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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사/보도

‘쿠데타’는 만우절 농담이 될 수 있는가 … 도시계획부동산학과 학생회 게시물 ‘눈길’

by 중앙문화 2026. 4. 2.

수습위원 성혜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학생회, 쿠데타 관련 AI 합성 사진 게시

전일(4/1) 자정 무렵, 도시계획부동산학과 학생회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cau.upre_official)에 만우절을 기념한 AI 합성 이미지를 게시했다. 국회의사당을 배경으로 장갑차, 군복, ‘쿠데타’ 피켓이 등장하는 해당 사진의 중앙에는 학생회 연대사업국 이00 국장의 얼굴이 군복을 입은 모습과 합성되어 있었다. 더해 “이제부터 내가 학생회장이다/-연대사업국장 이00-“이라는 문구, 그리고 ‘쿠데타’라는 제목의 음악이 함께 업로드됐다.

 

▲4월 1일, 도시계획부동산학과 학생회 공식 인스타그램(@cau.upre_official)의 게시물 [스크린샷]

 

 구체적으로 사진의 왼쪽에는 ‘쿠데타’라고 적힌 피켓과 태극기를 든 사람들이, 오른쪽에는 경례하는 군인들과 경찰차가 배치되어 있다. 중앙의 이00 국장은 군복 차림에 확성기를 들고 무언가 외치는 듯한 모습으로 서 있으며, 그 뒤로 장갑차와 군인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이 모두가 뒤로 하고 있는 배경은 밤중의 국회의사당이다.

 

만우절과 쿠데타의 껄끄러운 조우: 끝나지 않은 12.3 사태

만우절 장난을 위한 가상의 사진임을 감안하더라도, 해당 사진의 소재들이 주는 익숙함은 약 1년 전의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2024년 12월 3일, 국회의사당은 위 사진과 같이 무장한 군인과 경찰의 점거로 입구가 봉쇄됐다.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에 따라 국회에서 이루어지는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러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을 이유로 450일간 지속된 10·26 사태 계엄 이후 44년 만”[각주:1]에 선포된 것으로, 국민들의 관심과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이후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의결됨으로써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은 6시간만에 해제됐다. 그러나 12.3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수괴 혐의 재판은 현재진행형이다. 윤 전 대통령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나, 내란특검과 변호인 측 모두 항소했다. 특히 내란특검은 그의 계엄선포가 훨씬 이전부터 계획적으로 준비됐다는 데 초점을 두어 사형을 구형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가 핵심 증거인 ‘노상원 수첩’의 증거능력에 의문을 표하며 양측의 의견이 엇갈렸고, 이로 인해 2심의 결과 역시 미지수다[각주:2]

 이렇듯 12.3 내란 사태가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그날의 공포는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런 지금, 계엄군이 국회를 장악하려 했던 장면을 연상시키는 이미지가 학내에서 장난의 소재로 사용됐다는 사실은 만우절이라는 맥락을 감안하더라도 가볍게 웃어 넘기기가 어렵다. 

 

‘의혈중앙’, 그 이름의 무게

“1960년 4월 19일, 자유와 민주주의를 외치다 쓰러진 선배들의 숭고한 피”[각주:3]를 의미하는 ‘의혈’은 중앙인들의 자부심이자,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역사적 유산이다. 그런 유산을 표방하는 학생자치단체라면 쿠데타와 계엄이 훼손한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한다. 그 소재를 만우절 콘텐츠로 삼기 전에 좀 더 신중을 기했어야 하지 않을까. 한편, 중앙문화는 해당 게시물과 관련하여 도시계획부동산학과에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기사 게재까지 별다른 답변을 받지 못했다.

  1. 중앙문화, [속보] 윤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비상계엄 해지 요구안 3시간만에 의결', https://cauculture.net/370 (2024.12.04) [본문으로]
  2. 뉴시스, 내란특검, 尹 '무기징역' 2심에 '노상원 수첩' 항소이유서 제출,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330_0003570324 (2026.3.30) [본문으로]
  3. 중대신문, 의에 죽고 참에 살았다, https://news.cauon.net/news/articleView.html?idxno=19930 (2011.04.11)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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