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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속보

[중앙문화 in 중앙대②] 움직이는 학생사회… 중앙대학교를 돌아보다

by 중앙문화 2024. 12. 22.

[중앙문화 in 중앙대②] 움직이는 학생사회… 중앙대학교를 돌아보다

편집장 김서현

부편집장 석기범

편집위원 강시현

 


*대학사회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으신 독자들은 중앙문화의 이전 보도인 ‘[중앙문화 in 중앙대①]학생 대자보의 심장, 정현석·홍서희 학우를 만나다’를 참고하시기를 바랍니다.
https://everytime.kr/477335/v/362636074

우리에게 대학이란 무엇일까? 대학은 우리가 사회로 나가기 전 마지막으로 거쳐 가는 장소 중 하나다. 고등교육법 제28조는 대학의 목적을 “인격 도야1), 국가와 인류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심오한 학술이론·응용방법 강의 및 연구, 연구국가와 인류사회에 이바지함”으로 규정하고 있다. 대학에서 우리는 단순 ‘학생’을 넘어서 민주시민으로 나아갈 방법을 학습하고 고민한다. 정국이 혼란한 지금 대학의 중요성이 돋보이는 이유이다. 중앙대학교의 정신인 ‘의’와 ‘참’은 학생들이 외치는 목소리의 밑바탕이 되었으며, 학생들은 침묵하지 않고 각자의 의견을 개진했다.

학생회관(107관) 앞 자유 게시판에 붙어 있는 다양한 성명문(대자보)


중앙대학교 소속 학생사회의 시국선언은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빠르게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정현석(전자전기공학부 21) 학생 등 수많은 학생이 개인의 이름으로, 자치 기구의 이름으로 성명문을 발표했다. 중앙문화는 성명문을 배포한 학생들을 찾아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 학생들의 대표 ‘학생자치기구’, 학생들의 마음을 담다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계엄이 해제된 12월 4일부터, 중앙대학교 학생자치기구들은 일제히 성명문을 내어 정부의 행동을 규탄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계엄 사태에 대해 ▲의회 봉쇄 ▲위법적 비상계엄 선언 ▲헌정질서 위반 등을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중앙문화는 정치국제학과, 사회학과, 중앙대학교 인권네트워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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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혈의 미래를 열어가며 민중과 함께 진군하는 것은 정치국제학과 학생으로서 당연히 가져야 하는 사명감이라고 할 수 있다. (중략)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재적생 및 졸업생 일동 규탄 성명-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제15대 학생회 모음 및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제적생 및 졸업생 일동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학생들은 민주주의를 짓밟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분노하며, 즉각 퇴진을 요구한다. (중략)

-[긴급성명] 반헌법적 비상계엄,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퇴진하라-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제25대 학생회 소란 및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재적생 일동

윤석열 이후의 더 평등한, 자유로운 학교와 사회를 말하기 위해 함께하자. (중략)

-윤석열 퇴진, 대학사회가 앞장서자-
중앙대학교 인권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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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제학과 박주영 학생회장(22)은 “정치국제학과 내에서 정치국제학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시국선언문을 작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컸고, 이런 학우들의 의견을 수용해 학우들과 소통하며 대자보를 작성했다”라고 답했다. 대자보에는 “정치학을 배우는 학생으로서 이 사태가 정치적으로 어떤 문제를 가지고, 그렇기에 반정치적 행위임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았다”라고 밝혔다.

사회학과 하다운 학생회장(22)은 “빠른 성명 발표가 학우들의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낮춰주며 함께 분노할 창구를 만드는 것이라 판단했기에 계엄 발표 다음 날 바로 성명문을 작성했다”고 의견을 전했다. 대자보를 통해 전하고자 한 내용은 “비상계엄이 반헌법적·반민주적임을 규탄하고, 이를 묵과하거나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가장 중요하게 담은 주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 퇴진, 국회와 수사당국에 각각 탄핵소추안 의결과 체포/수사 요구”라고 답했다.

중앙대학교 인권네트워크2) (이하 인권넷) 운영위원회 박다안 학생(사회학과 23)은 인권넷에서 대자보를 작성한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으며, “이 일은 잘못된 일이고, 우리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들 것’이라는 결의를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첫 번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인권넷이 성명을 낸다면 좀 더 인권넷의 창립 취지에 맞게 평등하고 인권친화적인 사회를 위해서 윤 대통령의 퇴진과 퇴진 이후 사회를 어떻게 만들 것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두 번째 이유를 이야기했다.

▶ 대학언론도 입장 표명… ‘언론의 역할’ 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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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학교 대학 언론인은 의와 참의 정신에 따라 학내·외 사안에 대해 진실을 규명하고 알리는 소임을 짊어지고 있다. (중략)

-중앙대학교 학내언론사 시국선언 공동 성명문-
중대신문·UBS·중앙헤럴드·대학원신문·중앙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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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언론도 현 상황에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12월 6일, “헌정질서를 유린한 윤석열은 즉각 퇴진하라”라는 제목으로 중대신문·UBS·중앙헤럴드·대학원신문·중앙문화 등 5개 학내 언론사가 참여한 ‘학내언론사 시국선언 공동 성명문’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발표됐다. 영문 번역문으로도 게시된 성명문에는 헌정질서를 어지럽힌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비판과, 자유 민주주의 사회 국민으로서의 역할을 고찰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중대신문 채건우 편집장(정치국제학과 23)은 “학내언론으로서 이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함을 빠르게 결정했다”며, “중대신문사는 언론사이기 전에 학내 학생들이 모인 단체이므로 시국선언문을 통해 자신들의 뜻을 밝히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글을 작성하면서 ‘팩트’를 중요하게 여겼으며, 단순히 이 글의 내용을 받아들이기보다 비판적인 시각으로 이 어젠다에 대해 생각해 보면 좋겠다”며 학내 논의 및 토론의 장이 열리길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오수아 중앙헤럴드 편집장(정치국제학과 23)도 성명문을 작성한 이유를 설명했다. 오 편집장은 “사명감으로 임했으며, 학내언론기관이 아무것도 행동하지 않으면 존재해야 하는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며 학내 언론의 중요성을 드러냈다. 이어 “시국선언문을 통해 학생 언론 간의 연대 및 소통의 과정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밝혔으며, 관심이 필요한 학내에서 학내 언론사가 함께 연대할 수 있는 길이 더욱 열리길 바란다”며 연대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한편, 오 편집장은 학내 언론사가 겪는 한정된 예산 문제 속 독자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임무를 지고 있는 현 대학언론의 무게를 이야기했다. “학교 건물 곳곳에 붙어 있는 다양한 대자보를 보고 축소됐던 대학 사회에서 활발히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음”에 불타오르는 심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 단체가 아닌 ‘개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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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중앙대학교의 의혈 정신을 이어받아,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수호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엄숙히 선언합니다. (중략)
-중앙대학교 학생 시국선언문-
중앙대학교 학생 715명 일동

윤석열 정부가 퇴진하는 날까지, 분노의 목소리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중략)
-윤석열 씨에게 드리는 말씀-
사회학과 19 강서윤 손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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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학생들은 학생자치기구가 아닌 개인의 이름으로 성명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정현석 학생(전자전기공학부 21)은 “계엄 이후 학생들이 혼란스러워하는 와중에 이 상황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며, “학생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정치와 상관없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강서윤 학생(사회학과 19)은 “친구들끼리 모여서 계엄에 대한 비판 의견을 담은 대자보를 작성했다”라고 답변했고, “대학 내에서 의견을 표명하는 것이 구성원들에게 자유로워져야 하며, 각자의 생각을 더 자유롭게 표현하면 좋겠다”며 학생사회의 참여를 독려했다.

▶ 학생들 다양한 반응… ‘연대 필요’

학생들은 입장은 다양했다. 중앙대학교에 재학 중인 A학생(영어영문학과 22)은 “현 상황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을 지향해야 한다”며 “ 회의적인 여론도 있지만 대학은 정부를 비판할 의무가 있음”을 설명했다. 또한 “사태를 외면하지 말고 사실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많은 학생의 참여를 촉구했다. B학생(정치국제학과 20)은 “이번 사태의 귀결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 없지만, 중앙대학교 학생사회가 국가적 위기 앞에 연대의 마음을 나누고 성숙한 공론장을 만든 것이 상당히 시의적인 현상’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금일 17시, 중앙대학교 총학생회 ‘울림’이 주관하는 학생총회가 영신관 앞 잔디광장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학생총회가 개최되기 위해서는 중앙대학교 전체 재학생의 1/10인 약 2,500명의 참석이 필요하다. 정족수 미달로 학생총회가 개최되지 않을 시, 학생총회 사전투표 결과 개표와 후속 행동 논의는 진행되지 않을 예정이다. 다시 한번, 중앙대학교 학생들의 투지를 보여줄 시간이다.

각주
1) 훌륭한 인격이나 재능을 갖추기 위해 몸과 마음을 닦는 것.
2) ‘평등하고 인권친화적인 중앙대 캠퍼스를 만들기 위한 연대체’로서 다양한 단체가 소속되어 있다.

*학생총회 후속 보도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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