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84호 <르네상스: 붕괴와 재건>/대학4

쓰레기와의 분리불(茀, 우거질 불)안 편집위원 김세원 사진 촬영 김세원 205X년 XX월 XX일 일기 전생에 지은 죄가 많은 사람이 아침 여덟 시에 9호선을 타는 업보를 안고 태어난다. ‘흑석역’ 이름 옆자리를 차지한 ‘(중앙대입구역)’이 의문스럽다 이 동네만 ‘입구’라는 단어의 정의가 다른 건가? 머릿속으로는 열심히 투덜거리면서도 학교는 가야 하니 기계적으로 동작 01에 콩나물시루처럼 몸을 맡긴다. 전기버스 특유의 웅웅거리는 소리는 이젠 감미로울 지경이다. 전공 수업을 듣는데 갑자기 수업 자료를 띄워 둔 스크린이 꺼진다. 수업에 심취하신 교수님은 스크린이 꺼진 줄도 모르고 진도를 나간다. 때마침 전기도 모조리 나간다. 삼진아웃. 오늘 수업은 여기서 끝이다. 내 학습상태도 여기서 끝이다. 아마 또 태양열 에너지 판이 말썽을 부린 모양이다. .. 2023. 7. 9.
총장의 발자취, 무엇을 남겼나 편집위원 정상원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주인공이 되어 중앙대학교의 변화를 이끌어 주시고, 동참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제16대 총장으로 선임된 중앙대학교 박상규 총장이 취임사 말미에 한 발언이다. 이날 취임식은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영상 송출로 대체된 전례 없는 자리였다. 박 총장은 취임식에서 “학령인구의 감소, 등록금 동결로 악화된 재정, 학문의 융합화 등 수 없이 많은 난제들이 놓여있다” 말했다. 박 총장은 중앙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지난 2020년 3월 2일 취임했다. 기본 임기 2년을 마친 2021년 12월에는 중임이 결정됐다. 이제 남은 임기는 약 8개월이다. 박 총장의 발언대로 지난 3년간 국내 대학은 대학경영에 산적한 과제에 직면했다. 교육개혁은 시급한 국정과제로 지목됐고 최근 비수.. 2023. 7. 9.
학생 자치 심폐소생하기 편집위원 윤성빈 학생 자치에 위기가 찾아오고 있다는 말은 새롭지 않다. 그래도 코로나19 동안 총학생회(이하 총학)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면서는 학생 자치가 진짜 끝났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한 번 비대위로 전환된 자치 단위체가 다시 본래 체제로 돌아가기는 어렵다며 말이다. 다행히도 기우였던 것 같다. 2022-2학기 대면 학사가 확정된 후로 축제를 비롯한 대형 행사를 전면 재개하면서 학생 자치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난 듯하다. 비대위 이후 등장한 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 ‘그린’은 재선거 없이 당선됐다. 마찬가지로 비대위 체제에서의 한 해를 보낸 인문대학과 출마자가 없어 11월 선거가 무산됐던 경영경제대학도 재선거에 성공해 각각 ‘더하다’와 ‘ON’이란 이름을 내걸었다. 단과대학마다 체.. 2023. 7. 9.
돈 아니고 대학입니다만 - 대학과 등록금, 그 공론장을 열다 편집위원 김민지 사진 촬영 김민지 바나나 우유 1,500원, 한 달 전기요금 4만 원, 월세 65만 원, 등록금 395만 원… 아니 아니지, 바나나 우유는 200원이 올랐고, 공공요금은 평균 4천 원씩, 월세는 5만원이, 그리고.. 그리고 등록금도? 어라, 잠깐만 이러면 안되는데. 반대로 생각해 보자. 봉사장학금 한 학기 30만 원, 2023년 최저시급 9,620원… 이건 오를 가망이 안보이네.. 내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은 점점 줄어드는데 내야 할 비용만 많아지면 대체 어쩌란 거야!? 지난해 말, 정부로부터 “등록금 인상 규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대두됐다. 실제로 교대를 중심으로 전국 4년제 대학 17곳이 2023년 학부생 등록금을 법정 상한선인 4%가량 인상했다. 등록금 인상 논의가 이뤄진 .. 2023. 7.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