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보기/2013 가을겨울, 65호 <멀리 하기엔 너무나 가까운>11 [만화] 애국맨 2021. 2. 1. 인문사회계열의 친절한 ‘지도’와 ‘개입’사이―인문사회계열 선거 ‘지도’ 위원회의 선거 개입 논란 편집장 강석남 흔히 민주주의의 꽃을 선거라 부른다. 마찬가지로 학생 자치의 꽃도 학생 대표자를 선출하는 '선거’ 일 것이다. 하지만 학생 대표자가 될 수 있는 자격, 즉 피선거권의 유무를 판단하는 주체가 ‘학생’이 아니라면 어떨까. 우리의 대표자가 될 자격을 학교 본부에서 판단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학생 자치라 부 를 수 없을 것이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는 지금 서울캠퍼스 인문사회계열에서 현실로 벌어지고 있다. 징계자는 학생대표자가 될 수 없다는 ‘안내’ 올해 철학과 학생회장을 역임한 김창인(철학과 3)씨는 인문대 학생회장 선거 출마를 고민하던 중 황당한 일을 겪었다. 선거 출마를 위해 공직인 학생회장직에서 사퇴하기도 전에 인문사회계열 행정실에서 이상한 ‘안내’를 받은 것이다. .. 2021. 2. 1. 이제는 '불판'을 갈아야 할 때 중앙문화 편집부 앞의 「총학의 계보학」에서 살펴봤듯 지금까지의 총학생회는 서로와의 연관을 단절한 채 매번 새로움을 내세워 선거에 임했다. 같은 '라인'에 있는 선본이지만 직전 총학생회의 과오나 미숙했던 점을 그들이 사과할 필요는 전혀 없었다. 지키지 못한 공약이 있었거나 임기중 학생회비를 ‘빵꾸’내는 등 심각한 잘못을 저질러도 해당 총학생회의 책임은 선거가 끝남과 함께 사라졌다. 또한 「소통 '좋아요', 갈등 '싫어요', 행동 '안 해요!'」에서 본 것처럼 총학생회는 일단 당선되면 통제되기 힘들다. 대부분의 안건을 중앙운영위원회에서 의결한다고 하지만, 어떤 안건들의 경우는 총학생회가 단독으로 집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총학생회 시스템은 대통령제와 유사하다. 물론 여기서 얘기할 대통령제는 정치학적으.. 2021. 2. 1. 총학의 계보학 중앙문화 편집부 11월 9일, 중앙인 커뮤니티에 〈학생회 하는 짓이 너무 답답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자신이 ‘나름 고학번’으로서 '원탁회의가 한심했다’거나 '할줄 아는 게 투쟁 뿐이냐’며 56대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한 ‘마스터키’ 선거운동 본부(이하 선본)를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학생회가 학생들의 것이 아니라 학생 따로 학생회 따로 논다’며 ‘마스터키’ 선 본이 추천인 서명을 받으러 올 때 '피가 거꾸로 솟을 뻔했다’ 고 분노하기도 했다. 정황상 그의 분노는 과거의 운동권 총 학생회(이하 총학)를 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마스터키’ 는 소위 '운동권’이 아니라 ‘비권’으로 분류되는 선본이었다. 이 같은 오해는 일차적으로 글쓴이의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학.. 2021. 2. 1. 오랫동안 쓰였지만 누구도 읽지 않는―② 중앙대분회장 윤화자 씨 대학원 지하 2층은 미술 실기 용품에서 나는 쾌쾌한 냄새로 가득했다. 주의를 기울여 찾지 않으면 그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칠 만한 곳. 계단 밑 조그만 문에 적힌 ‘휴게실’이란 글자만이 청소노동자들의 존재를 알려주고 있었다. 휴게실 안은 외풍이 심해 외풍차단 비닐을 붙여놨지만 냉냉함은 여전했다. 이따금씩 바람이 창문을 치고 달아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곳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역 공공서비스지부 중앙대분회 (중앙대분회) 분회장 윤화자 씨를 만났다. 그녀는 2008년 5월 중앙대학교에서 청소일을 시작했다. 2009년부터 1년 동안 학교 일을 그만두고 개인장사를 하다 2010년 11월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젊었을 때는 그냥 주부였어요. 그러다 IMF가 오기 시작했을 때부터 어렵기 시작해 .. 2021. 2. 1. 오랫동안 쓰였지만 누구도 읽지 않은―① 시설노동자 김정갑 씨 편집위원 이슬샘 11월의 어느 날이었다. 하늘은 곧 비가 올 듯 흐렸지만 거리에는 단풍이 빨갛게 물들어 학교는 제법 근사한 광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영신관에는 ‘응답하라 2014’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붙었고, 캠퍼스는 중앙대학교 14학번이 되기 위해 논술고사를 보러온 학생들과 학부모들로 붐볐다. 나는 인터뷰를 위해 법학관으로 향했고 지하 3층에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다. 하지만 엘리베이터에 지하 3층 버튼은 없었다. 그랬다. 엘리베이터조차 닿지 않는 그곳, 지하 3층에 시설노동자들은 '유령’처럼 존재하고 있었다. 7월의 절정에 오른 캠퍼스의 모습과 대조적으로 회색 기계들로 가득 채워진 기계실은 칙칙한 기운만이 감돌았다. 햇빛 한줌 들어오지 않는 곳. 그 적막한 공간을 기계 돌아가는 소리와 간간히 배관.. 2021. 1. 31. 일은 시키는데 직원은 아니라니?―최저가로 낙찰된 그들의 노동조건 편집위원 안태진 여기, 중앙대에서 수년간 교정을 청소하고, 중앙대 기계들을 고쳐온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중앙대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임금을 지급받고 중앙대 CI가 그려진 옷을 입고 노동을 한다. 그러나 그들은 중앙대 소속이 아니다. 중앙대와 무관한 용역업체 소속이다. 무슨 일일까? 중앙대 상황 중앙대학교의 청소, 방호노동자는〈티엔에스개발〉(이하 티엔에스)과, 시설 노동자는〈금성소방산업〉(이하금성소방)과 '근로계약’을 맺고 있다. 실상 이들의 노동은 중앙대학교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간접고용'되어 있는 것이다. 간접고용이란 실사용자 원청과, 노동자와 고용계약을 맺는 하청업체가 분리되어 있는 고용형태다. 쉽게 말해 실사용자와 노동자의 계약관계 사이에 용역 업체가 삽입되어 일종의 '삼각형’을 이룬다고 볼.. 2021. 1. 31. 학내청소, 시설노동자 실태보고, 왜 노동조합으로 해결해야 하는가? 편집위원 이재정 학내 비정규직, 삶을 묻다 눈이 내리는 계절이다. 흰 눈이 쌓인 교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학생들, 언 손을 녹이며 손을 맞잡고 걸어가는 연인들이 저마다 캠퍼스의 낭만을 누릴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캠퍼스는 첫눈에 환호하는 이들로 가득찼다. 하지만 학내에 눈이 오지 않길 간절히 바라는 이들이 있다. 비로 청소노동자들이다. 청소노동자 A씨는 손을 꼭 잡으며 말한다. ''제발 눈이 오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해결이 됐으면 좋겠어. 매 년 겨울이면 우린 눈을 치워. 그래서 겨울만 되면 동상을 달고 살지. 제발 이번 해엔 눈 좀 안 치워봤으면 좋겠어." 청소노동자들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외곽청소다. 봄이면 꽃잎. 가을이면 낙엽을 쓸고, 겨울이면 눈을 실어 나른다. 외곽청소 담.. 2021. 1. 31. 학내 청소, 시설노동자 실태보고 2021. 1. 31. 故 최종범 열사를 추모하며 이 이야기는 '배고파 못 살았던’ 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삼성전자 서비스의 수리기사로 수어 년 일했지만 삼성의 직원은 될 수 없었던. 서른 셋, 세상을 등지기엔 아직 너무 젊었던, 갓 돌도 지나지 않은 딸 별이의 아빠였던, 카카오톡으로 “부디 도움이 되길 바라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던져야 했던 고 최종범 열사의 이야기입니다.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그 어려운 꿈 그는 배고프지 않기 위해 ‘개처럼' 일해야 했습니다. 매일 야근하다 사정이 넘어서야 집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달력에 파랗게, 또 빨갛게 색칠된 주말은 남의 이야기였습니다. 성수기에 명절이라도 끼어 있으면 명절마저 반납하고 일했습니다. 성수기 때 바짝 벌어놓지 않으면 삼성전자 서비스의 수리기사들은 1년을 나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삼성전.. 2021. 1. 31.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