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87호 <내일로>/인권2 안安의 바깥에서 질병권을 외치다 안安의 바깥에서 질병권을 외치다 수습위원 김한솔 🥦 청년 세대에 불어온 저속노화 바람 마라탕과 탕후루 대신 샐러드와 현미밥을, 설탕 대신 알룰로스를 택하는 이들이 있다. 건강을 염려하기 시작하는 중장년층이나 몸을 가꾸는 다이어터들만의 얘기가 아니다. ‘저속노화 식단'이 하나의 트랜드가 되면서 생활 습관을 바꾸는 청년층의 모습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주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귀리, 현미, 백미, 렌틸콩을 2:2:2:4의 비율로 배합해 지은 ‘저속노화밥' 사진을 올리거나, 흔히 구할 수 있는 재료를 활용한 저속노화 레시피를 공유하는 식이다. 이들의 목표는 단지 체중을 감량해 보기 좋은 외모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노인성 질환의 발병 가능성을 낮춰 나이 드는 속도를 늦추는 데 있다. 정희원 노년내과 .. 2024. 12. 26. 개미굴 개미굴 수습위원 강시현 개미 어느 날 자취방에 개미가 들어왔다. 처음엔 한두 마리가 배회하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대여섯 마리는 족히 하루에도 몇 번씩 보이기 시작했다. 매일 집을 깨끗하게 치우고, 살충제를 뿌리면서 개미약을 설치해 봤지만 소용없었다. 학교 중문 언저리 언덕에 있는 자취방은 오피스텔이 아니라 마당이 있는 어정쩡한 이 층 건물이었고, 벌레가 우글우글했다. 마당에 비료를 가득 뿌려가며 텃밭을 기르는 집주인 덕분이었다. 개미를 한동안 잡다가 이럴 거면 너네도 월세를 내라는 무의미한 말을 내뱉기도 했다. 잡고 잡다 지쳐 나의 문제가 아니라 집의 문제란 결론을 낸 뒤 샅샅이 살펴보니 현관 안으로 이어지는 파이프 주변에 구멍이 나 있었다. 그 구멍을 통해 집에 들어온 것이었다. 그 구멍만이 .. 2024. 12.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