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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호 79호 <비가역: 다시 돌아갈 수 없는>/특집 '팬데믹 이후의 대학'

2020, 학생자치 안녕하셨습니까

by 중앙문화 2020. 12. 23.

<79호> 2020 가을겨울

중앙문화 김현경, 황혜현, 김민지, 채효석

 

코로나19 이후 학생자치 돌아보기

  코로나19로 많은 것들이 바뀐 해였다. 학생자치 역시 변화를 피할 수 없었다. 대책을 세울 틈없이 학생자치 활동은 축소됐고, 활동 영역은 온라인으로 바뀌었다. 이전에 언급되던 ‘학생자치의 위기’와는 다른 형태였다. 사람들은 코로나19로 변화와 혁신이 앞당겨졌다며 미래를 준비한다. 중앙문화는 학생자 치의 미래를 섣불리 예측하기 이전, 2020년 학생자치의 모습을 되돌아봤다.

  코로나 19 이후 대면이 불가능해지면서 학생들과 소통해야 하는 학생회로서는 상당히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우선, 사업이나 설문조사 등의 홍보 면에서도 어려운 점이 많고, 지난 해까지 소통부스를 통해 직접 학우들을 만나면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창구가 있었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소통 사업을 진행한다고 해도 그저 상품을 지급하는 행사에만 그칠 뿐이었습니다.

올해 학생회 사업은 대체 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카드뉴스의 형태로 발행된 게시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사실 대면사업과는 달리 카드뉴스와 같은 일방향적 게시물은 학우들이 진심으로 학생회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학생회가 하고자 하는 말들을 학우들에게 많이 전달하지 못했던 점 또한 매우 아쉬운 결과입니다. (인문대학 학생회 BORN本)

  (학생들이) 학생회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큰 요인 중 하나는 학생회 주관 사업입니다. 행사들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며 학생들의 관심과 사랑을 이전만큼 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학생회가 학생들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져갔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스럽게 저희의 후임을 구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자연과학대학 학생회 봄)

 

  사람 대 사람으로 직접적 커뮤니케이션을 요하는 행사는 비대면으로 진행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더하여 이런 기존의 대면 행사들을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는 대체 행사도 학생회 차원에서 기획해 보았지만, 개강총회를 포함해 모든 행사에서 참여율이 기존 오프라인 행사 때보다 매우 저조했습니다. (심리학과 학생회 가온)

  학생회 활동이 이전보다 일반 학생들에게 알려지기 어렵고, 학생회의 필요성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 학우들도 많아진 같습니다. 공지 매체로 카카오톡,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를 통한 정확한 공지가 어렵고, 학우분들의 관심도 역시 떨어진 것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학부 48학생회)

 

  코로나 19가 종식된 후에도 저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온라인 문화가 일부분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회도 사회 흐름에 맞추어 온라인 행사를 더욱 보강하여 학생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생각합니다. (자연과학대학 학생회 봄)

  올해 같은 경우에 20학번 예비 집행부원들이 전혀 대면 행사를 접해보지도, 기획해보지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인수인계가 글로만 진행되는데 아무래도 걱정이 되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도 이점이 있다면, ‘언택트라는 새로운 방식을 찾았다는 점입니다. (중략) 굳이 대면이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행사들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어 (비대면 방식을) 앞으로도 유용하게 쓸 것 같습니다. (전자전기공학부 학생회 dream)

  학생회는 단순히 사업을 집행하는 기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학우들의 권리를 함께 지켜내고자 더 열심히 목소리를 내고 때로는 교육권 침해와 같은 위협과 싸우기도 해야 합니다. 그러나 학생회를 하면서 가장 아쉽고 어려운 점은 학우들이 교육권과 같은 의제 사업보다 상품 지급 사업에 훨씬 많은 관심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그럴 때마다 학생회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학우들이 교육권을 포함하여 사회적인 의제에도 학생회와 함께 의견을 모아줄 수 있을지 학생회가 항상 더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인문대학 학생회 BORN)

  기존에는 학생회의 사업에 대한 관심이 컸다면, 올해의 경우 학교와의 소통을 통한 학생들의 권리보장과 같은 본질적인 학생회의 역할이 대두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혼란스럽고 역동적인 한해였던 만큼, 더욱 학우분들께서 불편함 없기를 바라며 학교와의 소통에 혼신을 다했던 기억과 학우분들께서 믿고 지지해주신 기억이 남습니다. 이러한 부분에서 학우분들께서 학생회와 학생자치에 대한 관심은 커졌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35대 간호대학 학생회장 손준영)

 

무너져버린 중심, 무능했던 총학생회

노력하겠다는 서울캠 총학생회장의 말, 어디까지 믿어야 했나

1. 시작은 win:D였다

왼쪽: 가수 김재환 팬클럽 로고, 오른쪽: 62대 총학생회 <syn->의 이전 로고

  서울캠퍼스 62대 총학생회 <syn->은 임기 초반 표절 논란으로 인해 로고와 이름을 변경해야 했다. <syn->의 원래 이름은 <win:D>, 가수 김재환의 팬클럽 이름과 동일할 뿐 아니라 로고 디자인도 매우 비슷했다. 논란이 커짐에도 총학생회가 "(디자인이) 우연히 겹치게 된 점은 굉장히 유감"이라는 입장 외에 별다른 대응을 보이지 않자 김재환의 소속사는 총학생회에 로고 수정과 공식 사과를 요청했고, 총학생회는 이름을 <syn->으로 변경했다.

 

2. 플리 마켓 통장은 아직도 확인할 수 없다

  2019 9월 진행된 가을문화제 ‘C:autumn’의 회계 문제가 불거진 지도 일 년이 됐다. 여전히 회비가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는 미지수다. 영수증이나 통장 내역을 보여달라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이인재 총학생회장(전자전기공학부 4)은 사퇴한 조제연 전 부총학생회장(61대 총학생회 당시 문화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바빴다. 매 학기 대표자회의마다 학생 대표자들은 내역 공개를 요구했지만 이인재 총학생회장은현금 결제만 가능해 영수증이 없다”, “기간이 오래 지나 영수증을 발급받기 어렵다”, “전 부총학생회장이 내역을 가지고 있는데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말들로 일관했다.

 

3. 부총학생회장의 갑작스러운 사퇴

ⓒ총학생회 <syn-> 페이스북

  3 17, 부총학생회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했다. 제대로 된 해명글 혹은 사과문 없이일신상의 이유로 인하여 직을 사퇴한다는 한 문장으로 사퇴 공고가 났다. 총학생회장은 세 달이 지난 6 3일 확대운영위원회(확운위)에서 사퇴의 구체적 사유가 총학생회 구성원에 대한 성희롱과 음담패설이었다고 밝혔다.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피해자는 확운위 다음날인 6 4일 중앙운영위원회에 부총학생회장의 사퇴 당시 총학생회 내부 상황과 2차 가해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청했다. 이에 인문대학생회, 경영경제대학 학생회, 동아리연합회, 사회과학대학 비상대책위원회와 자연과학대학 학생회가 모여 진상규명 TFT를 조직했다.

  진상규명 TFT1030일 발표한 부총학생회장 사퇴 당시의 총학생회 내부 상황 진상규명에 따르면, 확운위에서 부총학생회장의 사퇴 사유를 밝히는 것에 대한 피해자와의 충분한 합의가 없었을 뿐 아니라 총학생회는 사건에 대한 초기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진상규명을 통해 총학생회 내부의 2차 가해가 존재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진상규명 TFT총학생회 내부 인원 간 피해자에 대한 루머성 대화가 오갔으며, 해당 내용이 외부 인원에게 공유된 것으로 보인다는 진상규명 결과를 전달했다. 또한 총학생회 자원에서 내부적 2차 가해에 대한 사전 예방 조치 및 사후 해결 절차 역시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해당 입장문이 게시되고 열흘 뒤인 11 10일 총학생회장과 국장위원장은 피해 당사자에 대한 사과와 책임을 통감한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시했다. 사과문에는 “2차 가해자에게 파면을 비롯한 내부 징계를 통해 마땅한 책임을 묻겠다”, “사건 종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이 담겼다. 하지만 앞으로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이며 어떤 장치들을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또다시 열흘이 지나 11 20, 총학생회는 2차 가해성 루머를 퍼뜨린 당사자 1인에 대한 징계 공고를 알렸다. 징계는 파면과 사과문 게시에 그쳤으며, 공고에서 징계 당사자의 이름이나 직급, 결정 경위 그 어떤 것도 확인할 수 없었다.

  총학생회의 파면 조치를 본 성평등위원회는 같은 날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문을 게시했다. 가해 지목자는 한 명뿐이 아니었으며, 그중에는 공식적인 회의 자리에서도 지속적으로 2차 가해를 저지른 사람이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총학생회의 사과문 역시 자발적인 반성의 결과가 아니라 성평등위원회와 몇몇 국장들의 끈질긴 요구 끝에 쓰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11 22, 민채원 디자인마케팅국장(간호학과)과 황세리 성평등위원장(사회복지학부)은 다시 한번그들의 진실된 사과를 바랍니다라는 성명문을 냈다. 이로서 피해자가 지목한 가해자는 4명이었으나 총학생회가물증이 없다는 이유로 3명에 대한 징계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피해 상황이 명백하며 지목받은 당사자가 있음에도 총학생회는가해자 중심적인 자세로 사건을 해결하려고 했다. 초기 대응에서뿐만 아니라 문제 제기 이후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며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던 것이다.

 

4. 그 많던 공약은 어디로 갔나

<syn->의 공약 중에는 어도비 지원 사업과 비건 학식 마련이 있었다. 선거운동본부 당시 이인재 후보는 학우들의 편의를 우선순위에 두는 동시에 소수자의 인권과 선택권을 존중하는 데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Syn-> 총학은 두 번의 확운위를 통해 어도비 지원과 비건 학식 마련이 무산되었다고 알렸다. 어도비 지원은 당선 이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선거운동본부 때부터 학교와 관련 사안에 대해 논의하며긍정적인 대화가 오갔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학우들의 기대는 무너졌다. 이건우 집행국장(경제학부 4)요구안 검토까지 마쳤으나 재원 부족으로 사업 진행이 어렵다고 말했다. 비건 학식도 마찬가지였다. 이인재 총학생회장은학우들의 수요가 적지 않다’, ‘학생식당의 공급이 어려울 경우 다른 방법을 찾겠다는 말들로 기대를 샀다. 하지만 역시 성과는 없었다. 공약 실천 가능성에 대한 판단을 했는지에 대한 김민정 사회과학대 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사회학과 3) 질문에 총학생회는당시에는 가능하다고 보았다’, ‘코로나19로 학교가 적자다는 말만 반복했다.

학생들은 공약을 이행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들었다. 공약 이행을 위해 총학생회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는 질문에 류승동 인권복지위원장(전자전기공학부 4)비건 학식 수요조사를 다시 할까 고민하기도 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는 학생들에게 들리지 않는 고민과 보이지 않는 노력일 뿐이었다. UBS가 취재한 <syn->의 공약 이행률 중 교육은 41%, 학생자치는 0%, 문화가 33%, 인권·사회는 50%였다.

 

5. 학생들의 등록금, 총학생회의 권리?

  유례없는 비대면 학사 일정으로 학교는 학생들의 등록금 6%를 반환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등록금 반환은 아니다. ‘특별장학금이다. 심지어 기존에 학생들에게 주어졌어야 할 성적장학금을 축소해 나눠준 것이다. 학교와의 협의 과정에서 총학생회는 학생들을 대표하여 등록금 반환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하지만 과연 총학생회가 학생들의 요구안을 전달했는지는 의문이다. 본부와의 소통 방식과 자세한 협의 내용은 알 길이 없었다. 확대운영위원회나 공청회 자리에서도 총학생회장은 학교의 입장을 대변하기 바빴다.

 

6. 학생과 학교를 단절시키는 학생회

  ‘단위요구안은 각 단과대별로 학생들의 불편과 요청 사항을 학교에 공식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이다. 단과대 학생회에서 작성하여 중앙운영위원회의 총학생회장을 통해 학생지원처에 전달되는 만큼 학생들의 삶에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문서다.

  간호대 학생회장단은 9 18 2학기 단위요구안을 작성하여 총학생회장에게 전달했다. 한 달 가까이 학교로부터 답을 받지 못한 간호대 학생회장단이 경과를 물었을 때 총학생회장으로부터 받은 답변은곧 전달하겠다는 것이었다. 이후에도 수차례 답변 여부에 대한 질의가 있었으나답변이 지연되고 있다’, ‘기다려달라는 말밖에 들을 수 없었다. 결국 간호대 회장단이 학생지원처에 직접 문의한 결과, 제출일로부터 두 달이 지난 11 4일 학교에 요구안이 전달됐음을 알게 되었다. 이에 총학생회장은단위요구안을 이해한 바가 서로 다른 것 같다’, ‘공문처리 시스템에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11 22일까지도 학교로부터 답변을 받지 못한 간호대 학생회는 사업을 수행하는 데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으며, 총학생회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성명문을 작성했다. 총학생회장은 1124일이 되어서야 간호대 학우 여러분들께 드리는 말을 통해 사과와 함께 사건의 경위를 설명했다. 학교가 간호대의 2학기 단위요구안을 1학기 단위요구안의 보충 자료로 오인하는 오류가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총학생회장은 전달자로서 충분한 역할을 다하지 못했음에 사과하고 답변을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덧붙였다. 하지만 언제 단위요구안에 대한 답변을 받을 수 있는지는 불확실한 상태다.

 

반년만에 사퇴한 안성캠퍼스 총학생회장

안성캠 학생회비는 총학생회장이 썼다

강기림 전 안성캠 총학생회장(실내환경디자인전공 4)이 학생회비를 횡령했다. 해당 총학생회는 학기 초 4월 학교로부터 기타납입금을 받은 사실을 중앙운영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았으며, 동아리연합회와 각 단과대에 학생회비도 전달하지 않았다. 이에 6 1일 긴급 중운위가 소집되어 강기림 전 총학생회장에게 학생회비 미지급의 사유를 알리고 학생회비를 정당히 지급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강기림 전 총학생회장은 통장을 잘 관리하지 못한 사실만 인정할 뿐, 세부 내역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학생회비는 지급된 지 50일만에 동연과 단과대로 배부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6 5, 강기림 전 총학생회장이 입장문을 게시했다. 개인 카드와 신분증 분실 후 재발급의 과정이 귀찮아 257 8300원을 개인적으로 지출했다는 내용과 함께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해당 입장문을 통해 총학생회의 비품 구매, 회의와 업무를 위한 다과 및 식비, 교통비를 위해 489 6200원이 쓰였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6 5일 강기림 총학생회장의 사퇴 이후 지금까지 안성캠퍼스 총학생회는 갑작스럽게 소집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될 수밖에 없었다. 보궐선거가 무산된 이후 7 6, 김진한 예술대 학생회장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되었으나 주요 의제인 등록금 반환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결과도 제대로 공지하지 않는 등 자치 활동에 많은 한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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