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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호 87호 <내일로>/대학

2024 중앙대학교 학생자치 돌아보기

by 중앙문화 2024. 12. 26.

2024 가을겨울 87호 <2024 중앙대학교 학생 자치 돌아보기>

2024 중앙대학교 학생 자치 돌아보기

 

편집장 김서현

부편집장 석기범

 

 매년 연말이 되면 반드시 하는 1년 돌아보기. 우리 학교는 1년 동안 건강히 잘 돌아갔는가? 중앙대학교를 다니는 학생으로서 우리의 목소리를 당당히 낼 수 있는 창구인 학생 자치 사회를 돌아보자. 2024년 독자의 대학 생활을 함께 돌아보는 것이 본고의 목적이다. 중앙대학교의 학생 자치는 수많은 변화를 거쳐 성장해 왔고, 그 과정에서 학생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캠퍼스 내 다양한 이슈에 대응하고 학생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지속된 한 해였으며, 이를 통해 학생들의 목소리는 더욱 강력해졌다. 그러나 발전만큼이나 개선이 필요한 부분 또한 드러났고, 여전히 우리 앞에 놓인 과제들은 무겁다. 이 글을 통해 지난 한 해의 자치 활동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함께 되짚어 보고자 한다. 2024년, 우리 학생 사회가 걸어온 발자취를 통해 우리가 걸어가야 할 미래의 길을 살펴보자.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이하 총학)는 107관(학생회관) 208호 총학생회실에서 학교와 학생들을 위해 논의한다. 중앙대학교의 학생 자치의 한 구성인 총학에서 공개하는 공식적인 소식을 온라인 웹사이트 <중대중심>[각주:1]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웹사이트에서는 “총학생회의 소개, 중앙대 소식, 중대청원, 학생 자치, 교육 및 학사” 탭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학생회 소개” 버튼을 누르면 총학생회에서 진행하는 대표 자치 활동, 회의록, 제휴사업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다음에 닿을 곳은?

  대학교의 학생 자치를 대표하는 단체는 총학생회이다. 중앙대학교는 2024년 기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닿음, 다빈치캠퍼스 총학생회 청춘이 자리 잡고 있다. 본고에서는 2024학년도 서울캠퍼스 제66대 총학생회 닿음을 살펴볼 예정이다. 이들은 학생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대변하며, 학생 사회 내 공론을 선도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출범했다. 닿음은 학생들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고민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루기 위해 힘쓰고자 하는 목표를 내세웠다. 결과나 명분에 얽매이지 않고, 언제나 학생 곁에서 진심을 담아 활동하겠다는 약속을 다졌다. 또한, 관습에 매이지 않고 새로움을 추구하며, 소속감과 자부심을 고양할 수 있는 중앙대학교를 만들어 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선거운동 시 내보였다. 

 

[각주:2] &copy; 중앙대 서울캠퍼스 제66대 총학생회&nbsp; 「 닿음 」">
▲ 총학생회 중앙집행위원회(좌) ▲ 총학생회 산하위원회(우)[각주:3] © 중앙대 서울캠퍼스 제66대 총학생회  「 닿음 」

 

 총학생회장과 부학생회장으로 구성된 총학생회장단과 전반적인 학생회 사업 진행 과정을 검토하고 관리, 총학생회 내 각 부서의 업무 내용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중앙집행위원회가 있다. 세부 부서로는 다음과 같다. 가장 먼저 ‘학교생활에 있어 편의를 누릴 수 있는 대여사업 등 다양한 복지사업을 진행’하는 일상사업국, ‘대내외적 다양한 사회적 계층 간 교류 사업 및 학우분들의 편의를 위한 제휴 사업을 진행’하는 연대사업국, 학우들의 올바른 교육권을 위해 학사, 교육 등에 대한 의견 수렴, 관련 정책 및 사업을 진행하는 교육자치국, 총학생회비 예산을 편성하고 올바르게 사용되도록 회계 및 사무관리를 하는 회계사무국이 있다. 또한 홍보소통국은 총학생회가 진행하는 정책 및 사업과 관련된 온/오프라인 발행물의 제작과 홍보를 담당하고, 다양한 창구를 통한 소통을 담당한다. 총학생회가 학우에게 약속한 공약을 이행할 수 있도록 계획 및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전략정책국으로 소개가 마무리된다. 

 어떤 단체이든 임기가 끝날 무렵에는 평가가 있는 법이다. 2024년 1년 혹은 한 학기만 재학 상태였더라도 닿음 학생회를 경험한 독자 여러분의 의견이 궁금하다. 중앙대학교 학생 자치의 1년을 재학생의 시선에서 한 번 돌이켜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제 우리는 2024학년도 2학기에 막 들어섰던 그날로 다시 돌아가 보자. 1학기 및 여름방학의 행보와 2학기의 남은 활동을 이행하기까지 중간 점검을 받는 전체학생대표자회의로 말이다.

 

 

2024-2학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

 2024년 9월 19일 목요일, 저녁 7시부터 20일 금요일 새벽 4시까지 102관(약학대학 및 R&D센터) 3층 대강당(314호)에서 서울캠퍼스 제66대 총학생회 닿음 주관의 ‘2024-2학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가 개최됐다.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는 직접선거를 통해 선출된 총학생회, 각 학과 및 학년 대표자, 그리고 동아리연합회의 대표자가 참석한다.[각주:4]의결 안건으로는 ▲2학기 학생회비 및 예산안 확정 및 배부 기준 TF 설치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회칙 개정 19건 ▲중앙대학교 총학생회 선거시행세칙 개정 7건 ▲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중앙대학교 학생회칙 개정 7건 ▲예산자치제 규정 개정이 제시됐다. 이후 학생회비 사용 내역을 심의 안건으로 상정됐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 이 글을 읽는 중앙대 재학생에게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당신은 <중대중심>이라는 웹사이트를 알고 있는가? 형식상 재학생이든 외부인이든 상관없이 가장 쉽게 중앙대학교 총학생회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중대중심> 웹사이트를 방문하여 확인하는 것이다.[각주:5]회의록 등 일반 재학생이 접근하기 쉽고 많은 이들이 알고자 하는 정보는 게재된 상황이다. 다만 부분적으로 해당 게시글의 마지막 수정 일자가 2021년, 혹은 2022년 수준에서 멈춰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중대중심> 웹사이트의 원활한 운영과 관련한 문의는 전학대회에서도 나타났다. 기술적인 오류가 잦아 학생들이 <중대중심>에서 총학 내부에서 논의된 다양한 회의안에 접근하는 데에 종종 제한이 있다. 이에 대한 개선 방안과 실제 예산 편성에 관해 질의가 있었다. 하지만 웹사이트의 전반적인 수정(혹은 개혁)에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해 쉽사리 수정 및 전환이 어렵다는 답변이 되돌아왔다.

 

▲ 중대중심에서 ‘중앙대 소식 > 총학생회 소식’을 들어가면 확인할 수 있는 화면이다. 마지막 게시글 작성일이 2022년 8월 22일로, 2024년 11월 기준 2년 3개월 동안 새로운 게시글이 게재되지 않았다.

 

▲ 중대중심에서 ‘교육 및 학사’ 배너를 클릭한 후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화면이다. 처음이자 마지막 게시글이 2021년 7월 14일임을 확인할 수 있다.

 

▲ 중대중심에서 ‘교욱 및 학사 > 다전공 및 졸업요건’을 클릭한 후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화면이다. 해당 게시판에는 게시글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대표자회의의 역할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의사소통의 장
가장 기본적으로, 대표자 회의를 주관하는 학생회 단체는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와 의견을 종합하고, 각 대표가 학과나 단체의 입장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학내 사안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이 조율되며, 학교 측과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것을 기대한다.

2)  실질적인 정책 결정 및 실행 지원
 다양한 안건을 통해 학내 규정이나 학생 복지 등과 관련된 정책을 결정을 주도하고, 더 나아가 이를 실질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논의한다. 예산 집행, 행정 처리 등에 있어서도 효율적이고 투명한 방식으로 진행되도록 돕는다. 
 
3)  문제 해결과 갈등 조정의 시작점 
 다양한 구성원이 모이는 대표자 회의인만큼 학내 불편 사항이나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 대표자 회의는 다양한 배경의 학생 대표들로 구성되어 있어 갈등이 발생할 때 공정하게 조정하고, 모든 학생이 신뢰할 수 있는 결론을 도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대표자회의는 대학 내 의사 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학생 자치와 다양한 권리 및 복지 증진을 위한 핵심적인 기관으로서 기능한다. 그러나 대표자회의가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각 단위의 대표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학생들의 목소리를 충실히 반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인문대’의 경우는 대표자 회의의 필요성과 그 한계가 특히 두드러진다. 오랜 기간 비대위 체제를 유지하면서 대표자 회의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던 상황이 이어졌고, 이로 인해 학생 자치가 축소되거나 학생들의 의견 수렴 과정이 약화됐다. 예를 들어, 대표자 회의를 통해 인문대 학생들의 요구를 학교 측에 전달해야 할 필요성이 여러 차례 강조됐지만, 비대위 체제에서는 이를 책임지고 실행할 주체가 부족해 구체적인 변화를 이루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제 새로 구성될 인문대 학생회와 대표자 회의가 이러한 과거의 한계를 극복하고, 학생 자치를 활성화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특히 2024-2학기 인문대 학생대표자회의는 단순한 의결 기구의 역할을 넘어, 학생 자치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다시금 되새길 중요한 기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인문대 학생회와 관련해서는 향후 다시 살펴보도록 하자.

 

 

2024-2학기 경영경제대학 학생대표자회의

 학생대표자회의의 논의 사항은 크게 ‘의결 안건’과 ‘사업 보고’로 살펴볼 수 있다. 의결 안건에서 회칙의 개정과 예산안에 대해 협의하는 것이 주목적이라면, 사업 보고는 각 단과대학이 진행했던 사업을 보고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과 질의를 받는 것이 주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중앙대학교에는 11개의 단과대학이 있으며[각주:6], 각 단과대학의 대표자회의에서는 하위 과의 특성을 반영하여 사업이 결정되므로 논의 내용은 다양해진다. 참고로 뒤에 나올 인문대학생대표자회의에서 회칙 개정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루어졌다면, 경경대(이하 경경대)에서는 사업 보고, 그 중에서도 과 잠바 사업이 주 논의 대상이었다. 

 2024년 10월 8일, 경경대학생대표자회의가 310관 505호에서 진행됐다. 회칙 개정에 대한 논의는 특별한 문제 없이 빠르게 진행됐다. 의결안건 심의가 종료된 이후 사업 보고가 시작되자, 첫 번째 논의 대상이었던 ‘과 잠바 사업 보고’에서 대표자들이 하나 둘 비표를 들기 시작했다.

 경경대에서는 그동안의 ‘각 과 학생회’가 과잠 사업을 진행했지만, 지난 1학기에는 ‘단과대 학생회’가 통합하여 과잠 사업을 진행했다. 또한, 과잠을 더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을 이유로 새로운 사업업체인  ‘정진산업’으로 과잠 제작 업체를 변경했다. 이후 경경대 학생회는 과잠 사업 진행을 위해 잔금까지 포함한 가격인 4천만원을 정진산업에 지급했다.

 정진산업은 이후 자취를 감췄다. 단과대 학생회에서는 정진산업을 고소했지만, 정확한 학생회비 지출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놀랍게도, 이 모든 문제는 1학기 경경대 대표자회의에서 한 번 다루어진 적이 있다. 각 과의 대표자들이 해당 문제에 대해 진행했던 발언들은 경경대 대표자회의 1학기 속기록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렇다면 왜 지난 학기에 과잠사업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던 걸까? 

 

 과잠사업은 통상 학기 초에 진행된다. 따라서 1학기에 잔금을 지급한 경경대 학생회는,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빠르게 노력하겠다’는 자세를 보였고, 대표자들도 해당 문제에 대해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문제가 빠르게 해결될 의미가 보이지 않자, 2학기 경경대 대표자회의에서 목소리가 터져 나온 것이다.

 1학기에 이야기했던 주 내용이 ‘과잠업체 선정의 문제와 해결책의 강구’라면, 2학기에는 ‘지출된 학생회비로 인한 금액 보상’이 주 문제가 됐다. 대표자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경경대 학생회비로 과 사업비를 보충하며, 피해 금액에 대한 복구를 요구했다.

 하지만 경경대 학생회에서는 해당 문제에 대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지식경영학부 부학생회장 진소영(지식경영학부 22)는 ‘경경대의 모든 학우분이 피해를 입었으며, 피해를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을 진행하지 않는 이유가 궁금하다’며 해결 방안을 촉구했지만, 모윤서 집행위원장(광고홍보학과 21)은 ‘과잠 사업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 경경대 ‘학생회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닌 경경대 및 각 학부 회의를 통해 결정됐다’며, ‘학생회비 집행에 관한 부분은 각 학부/과 학생회에 책임 소재가 있다’고 답했다. 또한 ‘경경대 학생회비는 모든 경영경제대학 학생에게 사용되는 목적으로 집행되어야 한다’며 ‘경경대 학생회비를 학부/과 학생회에 넘겨 피해액을 복구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설명했다.

 하지만 어떻게 과 잠바 사업이 ‘모든 경영경제대학 학생에게 사용되는 목적으로 집행되는 학생회비’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4천만 원의 피해 금액은 경경대의 모든 학생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만한 규모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최재혁(산업보안학과 2학년 대표)는 ‘현재 각 단위 학과 학생회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 객관적인 시선’이라며 ‘진실성 있는 해결 방안과 태도를 보여주셨으면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품목 지출(반잠 환불금)
경영학부 A반 214,953
경영학부 B반 261,682
경영학부 C반 320,872
경영학부 D반 261,682
경영학부 창제반 258,567
경영학부 글로벌금융전공 165,109
경제학부 380,062
광고홍보학과 239,876
국제물류학과 202,492
응용통계학과 158,879
산업보안학과 130,841
지식경영학부 404,985
총합 3,000,000

▲ 2024년 7월 경영경제대학 회계 결산 내역 中 ‘과 잠바 환불금’. 경경대 학생회는 운영비 300만원을 신청 금액의 비율에 따라 각 과에 환불했다.  

 

 경영경제대학 소속 학과의 일부 학생회는 손실이 발생한 학생회비를 사비로 충당했으며, 대표자회의에서 해당 논의도 진행됐다. 경영경제대학 학생회에서는 운영비 300만원을 신청금액의 비율에 따라 각 과에 일정 금액 환불했다. 경영학부 D반 부학생회장 김민서(경영학부 23)은 학생대표자회의에서 ‘과 학생회장단의 사비를 사용하여 손실을 충당하고 있다’며 ‘경경대 대표자 회의에서 다른 지원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모 집행위원장은 이에 대해 ‘금전적인 책임이 정진산업에 있고, 경경대가 환불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최선의 행정적인 책임’이라고 답했다. 경경대 학생회는 이후 중대신문을 통해 대표자회의에서 있었던 내용들에 대해 해명했다.[각주:7]

 이로 인해 경경대 소속 각 과/학부는 앞으로 진행될 사업들을 재구성해야 했다. 축제 부스에서 기존에 생각하지 않았던 ‘판매 사업’을 진행하여 수입을 올렸고, 다른 업체를 찾아 과잠을 계약하여 지급했다. 경영학부 반 일부는 문제가 발생한 이후 빠르게 과잠업체를 새로 찾아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투표권에 관한 문제도 존재했다. 과잠 사업을 진행할 때, 경경대에서는 ‘과잠사업위원회’를 구성하여 각 과의 대표자들을 위원들로 선발했고, 이후 의결을 위한 투표권을 각 과에 하나씩 배부했다. 하지만 투표권의 배분 방법에 있어 경영학부를 한 단위의 과로 판단하고 다른 과와 같게 투표권을 하나만 배부한 것이 논란이 됐다. 각 반은 하나의 학생회를 구성하므로 ‘개별 투표권’을 부여했어야 하는 것이 그 이유였다. 경영학부는 총 5개의 반(A~D, 창제반)으로 구성되며, 각 반의 인원수는 경경대 산하 다른 과의 인원수를 충분히 상회하기 때문이다. 이후 경경대 학생회에서는 경영학과에게 각 반마다 하나씩 투표권을 배분했다. 

 

 중앙문화에서는 대표자 1명의 동의를 얻어 2024-1학기, 2024-2학기 경경대 대표자회의 자료집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주 논의가 된 ‘과 잠바 사업 보고’에서는 대표자회의 자료집에 어떤 내용도 실리지 않았다. 해당 내용에 대해 속기록을 작성하지 못했지만, 이후 중앙문화는 그 이유를 경경대 학생회 인스타그램 링크트리[각주:8]의 ‘2024-2학기 경영경제대학 학생대표자회의 속기록’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1학기 경경대 학생대표자회의에서 동일하게 진행됐고, 피드백 내용에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 2024년 1학기 및 2학기에 진행된 경경대학생대표자회의의 자료집 두 권

 

 경경대 대표자회의와 관련하여 익명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대표자 A학생은 ‘생각보다 문제가 커졌고 이에 따른 과 학생회가 많이 힘들다’며 해당 내용이 공론화를 바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른 경영학부의 대표자 B학생은 ‘해당 문제는 지난 학기부터 계속 제기되어 왔지만, 이제야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 아쉽다’며, ‘하루빨리 문제가 해결되어 각 학과가 원활히 사업을 수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경영학부의 과 잠바 사업 문제는 학생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말이 ‘경경대 학생회의 운영 방식과 행동이 잘못됐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대표자 회의는 ‘문제 해결과 갈등 조정의 시작점’의 역할을 한다. 이미 사기로 인하여 피해 금액이 발생했지만, 이와 관련하여 학생대표자들은 경경대의 모든 학생들이 문제로부터 빠르게 회복될 수 있도록 의견을 피력했다. 다양한 과 및 학부에서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의 방법을 촉구했고, 학생회가 변경되더라도 해당 문제에 대해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천명했다. 어서 경경대 학생회가 입은 손해가 원상복구되고, 이에 따라 과 및 학부 학생회가 문제없이 운영할 수 있길 바란다.

 

 

2024-2학기 인문대 학생대표자회의

 2024년 9월 23일 월요일 저녁 7시, 303관(법학관) 108호에서 인문대학 비상대책위원회 주관의 학생대표자회의가 열렸다. 직접 선거로 선출된 인문대학 비상대책위원회와 각 학과의 학년 대표들[각주:9]이 한자리에 모이는 시간이다. 의결 안건은 ▲2024학년도 2학기 예산안 인준 ▲인문대학 제13대 비상대책위원회 집행위원회 직책 인준 ▲인문대학 학생회칙 개정 ▲인문대학 학생회 선거시행세칙 개정 ▲인문대학 동아리 운영 시행세칙 개정 ▲인문대학 반성폭력회칙 개정으로, 총 6건이었다.

 이 중 가장 중요했던 의결 안건은 반성폭력회칙 개정이다. 총 5개 세부 안건으로, ▲조합 목적 구체화에 관한 일부개정안 ▲조항의 정의의 구체화에 관한 일부개정안 ▲회칙 언급 표현 수정에 관한 일부개정안 ▲조항의 명칭에 관한 일부개정안, 마지막으로 조항의 명칭에 관한 일부개정안이 있었다. 그중 마지막 5번째 안건인 ‘조항의 명칭에 관한 일부 개정안’이 부결됐다. 개정 제안 설명은 다음과 같다.

 

현행 회칙은 성폭력의 유형을 과도하게 명시하여, 해당 회칙에 명시되지 않은 성폭력에 대하여 자칫 성폭력으로 인정되지 않을 소지를 남기고 있습니다. 성폭력의 유형을 포괄적으로 규정하여 본 회칙상에서 인정하는 성폭력의 유형을 넓게 인정하여 본 회칙의 제정 목적을 제고하고자 다음과 같이 개정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제 아래 표로 한 눈에 파악해보자.

 

현행 개정안
제6조 (성폭력의 개념)
① 이 규정에서 성폭력이라 함은 다음 각 호의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1. ‘성폭력’이란 성적 지향을 침해하는 것을 일컫는다.
  2. ‘성폭력’은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을 아우르는 단어이다.
  3. ‘성희롱’은 성과 관련된 말과 행동으로 불쾌감, 굴욕감을 주거나 불이익을 주는 등의 가해 행위이며, 구체적으로 시각적, 언어적, 육체적 성희롱 등이 있다.
  4. ‘성폭행’은 상대방의 동의 없이 성관계를 강요하는 것이며 강간, 유사강간, 준강간, 데이트 성폭력 등이 있다.
  5. ‘성추행’은 욕의 자극, 흥분을 목적으로 일반인의 성적 수치, 혐오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일체의 행위(키스를 하거나 상대의 성기를 만지는 행위 등)이며 강제 추행, 준강제 추행 등이 있다.
  6. 이외에도 불법 신체 촬영 및 유포/재유포, 유포 협박, 유통 소비 등 디지털 성폭력이 있다.
제6조 (성폭력의 개념)
① 이 규정에서 성폭력이라 함은 다음 각 호의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1. ‘성폭력’이란 성적 지향을 침해하는 것을 일컫는다.
  2. ‘성폭력’은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을 아우르는 단어이다.
  3. ‘성희롱’은 성과 관련된 말과 행동으로 불쾌감, 굴욕감을 주거나 불이익을 주는 등의 가해 행위이며, 구체적으로 시각적, 언어적, 육체적 성희롱 등이 있다.
  4. ‘성폭행’은 상대방의 동의 없이 성관계를 강요하는 것이며 강간, 유사강간, 준강간, 데이트 성폭력 등이 있다.
  5. ‘성추행’은 욕의 자극, 흥분을 목적으로 일반인의 성적 수치, 혐오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일체의 행위(키스를 하거나 상대의 성기를 만지는 행위 등)이며 강제 추행, 준강제 추행 등이 있다.
  6. 이외에도 불법 신체 촬영 및 유포/재유포, 유포 협박, 유통 소비 등 디지털 성폭력이 있다.
 
성폭력의 유형에는 신체적 성폭력, 정신적 성폭력, 언어적 성폭력, 디지털 성폭력 등이 있다.
 

 

 하지만, 이 안건은 찬성 12명, 반대 12명, 기권 10명으로 부결됐다. 해당 안건 상정을 위한 질의에서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갔다. 성폭력의 개념을 과도하게 단순화함으로써, 즉 오히려 회칙에 정확히 명시하지 않으면 실제 피해 사례가 발생했을 경우 해당 사건의 분류 과정부터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우려가 드러났다. 이는 피해자에게 2차 또는 N차 가해를 가할 수 있다는 가슴 아픈 현실이 우리를 기다린다. 그러므로 성범죄와 관련된 개념, 규정, 범위, 대상 등은 그 어떤 것보다 명확히 규정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이 논의는 결국 수정에 넘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은 향후 학생회 운영에 있어 중요한 과제로 남게 됐다. 성범죄 관련 규정의 명확성과 실효성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 그리고 피해자 보호를 위한 더 나은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단순히 회칙 개정의 문제를 넘어, 대학 공동체 전체가 고민해야 할 중요한 사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바로 이 지점이 2024년 2학기 인문대학생 대표자회의에서 가장 의미 있게 바라볼 점이다.

 2024학년도는 단과대 중 유일하게 학생회 없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된 단과대이다. 인문대의 주요 관심사와 논쟁사항은 학생들이 직면하는 실질적인 학업 환경과 복지 문제에서부터 자치활동의 의미와 지속 가능성까지 다양하다. 예를 들어, 학내 시설 부족 문제, 전공 과목의 개설과 수업 질 향상, 학생 복지 예산의 공정한 배분 등은 꾸준히 제기되어온 주제들이다. 그러나 학생회가 부재하거나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는 상황에서는 이러한 사안들이 학생들의 목소리를 모아 적극적으로 논의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과정이 어렵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대학

 더 나아가 우리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고민해 볼 지점은 우리는 왜 학생회보다 비상대책위원회를 많이 볼 수 있는가이다. 학생들의 움직임에는 늘 변화가 일어난다. 하지만 이것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필요가 있을까. 어느 움직임이든 잠시 멈출 수도 있다. 러닝을 뛰다가 힘들면 걷기도 하고 멈추어 잠시 쉬기도 한다. 그래도 다시 뛰면 된다. 학교 내 학생들의 움직임도 비슷하다. 중앙대학교를 포함한 대학교는 이미 자본주의 논리 하에 재편되고 구성된 지 오래다. 

[각주:10]">
▲ 2024년 11월 15일 기준 총학생회  「 닿음 」  SNS(인스타그램) 계정에 링크트리에 등록된 제휴사업 목록[각주:11]

 

 

 이제는 총학생회의 역할이 단순히 대여 사업, 제휴 맺기, 간식 사업 제공 등과 같은 제한적인 활동으로만 대표되는 현실이 아쉽다. 이러한 활동들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는 하지만, 총학생회는 이보다 더 폭넓고 영향력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학생들의 권리를 옹호하고 목소리를 대변하는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며, 학생들과 학교 간의 소통 창구로서 더 적극적으로 기능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의견 수렴과 실질적인 변화 추구, 학내 복지 시스템 개선, 그리고 학생들이 사회적 문제에 참여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의 직접적인 활동이 필요하다. 이는 학생회가 단순히 서비스 제공자로서 머무르지 않고, 학생 공동체의 발전과 권익 신장을 위한 리더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길이 될 것이다. 

 

 세상은 “요즘 대학생들은 주체적이지 못하다”는 말을 어떤 상황에서든 내리꽂는다. 하지만 이는 2010년대 글을 찾아보아도, 2000년대, 1990년대 글을 찾아보아도 같은 말을 확인할 수 있다. <중앙문화>에서 발간한 옛날 책들, 예를 들어, 2000년에 발간된 39호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20대 학생들의 움직임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은 반복된다. 1991년 큰 학생운동 움직임을 뒤로하고 1992년부터 이와 비슷한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다만 학생들의 움직임은 늘 변한다. 1997년 일명 IMF 사태를 맞고 한국 내 사회가 급격히 변한 것 처럼 2020년에 본격적으로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은 또 한 번 많은 변화를 촉진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들 가운데 변화는 자연스러운 것이고, 또 당연하다. 

 악성 댓글보다 무서운 것이 무관심이라고 하지 않던가. 재학생들의 무관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각 부서에서 진행하는 행사를, 정책 등을 관심있게 바라봐야 한다. 결국 많은 문제는 무관심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이로써 알 수 있는 것은 단순히 해당 혹은 한 단과대의 문제를 넘어, 많은 학과와 단과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2025년에는 인문대 학생회 선거에 등록자가 나서면서 비대위 체제를 벗어나 학생 자치 활동의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지만, 이러한 흐름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비대위 체제의 가장 큰 문제는 필수적인 사업과 운영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는 곧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논의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학생 자치의 본질적 기능이 약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생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학생들의 목소리가 학교 측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소통의 부재로 인해 학생 사회 전반의 자치 활동이 점점 축소될 수밖에 없다.

 

 

2024-2학기 동아리연합회 전체동아리대표자회의

가자, 중앙동아리로!

 지금까지 다룬 학생 단체는 학생들이 속한 ‘과’의 특성을 잘 나타내는 대표자회의이다. 하지만 중앙대학교에서 총학생회와 더불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학생단체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동아리연합회다. 중앙대학교에는 2024년 11월 기준 72개의 정동아리와 이루어진 13개의 분과 및 본회에 등록된 모든 준동아리로 운영되며[각주:12],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에 주 전공이 있는 재학생이나 휴학생이면 누구든지 가입할 수 있다.[각주:13]

▲ 중앙대학교 제39대 동아리연합회 ‘Link’

 

 동아리연합회는 동아리원의 의사를 민주적으로 수렴하여 동아리의 문제를 자치적으로 해결함을 목적으로 하며, 동아리의 대학문화 창달과 건전한 문화생활을 향유하기 위해 존재한다. 동아리연합회는 총학생회와 분리되어 운영에 있어 자율성을 보장받기도 한다. 그렇다면 동아리연합회는 어떻게 동아리들의 입장을 수용할까? 학생들의 사회에 대표들로 구성된 전학대회·단학대회가 있다면, 동아리들의 사회에는 전체동아리대표자회의(이하 전동대회)가 있다. 전자의 구성원이 각 과의 회장단과 과 대표[각주:14]라면, 후자의 구성원은 동아리연합회 회장단과 각 동아리의 대표자가 된다. 물론, 둘 다 학생들이 주 대상인 것은 사실이다.

 잠깐 생각해 보자. 우리는 대학교에 지원할 때 ‘학과’를 살펴보고 지원한다.[각주:15] 즉 당신의 모든 학교 생활은 ‘과’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그렇기에 학과에서는 졸업이수요건과 교육 과정을 명시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특정 수업을 듣도록 요구한다. 또한 각 학과는 학과의 특성을 반영한 동아리를 만들기도 한다. 중앙동아리는 이러한 과의 성향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특성을 지닌다. 중앙대학교 중앙동아리는 매체를 중복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모든 부원들이 건전한 대학 문화를 향유하기 위한 활동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한다. 중앙동아리는 부원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으며, 다른 과의 부원들과 인맥을 쌓을 수 있는 중요한 ‘모임의 장’으로 기능한다. 

 각 동아리는 중앙동아리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20명 이상의 회원으로 구성되어야 하며[각주:16], 다양한 단과대로 인원을 구성하도록[각주:17]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제14대 인문대학 선거운동본부 소복이 답변한 인권질의서 내용도 확인할 수 있다.  

 동아리연합회의 경우 제 40대 동아리연합회 학생회장단 선거가 후보자 미등록으로 인해 무산됐다. 동아리연합회는 동아리회장단 선거가 무산되어 3개월간 비대위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비대위 체제에서도 후보가 추가로 등록되지 않을 경우, 동아리연합회 내부에서 비대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한 취미교양분과장은 ‘올해 동아리연합회에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교류를 중요하게 여겼다’며, ‘사업이 인수인계를 통해 잘 이루어지길 바랬지만 후보자가 등록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수많은 학생들이 생활하는 대학교 사회에서 대의민주주의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대표자들로 구성된 학생 단체가 존재한다. 대표자들은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더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학생들 역시 ‘대표자들이 노력하겠지’라고 생각하며 그 자리에 멈추지 않고, 더 좋은 미래를 위해서 함께 손을 잡고 나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나아가고자 하는 가장 좋은best 학생자치는, 우리의 손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학생 자치 활동의 중요성과 비중에 대한 논의 또한 필요하다. 학생 자치는 단순히 행사를 기획하거나 예산을 집행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여 자신의 권리를 옹호하고, 학교의 정책 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자 공간이다. 하지만 이러한 자치 활동에도 ‘서열’이 존재하는 듯한 구조가 형성된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단과대 별로 자치 활동의 규모와 자원에 차이가 크다 보니,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거나 관심이 덜한 단과대에서는 자치 활동이 축소되거나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따라서 인문대 학생회의 정상화는 단순히 한 단과대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 자치 전체의 생태계를 복원하고 강화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학생회의 역할은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이를 통해 학생 사회가 더욱 풍요롭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이러한 역할을 잊지 않고 지속할 수 있도록, 학생 자치의 중요성에 대한 재인식과 구체적인 지원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2024년은 청룡의 해, 갑진년(甲辰年)이다. 신성·위엄·번영의 상징인 청룡은 대학의 신성성과 권위 및 자유를 나타내며 중앙대학교의 영원무궁한 번영[각주:18]을 뜻한다. 중앙대학교의 상징 중 하나 청룡상이 있는 만큼 금년은 중앙대학교에 여러모로 뜻깊은 해였을 것이다. 중앙문화에서 돌아본 2024년 학생 자치 글을 통해 학내 다양한 학생 자치와 단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길잡이가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1. 포털 사이트에 ‘중대중심’을 검색하면 웹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다. [본문으로]
  2. 중대중심, &ldquo;중앙집행위원회 소개&rdquo;, &ldquo;산하위원회 소개&rdquo;, 2024.11.11. [본문으로]
  3. 중대중심, “중앙집행위원회 소개”, “산하위원회 소개”, 2024.11.11. [본문으로]
  4. 단체 및 단과대학으로는 총학생회, 간호대학, 경영경제대학, 사회과학대학, 사범대학, 약학대학, 예술대학, 의과대학, 인문대학, 자연과학대학, 통일공대, 동아리연합회가 있다. [본문으로]
  5. 최근에는 대학생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SNS 중 하나인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소식을 접하고는 한다. 총학생회의 아이디는 일반적으로 cau_총학생회 이름 영문 표기이다. 제66대 총학생회 ‘닿음’은 아이디 @cau_dah.eum 으로 활동했으며, 임기가 마무리된 2024년 11월 1일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체제로 전환되어 @cau_vote 으로 아이디를 변경했다. [본문으로]
  6. 단, 통일공대의 경우 공과대학·창의ICT공과대학·소프트웨어대학 등 3개 단과대학이 통합하여 학생회를 구성한다. [본문으로]
  7. 중대신문 “과잠바 사기 발생해”, 2024.11.18., 채건우·채은설, https://news.cauon.net/news/articleView.html?idxno=41315 [본문으로]
  8. [1] 다양한 웹사이트 주소를 모아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제공하는 서비스. 편리하고 직관적이기에 많은 사용자를 확보했다. [본문으로]
  9. 인문대학은 국어국문학과, 영어영문학과, 독일어문학전공, 프랑스어문학전공, 러시아어문학전공, 일본어문학전공, 중국어문학전공, 철학과, 역사학과로 구성되어 있다. [본문으로]
  10. 인스타그램,&ldquo;서울캠퍼스 제66대 총학생회 「닿음」 링크트리, 2024.11.18. [본문으로]
  11. 인스타그램,“서울캠퍼스 제66대 총학생회 「닿음」 링크트리, 2024.11.18. [본문으로]
  12. 동아리연합회 회칙 제3조 구성 ①본회는 72개의 정동아리와 이로 이루어진 13개 분과, 그리고 본회에 등록된 모든 준동아리로 구성된다. [본문으로]
  13. 동아리연합회 회칙 제6조 구성 ②본회에 등록할 수 있는 회원은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에 주 전공이 있는 재학생 및 휴학생으로 한정한다. [본문으로]
  14. 단 전학대회의 경우 동아리연합회의 임원진도 참여한다. [본문으로]
  15. 물론 계열전형도 있지만, 단과대를 중심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맥락은 비슷하다. [본문으로]
  16. [동아리연합회 회칙 제43조 구비서류 재등록에 필요한 서류는 다음과 같다.

       5. 동아리 회원 명단 1부

       5-1. 회원들의 수가 20인 이상이어야 한다. 여기서 회원이란 본 회칙 2장 6조에서 말하는 회원이다. [본문으로]

  17. [4와 동일 조항] 5-4. 회원들이 소속된 단과대의 합이 3개 대학 이상이어야 한다.[/footnote 동아리연합회 회칙에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중앙동아리 역시 하나의 학생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으며, 각 동아리는 일정한 자격을 갖춘 학생단체로 생각할 수 있다. 

     

     

    동아리연합회의 구성

     동아리위원회는 동아리연합회 회장 및 부회장과 분과장, 그리고 집행부로 구성된다. 현재 39대 동아리연합회에는 회장단 산하 총 5개의 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 중앙대학교 동아리연합회 조직도 [16]  ⓒ중앙대학교 동아리연합회 Link

     

     

     회장과 부회장은 회장단을 구성하며, 집행부의 경우 각 국의 국장을 의미한다. 전동대회가 열리지 않는 평시에는 동아리운영위원회(이하 동운위)가 최고 운영권을 가진다. 동아리 운영위원회는 회장단과 각 분과장으로 구성되며, 매달 2번 이상 정기회의를 통해 동아리 운영과 관한 전반 사항을 논한다. 분과장은 동아리운영위원회와 더불어 전학대회에도 참여하며, 산하 동아리들을 관리하는 중요한 위치다. 동아리연합회장단 선거와 분과장 선거가 같이 실시되는 이유이다.

     

     

    전동대회

     우리는 대표자회의가 중요한 점을 글의 초반에서 설명했다. 의견을 나누고, 문제 해결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대표자회의의 중요성은 강조하고 또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앞서 각 학생단체들의 회의 내용을 살펴보았으니, 전동대회가 어떻게 진행됐는지도 살펴보자. 전동대회는 크게 ▲의결안건 ▲심의안건 ▲보고안건 ▲기타안건으로 나뉜다. 각 안건에서의 구체적인 진행 내용을 다루면 다음과 같다.

     

    의결안건 회칙 개정 및 동아리 등록 취소
    심의안건 준동아리 승격 및 동아리 인준 안내
    보고안건 징계 현황·회계·사업·공약 이행 보고
    기타안건 보고안건 이후 기타 사항에 대한 안건 결의

     

     

    ▲ 지난 10월 2일 열린 ‘제3차 전동대회’에서 대표자들이 동아리 인준절차를 밟고 있다.

     

     동아리연합회는 지난 10월 2일 310관 B601호에서 열린 제 3차 전동대회에서 40개가 넘는 회칙을 개정했다. 19시에 시작된 전동대회에는 장장 7시간이 걸린 10월 3일 오전 2시가 넘어서야 종료됐다. 수많은 회칙들에 대해 동아리 대표자들의 의견이 오갔고, 몇몇 회칙들은 많은 토론을 거쳤다. 동아리연합회 회칙과 세칙은 동아리의 운영사항과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그 세부사항을 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앙대학교 동아리연합회는 1개의 회칙과 4가지의 세칙을 두고 있다. 세칙은 회칙을 바탕으로 세부 사항을 결정하기 위해 존재한다. 동아리운영회 회칙에서 자세한 내용을 추가로 필요로 하는 사항의 경우 세칙을 두어 세부사항에 대해 명시한다.

     

    동아리위원회 회칙 동아리의 운영, 구성, 재등록 및 징계에 관한 사항 명시
    의사진행세칙 전동대회의 진행과 발언, 출결에 관한 사항 명시
    선거시행세칙 동아리연합회의 선거에 관한 제반 사항 명시
    예산집행세칙 동아리연합회의 수입·지출과 동아리지원금·자치예산에 관한 사항 명시
    징계기준세칙 죄가 발생한 동아리·회원에 대한 처벌 사항 명시
    대외활동 주체지원에 관한 세칙 대외활동 지원에 관한 신청·의결사항 명시

     

     회칙의 개정과 공시는 매우 중요한 절차다. 학생자치를 위하여 대표자들이 모인 학생단체이며, 학생단체들의 손에 모든 학생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회칙의 내용들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또한 해당 변경사항에 대하여 공시함으로써 해당 회칙과 관련 있는 구성원이 내용을 인지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중앙운영위원회는 총학생회의 최고 운영 기구,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총학생

    회의 선거 기구로 산하 기구로 지칭하는 것은 부정확합니다. 해당 부분을 수정하여 회칙의 명료성을 높이고자 합니다.”

    제 4조 개정안에 대한 ‘안건 설명’ 中

     

     이날 회의에서는 동아리연합회의 위치에 대한 수정으로 논의가 시작됐다. 이후 제 5조에 대해서는 ‘본 회칙에 기재되지 않는 사항을 결정하는 내용’이며, 총학생회와 동아리연합회의 운영과 성격에 큰 차이가 존재함을 설명했다. 김혜성 제 39대 ‘Link’ 동아리연합회장(이하 동연회장)은 ‘모르는 내용이 있을 때 총학생회의 회칙을 참고하라고 했지만, 실제로 동아리연합회를 운영하는데 있어 다른 점이 많다’고 답했다.

     

    현행 개정안
    제4조 총학생회와의 관계
     
    ②본회의 회장은 총학생회 산하 중앙운영위원회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위원이 되어 업무를 수행한다.
     
    제5조 적용
     
    ②본 회칙에 기재되지 않은 사항은 총학생회 회칙과 관례 및 상식을 참조하여 의결기구의 의결을 통하여 결정한다.
    제4조 총학생회와의 관계
     
    ② 본회의 회장단은 총학생회 산하 중앙운영위원회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위원이 되어 업무를 수행한다.
     
    제5조 적용
     
    ②본 회칙에 기재되지 않은 사항은 총학생회 회칙과 관례 및 상식을 참조하여 의결기구의 의결을 통하여 결정한다.

     

     한편, 제3차 전동대회에서 선거권과 피선거권에 대한 조항이 삭제되기도 했다. 하지만 선거권·피선거권 조항이 삭제될 경우, 선거시행세칙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어려워지게 된다. 세칙의 내용들은 회칙들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동아리연합회는 해당 의견을 반영하여 오는 11월 27일에 이루어질 제4차 전동대회에서 다시 선거권·피선거권 조항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처럼 논의와 토론을 통해 기존과 다른 의견을 수정하여 더 좋은 길로 나아가기 위한 학생들의 노력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본받을 필요가 있다.

     

     

      이외에도 전동대회에서는 ▲특별기구 삭제 ▲재등록 서류 구비서류 구분 ▲등록취소 절차 명확화 ▲분과위원 개념 삭제 등 수많은 안건이 설명되고 개정됐다. 동아리연합회 취미교양분과장 한성민(광고홍보학과 21)은 인터뷰에서 ‘그동안 동아리연합회 회칙에서 상충되는 회칙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한 ‘개정을 통해 동아리연합회 회원에게 혼란을 주는 일을 줄여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학생을 위한 동아리, 그리고 대표자들

     중앙대학교 동아리연합회는 올해 학생들의 참여와 친목 도모를 위해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3월 3일 열린 동아리대표자 OT에 이어 8월 31일에는 동아리 대표자 간 친목을 도모하는 대표자 수련회(LT)를 진행했다. 더불어 학생 구성원들에 대한 홍보도 놓치지 않았다. 동아리를 홍보하고 신입부원을 모집하는 동아리박람회를 1학기(3.11-3.12)에 진행했고, 이어 의혈문화제(9.9-9.10)에 부스 활동을 다시 진행하여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중앙대학교 학생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일일체험 클래스(9.11-9.27)을 운영하여 학생들이 궁금했던 동아리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 동아리 대표자 LT
    ▲ 동아리 일일체험 클래스

     

     

    2024 중앙대의 학생 자치 현황은?

     다시금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2024년 11월, 2025학년도 학생자치선거에서 경영경제대학, 사회과학대학, 그리고 적십자간호대학의 학생회 선거가 무산됐다. 중앙대학교의 각 학생자치단체의 임기가 끝나감에 따라, 각 학생단체들은 선거관리위원회 체제로 전환하여 다음 회장단을 선출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선거 일정 동안 회장단 후보가 등록되지 않으면 선거가 무산되고, 비대위 체제가 자리잡게 된다.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의 경우, 제 66대 총학생회 닿음의 이민성 부총학생회장(경영학부 22)과 강혜선 중앙운영위원회 위원(교육학과 22)가 울림  선거운동본부를 구성하며 제 67대 총학생회 선거 후보자로 입후보했다. 이들의 공약을 표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교육 학습과 관련된 공약
    -   액트(ACT) 성적 평가 방식 ‘P/F’ 개편
    -   강의 매매 방지 제도
    -   한자 졸업 요건 폐지
    -   계절학기 수강신청 시간 변경
    -   어울림 학술제 운영
    문화 축제와 관련된 공약
    -   축제 온라인 티켓팅 도입
    -   총장배 재개최
    -   총학생회 주관 공동 구매,
    -   문화 이벤트 추가 개최
    -   LUCAU 축제 상표권 출원
    -   축제 굿즈 다양화의 공약
    편의 기술, 공간 등과 관련된 공약
    -   교육 관련 플랫폼 제휴 확대
    -   온라인 공간 대여 시스템 도입
    -   무인 보조 배터리 대여기 설치
    -   중앙도서관 사용 환경 개선
    -   스티커 학생증 시행
    권리 학교 생활을 통해 누릴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공약
    -   장학제도 개편 및 추가 도입
    -   예비군 수업권 확보를 위한 수업 자료 보장 
    -   중간고사 성적 공개 의무화
    -   생리대 자판기 추가 설치 & 양심 생리대 사업 
    -   전세사기 예방 및 법률 서비스 지원
    -   단과대학 회계 양식 통일화
    어울림 학교 내 다양한 구성원과의 공약
    -   중앙대학교 헌혈 문화 조성
    -   교내 배리어프리 환경 조성
    -   두산 재단 협업 프로젝트: 중대한 울림
    -   학내 노동자 연대 사업
    -   동작구와 지역 상생 프로젝트
    소통 학생과의 소통을 위한 공약
    -   중앙 백일장 개최
    -   총학생회장단 대면 건의 부스 운영
    -   학생 중심 캠퍼스 조성
    -   단위요구안 개편
    -   학사정기협의체 보고 체계 개선
     

     

     울림 선거운동본부는 총학생회 학생인권위원회가 보낸 인권질의서에 대해 답변서를 제출했다. 또한 11월 15일 합동공청회를 개최하여 공약을 발표하고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장애인권 ▲평등 ▲소수자 ▲외국인에 대한 질문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학생인권위원회에서 정리한 게시물[footnote]인스타그램, 중앙대학교 학생인권위원회(@cau_stdright) [본문으로]

  18. 중앙대학교, “중앙대학교 상징물 - 청룡상”, 2024.11.19.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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