의견수렴 기간으로 정.. 2021. 1. 31. 후보자격 박탈, 그리고 이변의 선거 무산 투표 시작까지 약 8시간 남겨놓은 11월 24일 새벽 0시 40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결국 기호2번 ‘함께바꿈’ 선본(이하 ‘기호2번’)의 후보자 자격을 박탈한다. 이로써 의혈중앙 제58대 총학생회 선거는 단선으로 치러졌다. 커피 한 잔의 향응과 사진엔 없던 비표 11월 16일, 기호2번 송종원 정후보는 모 학과 학생회장을 만나 1700원짜리 커피를 사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관위’)는 “향응을 제공했다”며 주의 1회를 부과했다. 송 정후보는 “해당 학생회장의 고충과 고민, 총학생회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접대성 만남은 아니었다고 했지만, 중선관위는 “커피 한 잔이라도 사적으로 제공했기 때문에 징계사유가 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주의 처분은 19일 합동공청회 자리에서 나왔다. 기.. 2021. 1. 31. [인터뷰] 학생자치의 가능성을 묻다 ― ③ “학생들이 스스로 자치의 영역을 넓혀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_ 김재경 2015 구조조정 학생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 03|"학생들이 스스로 자치의 영역을 넓혀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2015년 3월, 개강을 앞두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더 이상 중앙대에서 구조조정은 새로운 이슈가 아니었지만 이번엔 뭔가 달랐다. 학과제를 폐지하고 거의 모든 단과대를 학부제로 전환한다는 갑작스런 통보였다. 이로써 대부분의 학과는 구조조정의 당사자가 됐다. 게시판마다 교수들과 학생들의 대자보가 줄줄이 나붙었다. 불안감은 커져만 갔다. 그러나 총학생회는 2주가 지나도록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모두가 총학생회의 입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구조조정 학생 공동대책위원회’(이하 학생 공대위)가 발족됐다. 공대위는 “소통 없는 구조조정에 반대한다”며 학생여론의 포문을 열었다. 공대위의 결성을 주도한 사회학과 학생회장 김재경을 만나.. 2021. 1. 31. [인터뷰] 학생자치의 가능성을 묻다 ― ② “저는 지금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_ 강남규 자유인문캠프 기획단 / 독립저널〈잠망경〉편집장 02 |"저는 지금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자유인문캠프, 이름만 들어선 무슨 단체인지 잘 모르겠다. 슬로건인 “자기교육운동 해방의 인문학”을 봐도 잘 와닿지 않는다. 자유인문캠프(이하 '자캠')는 구조조정 등 중앙대에 불어 닥친 대학기업화의 맥락에서 탄생했다. 다시 말해 교육으로 운동하는 단체다. 잠망경은 자캠 사업의 일환으로 만든 독립저널이다. 오프라인 신문과 온라인 홈페이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학내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다. 최근에는 영상 매체인 잠망경TV도 개국했다. 09학번, 강남규 〈잠망경〉 편집장은 자신을 두산 1세대라고 소개했다. 자유인문캠프가 탄생한 맥락을 통해 당시 중앙대 상황을 알아보고 자치 현실에 대한 그의 분석을 들어봤다. "자기교육운동, 해방의 인문학" 중앙문화 .. 2021. 1. 31. [인터뷰] 학생자치의 가능성을 묻다 ― ① “자치가 사라지면 더 이상 물음표를 그릴 수 없죠”_ 노영수 독어독문학과 03학번 01|"자치가 사라지면 더 이상 물음표를 그릴 수 없죠" 2003년 입학, 2014년 수료. 학교 참 오래 다녔다. 대학의 달라진 분위기를 직접 체감했을 시간이다.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그는 중앙대에서 많은 일을 겪었다. 진중권 교수의 해임, 시위, 징계, 구조조정, 고공농성, 삭발, 삼보일배로 국토대장정, 퇴학과 소송 그리고 복학, 정말 다양하다. 그의 이름 옆에는 아직도 중앙대가 붙는다. 노영수가 싸우던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중앙대에서 한국사회 전반으로 퍼졌기 때문이다. 이제 구조조정과 투쟁은 대학의 보편적인 문제가 됐다. 노영수의 행동이 중앙대 학생사회에 미친 파문이 컸다는 이유도 있다. 아직까지도 학내 온라인 게시판에서는 그의 이름이 간간이 거론된다. 물론 ‘운동권’ 혹은 ‘종북’의 꼬리표를 .. 2021. 1. 31.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