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난호보기280

학생총회를 말하다 편집위원 최찬욱 올해 3월 13, 15일, 융합공학부와 컴퓨터공학부는 긴급 학부 학생총회를 개의하여 대학본부의 일방적인 학칙 개정안 공고에 저항했다. 동년 4월 6일 개의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도 학생 대표자들은 전공개방모집제도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본부의 소통방식을 규탄하고 해당 제도의 전면 재검토, 이에 대한 전학 대회 명의의 성명서 작성과 협의체 구성을 의결했다. 전학대회와 학생총회는 총학생회 의결기구로 그 지위가 총학생회칙에 의해 보장 받으며 학생들의 의견을 가장 명확히, 공식적으로 본부에 건의할 수 있는 수단이다. 학생자치와 의결기구 총학생회 회칙을 살펴보면 학생 관련 활동에 관해 의결권을 가지는 기구로는 전체학생총회의(학생총회),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 확대운영위원회(확운.. 2020. 4. 13.
학생을 위한 총장은 없다 편집위원 이지형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초래한 원인을 어느 한 가지로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대통령 한 사람에게 권력을 집중시키는 시스템 자체를 원인 중 하나로 짚을 수 있을 것이다. 종래의 수직적 · 권위적 정치체계는 소위 ‘제왕적 대 통령’을 가능하게 한 원인 중 하나다. 대선후보들이 너도나도 개헌 공약을 들고나온 이유는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대학에도 비슷한 자리가 있다. 총장이다. 총장은 학칙 개정안 발의, 예 결산심의, 학사 업무를 통틀어 학교 운영 전반의 광범위한 권한을 가진다. 그 권한을 견제할 수 있는 기구는 없다. 나라의 대표인 대통령은 우리 손으로 직접 뽑았는데, 학교의 대표인 총장은 과연 누가 뽑는 걸까. 대학교 총장이 선출되는 과정을 들여다보자. 다시 대학가에 불어오.. 2020. 4. 13.
장애학, 장애를 바라보는 새로운 사회적 관점 장애인언론 『비마이너』 발행인 김도현 1. 들어가며 : 장애학이란 어떤 학문인가 장애학은 아직 한국에서는 많은 이들에게 낯선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장애학에 대한 영어 표기는 ‘Disability Studies’인데, 우리말로 직역을 하면 ‘장애연구’로도 옮길 수 있을 것이다. ‘Culture Studies’가 ‘문화연구’로 옮겨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사실 ‘장애’에 대해 ‘연구’를 하는 학문은 의학·재활학·심리학·사회복지학·특수교육학 등 장애학 말고도 이미 많이 존재를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성의 장애 관련 학문들과 장애학 사이에 존재하는 기본적인 차이점은 무엇일까? 2000년대 후반부터 장애학 서적이 조금씩 번역되어 출간이 이루어지고 있고, 또 외국에서 장애학을 공부하고 돌아온 사람들이 생겨.. 2020. 4. 12.
그날 총여학생회는 어떻게 없어졌나 편집장 신현욱 서울권 대학 몇 곳에서 총여학생회(이하 총여) 폐지를 위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간간이 들려오던 때였다. 대학가에 분 총여 폐지의 바람은 생각보다 빨리 중앙대학교에 도달했다. “총여 체제 전환 및 특별기구 개편에 관한 논의 및 의결.” 안성캠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 일주일 전에 공고된 안건이었다. 수백 명 이상의 연서를 받아 총여 폐지 총투표를 진행한 타 대학들의 사례와 비교했을 때, 전학대회에 곧장 상정된 안건은 꽤나 파격적이었다. 총여를 중심으로 조직된 폐지에 대한 반대 움직임은 없었다. 총여 폐지 안건의 발의자가 다름 아닌 총여였기 때문이다. 확대운영위원회(이하 확운위)를 거쳐 전학대회에 상정된 안건은 재적 대표자 89명 중 78명의 압도적인 찬성을 얻어 가결됐다.. 2020. 4. 12.
“동물 착취 없이도 행복한 세상 보여줄게요” 편집위원 김고운 ‘비건 페스티벌 코리아’ 기획단을 만나다 치킨, 꼬치구이, 육개장, 핫도그, 케이크, 라면, ... 이 모든 게 고기, 생선, 우유, 달걀 ‘0%’라면 믿어지시나요? 지난 10월 1 일 서울혁신파크에서 열린 ‘비건 페스티벌 코리아’에서는 이 모든 음식을 비건으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비건 페스티벌은 지난 5월 열린 1회 행사에 이어 제2회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다양한 비건 음식들뿐만 아니라 버려지는 재료들에 디자인을 입힌 업사이클링 제품들, 동물성 성분을 포함하지 않고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은 화장품, 동물을 쓰지 않은 옷, 채식·환경·여성주의를 담은 수공예품들과 서적, 음악 공연과 요가 수업까지……. 한나절 동안 4천여 명의 방문객이 찾아와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동물 성분이 빠졌다고.. 2020. 4. 11.
올림픽재해는 끝나지 않았다 평창올림픽반대연대 현대올림픽은 1896년 이래로 100여 년에 걸쳐 정기적으로 개최되며 세계인의 축제로 자리매김해왔다. 가장 유명한 메가 스포츠이벤트인 올림픽이 2018년 2월 강원도에서 막을 올렸다. 13조 원의 예산과 전 국민의 관심을 쏟아부은 화려한 축제는 29일 만에 막을 내렸고, 이제 남겨진 것들을 떠안을 차례가 되었다. 누구를 위한 올림픽인가 미디어는 올림픽이 “인류가 스포츠를 통해 평화로운 경쟁을 하고 화합과 번영을 이룩하는 만남의 장”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는 올림픽이 전 인류의 공공재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이 전제는 틀렸다. 올림픽에는 명백한 소유권자가 있다. 바로 국제올림픽위원회(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이하 IOC)다. .. 2020. 4. 11.
[포토에세이] 광장의 기억 나는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자랐다. 집회는 뉴스로만 알았다. 100만이 모였다던 2008년 나는 초등학생이었다. 아빠는 시내에서 치킨집을 하셨다. 아빠가게에 가는 길 시내에서 시위대를 만났다. 50명이 조금 넘어보였다. 그들은 조악한 확성기와 앰프로 연설을 하고 구호를 외쳤다. 듣는 사람은 없었다. 초라하고 볼품없다고 생각했다. 나의 고향만큼이나. 대학생이 된 후 몇 번 더 시위대를 만났다. 가끔 같이하기도 했다. 수가 많을 때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았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가끔 같이했지만, 그러지 않을 때가 더 많았다. 다만 나는 더 이상 그들을 초라하거나 볼품없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도 귀 기울여 듣지 않는 말을 목이 터져라 외치는 일을 좋아서 하는 사람은 없다. 그들에게는 지켜야.. 2020. 4. 11.
공공기관의 성과주의에 맞선 사람들 사회진보연대 활동가 이준혁 올 여름 시청률 20퍼센트를 넘은 SBS 드라마 의 주인공 홍지홍은 멋진 의사다. 환자를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이들과 싸우며 병원의 시스템을 더 좋게 바꾸려 한다. “병원은 의사와 환자가 공존하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라는 그의 말은 병원과 의사의 역할을 제대로 짚었다. 1. 성과주의, 무엇이 문제인가? 드라마의 상황과 현재의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병원을 비롯한 국민 보험, 에너지, 교통 등의 공공기관을 돈벌이 수단으로 만들려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그들은 국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일해야 할 정부다. 박근혜 정부는 2016년 공공기관에 이른바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겠다고 나섰다. 성과연봉제나 경영평가 성과급처럼 “네가 성과 낸 만큼 연봉 올려줄게!”라는 원칙으로 기.. 2020. 4. 11.
"우린 학교 발전의 걸림돌이었어요"- 비교민속학과 마지막 학생회장 이재진씨를 만나다 편집장 박기현 수습위원 공예은 "솔직히 경쟁력이 없고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지 않는 학과 졸업생을 계속 만들어내서 뭐 하겠습니까" 기업가 출신의 박용성 전 이사장이 월간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6년 전 팔리지 않는 '상품' 비인기 학과를 없앴다. 그 상품은 어쩌면 지금의 학생들에게는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을 비교민속학과, 아동 ·가족 ·청소년 복지 전공이다. 당시 학생들은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맞섰다. 그해에는 학생 2000명이 넘게 모인 학생총회가 성사되기도 했다. 학생총회에는 비교민속학과를 지망하던 새내기 이재진 씨도 있었다. 그는 학생총회도 대학본부를 막을 수 없을 것 같아 무서웠다. 마지막 발악이 될 것만 같았다. 새내 기의 예상은 불행하게도 들어맞았다. 대학본부는 2000 명 학생의 물음에.. 2020. 4. 11.
당연하지 않다고 말한다 편집위원 남재연 요즘 알바몬이나 알바천국을 자주 뒤져본다.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위해서다. 지금도 학교 행정실에서 근로하고 있지만 아르바이트 하나로 월세와 생활비를 충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이대론 부모님께 빚과 부담만 한가득 지울 거 같아 주말 아르바이트를 찾아보았다. 그러나 쉽사리 아르바이트를 구할 수 없었다. 최저시급도 최저시급이지만 대부분 근무환경이 너무 열악했기 때문이다. 근로계약서, 주휴수당, 사대보험 등을 보장해주는 사업장은 흔치 않았다. 어찌어찌 연락한 편의점 알바 면접에선 이런 소리를 들었다. “우리는 무조건 한 달 월급 41만 원이에요. 6개월 이상 일할 사람만 필요해서 첫 주 시급은 6개월 후에 지급할 거예요. 지각, 결근 절대 안 돼요. 같이 일하는 고등학생 친구도 1년째 성실하게 .. 2020. 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