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난호보기/2015 가을겨울, 69호 <폐허, 가능성의 조건>

총학생회, 보고 좀 배워라! ― 2015 고려대, 서울대, 청주대학교 총학생회 활동소개

by 교지편집위원회 <중앙문화> 2021. 1. 31.

2015 가을겨울 <폐허, 그 가능성의 조건>

편집위원 이누리

 고려대 총학생회 지음(이하 지음 총학)은 학생들의 일상 복지에 관해서 만큼은 최강자로 불린다. 추진력은 기본이요, 통통 튀는 아이디어와 남다른 작명 센스는 덤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음 총학은 주거, 노동, 문화 등의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복지사업을 진행했다. 그중 학생들의 주거환경개선을 위해 추진했던 셰어하우스 우주X지음 프로젝트도토리 프로젝트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셰어하우스 만들 우주 X 지음

 ‘셰어하우스 우주는 청년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임대사업을 벌이고 있는 사회적 기업이다. 6~7인의 인원이 한 지붕 아래에서 공동 주거하는 형태의 셰어하우스를 제공하고 운영한다. 여러 명이 한 집에 대한 보증금을 나눠 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초기입주비용을 줄일 수 있다. 현재 고려대 일대의 원룸 월세는 평균 45만 원이라고 하는데, 셰어히우스에 살면 월세도 비교적 싼 편이다. 지음 총학은 주거문제로 고민하는 학생들을 위해 이들과 연계 사업을 벌여 고려대학교 인근 지역에 현재 6, 10, 11, 13호 총 4개의 셰어하우스를 설립한 상태다. 이것도 모자라 월 임대료를 3만 원 할인하여 추가로 부담을 줄이고, 방학 동안 집에 내려가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해당 기간 타인에게 빈방을 단기 임대하거나 월세를 감면하는 등의 방안을 내놓았다. 개강과 입주날짜가 겹치는 학생들에게는 총학생회실에서 짐을 보관하게 할 수 있도록 했으며, 내년 1학기에는 새로운 셰어하우스를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도토리 프로젝트

 지음 총학은 학기 초부터 고려대 공공기숙사 신설을 위해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름하여 도토리 프로젝트. 여기서 도토리는 우리들의 기숙사(dormitory)에 나(me)는 없다는 뜻으로, 프로젝트는 한국사학진흥재단이 주관하는 행복 공공기숙사사업을 따내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이 사업에서는 한국사학진흥재단과 학교법인에서 각 50%씩 출자하여 탄생한 특수목적법인(SPC)이 행복 기숙사를 운영한다. 이때 기숙사 건립재원은 공공기금(사학진흥기금+도시주택기금)으로 조달하고 토지 소유주가 기숙사 건축비 및 운영비의 일부를 지원할 수 있어 기숙사비 인상을 최대한 막을 수 있다. 행복기숙사가 지어지면 현재 열악한 거주여건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이 ‘21실 기준 월 19만 원 이하의 파격적인 조건에 입주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도토리 프로젝트는 활동 초기부터 난제를 맞았다. 기숙사가 신설될 개운산 일대 지역사회와의 갈등 때문이었다. 성북구 지역단체와 개운산 배드민턴 동호회, 개운산 사랑협의회는 여가권 보호와 환경파괴를 이유로 기숙사 신축을 강하게 반대했다. 성북구청과 성북구의회 역시 이 사안에 크게 관심을 두고있지 않는 상태였다.

 이에 지음 총학은 올해 초부터 네 단계의 과정을 거쳐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Part 1. ‘잘못된 생각을 뒤집다.’

 이 단계는 기숙사 신설에 대한 학우들의 서명을 받는 것으로 시작한다. 한 명씩 서명할 때마다 벽에 붙여 놓은 종이를 뒤집어 퍼포먼스적 요소를 첨가하기도 했다. 학우들의 서명을 통해 '고대생 돈 많은데, 기숙사 필요해요?'라는 문구는 '잘못된 생각을 뒤집다.'라는 문구로 바뀌었다. 이 활동을 통해 지음 총학은 학우들의 지지기반과 좋은 홍보 효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이렇게 모인 서명은 성북구청에 전달됐다.

Part 2. ‘진실의 소리를 보이다.’

 두 번째 단계에서 지음 총학은 고려대학교 일대에 학우들의 목소리가 담긴 현수막을 걸어 주민들에게 의견을 전달했다. 더불어 서명에 참여하지 않았거나, 이 프로젝트를 모르는 학생들에게도 기숙사 신축 현황에 대해 밝히고 다시 한 번 관심을 환기했다.

Part 3. ‘우리의 생각을 말하다.’

 세 번째 활동은 4월 말부터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시작됐다. 기자회견을 통해 지음 총학은 학교본부가 공공기숙사 신축계획의 발표를 촉구했다. 성북구청 앞에서 진행됐던 기자회견에서는 성북구청과 의회에 기숙사 신축 허용을 요구하고 지역사회에게 맹목적인 반대를 지양해 달라고 외쳤다. 5월에는 성북구의회, 고려대학교 시설팀, 성북구민, 학생이 함께 현 사안에 대해 소통할 수 있는 공청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여러 차례 기자회견 자리를 마련하고 공청회나 외부 토론회에 참석하여 이 상황에 대해 더 많은 사람이 알 수 있도록 노력했다.

Part 4. ‘우리의 자리를 바로잡다.’

마지막으로 지음 총학은 학생들의 주소이전을 독려하는 운동을 전개했다. 학생사회와 지역사회의 이해관계를 풀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지역사회에 귀속된 채 목소리를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해서였다. 학생들이 주소이전을 통해 투표권을 획득하면, 주민들과 동등한 지역구성원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다. ‘주소이전 운동’은 기숙사 신축뿐 아니라 앞으로 성북구 지역공동체에 학생들의 의견을 피력하는 데 필요한 선결과제였다.

 지음 총학이 도토리 프로젝트에 이토록 공을 들였음에도 끝내 고려대학교 본부는 행복 기숙사 사업에 지원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를 실패라고 단정 짓기엔 어쩐지 찝찝함이 남는다. 이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지음 총학이 보여준 모습에서 학생대표의 활동 범위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까지 발현될 수 있는지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능성은 지음 총학이 추진했던 푸릇푸룻(지역 농가 연계 사업)’, ‘네 알바가 내 알 바다(노동환경 개선운동)’ 등의 사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푸릇푸룻은 고려대 주변 지역 농가와 직접 거래하여 흠이 조금 난 과일을 학생들에게 싼 가격에 판매했던 사업이다. 학교 주변에 사는 학생들의 비타민 섭취까지도 고민한 지음 총학의 세심함이 돋보인다. ‘네 알바가 내 알바다는 고려대 내외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권리보장을 위한 프로젝트다. 지음 총학은 현재 고려대 내부에 입점해 있는 사업장들이 근로기준법을 올바로 지키고 있는지 직접 조사하여 지키지 않은 곳은 본부 학생지원처에 시정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처럼 지음 총학은 학생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학생으로서 누구보다 깊게 동감한바, 이를 행동으로 잘 보여줬다.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디테일(이하 디테일 총학)은 학생들의 인권 지킴이를 자처하며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대학 내에는 매년 적지 않은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며, 일상적으로 많은 차별표현이 발화되곤 한다. 디테일 총학은 인권·젠더 감수성이 메마른 대학사회에서 너무도 쉽게 침해되고 있는 학생들의 인권문제를 조명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학내성폭력 사건 대응

 올해 2월 경영대 P 교수가 여제자를 성추행한 사건이 공론화되면서 그동안 이러한 폭력이 상습적으로 이어져 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분노한 디테일 총학은 대학본부와 학내 인권센터에 P 교수를 즉각 파면할 것을 요구했다. 성명서를 통해 학생은 교수의 성적 대상이 아니라, 학생 대 교수, 사람 대 사람으로서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권력적 성폭력에서 자유로울 권리가 있다본부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징계위원회가 베일에 싸인 채 진행되는 것 또한 문제시했다. 디테일 총학은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는 날까지 어떠한 수고도 마다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며 이를 위한 공동행동위원회(총학, 대학원 총학, 관악 여성주의 학회 달)를 발족하기도 했다. 그 결과 65, P 교수는 깔끔하게 파면됐다. 총학을 포함한 공동행동위는 해당 교수의 파면 후에도 피해자들이 혹여 이 사건으로 인해 또 다른 피해를 입게 되지는 않는지 지속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며 후속조치를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학내 성폭력 사건이 다시 발생했을 때, 피해자들이 해당 사실을 고발하고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는 것이 두려움이 아닌 정당한 권리로서 인식될 수 있도록 체제적 개선을 모색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건이 일단락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지난해 성폭력 사건으로 파면됐던 수리과학부 K 전 교수가 교육부에 파면 취소를 소청했다. 이 교수는 인턴 및 많은 학생을 식사자리, 술자리로 불러내어 성희롱 성추행을 저질렀던 바 있다. 이에 대해서도 디테일 총학은 곧바로 규탄 성명서를 발표했고, 결국 K 전 교수의 소청은 기각됐다. 참고로 소청이 기각됨과 동시에 그는 징역 26개월을 선고받았다.

 

속마음 셔틀

 디테일 총학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속마음 셔틀활동은 성차별, 소수자 차별 등 모든 차별 발언을 겪은 학생들의 속마음을 가해자에게 신속히 배달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속마음이 전달되는 시스템은 간단하다.

1. 해당 학생은 차별 발언 내용과 가해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총학생회에 제보한다.

2. 그 즉시 총학생회장단은 가해자의 이메일로 차별 발언 시정요구 후에, 해당 강의를 방문하거나 청강한다.

3. 다시 한번 차별/혐오 발언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발언의 자제와 사과, 시정을 부탁한다.

4. 마지막으로 학내 차별 발언 방지 및 인식개선을 위해 해당 내용과 강사의 답변 내용, 시정조치 결과를 학내 대자보나 학내 커뮤니티를 통해 공지한다.

 학생들은 강의실이나 학교 행사, 축제와 같은 공적자리에서 불편함을 느끼더라도 불이익 때문에 문제 제기를 망설이기 마련이다. 그런 학생들의 속마음을 뼛속 깊이 공감하여 디테일 총학은 그들의 신변을 보호하면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한 것이다. 이후, 이 활동은 학생 소수자 인권위원회(이하 학소위)’가 설립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학소위는 학생 인권 및 소수자 인권 보장 활동과 학내 인권 사항, 문화 개선을 위한 총학생회 산하 기구로, 현재까지 학생사회의 인권센터역할을 꿈꾸며 꾸준히 활동 중이다.

 

장애학생 이동권을 위한 저상버스 재운행요구

 디테일 총학은 장애 학생들의 이동권문제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에서 가장 넓은 캠퍼스를 가진 서울대학교에서 장애 학생들이 어려움 없이 공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동권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이동수단은 터무니없이 적었다.

 사실 2012년까지만 해도 캠퍼스에 교내를 순환하는 5516 저상버스가 도입된 바 있었다. 그러나 2013년 서울대 일부 과속방지턱이 저상버스 하단부와 충돌하여 고장을 일으킨다는 이유로 운행을 중단했다. 당시 장애인권동아리는 방지 턱 높이 조정을 서울대 본부에 요청했으나 본부는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장애 학생 셔틀버스 한 대가 이미 존재하기에 저상버스의 운행이 중단되더라도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후 장애인권동아리는 한남 운수와 서울대본부 캠퍼스 관리과와 지속적 협의를 진행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저상버스 재운행에 또다시 차질을 빚게 되었다. 이에 디테일 총학은 장애인권동아리와 함께 성명을 발표하고, 한남 운수에 해명 및 이 사안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와 같은 노력 덕분이었는지 올 824일에는 캠퍼스 내에서 5516 저상버스 시범운행까지 마쳤다고 한다.

 그 밖에도 디테일 총학은 봄축제 폐막제에서 지적된 사회자의 부적절한 발언과 학내 홍보대사 :면접 당시 벌어졌던 인권침해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이처럼 각종 차별과 혐오표현으로 무뎌진 대학사회에서 학생들의 인권이 침해되고 무시당할 때마다 디테일 총학은 예민하고 날카롭게 대응했다. 줄곧 지켜지지 못했던 학생의 인권은 총학생회의 꾸준한 활동 덕에 비로소 학내 중요 의제로서 자리 잡게 됐다.

 

 ‘대학의 가치를 지키겠습니다.’ 올해 청주대학교 총학생회 체인지(이하 체인지 총학)가 입이 닮도록 했던 말이다. 이들은 아직도 대학의 정상화를 위해, 학생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대학본부와 투쟁 중이다.

 청주대학교는 사학재단의 비리로 여러 해 전부터 골머리를 앓아왔다. 등록금은 터무니없이 높은데, 교육환경은 열악해 학생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참고로 청주대의 적립금 액수는 2013년 기준으로 전국 사립대 중 6, 지방대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학생 1인당 교육비 지출은 107, 장학금 지급은 108위로 전국 하위 수준이다. 20148월에는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에 선정되었고, 심지어 올해에는 교육부 구조개혁평가에서 D, E 등급에 해당하는 결과를 통보받기도 했다. 이때 청주대학교는 학생학습역량 강화 진로 및 심리상담 ·창업지원 교육비 환원율 교육수요자 만족도 지표에서 모두 기준치에 미치지 못한 점수를 받았다.

 학내 구성원들과의 소통은 당연히 뒷전이었다. 대학본부는 지난해 4월 구성원과의 논의 없이 사회학과, 한문교육과를 폐과하고 일부 학과의 정원을 조정했다. 순식간에 자신의 학과를 잃어버린 학생들은 허탈함에 할 말까지 잃었다.

 이후 분노한 대학구성원들은 지난해 9청주대 정상화를 위한 범비상대책위원회[각주:1](이하 범비대위)’를 발족했다. 체인지 총학도 범비대위와 함께 당선 직후부터 대학본부와 눈물겹게 싸워왔다. 당시 김윤배 전 총장은 6대부터 9대까지 임기를 이어가며 온갖 비리를 일삼았다. 그는 현재 교비 12억 원을 사적 용도로 사용한 혐의(업무상 횡령 및 배임), 총장직을 수행할 당시 대학재정에 손해를 끼친 혐의(사립학교법 위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결국, 작년 12월 김윤배 전 총장은 학생들의 성화에 못 이겨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후임 총장으로 황신모 부총장을 임명한 뒤 본인은 당당히 재단 이사로 취임했다.

 김 전 총장의 뻔뻔한 태도에 분노한 범비대위는 올해 1월 사학비리에 일조했던 김준철 전 총장의 동상을 철거했다. 박명원 총학생회장은 김윤배 전 총장을 비롯한 재단 이사회 전원 사퇴 황신모 지명 총장의 책임 있는 자세 부당하게 기획 폐과된 사회학과 폐과 철회·복과 법정 부담금 부당전출 중지를 외치며 단식농성에 돌입하기도 했다.[각주:2] 그러나 단식농성이 12일 차 되던 날. 총학생회장이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갈 때까지도 황신모 총장은 면담에 응하지 않았다. 그러자 체인지 총학은 점거농성을 진행하고 김 전 총장의 사법처리와 황신모 지명총장 퇴진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에 서명한 학내구성원들은 자그마치 9천여 명이었다. 이후 진행됐던 학생 총투표에서도 학생들의 입장은 한결같았다.[각주:3] 결국, 황신모 전총장은 임기 9개월 만에 사퇴 의사를 밝혔고, 지금은 새로운 총장이 부임한 상태다. 그러나 이 또한 이사로 있는 김 전 총장의 지명에 의한 것이었다.

 체인지 총학은 최근 11월 등록금 및 적립금 반환 운동에 착수했으며, 범비대위와 총궐기대회를 개최하여 목소리를 높였다. 학내에서는 학생총회를 열고 김 전 총장의 사법처리 촉구 결의문도 채택했다. 거리행진을 마친 뒤에는 대학 본관에서 희망 버스 문화제를 진행하기도 했다. 체인지 총학은 비슷한 문제를 떠안고 있는 경북대, 동국대, 상지대와 연대하여 대학의 정상화를 외치며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에게 관련 자료를 전달하기도 했다.

 체인지 총학이 본부와 싸우는 동안 총 두 번의 총장이 물러나고, 현재 김윤배 전 총장은 1119일 첫 공판을 기다리고 있다. 성과라면 성과라고 할 수 있을 테다. 더불어 올해 초 대학본부와의 협상 결과 기숙사비 3.5% 인하 사생지원비 기자재 구매비 30% 증가 후생복지시설 비용 2억 편성 등의 성과를 거두었다. 참고로 이런 싸움을 지속하는 동안 체인지 총학은 일상사업과 문화행사 또한 게을리하지 않았다.

 학생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다짐 아래, 1년간 대학본부와 열을 다해 싸웠던 총학생회. 그들이 있었기에 학생들도 자신의 권리를 말하는 데 당당할 수 있었다.

 

학생대표의 위상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학생 복지의 정석을 보여준 고려대 지음 총학, 학생들의 인권지킴이 서울대 디테일 총학, 투쟁으로써 학생들의 권리를 외친 청주대 체인지 총학. 1년간 이들이 진행해온 활동들을 돌아보며 왠지 마음 한편에서 부러움이 솟구치는 건 아마 기분 탓일 게다.

총학생회의 정당성은 선거를 통해 이미 얻어진 겁니다. 정책을 펼칠 때 학우들의 지지 여부는 총학생회의 행동 후에 고려해도 늦지 않죠

 청주대 체인지 총학 집행부가 했던 말이다. 총학생회가 하나의 견해를 밝히는 것조차 망설인다면 이 말을 되새겨보길 바란다. 물론, 이 말이 총학생회가 학생여론을 신경 쓰지 않은 채 무작정 행동하라는 뜻은 아니다. 이미 선거를 통해 기본적인 대표성을 얻은 상태니 행동 후에 지지를 구해도 성급하지 않다는 소리다. 총학생회가 지녀야 할 가장 기본적인 태도는 학생대표로서의 자신감을 갖고, 학생을 위해 할 수 있는 지점을 여러 방면에서 고민하는 것이다. 멀리서 답을 구할 필요도 없을 만큼 너무 간단하다.

 그러니 학생대표자들은 기억하자. 여러분의 위상은 누군가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다. 가능성을 열어두고 보면 총학생회가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나 많다!

  1. 범비상대책위원회는 청주대학교 총학생회, 총동문회, 교수회, 청주대노동조합으로 구성되었다. [본문으로]
  2. 현재 박명원 총학생회장은 김준철 전 총장 동상 철거로 인한 재물손괴, 총장실 점거로 인한 업무방해, 이사회 면담을 요구하던 중 건조물침입죄, 영업 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상태다. [본문으로]
  3. 김윤배 전총장 이사퇴진 및 황신모 지명총장 사퇴에 대한 학생총투표 결과 찬성 입장은 90% 이상이었다. [본문으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