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중앙문화 in 중앙대③] 학생총회 결렬…그러나 꺼지지 않는 중앙의 촛불
편집장 김서현
부편집장 석기범
편집위원 강시현
객원편집위원 문민기
*대학사회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으신 독자들은 중앙문화의 이전 보도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중앙문화 in 중앙대①]'학생 대자보의 심장, 정현석·홍서희 학우를 만나다’
https://everytime.kr/477335/v/362636074
[중앙문화 in 중앙대②]'움직이는 학생사회… 중앙대학교를 돌아보다'
https://everytime.kr/477335/v/362949780
▲ 15시 입장 시작
▲ 17시 36분 학생총회 정족수 50%돌파
▲ 18시 10분경 학생총회 참여 독려 메시지 전송
▲ 18시 28분 학생회장 50% 중운위 논의
▲ 17시 46분 강혜선 부총학생회장, 최대한 빠르게 중운위 논의 결과 전달하겠다는 안내
▲ 18시 49분 학생총회 무산…후속 논의 진행
▲ 18시 51분 학생 주체 논의 우선 실시
▲ 20시 03분 폐회
12월 9일 제2차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 정기회의에서 ‘학생총회 소집’ 안건이 가결되었다. 이어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울림’ 총학생회장 김민성(경제학과 22학번)의 공고로 12월 12일 중앙대학교 학생총회가 소집되었다. 학생사회가 현 정국 상황을 전체적으로 논의하고 통일된 입장을 내놓으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학생총회는 학생사회에서 최고 의결권을 가지며, 중앙대학교 전체 재학생의 1/10 이상이 모여야 개최할 수 있다. 현재 학생총회를 개최하기 위한 정족수는 약 2,500명이다. ‘울림’ 학생회장단은 이날 오후 총회가 개최되기 전 ‘자필 읍소문’을 올리며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 학생들 오후 4시부터 모여…그러나 정족수 채우지 못해
개최 정족수 충족이 과연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여론도 있었다. 그러나 학생들은 개회 1시간 전부터 정문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16시경 시작된 줄은 16시 45분경 중문까지 길게 이어졌고, 정족수를 가뿐히 넘을 듯 보였다. 17시 36분경 정족수의 50%가 충족되었지만, 아쉽게도 그 이후로 참가 인원수는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참가자 수가 1,500명에 가까워진 시점에서 이 총학생회장은 18시 10분경 독려 문자를 전송하는 등 노력을 기했으나, 정족수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8시 28분, 이 총학생회장은 “현재 정족수가 50%를 충족한 상태”이며 “추위를 고려하여 중운위의 행사 진행”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18시 49분, 이 총학생회장은 “현재 개회정족수의 절반인 1,250명의 인원이 파악됐다”며 “학생총회 후에 있을 행사를 먼저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중운위 논의 결과, 의결안건을 제외한 ‘단위별 입장발표 및 연설’을 우선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어 이 총학생회장은 “이 자리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건설적이고 진솔한 대화의 장이 되길 바란다”며, “(의견) 개진을 통해서 나아가야 할 방안”의 논의를 촉구했다. 행사는 12월 5일 중운위에서 의결되었던 시국선언문1)을 낭독하는 것으로 시작했으며, 사전 단위별 신청을 받아 통일공대, 사회과학대학, 사회학과, 사회복지학과, 정치국제학과 대표자가 연설을 시작했다.
▶ 단위·학생별 연설 이어져… 학생들 호응 계속돼
통일공대 학생회장 인규상(융합공학부 21)은 “중앙대학교 학생 모두는 나라의 어려움을 걱정하며 대통령을 규탄하고 있다”며 “선배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타협하지 않는 통일공대의 자세로 올바른 목소리를 내도록 노력하겠다”며 공과대학의 의지를 보였다. 이어 사회과학대학 학생회장 하다운(사회학과 22)는 “권력에 흔들리지도 굴복하지도 않겠다”며, “정부가 진정 두려워해야 할 것은 무엇보다 강한 국민임을 우리가 보여줄 수 있음”을 알렸다. 이어 “학생사회가 설 수 있는 중립의 땅은 없다”며 사회과학대학의 역사를 당당히 계승한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마지막에 “국민을 의기는 권력은 없다”며 “의혈중앙인으로써 함께하자”는 단결 의지를 드러냈다.
사회학과 학생회장 박다안(사회학과 23)은 “곁에 있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발언을 진행하겠다”고 언급하면서 중앙대학교 청소노동자의 열악한 환경을 알렸다. 또한 “오늘 우리가 모인 것이 이상한 대통령 한 명을 바꾼 것이 아니다”며 지금의 사회적인 문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불평등한 미래를 바꿀 것을 촉구했다.
사회복지학과 학생회장 박예린(사회복지학과 23)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대해 “실체적, 절차적으로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1960년 봄의 의혈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또 다시 흔들리고 있는 현재에 대해 사회복지학과로서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정치국제학과 학생회장 박주영(정치국제학과 22)은 “정치국제학과는 정치적 중립을 위해 노력하는 학과”라며 “성명문을 낼때 학우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자 반헌법적 계엄선포에 대한 비판을 중심으로 하였음”을 언급했다. 또한 “윤 대통령의 폭력적인 사태에 대해 대자보를 중립적으로 작성하려 했던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며 현 상황을 학생들이 고민해보면 좋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단위별 발표가 끝난 후에는 개인 자유 발언이 이어졌다. 중앙동아리 ‘손끝사이’ 양해인 회장(사회학과 22)이 첫 번째 발언을 열었고, 이후 정현석(전기전자공학부 21), 오채은(공연영상창작학부), 최재혁(산업보안학과 2), 추민찬(역사학과 22) 등 다양한 학생들이 의견을 표명했다.
▶ 중앙대학교 구성원들 ‘다양한 의견 표명’, 앞으로의 미래는?
학생총회를 위해 모인 학생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경영학부 A씨는 “학교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몰랐지만 주변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학생총회에 참가했다”고 답했다. 인문대학 소속 B씨는 “학생총회 소집 대자보를 보고 참여했지만 개회정족수가 모자라서 아쉽다”며 “그럼에도 바로 무산되지 않고 의견을 개진한 점이 다행”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정치국제학과 최영진 교수는 학생들의 학생총회 참여를 “바람직한 일”이라 언급하며, “학생들이 예비 성년으로서 사회적인 문제에 가지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중요하다"고 답했다. 또한 “이번 일을 계기로 학생들이 좀 더 사회적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 의견들을 피력하는 것이 중요하면서 또 필요한 일”이라며 대학사회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학생총회는 개회 정족수에 크게 못미치는 참석자 수로 결렬되었다. 그러나 광장에 모인 1,200여명의 수고가 무위로 돌아가는 일은 없었다. 학우들은 매서운 추위에도 각자의 자리를 지키며 이어지는 발언들을 경청했다. 학생총회의 성립 여부를 떠나, 다양한 생각을 가진 학우들이 의견을 개진하고, 더 나은 민주주의를 고민하는 공론장이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는 14일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재표결을 앞두고, 이번 학생총회가 중앙대학교 학생사회의 총의를 모으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각주
1) 중운위 시국선언 전문은 다음과 같다.
의혈이 흐르는 중앙대학교 대한민국 대통령의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를 강력히 규탄한다.
2024년 12월 3일 22시 23분,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하였다.
이어서 계엄사령관으로부터 계엄 포고령 1호가 발령되었다.
과연 대통령이 언급한 현재 상황이 대한민국 헌법 제77조 제1항에 해당하는 국가비상사태였는가?
‘정부 관료 탄핵 소추 발의, 사법 및 행정 업무 마비’를 일삼는 종북 반국가 세력의 척결과
자유 헌정질서 수호를 목적으로 선포한 비상계엄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선택인지 묻는다.
대한민국 헌법 제77조 제4항, 계엄 선포 후 국회 통고 절차를 거치지 않은 계엄령이 법적 효력이 있는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선포된 위헌적 비상계엄으로 국가적 혼란을 야기한 윤석열 대통령이야말로 헌법을 농단한 반국가 행위자이지 않은지 묻는다.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전당인 국회를 봉쇄하고 경찰, 군사력을 동원하여 언론과 집회의 자유를 통제하였다. 이러한 위헌 행위가 미래 세대를 위한 국가 지속가능성의 호도(好道)로 시행된 불가피한 조치인지 묻는다.
이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기틀을 붕괴시키고, 자유의 횃불을 꺼트리는 지극히 비상식적인 반민주적 처사이다. 대학사회를 구성하는 학생 대표자로서 포고령 발령으로 자유로운 학문의 탐구와
진리 추구의 요람을 무너뜨리고, 우리의 안전과 일상을 위협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강력히 규탄한다.
1960년 4월 19일, 중앙대학교는‘의에 죽고 참에 살자’정신을 외치며 자유를 향한 투쟁에 앞장섰다.
우리 중앙대학교는 자유민주주의를 잔혹하게 짓밟는 작금의 통탄스러운 현실에 분노하며 외친다.
“대한민국의 그 어떠한 개인도 헌법과 민주적 가치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
독재 정권 타도를 위해 흘린 선배 영령의 피와 얼은 의혈중앙이라는 구호 아래에 중앙대학교의 삶에 녹아들어 있다. 의와 참의 정신을 계승한 2024년의 중앙대학교는 국가와 사회정의 구현에 앞장서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의 헌법을 위반한 반민주적인 행태에 저항함을 결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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