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앙문화341

그날 총여학생회는 어떻게 없어졌나 편집장 신현욱 서울권 대학 몇 곳에서 총여학생회(이하 총여) 폐지를 위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간간이 들려오던 때였다. 대학가에 분 총여 폐지의 바람은 생각보다 빨리 중앙대학교에 도달했다. “총여 체제 전환 및 특별기구 개편에 관한 논의 및 의결.” 안성캠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 일주일 전에 공고된 안건이었다. 수백 명 이상의 연서를 받아 총여 폐지 총투표를 진행한 타 대학들의 사례와 비교했을 때, 전학대회에 곧장 상정된 안건은 꽤나 파격적이었다. 총여를 중심으로 조직된 폐지에 대한 반대 움직임은 없었다. 총여 폐지 안건의 발의자가 다름 아닌 총여였기 때문이다. 확대운영위원회(이하 확운위)를 거쳐 전학대회에 상정된 안건은 재적 대표자 89명 중 78명의 압도적인 찬성을 얻어 가결됐다.. 2020. 4. 12.
“동물 착취 없이도 행복한 세상 보여줄게요” 편집위원 김고운 ‘비건 페스티벌 코리아’ 기획단을 만나다 치킨, 꼬치구이, 육개장, 핫도그, 케이크, 라면, ... 이 모든 게 고기, 생선, 우유, 달걀 ‘0%’라면 믿어지시나요? 지난 10월 1 일 서울혁신파크에서 열린 ‘비건 페스티벌 코리아’에서는 이 모든 음식을 비건으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비건 페스티벌은 지난 5월 열린 1회 행사에 이어 제2회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다양한 비건 음식들뿐만 아니라 버려지는 재료들에 디자인을 입힌 업사이클링 제품들, 동물성 성분을 포함하지 않고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은 화장품, 동물을 쓰지 않은 옷, 채식·환경·여성주의를 담은 수공예품들과 서적, 음악 공연과 요가 수업까지……. 한나절 동안 4천여 명의 방문객이 찾아와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동물 성분이 빠졌다고.. 2020. 4. 11.
올림픽재해는 끝나지 않았다 평창올림픽반대연대 현대올림픽은 1896년 이래로 100여 년에 걸쳐 정기적으로 개최되며 세계인의 축제로 자리매김해왔다. 가장 유명한 메가 스포츠이벤트인 올림픽이 2018년 2월 강원도에서 막을 올렸다. 13조 원의 예산과 전 국민의 관심을 쏟아부은 화려한 축제는 29일 만에 막을 내렸고, 이제 남겨진 것들을 떠안을 차례가 되었다. 누구를 위한 올림픽인가 미디어는 올림픽이 “인류가 스포츠를 통해 평화로운 경쟁을 하고 화합과 번영을 이룩하는 만남의 장”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는 올림픽이 전 인류의 공공재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이 전제는 틀렸다. 올림픽에는 명백한 소유권자가 있다. 바로 국제올림픽위원회(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이하 IOC)다. .. 2020. 4. 11.
[포토에세이] 광장의 기억 나는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자랐다. 집회는 뉴스로만 알았다. 100만이 모였다던 2008년 나는 초등학생이었다. 아빠는 시내에서 치킨집을 하셨다. 아빠가게에 가는 길 시내에서 시위대를 만났다. 50명이 조금 넘어보였다. 그들은 조악한 확성기와 앰프로 연설을 하고 구호를 외쳤다. 듣는 사람은 없었다. 초라하고 볼품없다고 생각했다. 나의 고향만큼이나. 대학생이 된 후 몇 번 더 시위대를 만났다. 가끔 같이하기도 했다. 수가 많을 때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았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가끔 같이했지만, 그러지 않을 때가 더 많았다. 다만 나는 더 이상 그들을 초라하거나 볼품없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도 귀 기울여 듣지 않는 말을 목이 터져라 외치는 일을 좋아서 하는 사람은 없다. 그들에게는 지켜야.. 2020. 4. 11.
공공기관의 성과주의에 맞선 사람들 사회진보연대 활동가 이준혁 올 여름 시청률 20퍼센트를 넘은 SBS 드라마 의 주인공 홍지홍은 멋진 의사다. 환자를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이들과 싸우며 병원의 시스템을 더 좋게 바꾸려 한다. “병원은 의사와 환자가 공존하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라는 그의 말은 병원과 의사의 역할을 제대로 짚었다. 1. 성과주의, 무엇이 문제인가? 드라마의 상황과 현재의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병원을 비롯한 국민 보험, 에너지, 교통 등의 공공기관을 돈벌이 수단으로 만들려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그들은 국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일해야 할 정부다. 박근혜 정부는 2016년 공공기관에 이른바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겠다고 나섰다. 성과연봉제나 경영평가 성과급처럼 “네가 성과 낸 만큼 연봉 올려줄게!”라는 원칙으로 기.. 2020. 4. 11.
"우린 학교 발전의 걸림돌이었어요"- 비교민속학과 마지막 학생회장 이재진씨를 만나다 편집장 박기현 수습위원 공예은 "솔직히 경쟁력이 없고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지 않는 학과 졸업생을 계속 만들어내서 뭐 하겠습니까" 기업가 출신의 박용성 전 이사장이 월간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6년 전 팔리지 않는 '상품' 비인기 학과를 없앴다. 그 상품은 어쩌면 지금의 학생들에게는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을 비교민속학과, 아동 ·가족 ·청소년 복지 전공이다. 당시 학생들은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맞섰다. 그해에는 학생 2000명이 넘게 모인 학생총회가 성사되기도 했다. 학생총회에는 비교민속학과를 지망하던 새내기 이재진 씨도 있었다. 그는 학생총회도 대학본부를 막을 수 없을 것 같아 무서웠다. 마지막 발악이 될 것만 같았다. 새내 기의 예상은 불행하게도 들어맞았다. 대학본부는 2000 명 학생의 물음에.. 2020. 4. 11.
당연하지 않다고 말한다 편집위원 남재연 요즘 알바몬이나 알바천국을 자주 뒤져본다.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위해서다. 지금도 학교 행정실에서 근로하고 있지만 아르바이트 하나로 월세와 생활비를 충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이대론 부모님께 빚과 부담만 한가득 지울 거 같아 주말 아르바이트를 찾아보았다. 그러나 쉽사리 아르바이트를 구할 수 없었다. 최저시급도 최저시급이지만 대부분 근무환경이 너무 열악했기 때문이다. 근로계약서, 주휴수당, 사대보험 등을 보장해주는 사업장은 흔치 않았다. 어찌어찌 연락한 편의점 알바 면접에선 이런 소리를 들었다. “우리는 무조건 한 달 월급 41만 원이에요. 6개월 이상 일할 사람만 필요해서 첫 주 시급은 6개월 후에 지급할 거예요. 지각, 결근 절대 안 돼요. 같이 일하는 고등학생 친구도 1년째 성실하게 .. 2020. 4. 11.
채식릴레이 수기 이번 학기 중앙문화는 동물권을 지키기 위해 채식 릴레이를 실천했다. 비건의 삶은 어떤지 거만하게 체험하는 일회적 이벤트는 아니다. 중앙문화에 채식 문화가 자리 잡는 계기였으며 몇 구성원에겐 지속적인 채식주의자가 되는 첫 걸음이 되기도 했다. 이에 중앙문화는 일주일에 두 명씩 채식주의자가 되어 겪은 경험들을 공유한다. 독자 여러분도 중앙문화의 도전에 힘입어 조금씩 육식 습관을 덜어낼 수 있길 응원한다. 그래 한 번 해보지 뭐! 편집위원 김윤진 16살 즈음 때까지만 해도 삼겹살을 먹지 않았다. 징그러워서였다. 다른 고기들까지 모두 먹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고기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있었다. 그 막연한 거부감은 거대한 구조에서 기인했던 것 같다. 불판 위에 서 타고 있는 살덩어리가 어떻게 살아있는 돼지에서 .. 2020. 4. 11.
[만화] 광장 2020. 4. 11.
주휴수당 청구기 김고운 (경영학과 3) “저, 사장님, 지금까지 일한 거... 주휴수당 주세요.” 어렵게 말을 꺼낸 것은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일한 지 3개월이 지난 6월에서였다. 빠릿빠릿하지 못하다고 하루 만에 다른 곳에서 잘린 후에 구한 아르바이트였기에, 나를 자르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했던 처지였다. 주휴수당에 대해선 쉽게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그 전까지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해봤지만, 주휴수당을 준 곳은 한 곳뿐이었다. 임금이나 제대로 챙겨주면 다행이었지, 열아홉 살 때 처음 아르바이트했던 프랜차이즈 빵집은 주휴수당은커녕 첫 3개월간은 수습 기간이라며 최저시급마저 제대로 주지 않았다. 예전에 면접을 봤던 한 편의점은 처음 온 아르바이트생은 일을 못해 오히려 가게가 손해를 본다며, 일을 가르쳐주면서 임금을 주는 것.. 2020. 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