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문화349 공화를 꿈꾸며 수습위원 고지훈 서문: 계엄을 지나오며2024년 12월 3일, 대통령 윤석열은 한밤중 기습적인 계엄을 선포하여 국회를 봉쇄하고 모든 정치 행위를 금지했다. 명백한 내란 행위다. 국회의 신속한 대처가 없었더라면 불법적인 계엄 아래 국가공동체가 민주화 이전의 암흑기로 순식간에 빨려 들어갔을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계엄이 다시 발생하기까지의 45년이라는 시간이다. 그 시간의 의미는 말 그대로 이번 계엄이 우리 사회를 1979년으로 퇴행시켰다는 데 있다. 마치 권위주의 정권의 끝자락처럼, 모든 의지와 자원은 위기를 해결하는 데 투여되었고 그렇게 치른 사회적 비용은 사회의 가장 밑바닥부터 무너뜨렸다. 상황을 수습하는 데 헌법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을 파면하면서, 우리 사회는 공동체의 밑바.. 2025. 7. 27. 앎과 삶과 살아감-영화 <미키 17> 수습위원 조세령 ❖ 아래 글에는 영화 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죽은 사람을 영원히 살릴 수 있다면 어떨까. 올해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신작 은 바로 이 질문에서부터 시작한다. 영화 은 복제인간을 소재로 한 에드워드 애스턴의 SF 소설 을 원작으로 한다. 주인공 ‘미키’는 지구에서 친구와 함께 시작한 마카롱 가게가 쫄딱 망하게 된다. 이후 돈을 갚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사채업자를 피해 정치인 ‘마샬’의 얼음행성 개척단에 ‘익스펜더블’, 즉 위험한 일을 도맡고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일을 맡기로 결심한다. 미키는 영원히 죽고 다시 살아나는 일을 4년간 계속하고 그의 곁에는 여자친구 ‘나샤’ 도 있다. 평소와 같이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다 외계 생명 ‘크리퍼’를 만나 겨우 죽을 고비에서 벗어.. 2025. 7. 27. 대학언론, 자유를 위한 새로고침 부편집장 이진주 2024년 발의된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025년 2월 소관위 심사를 받고 난 후 작성된 기사다. 경주마의 꿈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에게 녹색 풍경은 사치다. 딱딱한 발굽이 땅에 닿을 때마다 거세게 튀어 오르는 메마른 모래, 저마다 나름의 기대를 품고 경기에 열광하고 실망하는 관중. 어린 나이의 경주마가 햇빛이 들지 않는 인공적인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고 자유를 쉬이 즐기지 못하게 된 구조를 모두 당연하게 여기는 듯하다. 사회가 간과한 것이 있다. 경주마도 사실, 녹색 풍경을 좋아한다. 대학에 진학하기로 마음먹은 대부분의 고등학생은 경주마로서 헌신한다. 영원한 순간은 없듯, 이 시간도 머지않아 지나가고 녹색 풍경이 펼쳐질 거란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중앙대학교에 온 많.. 2025. 7. 27. 내 장례식에 개를 풀어라 - 소설 <그 개와 혁명>을 읽고 편집위원 김한솔 줄거리더보기화자 '수민'은 암에 걸린 아버지를 돌본다. 아버지를 '태수 씨'라는 새 이름으로 부르는 수민은 동생 '수진'과 함께 그의 장례식을 준비한다. 태수 씨는 자신의 장례식에 키우던 개 '유자'를 데려오길 바랐다. 이에 수민과 수진은, 과거 태수 씨와 학생운동을 하다 갈라선 '성식이 형'을 설득해 '마지막 훼방'을 도모한다. 성식이 형은 태수 씨가 타고 다니던 휠체어에 유자를 태워 오고, 케이지에서 나온 유자는 장례식장을 엉망으로 만든다. 화를 내는 엄마에게, 수민은 수첩에 적힌 태수 씨의 마지막 지령을 읽어준다. 생전 그의 목소리를 따라 하며, 활짝 웃는 영정사진에 시선을 둔 채."공 여사, 자중하시오. 우리의 적은 제도잖아." *전문은 단행본 『사랑과 결함』과 『그 개와 혁명.. 2025. 7. 27. 보상과 재분배의 합의점을 찾아서 - 2025 교내 장학제도 개편 편집위원 김한솔 🎓 장학제도 개편: 확대, 신설, 축소2025년 2월 7일, 2025 장학제도 개편 안내글이 학교 홈페이지 ‘장학’ 공지란에 게시되었다. 재학생 성적 장학금 확대, 저소득층 학업지원비 장학금 신설, 우수중앙인 장학금 신설이라는 세 가지 변화에 대한 내용이었다.2025년 2월 7일, 가장 먼저 '재학생 성적장학금 확대' 소식이 발표됐다. 2022학년도에 축소되었던 재학생 성적장학금 지급액이 학부수석의 경우 30%에서 100%로, 학년수석은 17%에서 65%로, 학년우수는 15%에서 35%로 인상되었다. 이후 2월 20일 ‘저소득층 학업지원비 장학금’ 신설 소식이 올라왔다. 횟수초과 및 전액장학금 수혜로 인해 국가장학금 수급이 거절된 재학생을 포함한 기초/차상위 계층 산정자를 대상으로 .. 2025. 7. 27. 사람이라는 로켓 사람이라는 이름의 로켓 편집위원 강시현 물과 맞바꾼 것 지난 3월 학교 앞으로 자취방을 옮겼다. 학교에서 한 시간 거리인 8평 가량 오피스텔에서 학교 중문의 다세대주택으로 이사오니 많은 게 달라졌다. 일단 비슷한 값에 집이 절반으로 줄어 4평이 되었고, 연달아 언덕과 언덕을 오르고서도 계단을 타야했고, 당연했던 엘레베이터와 경비실도 사라졌다. 내 생에 접하지 못했던 온갖 벌레가 방에 드나들었고, 심지어는 말벌이 환기시키는 찰나에 들어와서 경악했던 적도 있었다. 그 말벌이 내 현관문 위에 집을 짓고 있었으니 더 말해봤자 입만 아픈 그런 집이 내 집이 된 것이다. 그래도 언덕과 계단은 운동 삼아 오를 만했고, 줄어든 집도 억지로 적응하니 괜찮았고, 엘리베이터와 경비실도 그립긴 했지만 나름대로 적응됐다. .. 2025. 7. 26. 살인자는 'ㅇ' 난감합니다 살인자는 'ㅇ' 난감합니다: 살인자는 누구이고, 정의는 어디에 있는가 편집위원 박지은 어떤 사람들은 죄를 저지르고도 죄책감이 없다. 『살인자ㅇ난감』 속 이탕은 그런 사람들 곁에 있을 때 목덜미에서부터 무언가를 느낀다. 그 감각은 본능에 가깝다. 그는 죄의 무게가 아니라, 죄의 무감각함에 반응한다. 죄의식조차 없는 얼굴을 마주한 순간 무참하게 죽인다.『살인자ㅇ난감』은 바로 이 지점에서 독자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살인은 누구의 것인가. 정의는 어디서 길을 잃었나. 『살인자ㅇ난감』과 현실의 경계에서 ‘사적 정의’를 묻다 올해, 강진 초등학생 연쇄 실종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출소할 예정이다. 그는 또 다른 아동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고 그 장면을 스너프 필름으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법적.. 2025. 7. 25. 프리즘: 흩어진 빛의 조각들 편집위원 장희수 들어가며“당신이 우리를 대포 앞이나 칼날 앞에 두는 것보다 더 두려운 것 앞에 두었는데,어떻게 당신의 협박이나 생사의 위협이 나를 움직이겠는가?”-1905년 11월 17일, 대한제국 참정대신 한규설- 이번 겨울은 유독 길게 느껴졌다. 낙엽이 바스락거리던 그 순간부터 따뜻한 봄이 오길 무척이나 기다렸는데, 그 기다림을 비웃기라도 하듯 꽃샘추위는 물러날 생각을 않았다. 오히려 더 매서운 강풍과 함께 4월에는 강한 눈보라도 몰고 왔다. 덕분에 다시 움츠러든 꽃봉오리는 강한 생명력으로 그 혹독한 추위를 견뎌내야만 했다. 4월의 눈을 밟으며 정동길을 걸었던 그때로 잠시 되돌아가 본다.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소리가 담벼락을 타고 넘어와 마음 한 켠에 얹힌 응어리를 괴롭히고 있었다. 이를 피하고자 발.. 2025. 7. 25. 8:0, 만장일치로 선고된 윤석열 대통령 파면 편집장 석기범부편집장 이진주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헌법재판소가 8:0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했다. 4월 1일,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의 선고기일을 4월 4일 오전 11시로 결정했다. 양당은 탄핵 선고를 앞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지난 2일 국민의힘 윤상원 의원은 ‘탄핵 반대’ 탄원서 180만 장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했으며, 3일 제주를 방문한 민주당 지도부는 윤 대통령의 계엄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경찰은 오늘 오전 0시부로 전국에 ‘갑호 비상’을 발령했고, 헌재·광화문·종로에 경찰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이어 오전 11시, 헌법재판관이 대심판정에 입장했으며 이어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한 심.. 2025. 4. 5. 분열된 의혈중앙… 외부인으로 가득찬 ‘탄핵반대 시국선언’ 지난 3월 1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궂은 날씨에도 참여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한데 모여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자신의 의사를 내비쳤다. 대통령의 탄핵을 두고 민중은 이른바 '탄핵 찬성(이하 탄찬)’과 '탄핵 반대(이하 탄반)’의 두 진영으로 나뉘었다. 대학교도 탄핵반대 시국선언을 시작했다. 2월 10일 연세대를 시작으로 2월 17일 서울대, 2월 18일 경북대, 2월 21일 고려대, 2월 24일 부산대 등 학생의 배움터인 대학교를 주축으로 집회가 여럿 개최됐다. 이 흐름을 타 중앙대 에브리타임에는 시국선언 참여를 촉구하는 포스터가 올라왔으며, 탄핵 반대 시국선언에 참여하자는 게시물은 3월 3일 15시 기준 113개의 ‘좋아요'를 받을 정도로 관심이 집중됐다.. 2025. 3. 3. 이전 1 2 3 4 ··· 3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