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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3

우리가 함께한 10년, 함께 할 내일 부편집장 곽경은 편집위원 윤성빈 2013년 12월 5일 목요일 살이 에는 12월의 날씨. 우리더러 야외 청소를 하란다. 며칠 전에 근로조건 개선 교섭 때문에 학교와 면담을 했다. 용역회사에 우리 명단을 넘겼다고 하던데 설마.. 이게 이렇게 돌아올 줄이야. 용역회사는 이 날씨에 우리를 밖으로 내모는 것으로 복수를 하는구나. 손이 다 튼다. 교섭 좀 하자고 장소를 요청했더니 우리에게 시설이용권한이 없단다. 우리는 무슨 기계인가? 청소만 하는? 2013년 12월 13일 금요일 파업하는 중이다. 모두 밖으로 나왔다. 남편은 파업하고 시위하면 나더러 경찰서에 가는 거 아니냐며 걱정했다. 사실 나도 걱정되고, 무섭다. 하지만 혼자는 아니니까. 우리 권리는 우리가 찾아야 한다. 우리는 사람이니까. 올 겨울이 너무 춥.. 2024. 2. 3.
오랫동안 쓰였지만 누구도 읽지 않는―② 중앙대분회장 윤화자 씨 대학원 지하 2층은 미술 실기 용품에서 나는 쾌쾌한 냄새로 가득했다. 주의를 기울여 찾지 않으면 그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칠 만한 곳. 계단 밑 조그만 문에 적힌 ‘휴게실’이란 글자만이 청소노동자들의 존재를 알려주고 있었다. 휴게실 안은 외풍이 심해 외풍차단 비닐을 붙여놨지만 냉냉함은 여전했다. 이따금씩 바람이 창문을 치고 달아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곳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역 공공서비스지부 중앙대분회 (중앙대분회) 분회장 윤화자 씨를 만났다. 그녀는 2008년 5월 중앙대학교에서 청소일을 시작했다. 2009년부터 1년 동안 학교 일을 그만두고 개인장사를 하다 2010년 11월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젊었을 때는 그냥 주부였어요. 그러다 IMF가 오기 시작했을 때부터 어렵기 시작해 .. 2021. 2. 1.
학내청소, 시설노동자 실태보고, 왜 노동조합으로 해결해야 하는가? 편집위원 이재정 학내 비정규직, 삶을 묻다 눈이 내리는 계절이다. 흰 눈이 쌓인 교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학생들, 언 손을 녹이며 손을 맞잡고 걸어가는 연인들이 저마다 캠퍼스의 낭만을 누릴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캠퍼스는 첫눈에 환호하는 이들로 가득찼다. 하지만 학내에 눈이 오지 않길 간절히 바라는 이들이 있다. 비로 청소노동자들이다. 청소노동자 A씨는 손을 꼭 잡으며 말한다. ''제발 눈이 오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해결이 됐으면 좋겠어. 매 년 겨울이면 우린 눈을 치워. 그래서 겨울만 되면 동상을 달고 살지. 제발 이번 해엔 눈 좀 안 치워봤으면 좋겠어." 청소노동자들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외곽청소다. 봄이면 꽃잎. 가을이면 낙엽을 쓸고, 겨울이면 눈을 실어 나른다. 외곽청소 담.. 2021. 1.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