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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보기280

주거권이 당연한 세상으로 함께 이동현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 며칠 전 저녁, 재개발로 철거 위기에 놓인 을지로 일대 제조업 장인들과 연대하는 문화제를 마치고 늦은 저녁을 먹고자 청계천을 건넜다. 개천을 사이에 두고 ‘청계천 을지로 보존연대’의 농성 천막과 국일 고시원은 마주하다시피 서 있었다. 작년 11월, 7명의 사망자를 낸 국일 고시원 화재 생존자 조 아무개의 직장도 현재 투쟁 중인 구역에 있었다. 그는 화재 트라우마로 운전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청계천을 떠났지만, 이웃하며 일했던 노동자들은 개발로 인해 직장 자체를 잃을지 모를 일이다. 국일 고시원 바로 맞은편, ‘화교 사옥’이라고 불리던 쪽방은 이제 철거되어 두 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2014년 화재의 흔적마저 지웠다. 국일 고시원이 있던 건물 역시 마찬가지다. 추모와 애도, 안전.. 2020. 7. 27.
강사는 비품이 아니다 편집위원 박기현 중앙대가 강사 대량해고를 계획했다. 언제나 대학이 필요하면 고용하고, 또 쉽게 해고했던 강사였다. 내년에는 강사의 고용환경 및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강사법 시행이 예상된다. 중앙대는 강사법 시행 시 재정상의 문제가 발생한다며 강사를 상당수 해고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강사들의 임금 수준이 올라가면 이를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를 댔다. 커리큘럼의 전면적 개편까지 불사하고 있다. 문제가 예상되는 계획은 조용히 논의 단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모두가 같은 교수는 아니다 우리는 모든 교원을 ‘교수님’이라고 부르지만 그렇다고 다 같은 교수는 아니다. 교원은 정규직인 전임교원[1]과 비정규직인 비전임교원으로 나뉜다. 본교 「비전임교원의 임용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그 중 비전임교원은 겸임교원.. 2020. 7. 27.
플랫폼 자본주의와 기본소득 2019 봄여름 백승호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들어가며 성남시에서 2016년에 시작된 '청년배당'이, 2019년 4월부터는 '청년기본소득'이라는 이름으로 경기도에서 시작되었다. 24세 청년들에게 연간 100만원을 아무 조건 없이 지급하는 제도가 경기도의 청년기본소득이다. 이와 비슷하게 서울시에서는 만 19세에서 34세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간 취업준비비용을 지원하는 청년활동지원금(청년수당)이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서울시 청년수당과 비슷한 수준으로 정부는 올해부터 만 18세에서 34세 사이의 미취업 청년들에게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을 지원한다. 이 외에도 많은 지방자치 단체들이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현금수당형 제도들을 확대하고 있다. 경기도의 청년기본소득을 제외하고 .. 2020. 7. 27.
대한민국 사회의 강간문화 페미니즘 파헤치기 윤지선 2019년 대한민국을 관통한 버닝썬 게이트를 통해 우리는 클럽 약물 강간과고객과 클럽, 경찰들 간의 유착관계, 약물 강간 범죄를 불법 촬영하는 디지털 성범죄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몸과 성을 폭압적으로 거래하는 강간 문화의 정황들을 목도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강간문화의 주축이 되고 있는 클럽에 대한 분석과 더불어 이러한 강간 문화가 가동하는 메커니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메커니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클럽 버닝썬의 약물 강간사건의 정황들에 대해 살펴봅시다. 디스패치에서 취재한 클럽 임직원들의 단체 카톡방 메시지들을 통해 이는 보다 명료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물 좋은 여성 게스트를 소위 ‘물게(물 좋은 게스트)’라는 성적 은어를 통해 지칭하며 부킹 담당 MD가 이 여성들을 .. 2020. 7. 27.
탄력근로제 확대, 진단과 우려 이기원 청년유니온 노동상담팀장 탄력근로제 논쟁의 지금까지 지금의 탄력근로제 확대와 관련하여 논쟁이 불거진 데 있어서는, 2018년 3월 20일에 개정된 근로기준 법의 내용을 들여다봐야 그 시작을 알 수 있다. 당시 개정된 법령의 핵심 내용은 “근로시간 단축”이었다. 이전까지는 연장가능 근로시간 12시간과 휴일근로 16시간(일 8시간)을 다른 개념으로 인용하여 각각 가 산이 가능했으며, 이로 인해 주당 최장근로시간이 68시간(통상 40시간 + 연장 12시간 + 휴일 2일 16시간)이 가능했다. 이 법의 빈틈을 메꾸고 근로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연장근로시간과 휴일근로시간을 통 합하여 12시간으로 제한하여 일주일에 최장 52시간(통상 40시간 + 연장·휴일 12시간)까지만 근로가 가능하도록 개정되었다. 또한 .. 2020. 7. 27.
교수가 부족하다? 2014 가을겨울 편집위원 채효석, 이찬민 그렇다. 정확히 말해, ‘전임교수(전임교원)’가 부족하다. 학생은 모든 교원을 ‘교수님’이라 부르지만, 사실 교원에도 직급이 존재한다. 교원은 크게 전임교원과 비전임교원으로 구분한다. 전임교원이란 학교에 소속되어 교육·연구 활동을 전담하는 교원을 말한다. 전임교원은 정교수, 부교수, 조교수로 구분한다. 전임교원은 높은 임금, 재임용과 승진, 정년보장의 기회를 제공받기 때문에 안정적인 기반을 가진다. 그에 반해 비전임교원은 지속적인 교육·연구 환경을 보장받지 못한다. 비전임교원은 1~2년 단위로 임용되는 계약직이며, 낮은 임금을 받고 연구실도 제공받지 못한다. 대표적으로 시간강사가 이에 속한다. 전임교원이 많다는 건 그만큼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연구·교육 환경을 갖.. 2020. 7. 27.
개혁 아닌 개악으로 치닫는 정부의 대학구조개혁 2014 가을겨울 편집위원 서준상 재정 지원사업 4관왕 달성의 이면 올해 중앙대는 4개의 정부 재정 지원사업에 모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지원사업을 통해 총 432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으며, 올해는 127억 원의 지원금을 교육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학기 취업(창업) 특강이나 멘토 특강, 클리닉 프로그램, 독서체험발표대회 등 대학에서 제공하는 많은 행사가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아 열렸다. 또한 LINC사업을 통해 중앙대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산학협력을 맺었고, 이에 따라 내년부터 '구글학(Google學)', '마이크로소프트학(Microsoft學)' 강의가 개설될 예정이다. 이러한 성과는 앞으로 대학 본부가 인원을 4% 감축하겠다는 계획안을 교육부에 제출한 결과에서 비롯된 것이다. 올해 1.. 2020. 7. 27.
결국엔 구조조정 그 지겨운 이야기 2014 가을겨울 편집위원 노치원 또 구조조정이다. 지난 8월 28일, 중앙인 커뮤니티에 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대학본부는 이번 구조조정의 목적에 대해, 정부에서 시행하는 ‘대학구조개혁’의 평가에 대비하여 인원을 감축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재단 교체 이후 2010년부터 시작된 구조조정은 11년, 13년도에 이어 이번이 벌써 네 번째다. 학교를 오래 다닌 학우들에겐 지겨울 법한 소식이다. 하지만 넌더리를 내기엔 이번 구조조정은 과거와 그 내용이 사뭇 달라 보인다. 2010년 구조조정의 경우 캠퍼스의 재배치가 주된 이유였다. 당시 대학본부는 하남캠퍼스의 설립을 전제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학과의 대규모 통폐합 및 학부 단위의 재배치를 강행했다. 민주적 절차는 완전히 무시당했고 그에 .. 2020. 7. 27.
위성정당을 넘어 다채로운 국회로 2020 봄여름 수습위원 문민기 21대 총선 투표가 종료되는 18시, 사람들은 저마다 부푼 기대감을 안고 출구조사를 기다렸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확신과 추측이 난무하던 가운데 출구조사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자 모두들 숨을 죽였다. 3, 2, 1… 정확히 18시 15분이 되어 예측 의석수와 함께 카메라는 각 당의 지도부를 비췄고, 무거운 정적을 깬 것은 아니나 다를까 집권여당의 환호성이었다. 역시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180석 ‘슈퍼여당’의 탄생으로 파격적 결과를 가져온 이번 총선이 어째서 전과 다르지 않았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수십 년 동안 의회 정치를 지배해온 양당 구도는 온전히 제자리에 남았다. 이변을 만들겠다던 시민 사회와 진보 진영을 놀리기라도 하듯, ‘양당제’는 21대 총선을 통해 .. 2020. 7. 23.
왜 N번방 사건에서 성별을 떠나라고 할까 -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20대의 인식 조사 부편집장 김시원, 수습위원 장비단 ‘N번방 사건’에는 N번방 하나만 있지 않다. 박사방, 고담방 등 텔레그램 내 존재하는 여러 채널에서 주범과 공모자들은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여성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을 찍게 하고 이를 공유하거나 판매했다. N번방 사건의 가해자가 26만 명이라는 사실과 악랄하다 못해 끔찍한 범죄 수법이 공개되며 많은 사람은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예전부터 성범죄에 관심을 가져온 사람들은 예견된 범죄라고 입을 모았다. 단지 남성 사이에서 통용되는 여성에 대한 성적 폭력이 디지털 공간과 만나면서 새로운 양태를 띌 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성차별적 사회 구조를 간과하는 의견들이 상당수 있었다. ‘이 사건에 ‘남녀 문제’가 왜 나오냐? ‘남녀를 떠나서’ 아동 성 범죄.. 2020. 7.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