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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2

오랫동안 쓰였지만 누구도 읽지 않은―① 시설노동자 김정갑 씨 편집위원 이슬샘 11월의 어느 날이었다. 하늘은 곧 비가 올 듯 흐렸지만 거리에는 단풍이 빨갛게 물들어 학교는 제법 근사한 광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영신관에는 ‘응답하라 2014’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붙었고, 캠퍼스는 중앙대학교 14학번이 되기 위해 논술고사를 보러온 학생들과 학부모들로 붐볐다. 나는 인터뷰를 위해 법학관으로 향했고 지하 3층에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다. 하지만 엘리베이터에 지하 3층 버튼은 없었다. 그랬다. 엘리베이터조차 닿지 않는 그곳, 지하 3층에 시설노동자들은 '유령’처럼 존재하고 있었다. 7월의 절정에 오른 캠퍼스의 모습과 대조적으로 회색 기계들로 가득 채워진 기계실은 칙칙한 기운만이 감돌았다. 햇빛 한줌 들어오지 않는 곳. 그 적막한 공간을 기계 돌아가는 소리와 간간히 배관.. 2021. 1. 31.
일은 시키는데 직원은 아니라니?―최저가로 낙찰된 그들의 노동조건 편집위원 안태진 여기, 중앙대에서 수년간 교정을 청소하고, 중앙대 기계들을 고쳐온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중앙대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임금을 지급받고 중앙대 CI가 그려진 옷을 입고 노동을 한다. 그러나 그들은 중앙대 소속이 아니다. 중앙대와 무관한 용역업체 소속이다. 무슨 일일까? 중앙대 상황 중앙대학교의 청소, 방호노동자는〈티엔에스개발〉(이하 티엔에스)과, 시설 노동자는〈금성소방산업〉(이하금성소방)과 '근로계약’을 맺고 있다. 실상 이들의 노동은 중앙대학교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간접고용'되어 있는 것이다. 간접고용이란 실사용자 원청과, 노동자와 고용계약을 맺는 하청업체가 분리되어 있는 고용형태다. 쉽게 말해 실사용자와 노동자의 계약관계 사이에 용역 업체가 삽입되어 일종의 '삼각형’을 이룬다고 볼.. 2021. 1.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