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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꾸지 않으면 변화는 없다 편집위원 김지수 편집위원 조용주 미투운동 이후에도 학내 성차별 문화는 여전하다. 대표적인 예가 학교 커뮤니티 에브리 타임이다. “가까이 보이는 여자분이 필기하실 때마다 책상에 가슴 눌리거나 얹어놓고 하시는데 집중 안된다”, “남자들아 우리는 위 디든트(We Didn’t), 유 투(You Too) 운동하자” 등의 성희롱 발언부터 미투 조롱 발언까지 다양한 성차별적 발언이 난무한다. 이러한 성차별 문화는 여전히 일상 속 성폭력을 문제로 인식할 수 없게 한다. 이러한 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반성폭력회칙 제정을 비롯한 제도 개선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반성폭력 회칙이 존재하더라도 이를 준수하고 따르려는 학생들의 인식이 변하지 않는다면 반성폭력 회칙의 존재가 유명무실해진다. 즉, 제도와 인식 개선.. 2020. 4. 11.
우리는 왜 빨간벽돌에 남았나 편집장 지산하 이 글은 2016년 지금 중앙문화가 마주친 위기에 대한 기록이다. 중앙문화는 지금 공간을 잃을 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해있다. 중앙문화 편집실이 위치한 “빨간벽돌”, 그러니까 학생문화관(206관)은 곧 다가오는 겨울방학이면 헐린다. 학생문화관의 다른 공간들은 이미 대부분 이곳저곳으로 옮겨갔다. 중대신문, 복사실, 편의점이 있던 공간이 텅 빈지 오래다. 새로 지어진 310관으로 이사 갈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대학본부는 미디어센터에 들어오면 깨끗한 공간도, 지금까지 없던 장학금도 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중앙문화는 그 기회를 잡지 않았다. 쉽게 잡을 수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고, 그래서 지금 이곳 빨간벽돌에 남았다. 제도권 안에 들어오지 않으면 공간 주기 힘들어 2015년,.. 2020. 4. 11.
학생을 위한 전공개방제도 될 수 있을까? 수습위원 우다영 전공개방모집제도의 등장 학교본부는 4월 4일 전공개방모집제도 설명회에서 학생들에게 대학 진학 후 진로 모색의 기회를 주기 위해 전공개방모집제도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본부의 갑작스러운 전공개방모집제도 시행 발표는 학생 사회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전공개방모집제도는 말 그대로 학과를 개방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각 학과 정시 입학 인원의 일정 비율(학교본부 권고 비율 20%)을 이 제도를 통해 선발하게 된다. 이 제도를 통해 입학한 학생들은 2학년 때 그 학과에 남을지 아니면 전과할 것인지 선택한다. 전과를 원할 경우 희망 학과의 개론 과목을 수강하고 그 학과에서 제시하는 조건들을 충족하면 된다. 매년 학과별 입시경쟁률을 보면 알 수 있듯 단과대 내에 인기학과가 존재한다. 본부는 이를.. 2020. 4. 11.
인권센터를 향한 목소리들 수습위원 노수진 “인권센터는 본연의 임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성평등하고 인권이 존중되는 캠퍼스를 만들고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대학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중앙대학교 인권센터 홈페이지에 게시된 인사말이다. 인권센터는 학내 유일의 성폭력 사건 처리 기구로, 설명대로 "성평등하고 인권이 존중되는 캠퍼스"를 만들 역할과 책임을 지닌다. 작년 한 해 고발된 성폭력 사건의 대다수 역시 인권센터의 사건 처리 절차를 거쳤다. 인권센터가 어느 때보다 많은 사건 접수를 받으며 그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인권센터에 대한 지적과 문제제기 또한 어느 때보다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인권센터가 내세운 목표와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및 신고인의 경험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하는 .. 2020. 4. 11.
몰착락: 돌아갈 곳이 없는 성폭력 피해자들 편집위원 우다영 몰착락, 성폭력 고발 이후 피해자가 처한 상황이다. 몰착락은 ‘돌아갈 수 없음’을 뜻한다. 피해자들은 피해 사실을 용기 내어 공개했지만 속했던 집단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일부 구성원들로부터는 2차 가해를 당했다. 최근 교내 동아리 두 곳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고, 두 피해자 모두 동아리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피해자들은 동아리에 사건을 알렸으나 동아리로부터 제대로 된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또한 그 과정에서 동아리 구성원들의 언행으로 인해 또다시 상처받았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집단을 떠나는 상황이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두 동아리 사건을 통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C-Mash 성폭력 사건 지난해 11월 15일 A는 동아리와 연계돼있는 더 큰 규모의 동호회.. 2020. 4. 11.
대선, 젠더를 말하다 수습위원 김락현 그 어느 때보다 페미니즘이 큰 화두가 된 대선이었다. 후보들은 앞다투어 여성 정책을 내놓았고, 이에 대한 사람들의 논쟁 또한 뜨거웠다. 그동안 대선에서 가시화되지 않았던 성소수자에 대한 논의도 전면에 등장했다. '국민장인' 유승민? 대선 기간 동안 유승민 후보의 딸, 유담 씨의 외모는 연일 화제 였다. 네티즌들은 그녀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며 유 후보에게 ‘국민장인’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주었다. 언론 또한 가세해 유담 씨 의 외모와 관련된 보도를 쏟아냈다. 낮은 지지율에 고전하던 유승 민 캠프는 반등의 기회로 여기며 그녀를 선전도구로 적극적으로 활 용했다. 예시로 유 후보는 강연장에서 “걔(유담)는 남자친구가 없다”고 발언하였고, 이후 지지자를 대상으로 그녀와 함께 사진을 찍는 행사를 진.. 2020. 4. 11.
권리는 무릎을 꿇어서 얻을 것이 아니다 수습위원 김지수 # 커져만 가는 특수학교 설립을 둘러싼 갈등 최근 특수학교 설립을 놓고 주민과 학부모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강서구 공진초등학교 부지에 발달장애 특수학교인 서진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설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역구 의원이 특수학교인 서진학교 대신 ‘국립한방의료원’ 유치 의사를 밝혀 논란이 되었다. 지난 9월 5일 열린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주민토론회에서는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서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었다. 강원도 동해시에 설립 예정이었던 동해특수학교(가칭) 역시 주민들의 반발로 설립에 난항을 겪고 있다. 교육을 받을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 헌법 제31조는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 2020. 4. 11.
'우리' 옆에 장애 학생 편집위원 윤성주 “장애는 나와 함께하는 정체성이야” 함께하고 싶었다. 동문이를 처음 만난 5월, 안성은 약간 쌀쌀했다. 당시 나는 장애인 참정권에 관한 기사를 준비하고 있었고 안성에 전맹인 학생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동문이는 안성캠퍼스 전통예술학부에서 판소리를 전공하고 있었다. 안성캠퍼스는 넓었다. 정문에서 기숙사까지 걸어 올라가는 데에만 20분이 걸렸다. 처음 만난 동문이와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고 이런저런 인터뷰를 하던 중 나이가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친구 하자고 했다. 동문이가 기뻐했다. 인터뷰가 끝난 뒤, 동문이는 술 한잔하자고 했다. 어둑해진 밤, 날은 더 쌀쌀해졌다. 우리는 손을 잡고 정문에 있는 편의점으로 내려갔다. 맞잡은 손에서 동문이의 무게가 느껴졌다. 그 무게를 나누었다. 서로.. 2020. 4. 6.
캠퍼스 미투, 이렇게 답해야 합니다 이재정 프로젝트 공동기획자 #미투 운동은 바로미터다 2018년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미투 운동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대학 역시 지난해부터 지속적인 #미투 운동이 일어났고, 중앙대에서도 교내 동아리 C-mash, 국제물류학과 B교수, 경영학부 A교수, 일어일문학과 K교수, 동아리 Muse, 문화연구학과 C강사, 응용통계학과, 영어영문학과 A교수 등 여러 사건이 공론화되었다. #미투 운동은 자칫하면 또 다른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건들이 발화자의 용기와 조력자의 노력으로 중단되었고, 미약하게나마 가해자에 대한 처벌로 이어졌다.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성폭력 피해생존자들의 말하기는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그동안 사회는 이를 외면했고 왜곡된 통념으로 오히려 피해자를 비난하거나 성폭력을 사소하고 개인적인.. 2020. 4. 6.
누가 개헌을 말하는가 지난 10월 29일부터 올 4월 29일까지, 매주 토요일의 광화문에는 촛불을 든 시민들이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에도, 특검이 꾸려진 이후에도,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인용된 이후에도 사람들은 토요일마다 광화문으로 향했다. 시작은 분노였다. 선출되지 않은 자가 공권력을 사유화 하고, 그의 만행을 아무도 제재하지 못한 것에 시민들은 분노했다. 그러나 문제는 단지 비선의 존재가 아니었다. 그의 존재를 알고 있던 대부분의 보수인사들은 그를 묵인했고, 재벌은 거래를 통해 국가권력을 사익화했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에도, 탄핵이 인용된 이후에도 촛불은 계속됐다. 매주 광화문에 모인 시민들은 대통령의 퇴진 이외의 것들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사건에 연루된 ‘적폐’세력들을 청산할 것.. 2020. 4.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