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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보기/2016 봄여름, 70호 <소수의견>16

데우스 엑스 마키나: 특이점이 온다 수습위원 최찬욱 인공지능과 인간의 차이 철학자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Ludwig Wittgenstein, 1889〜 1951)은 저서 『철학적 탐구』에서 “기계는 생각을 할 수 없다”고 단정했다. 니씨카 그는 기계의 사고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경험에 의지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즉 기계는 인간만의 '생각'이라는 과정을 수행할 수 없으며, 하더라도 그것은 인간의 생각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선언한 것이 다 . 〈비이센테니얼 맨〉, 〈트랜센던스〉와 같은 인공지능 관련 영화에서, 알파고에 대한 담론에서 많은 사람들은 이와 같이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특이점 이후에 등장하는 초지능에 대해서도 인공지능의 사고체계가 인간의 그것과 얼마나 유사한가는 관계없이, 인공지능과 인간의 지능은 본질적으로 다른 .. 2021. 2. 2.
당신이 궁금해해야 할 영화관 이야기 한동혁(인디포럼 상임작가) 갑작스러운 가격 상승, 당신은 괜찮으십니까 올해 3월 3일, CGV는 영화관람료 차등화를 도입했다. 스크린과 가까운 앞쪽 20%는 이코노미존, 중간 40%는 스탠더드존, 뒤쪽 40%는 프라임존으로 나눠 이코노미존은 천원 낮게, 프라임존은 천원 높게 가격을 책정했다. CGV가 독점 사업을 하고 있는 아이맥스는 주중 천원, 주말 2천원을 인상했다. 주말에 아이맥스관(3D) 프라임존 좌석에서 관람하면 기존 가격보다 최대 3천원이 오른 2만원에 관람하는 셈이다. 4월 27일, 롯데시네마도 CGV에 이어 가격을 인상했다. 롯데시네마는 주중 일반과 심야는 기존 대비 2천원을 인하했지만, 주말 및 공휴일 조조와 프라임 상영을 기존 대비 천원을 인상했다. CGV는 “가격 다양화 제도는 고객에.. 2021. 2. 2.
잡식동물의 딜레마 편집위원 김고운 어렸을 때였다. 할머니가 신발장에 나타난 쥐를 때려죽였다. 야간 근무를 하는 아버지가 낮에 쥐 소리 때문에 잠을 못 잔다고 걱정하던 터였다. 할머니는 죽은 쥐에게 원망의 말을 쏟아냈다. 너때문에 우리 아들이 며칠 밤을 못 잤다고. 쥐가 불쌍하다는 생각을 했던가 안 했던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할머니가 쥐를 죽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쥐가 있으면 아버지가 잠을 못 자니까. 사실 잠을 못 자는 것은 생명을 박탈당하는 것에 비하면 정말 사소한 불편이다. 하지만 나는, 우리는 그렇게 자라왔다. 인간의 사소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동물의 목숨을 희생시킬 수 있다고 너무나 당연하게 믿어왔다. 우리의 삼겹살 파티를 위해 돼지가 희생되어도 된다고 믿었고一아니 그들의 희생을 떠.. 2021. 2. 2.
인간만 평등하면 되나요? 편집위원 김고운 ‘치느님’이라는 단어가 있다. 치킨과 하느님을 합친 말로, 치킨의 맛을 칭송하기 위해 사용된다. 하지만 '치느님'을 연호하며 진짜 ‘치느님’이 얼마나 끔찍한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를 떠올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삼겹살 무한리필 가게에서 선홍빛 살덩어리를 구우며 그것이 한 때는 살아있는 돼지의 일부였음을 사람들은 떠올리지 않는다. 종이팩에 담겨 대량으로 생산 • 판매되는 새하얀 '1A등급’ 우유를 구매하며 그 많은 우유가 어디에서 왔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남의 젖을 그렇게나 많이 짜내 송아지 대신 일상적으로 먹는다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질 법도 한데 말이다. 고기나 우유가 동물로부터 왔다는 사실을 모를 리는 없지만, 대다수 사람의 소비생활 속에서 고기와 우유는 공산품인 듯하다. 하지만 고.. 2021. 2. 2.
질문을 바꾸면 대답도 달라진다. - 헌법재판소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 합헌결정 이후 새로운 논의를 위해 정미애(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공동대표) 들어가며 전형적 의미의 성매매(prostitution)는 은밀하게 행해지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fj나 성산업의 확대와 개방적인 풍조, 성에 대한 도덕관념의 변화는 성매매를 성산업영역으로 포획해, 성거래/성착취 등의 사회적 문제 로 변화시켰다. 한국사회에서 성매매와 관련한 논쟁은 2000년 군산 대명동, 2002년 군산개복동화재참사 이후 2004년 제정된 성매매방지법의 시행과 함께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진행되어왔다. 지난 2013년 1월 서울북부지방법원에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제21조 제1항에 대한 위헌법률 심판제청을 한 이후, 해당 법안은 2015년 4월 9일 한차례 공개변론을 거쳐 2016년 3월 31일.. 2021. 2. 1.
탈식민주의 페미니스트 관점에서 본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운동 이나영(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난 2015년 12월 28일에 이루어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일외무장관 합의는 대중의 커다란 공분을 샀다. 단순히 '비합리적 과정에 근거한 합의의 기습성’ 때문이거나 ‘뿌리 깊은 민족주의 정서’에 기인한 것이라 보기 어려운 복합적 감정의 집단적 표출이었다. 물론 특정 정권에 대한 반감과 결합되어 새로운 운동의 결을 부여하기도 했지만 본질적으로는 ‘국가’라는 위치의 자각, 더 본질적으로는 ‘우리’의 지정학적 위치성에 대한 대면과 연결된다. 망각과 허위의식에 가려졌던 '본질’은 ‘대한민국은 탈식민국가인가’에 대한 질문, '우리’는 진정 식민성을 탈각했는가에 대한 의문과 함께 또렷해지기 시작했다. 일본군 '위안부’ 운동의 활동가이자 연구자인 필자는 이 글에서 많은 사람.. 2021. 2. 1.
맘상모가 없어도 되는 세상 수습위원 김서윤 젠트리피케이션이 도시를 휩쓸고 있다. 임대료 인상으로 문을 닫는 가게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법대로 하는데 뭐가 문제냐며, 오히려 임차인이 을의 횡포를 부린다고 비난하기도 한다. 너무 자주 벌어지는 바람에 젠트리피케이션은 이제 일상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인들의 권리와 법익을 대변하여 상가보존을 위해 힘쓰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맘편히 장사하고픈 상인모임(맘상모)’이다. 맘상모는 2013년 ‘우장창창 분쟁’ 당시 결성됐다. 이 사건에서 임대차 현실에 문제의식을 느낀 상인들이 가게 주인이었던 서윤수 씨를 중심으로 결집했다. 이후 그들은 부당하게 쫓겨날 위기에 처한 상인들을 위해 힘써왔다. 그리고 상가임대차보호(이하 상임법)의 맹점을 개혁하려는 움직임을 지.. 2021. 2. 1.
알파고를 맞이하며 - 기술발전과 실업 혹은 경제의 규정성과 정치적 자율성 스츠(자유기고가) 1. 알파고라는 오래된 미래? 2016년 3월 15일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이 끝났다. 그리고 같은 달 22일 일본에서 인공지능이 쓴 소설이 문학상의 1차 심사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인공지능이라는 오래된 (하지만 언제나 미래형이었던) 개념은 이제, 알파고라는 구체적인 실체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새로운 기술의 발전과 함께 장밋빛 미래를 꿈꿀 수도 있었다. 일을 인공지능이 하고, 인간은 누리기만 하는 세상, 혹은 정반대로 터미네이터와 같이 인간과 기계의 전쟁이라는 종말론적인 미래를 그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 것은 정말 '현실적인’ 고민이었다. '알파고가 우리의 일자리를 뺏어가면 어쩌지?’ 이미 다른 세상을 상상하는 일이 너무나도 어려워진 상황, 실업.. 2021. 2. 1.
두 선거 이야기 - 포데모스 현상, 한국에서도 가능한가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기획의원 장석준 4월 총선 결과를 놓고 말들이 많다. 새누리당 압승을 점치던 여러 여론조사 결과를 비웃기라도 하듯 새누리당은 유권자의 호된 심판을 받았다. 또한 신생 제3당인 국민의당(26.74%)이 정당투표 득표율에서 더불어민주당(25.54%)을 제치며 바람을 일으켰다. 유일한 원내 진보정당 정의당은 6석을 획득해 현상 유지에 그쳤다. 전반적으로 박근혜 정권 심판 민심이반영된 결과였다. 그러면서도 이런 정권 심판 민심이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일방적 지지가 아니라 정당 투표에서 국민의당에 표를 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흥미롭다. 새누리당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도 마뜩찮아 하는, 기존 양당 구도에 대한 불만이 제3당 지지로 나타났다고 하겠다. 그런데 한국에서 총선이 있기 네 달 전인 .. 2021. 2. 1.
"나는 평범하다. 고로 정치한다." 진보 3당 당원을 만나다 편집위원 김여훈 선거철이면 각 정당에서 청년을 말한다. 청년. 불리는 데에는 익숙한 이름이다. 어떤 당에서 만 나이로 45살까지 청년으로 규정하는 바람에 정당에서 말한 청년이 누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청년으로 불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정당에 들어가 정치적으로 살고 있는 이들이 있다. 생존이 화두고 정치에 대한 냉소가 이상하지 않은 시대다. 이들은 어떻게 투표소에서 나와 정치를 하게 되었을까. 정의당, 노동당, 녹색당의 청년당원을 만나 그들이 말하는 정치를 들었다. 당원을 만나다 중앙문화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명진 I 저는 노동당 청년학생위원회 소속 당원이고 경희대 사회학과 3학년인 안명진입니다. 김경용 I 저는 정의당 중앙 청년학생위 원장을 맡고 있는 김경용입니다. 변규홍 .. 2021. 1.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