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편집장 김시원, 수습위원 장비단
‘N번방 사건’에는 N번방 하나만 있지 않다. 박사방, 고담방 등 텔레그램 내 존재하는 여러 채널에서 주범과 공모자들은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여성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을 찍게 하고 이를 공유하거나 판매했다. N번방 사건의 가해자가 26만 명이라는 사실과 악랄하다 못해 끔찍한 범죄 수법이 공개되며 많은 사람은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예전부터 성범죄에 관심을 가져온 사람들은 예견된 범죄라고 입을 모았다. 단지 남성 사이에서 통용되는 여성에 대한 성적 폭력이 디지털 공간과 만나면서 새로운 양태를 띌 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성차별적 사회 구조를 간과하는 의견들이 상당수 있었다. ‘이 사건에 ‘남녀 문제’가 왜 나오냐? ‘남녀를 떠나서’ 아동 성 범죄 문제는 없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몰아가지 마라라’는 불쾌감을 드러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단순한 호기심에 한 번 입장한 남성들까지 처벌해야 하냐며 여론이 과하다는 반응도 보였다. 대학 사회도 다르지 않았다. 에브리타임의 여론의 핵심은 성별을 떠나자는 것이다. 잘못된 성 관념을 가진 몇몇 개인이 아동을 성 착취했을 뿐, 이를 성별 갈등 조장에 이용하지 말자는 주장은 난장판이었던 에타를 평화롭게 수호하는 현자의 말처럼 여겨졌다.
N번방 사건은 성별 간의 권력 구조 문제임에도 ‘성별을 떠나자’는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했다. 디지털 성범죄에서 성별이 주요한 문제가 아니라면, 실제로 성별에 따른 사건의 원인이나 대응 방향에 대한 인지 차이도 없을까? 중앙문화는 이 답을 찾고 싶었다. 유의미한 차이가 존재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양적자료가 필요했다. 유의미하다면 그런 차이가 나타나는 맥락은 무엇인지도 알고 싶었다. 질문지를 배포하고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른쪽의 설문지를 대학 커뮤니티, 학과 단체 채팅방을 중심으로 배포하여 242개의 응답을 수집했다. 설문 결과를 확인하기 전, 응답에는 크게 세 가지 유형이 나타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8번 질문에서 제시한 1 N번방 사건의 원인을 개인 지표와 사회 지표로 분류한 후, 어떤 지표에 어느 정도로 동의하는지에 따라 유형을 나눴다.
실제 설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전체 응답자 중 여성은 196명, 남성은 44명으로 성비에 큰 차이가 있는 점이 아쉽지만 비율을 따져보면 많은 질문에서 성별 간 뚜렷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텔레그램 N번방 회원의 신상 공개에 대해, ‘운영자의 신상만 공개해야 한다’는 응답이 남성에서는 34%, 여성에서는 7%로 나타났다. 또한 남성과 여성 모두 ‘입장한 사람 전원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나 여성은 92%로 대부분이었던 반면 남성은 64%에 그쳤다. N번방 사건의 원인이 ‘가해자에 대한 낮은 처벌 수위’에 있다는 것에는 응답자의 대부분이 동의했다. 그러나 242명 중 단 8명이 2점 이하를 부여했는데, 이 중 6명이 남성, 2명이 여성이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남성 응답자는 44명에 불과했다. 남성의 약 13.6%, 여성의 1%가 N번방 사건의 원인이 낮은 처벌 수위에 있다는 것에 부정한 셈이다.
N번방의 사건의 원인에 동의하는 정도에 따라 부여한 점수에서도 성별 간 차이가 보였다. 남성 응답자와 여성 응답자가 각 원인에 부여한 점수의 평균치가 아래 그래프와 같이 나타났다. 남성은 개인 지표(▲피해자의 단정하지 못한 행실 ▲사회적 요인과 무관한 가해자 개인의 성적인 일탈 행위 ▲성범죄 공모를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가해자의 과욕)를, 여성은 사회 지표(▲플랫폼 사업자의 방관 ▲가해자에 대한 낮은 처벌 수위 ▲남성의 성욕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를 중시했다. 가장 차이가 컸던 선지는 ‘남성의 성욕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였다.
‘남성의 성욕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에 부여한 점수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성은 4점 이상을 부여한 비율이 81%이며 이 중 57.4%가 5점을 부여했다. 반면 남성은 4점 이상을 부여한 비율이 11.4%에 불과했고, 반대로 1점을 부여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인터뷰 대상자를 선정하기에 앞서 유형을 재정립했다. 사회 지표 중 ▲플랫폼 사업자의 방관 ▲성범죄 공모를 통해 금전적 이익을 얻으려는 가해자의 과욕에 대한 답에서는 유형을 나눌 만큼 유의미한 패턴을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개인 지표에서 ‘피해자의 단정하지 못한 행실’에는 동의하지 않았으나 ‘가해자 개인의 성적인 일탈 행위’라는 것에는 동의한 응답자가 많아 이를 D 유형으로 추가했다. 총 4개의 유형으로 새롭게 나눈 뒤, 각 유형의 남성, 여성을 한 명씩을 선정하여 인터뷰를 요청했다. A 유형의 여성과 B 유형의 남성은 추가 인터뷰를 위한 이메일을 남겨준 응답자가 없어 인터뷰를 진행하지 못했다.
끝과 끝은 닿아있다
A 유형의 남성(이하 남성 A)은 N번방 사건의 원인에 대해 개인 지표에 5점 또는 4점을, 모든 사회 지표에 1점을 부여했다. 모든 응답자를 통틀어 가장 극단적이었다. D 유형의 남성(이하 남성 D)은 피해자에게 원인이 있다고 보지는 않았지만, 사회 분위기보다는 가해자 개인의 성향이 큰 이유라고 생각했다. 즉 두 사람이 작성한 질문지는 상이했고, 다른 유형으로 분류되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인터뷰는 놀랄 정도로 유사했다.
첫째, ‘남성의 성욕에 관대한 분위기’라는 문장 자체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며, 이를 ‘페미니즘’과 연결하고 있다. 또한 성매매에 관여하는 여성을 근거로 사회는 여성의 성욕에도 관대하다고 주장한다.
Q. '남성의 성욕에 관대한 분위기'에 1점을 부여했는데,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가?
남성 A: '남성의 성욕에 관대한 분위기'라는 말 자체가 어이가 없고 너무 페미니즘 색채가 짙다. ‘여성의 성매매에 관대한 분위기’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가?
남성 D: N번방 사건 자체를 남성의 성욕과 연관 지어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편협한 사고라고 생각한다. 혜화동 시위에 참여한 페미니스트를 보고 모든 여성이 그럴 것이라 생각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왜 남자들의 성욕으로 인해 이러한 사건이 생겼다고 단정 짓는지 이해가 안 된다. 사회는 남녀 모두의 성욕에 관대하다고 생각한다. 사창가가 경찰서 옆에 떡하니 있는데 단속도 안 하고, 여성들이 찾는 남자 선수들이 ‘호빠’가 버젓이 영업하니까. 이건 성욕의 문제가 아니라 가해자들의 성격, 사고, 가치관, 환경 등의 문제다.
둘째, 음란물에 대해서는 ‘AV 업계’를 언급하며 ‘자발적’으로 촬영물이 제작되었다는 것을 강조한다.
Q. 음란물을 성 착취물이라고 하는 것에 동의하는가?
남성 A: 동의하지 않는다. 자신이 스스로 일탈계에 찍어 올린 영상과 사진도 성 착취물이라 볼 것인가? AV 업계에 종사하는 자들이 들으면 웃을 것이다.
남성 D: 좀 반대한다. 유튜브를 굉장히 많이 보는데 종종 일본 AV 배우나 한국 포르노 배우들이 나와서 인터뷰하는 것을 보곤 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배우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 야동 한 편을 자신의 작품이라고 생각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한편 찍으면 돈도 어마어마하게 들어와서 AV 배우가 되기 위한 경쟁률도 굉장히 높고, 심지어 한국 여성분들도 일본으로 넘어가 찍을 정도라고 들었다. 따라서 음란물 자체는 성 착취물이라는 것은 반대한다. 그들의 돈벌이 수단이고, 업적이고, 작품이니까. 하지만 몰카, N번방처럼 미성년자 대상이거나 강제로 행해지는 것들은 당연히 착취물이라고 생각한다.
셋째, 사건에 대한 문제의식보다는 개정안의 효율성을 따지며 불법적인 경로가 재생산될 것이라 확신한다.
Q. 개정안에 따르면 성인 대상 불법 성적 촬영물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만 해도 처벌될 수 있는데, 적절한 개정이라고 생각하는지?
남성 A: 실용성 없는 법이 될 것이다. 소라넷을 막으면 텀블러. 텀블러를 막으면 트위터와 위키미키 그리고 텔레그램. 이것들도 막았으니 이제 다른 것이 또 생길 것이다. 절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사창가가 철거됐지만 강남역에는 수많은 오피녀들이 일하고 있다. 막을 수 없는 것을 막으려 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폰허브와 같은 스트리밍 사이트도 막았다. 성인이 합법적으로 성인물을 못보기에 이제 전부 VPN 우회를 이용한다. 이처럼 결국 아무 효과 없을 것이다. 오히려 더욱 안 걸리게 철저히 대비하고 준비할 것이다.
남성 D: 반대한다. 과거 사창가를 없앴더니 오히려 흔히 말하는 오피스텔과 휴게텔 성매매가 성업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성인물을 보거나 구입, 저장했을 시 처벌을 하게 되면 또 다른 불법적인 방법, 어둠의 경로가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그런 사람들은 성인물을 보며 혼자 성욕을 푸는 게 낫지 그걸 막아버리면 또 다른 성욕을 풀 방법을 찾을 것이다.
넷째, 성평등에 관해 ‘평등할 수 없다.’ ‘존재할 수 없다.’라는 비관적인 태도를 드러내면서도 이해와 존중을 강조한다.
Q. 본인이 생각하는 성평등이란 무엇인가?
남성 A: 남녀는 다르기에 평등할 수 없다. 그럼에도 사회에서 충돌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을 ‘성평등’이라 정의한다면 이는 서로 이해하는 것이다. 허나 현재 한국에서 성평등은 존재하지 않는다. 남자들이 몸캠에 걸렸을 때 여자들이 무관심했듯, 남자들은 N번방에 무관심하다. 페미니스트들의 행태를 보며 이제는 성평등이란 단어만 들어도 혐오스럽다. 여성 혐오가 사회에 만연하다고 부르짖는 자들에 의해 없던 여성 혐오가 생기는 세상이다. 적어도 향후 10년간 남녀갈등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 본다.
남성 D: 저는 이 세상에 완전한 평등은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성평등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데 그것을 위해선 철저한 '존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서로 다른 성별의 특성을 이해하며 존중한다면 성평등에 조금이나마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성평등은 서로 다른 성별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응답지로 살펴본 두 사람의 입장은 분명히 달랐는데 직접 들어 본 생각은 왜 이렇게 비슷할까? 의문을 가지고 인터뷰를 찬찬히 살펴보면, 지극히 남성 중심적 시각에서 사회를 바라보고 있다는 공통점이 보인다. 두 사람 모두 가해자와 동일 성별이라는 당사자성으로 인한 책임 회피가 우선이었고, 사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담긴 발언은 거의 없었다. 이는 남성 D와 A가 말하는 ‘N번방 사건 보도 후 주변의 분위기’에서도 드러났다. 남성 D는 “일단 같은 성별로서 굉장히 놀라는 분위기였고, 그런 가해자들로 인해 무고한 남자들에게 프레임이 씌워지는 것”이 굉장히 안타까웠다고 답했다. 이어서 “괜히 나도 그 방에 있었다는 오해를 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이전의 다른 디지털 성범죄 사건 보도 이후도 유사했냐는 질문에는 “예전 사건들은 딱히 반응이 없었던 것 같다.”는 무심한 답이 돌아왔다. 남성 A는 “돈에 성을 팔려 했다가 더 나쁜 놈에게 걸린 것이라 본다. 그들은 완전무결한 피해자가 아니”라며 피해자가 원인을 제공했다는 전형적인 가해자 중심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몰카’, ‘오피녀’, ‘AV 업계’, ‘위키미키’, ‘휴게텔’ 등의 범죄의 심각성을 담지 못하는 단어나 남성 사회에서 공유되는 은어를 언급하는 데에도 거리낌이 없었다. 또한 ‘남성의 성욕에 관대하다’는 말에는 강한 거부 반응을 보이면서도 개정안을 반대하는 이유로는 ‘남성의 성욕을 푸는 불법적인 방법이 오히려 더 생길 것’을 들고 있다. 남성의 성욕 해소를 위해 여성을 착취하고 있는 것을 ‘자발적’이라는 말로 포장하며 자신이 속해있는 사회 구조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남성 A는 “성인이 성인물도 못 보게 하는 나라에서 뭘 바라겠냐마는, N번방에 입장한 사람의 신상을 공개하는 건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며 “포르노 사이트 최다 검색어 중 하나가 Teen이다. VPN 우회에서 음란 사이트 접속한 사람들도 모두 잡아가 신상 공개할 것인지 궁금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는 ‘포르노’ 사이트 최다 검색어 중 하나가 ‘Teen’임을 알고 있는 사실까지 당당히 말하면서 신상 공개는 무의미함을 강조한다. 아동 성 착취에 대한 문제의식 자체가 매우 미비함이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애초에 포르노는 동의를 전제하기 때문에 ‘아동 포르노’는 있을 수 없다.
같은 듯 다른 둘의 입장은 페미니즘에 대한 시각에서도 드러났다. 남성 A는 “페미니스트들의 행태 때문에 성평등이란 단어만 들어도 혐오스럽다.”라며 페미니즘에 대한 강한 적대감을 보였다. 반면 남성 D는 “페미니즘을 굉장히 지지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다만 “우리나라의 페미니즘은 많이 변질된 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페미니즘은 무조건 지지한다. 여성은 당연히 존중받아 마땅하다고도 생각하고. 그래서 그런 변질된 페미니스트들을 제외한 모든 여성들에겐 정말 존중에 존중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성 D는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하는데, 왜 페미니즘에 대한 강한 혐오를 보인 남성 A와 별반 차이가 없을까? 구조를 보기 위해선 어떤 사고의 전환이 필요할까?
연대하는 여성들
여성들은 어떨까. B, C, D 세 유형을 인터뷰했다. 설문 결과에 차이가 있었으니 당연히 이들 간의 생각 차이는 존재했다. 그러나 답변을 분석하자 유사한 점이 많았다. 설문 응답 결과에서는 매우 유사했던 여성 D와 남성 D의 인터뷰는 오히려 다른 점이 많았다.
첫째, N번방 사건 이후 주위에서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분노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또한 주로 여성들이 분노하는 경우가 많았다.
Q. N번방 사건 이후 주변의 분위기가 어땠는지?
여성 B: N번방 사건 이후 성범죄, 아동 성 착취에 대한 경각심이 더 커지는 분위기였고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많은 사람이 N번방 신상 공개 챌린지를 진행하며 사건에 대한 분노와 관심을 표한 것 같다.
여성 C: 평소 주변인들이 페미니즘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몰라도 크게 분노하는 분위기였다. 놀라웠던 점은 평소 페미니즘에 크게 관심이 없어 보이고, 언급을 꺼리던 친구들도 적극적으로 인스타그램 챌린지에 참여하고 반응을 보였다는 점이었다. SNS 친구들이 여자여도 페미니즘에 대해 적극적으로 언급하는 친구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N번방과 리셋에 관련된 해시태그 챌린지는 거의 모든 친구들이 다 올려서 태그를 이미 걸고 나면 거의 중복으로 태그가 안 된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여성 D: 소셜 미디어에서 분노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주변의 여자들은 모두 분노를 표하는 인스타그램 포스팅을 올리고 청원글을 올리고 해시태그를 달았다. 남자들은 포스팅을 올리는 남자는 거의 없었고, 다른 여자들이 올린 글에 좋아요를 누르는 등의 비교적 소극적인 참여를 했다. 요즘은 그 사건을 거의 이야기를 안 하는 분위기이다.
둘째, 정부의 대책에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그 이유는 주로 피해자 지원 부족이다.
Q. 설문지에서 정부의 정책에 보완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여성 B: 현재 규제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는지 자세히 모르지만, 인터넷 성범죄라는 게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개념이라고 알고 있다. 범죄 범위(지인 합성 등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를 잘 파악해 관련 처벌 법안을 발 빠르게 도입하면 좋겠다.
여성 C: 정부 정책이 좀 더 빠르게 사건에 대응해야 한다. 피해자들이 보복이나 신고 측면을 두려워해서 대응이 늦어지는 편이 있다고 생각해서 그 부분에 있어서, 국가가 개인에게 충분히 신고로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지금처럼 꾸준히 관련 법을 제정하고 사람들이 사건에 대해 알 수 있게 공론화하고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정부가 피해자 지원도 신경 써야 한다. N번방 사건도 그렇고 2차 가해로 인해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서 피해자에 대한 사소한 정보도 노출되지 않아야 된다는 점에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여성 D: 특별한 계기가 있기보다는, N번방 사건 이전에도 다양한 사건을 둘러싸고 남녀 간의 갈등이 끊임없이 일어나왔고 이에 대한 정부의 제도적 차원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많은 성범죄에서 피해자의 인권을 보장하고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대처가 미흡하다고 여겨 그렇게 답했다.
셋째, 남성의 성욕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가 존재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Q. N번방 사건의 원인 중 가해자 일탈에 3점을 준 이유는 무엇인지?
여성 B: 3점을 준 이유는 가해자 일탈도 있고 사회적 요인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트위터에 나체 사진을 올린 걸 학교와 부모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하며 피해자를 '성노예'로 만든 케이스가 꽤 있는 걸로 안다. 만약 남자보다 여자의 행실에 대해 더 엄격한 사회가 아니었다면, 피해자들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Q. 어떨 때 사회가 남성의 성욕에 관대하다고 느끼는지?
여성 C: 관용적인 표현이나 사회 전반의 분위기에서 그렇게 느낀다. 학창 시절 남학생들의 성에 대한 관심만 그럴 나이라며 넘어가고, 봐주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모두가 있는 공간인 교실에서 남학생들끼리 음란물 이야기하기, 보기 등의 경우들이 있었다. 이러한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계속 이어지는 것 같다. 실제로 비교적 최근까지도 ‘여자가 야한 옷을 입으면 범죄를 당한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도 이러한 사회가 남성 성욕에 관대한 분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Q. N번방 사건의 원인 중 남성의 성욕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에 1점을 준 이유는 무엇인지?
여성 D: 남성의 성욕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에 1점을 준 이유는 아무래도 여성보다 남성의 성욕에 너그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사회 분위기가 남성의 성욕에 매우 관대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연예인 성범죄 사건만 보아도, 남성 연예인이 성범죄를 저질렀을 때 욕을 하는 대중들이 대다수이며, 성범죄 사건에서는 남녀 차별 없이 가해자가 비난받고 낙인이 찍힌다고 생각한다.
넷째, 불법 성적 촬영물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만 해도 처벌하는 개정안에 찬성한다.
Q. 개정안에 따르면 성인 대상 불법 성적 촬영물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만 해도 처벌될 수 있는데, 과하다고 생각하는지 또는 적절한 개정이라고 생각하는지?
여성 B: 시청도 처벌 대상이라서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안다. 불법 성적 촬영물이 없어져야 한다는 점에서는 이 법안에 동의한다. 하지만 시청까지 처벌하겠다는 것은 결국 개인의 인터넷 서치 히스토리를 다 살피겠다는 말이다. 개인정보 유출이나 정부의 과도한 검열에 민감한 나로서는 개인의 인터넷 기록을 정부가 열람한다는 사실이 조금 불편하고 또 시행 불가능할 것으고 생각한다.
여성 C: 적절한 개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불법 촬영물과 관련한 캠페인들은 꾸준히 이루어져 왔지만 결국 캠페인과 기존의 처벌만으로는 충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N번방 사건이 발생했다고 본다. 그리고 N번방 사건에서 제일 이슈가 되었던 점은 디지털 성범죄와 같은 성 착취 범죄가 단지 가해자와 피해자의 일대일 상황에서 벌어진 것이 아니라 누군가는 착취를 하고 누군가는 이를 감상하고 방관하고 오히려 부추겼다는 점이, 더 핵심이라고 본다. 그리고 이를 막기 위해서는 결국 소지, 구입, 저장, 시청까지 엄격하게 규제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여성 D: 적절한 개정이라고 생각한다.
여성 D는 해당 사건에 대한 주위 사람들의 반응에서 성별 간의 차이를 느꼈다고 답변했다. N번방 사건에 대한 반응 차이는 자신의 삶과 N번방 사건이 무관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지와 관련이 있다. 여성을 객체로 바라보는 가부장제 하에서 여성들이 N번방 사건과 같은 디지털 성범죄를 자신과 아무 상관없는 일로 지나치기 어려웠을 것이다. 실제로 세 여성 모두 N번방 사건 이후 주위에서 분노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답했다. 유형 D 남성이 “그런 가해자들로 인해 무고한 남자들에게 프레임이 씌워지는 것에 굉장히 안타까워했으며 괜히 나도 그 방에 있었다는 오해를 받지 않을까 조금 걱정하는 분위기였다”고 답한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정부의 대응에 대한 입장에서도 남성과 여성의 답변은 확실히 갈렸다. 여성들은 “N번방 사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미흡하다”고 하면서 피해자 지원책이 확보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여성 D가 “정부가 젠더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는 것 역시 문제”라고 말했지만 동시에 “많은 성범죄에서 피해자의 인권을 보장하고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대처가 미흡하다“고 답했다. 남성 D가 정부 대응의 미흡한 점에서 “모든 성폭력의 가해자는 남자고 피해자는 여자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 현 정부는 20대 남성을 위한 어떠한 정책도 내놓지 않아 20대 남자가 살아가기에 너무 힘든 나라를 만들어 놨다”고 답한 것과는 확실한 차이를 보였다. 여성과 남성은 각각 피해자와 가해자의 당사자성에 이입하고 있었다.
여성 B와 여성 C의 경우 사회 분위기가 남성의 성욕에 관대하다고 생각하는 점에서 유사했지만, N번방 사건의 원인 측면에서는 달랐다. 여성 B는 여성의 행실에 더 엄격한 사회 분위기에 초첨을 맞췄지만 여성 C는 가해자 개인의 성향, 범죄심리, 일탈에 초점을 맞췄다. 여성 C는 “비교적 최근까지도, ‘여자가 야한 옷을 입으면 범죄를 당한다‘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도 이러한 사회가 남성 성욕에 관대한 분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사회에 만연한 강간 문화를 지적했다. 세 여성 모두 남성의 성욕에 대해 관대한 사회 분위기가 존재한다는 것은 인정했지만 정도에 따라서 차이를 보였다.
개정안에 대한 의견도 같았다. 다만 여성 B “불법 성적 촬영물이 없어져야 한다는 점에서는 이 법안에 동의”하지만 “개인의 인터넷 기록을 정부가 열람한다는 사실이 조금 불편하고 또 시행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는 처벌 자체에 대한 반대보다는 개인 정보 침해 우려와 실현 가능성에 대한 지적이었다. 남성 A, D가 더 많은 우회 경로를 통해 음란물을 소비할 것이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한 것과는 다른 맥락이다.
여성 C는 성 착취 범죄가 “누군가는 착취를 하고 누군가는 이를 감상하고 방관하고 오히려 부추겼다는 점이 더 핵심”이라며 디지털 성범죄를 포함한 성 착취의 구조를 비판했다. 여성들은 불법 성적 촬영물을 소지·구입·저장하는 것에 대한 반감을 공유하고 있는 반면 남성들은 이를 막으면 또 다른 경로로 성욕을 해소할 뿐이라며 개정안에 반대했다. 남성들은 누군가의 불법 촬영물까지 성적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한 사람이 구조를 바꾸기는 어렵다
설문지 응답 결과 ‘남성의 성욕의 관대한 사회 분위기’의 점수를 나타낸 그래프는 성별 간 반전을 나타낸다. 여성은 5점으로 갈수록 응답이 많아졌고 남성은 5점으로 갈수록 응답이 적어졌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사회 분위기에 5점을 주고 가해자의 개인적 일탈에 2점을 준 유형 C의 남성(이하 남성 C)이 존재했다. 과연 남성 C는 다른 남성들과 차이점을 보였을까?
Q. 어떨 때 사회가 남성의 성욕에 관대하다고 느끼는지?
남성 C: 야동을 보는 것에 대해 ‘남자는 그럴 수 있지’ ‘원래 남자들은 다 그래’ 하는 분위기가 범죄의 중요한 사회적 요인이라고 본다.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재현하는 미디어 또한 그러한 사회 분위기(여성에 대해 성적으로 욕망을 가지게 하는)에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관대하다’라는 표현을 넘어서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여기게 하고 여성에 대해 성적 욕망을 갖는 것이 당연한 사회 분위기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계기라면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라는 문제의식을 계속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Q.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라는 문제에는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됐나?
남성 C: 계속 생각하는 주제이긴 한데, ‘왜 나는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시선을 갖게 되었지? 꼭 이렇게 태어난 게 아닌데 왜 이런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거지?’ 하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그게 내 본인의 욕망이라기보다 자꾸 강제되거나 종속된 욕망 내지 감정이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데 페미니즘을 알게 되면서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여기는 시선들을 좀 씻어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Q.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남성 C: 이 문제는 남성의 문제이지만 동시에 한국 사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멸시하는 시선을 체화하는 남성 커뮤니티의 문제도 있겠지만, 여성에 대한 남성의 권력을 행사하는 방식이 불법 촬영이나 지인 능욕, N번방 같은 형태로 나타나는 것에는 한국적 맥락이 있다고 생각한다. 같은 인간으로서 상호작용하는 것이 우선하기보다 포르노에 의해 이미 외부의 시선이 덧씌워진 채로 여성과 관계를 맺는다는 것, 그리고 그런 의식이 동질적인 남성 커뮤니티 안에서 공고화되고 여성에 대한 폭력으로 그 의식이 발현되는 것이 문제라고 본다. 그래서 이 문제를 그저 개인적인 일탈로 치부되어야 할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해자에 대한 엄벌도 중요하겠지만 올바른 성교육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남성 C는 본인이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남성 집단과 자신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동시에 남성 호모 소셜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것에 반감을 가지며 남성 호모 소셜의 밖으로 나오길 희망한다 2. ― 남성들은 여성을 배제한 남성 간의 유대 집단인 호모 소셜을 형성하고, 여성에 대한 왜곡된 성적 시선은 남성 호모 소셜 내에서 굳어진다. 여성에 대한 폭력은 남성들의 친밀감 형성의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 남성 C는 남성 집단의 내부자이자 외부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지며 남성 대부분이 공유하는 가해자 이입을 벗어나 구조를 보고 있다.
이러한 남성 C의 사고는 “디지털 성범죄의 원인은 여성에 대한 왜곡된 성적 시선과 이를 공고하게 만드는 남성 호모 소셜에 있다”는 답변에서도 드러났다. 남성 C는 “‘관대하다’는 표현을 넘어서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여기게 하고 여성에 대해 성적 욕망을 갖는 것이 당연한 사회 분위기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말하며 사회 전반을 비판하기도 했다. 포르노에 구현된 방식으로 여성을 이해하는 한국 남성들의 모습도 지적했다.
남성 C가 지적한 “포르노에 의해 이미 외부의 시선이 덧씌워진 채로 여성과 관계를 맺는“ 모습은 무엇일까?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사회적 요인과 무관한 가해자의 일탈‘을 N번방 사건의 주된 원인으로 본 남성 D를 다시 떠올려보자. 남성 D는 “사회적 요인이 컸다면 이런 일이 종종 발생했을 것이고, 그런 성적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야 하는 데 지금까지 경험한 바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정안에 대한 질문에서 ‘불법 촬영물’이라고 명시했음에도 이를 단순히 ‘성인물’이라고 바꾸어 칭하고 있다. 남성 D에게 불법 촬영물과 성인물의 경계는 희미하다.
Q. 음란물을 성 착취물이라고 하는 것에 동의하나?
남성 C: 이 부분은 논쟁이 있는 문제라서 무 자르듯이 이렇다, 하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넓은 의미에서 성 착취물이라고 생각한다. 착취라고 하면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타인의 욕망에 의해 자신이 쾌락이나 욕망, 자본 등을 채우기 위한 도구로써 활용되는 것이라고 이해해 볼 수 있을 텐데, 그런 의미라면 남성의 성욕(사정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서 여성의 신체가 사용되는 것이니까. 그런데 나의 의지라는 부분이 조금 걸리기도 한다. 물론 그 의지라는 것도 사회문화적 조건에 의해서 어느 정도 만들어지는 부분이 있기는 한데, 모든 음란물이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착취되는 것인가, 이렇게 반문해 볼 수도 있다. 가령 ‘주체적 섹시' 같은 문제도 있다. 그게 과연 주체적이냐, 그것도 남성 성욕에 종속된 거 아니냐, 이렇게 질문해 볼 수도 있다.
남성 D가 음란물과 성인물을 구분하지 않는 이유는 음란물 제작에 여성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반면 남성 C는 “여성의 의지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음란물을 성 착취물로 보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남성 C가 여성에 대한 성 착취 문제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해자와 동일한 성별로서 입장을 취하는 남성 A, D가 ‘AV 업계’를 내세우며 음란물은 성 착취가 아니라고 주장한 것과는 달랐다. 가해자 중심 사고에서 피해자를 외면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가해 행위의 연장선이다. 남성 호모 소셜 내부에 있는 남성과 바깥쪽에서 구조를 보는 남성의 생각은 확연히 달랐다. 결국 시각의 차이는 남성 내부 집단에서 나올 수 있는지에 달렸다.
성별을 떠나서 볼 수 없다
조사 결과, 성별에 따른 디지털 성범죄 인식 차이는 강하게 나타났다. 설문 조사에서 남성과 여성의 응답은 개인 지표와 사회 지표의 경계에서 엇갈렸다. 응답자의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유형을 나눠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결국 ‘같은 유형’이 아닌 ‘같은 성별’에서 유사한 답이 나타났다. 사회 지표에 동의하지 않은 남성들은 호모 소셜에서 공고히 굳어진 여성 혐오와 성 착취를 체화한 상태였다. 무거운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는 그들과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N번방 사건의 원인을 개인의 성향으로 돌리려 했다. 그래서 그들은 ‘성별을 떠나고’ 싶었다.
그러나 N번방 문제는 성별을 떠나서 볼 수 없다. 디지털 성범죄로 규모를 확장한 성 착취는 주범을 중심으로 이를 소비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주범은 타인의 사적이고 성적인 이미지를 성적으로 대상화하고 이를 유포하면서 금전적 이익을 얻는다. 공모자들은 주범이 유포한 이미지에 금전을 제공하거나 관심을 보이는 행위를 통해 착취구조가 이어지도록 돕는다. 이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내면 깊은 곳에 있는 혐오와 사회에 강하게 작용하는 젠더 권력을 직시해야 한다.
문제는 반복된다. 텔레그램 이전에 손정우의 ‘웰컴투비디오’와 정준영의 ‘단톡방’이 있었고, 그 이전엔 양진호의 ‘웹하드 카르텔’이, 그보다 더 전엔 100만 명의 회원을 거느렸던 ‘소라넷’이 있었다. N번방의 ‘26만’이라는 수치를 두고 많은 말이 오갔지만, 이미 디지털 성범죄는 26만이라는 단순 수치로는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큰 몸집으로 사회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모든 사람의 손에 카메라가 쥐어지고, 사진이나 영상을 찍고, 빠르게 유포하는 것까지 가능한 디지털 세상에서 재현된 성범죄와 성 착취는 끔찍하다. 이제는 악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젠더에 기반한 혐오와 성 착취가 만연한 세상을 바꿔야 한다. 변화는 ‘성별을 떠나지 않고’ 현상을 똑바로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한다.
- 8번 질문: N번방 사건의 원인에 대해, 다음의 선지에 동의하는 정도에 따라 점수를 매겨주십시오. (5에 가까울수록 강하게 동의함을 의미합니다.), 선지: 피해자의 단정하지 못한 행실 때문이다/ 사회적 요인과 무관한 가해자 개인의 성적인 일탈 행위일 뿐이다/ 성범죄 공모를 통해 금전적 이익을 얻으려는 가해자의 과욕 때문이다/ 플랫폼 사업자의 방관 때문이다/가해자에 대한 낮은 수위의 처벌 때문이다/ 남성의 성욕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 때문이다 [본문으로]
- 동성 간의 유대, 더 정확히 말하면 성적인 것을 억압한 남성 간의 유대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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