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윤리에 대한 반성과 개선을 위한 노력
중앙문화 편집위원회
지난해 11월 중앙문화 편집위원 두 명이 제 6회 시사인 대학 기자상 공모에 기획을 제출했습니다. 해당 편집위원이 응모 한 것은 <중앙문화> 67호에 ‘화려한 캠퍼스의 어두운 단면’ 이라는 항목으로 묶여 실린 세 기획입니다. ‘신캠퍼스 연대기’,‘우리도 중앙대 학생입니다’, ‘안성학생 잔혹사’ 세 기획 중 앞의 두 개는 이찬민, 표석 편집위원이 쓴 것이지만 맨 마지 막 기획은 ‘내리인’이라는 필명의 안성캠퍼스 학생에게 기고 받은 글입니다.
<중앙문화>는 관습적으로 매체 차원이 아닌 원하는 편집위원이 직접 대학기자상에 응모해왔습니다. ‘화려한 캠퍼스의 어 두운 단면’ 전체 기획을 응모하겠다는 편집위원에게 내부에 서 ‘기고자에게 사전에 이야기 하라’고 말했으나 해당 편집위원은 기고자에게 연락하지 않은 채 기획을 제출했습니다. 특별한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마감기간와 겹쳐 바빠 그랬다지만 그만큼 기고자의 글을 다루는데 신경 쓰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제출 이후 해당 기획은 학내 취재 보도상을 수상했고 수상 이후에서야 편집위원은 기고자에게 연락을 드렸습니다. 이에 기고자는 익명으로 중앙문화에 기고한 글이 사전 동의도 없이 2차 활용된 부분과 수상이 확정되자 통보한 것에 대해 불쾌감을 표하셨습니다.
처음 문제제기를 접했을 때 당시 중앙문화 편집위원회는 해당 편집위원의 실수로 인지하고 자필 사과문을 통해 개인적인 사과를 드렸습니다. 그러나 기고자 분과 여러 차례 이야기 한 결과 매체에 기고한 글이기 때문에 사과도 매체 차원에서 이뤄져야한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결론이 나오기까지 개인 적인 사과가 적합하다는 중앙문화의 입장에 많이 답답하셨을 기고자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중앙문화의 근본적인 문제는 명확한 절차와 제도의 부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앙문화는 내부규정과, 언론윤리강령, 반성폭력·반권위주의 내규를 가지고 있지만 기고자의 글을 다루는 과정과 편집/ 수습위원 교육 등 에 대한 내용은 규정에 명문화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또한 기고자와 글의 2차 활용에 대한 내부적인 고민의 과정을 거친 바도 없습니다. 절차와 제도의 부족은 개인의 실수를 낳는다고 생각합니다. 기고자에 대한 사과가 개인적인 방식이 아니라 매체차원에서 이뤄져야하는 이유입니다.
사과의 방식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지면을 통해 한 잘못이 아닌데 사과를 지면에 해도 좋은가부터 기고자와 중앙문화 사이의 일에 독자를 포함시키는 게 옳은가 등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중앙문화 편집위원회와 그 결과물인 <중앙문화> 책은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중앙문화>는 사인이 내는 잡지가 아니라 60년이 넘는 세월동안 교지의 지위로 중앙대를 지켜왔습니다. 따라서 <중앙문화>는 편집위원 몇 명의 소유가 아닌, 중앙대 전 학우들의 것입니다. 중앙문화 편집위원회가 매체차원에서 공적인 사과를 한다면 독자인 학우들도 알 수 있게 지면에 싣는 것이 맞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중앙문화 편집위원회는 이후 겨울방학 워크숍에서 내규에 기고자 관련 내용을 개정하고 언론윤리에 관한 세미나를 진행 했습니다. 또한 새로운 구성원이 들어올 때와 방학 세미나 커리큘럼에 관련 내용을 포함시킬 예정입니다.
다시 한 번 기고자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그냥 “좋게 좋게” 넘어가지 않고 문제점을 확실히 지적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반성의 과정을 통해 <중앙문화>가 한 층 더 성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항상 고민하는 매체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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