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88호 <난기류>3 사람이라는 로켓 사람이라는 이름의 로켓 편집위원 강시현 물과 맞바꾼 것 지난 3월 학교 앞으로 자취방을 옮겼다. 학교에서 한 시간 거리인 8평 가량 오피스텔에서 학교 중문의 다세대주택으로 이사오니 많은 게 달라졌다. 일단 비슷한 값에 집이 절반으로 줄어 4평이 되었고, 연달아 언덕과 언덕을 오르고서도 계단을 타야했고, 당연했던 엘레베이터와 경비실도 사라졌다. 내 생에 접하지 못했던 온갖 벌레가 방에 드나들었고, 심지어는 말벌이 환기시키는 찰나에 들어와서 경악했던 적도 있었다. 그 말벌이 내 현관문 위에 집을 짓고 있었으니 더 말해봤자 입만 아픈 그런 집이 내 집이 된 것이다. 그래도 언덕과 계단은 운동 삼아 오를 만했고, 줄어든 집도 억지로 적응하니 괜찮았고, 엘리베이터와 경비실도 그립긴 했지만 나름대로 적응됐다. .. 2025. 7. 26. 살인자는 'ㅇ' 난감합니다 살인자는 ㅇ 난감합니다: 살인자는 누구이고, 정의는 어디에 있는가 편집위원 박지은 어떤 사람들은 죄를 저지르고도 죄책감이 없다. 『살인자ㅇ난감』 속 이탕은 그런 사람들 곁에 있을 때 목덜미에서부터 무언가를 느낀다. 그 감각은 본능에 가깝다. 그는 죄의 무게가 아니라, 죄의 무감각함에 반응한다. 죄의식조차 없는 얼굴을 마주한 순간 무참하게 죽인다.『살인자ㅇ난감』은 바로 이 지점에서 독자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살인은 누구의 것인가. 정의는 어디서 길을 잃었나. 『살인자ㅇ난감』과 현실의 경계에서 ‘사적 정의’를 묻다 올해, 강진 초등학생 연쇄 실종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출소할 예정이다. 그는 또 다른 아동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고 그 장면을 스너프 필름으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법적으로.. 2025. 7. 25. 프리즘: 흩어진 빛의 조각들 편집위원 장희수 들어가며“당신이 우리를 대포 앞이나 칼날 앞에 두는 것보다 더 두려운 것 앞에 두었는데,어떻게 당신의 협박이나 생사의 위협이 나를 움직이겠는가?”-1905년 11월 17일, 대한제국 참정대신 한규설- 이번 겨울은 유독 길게 느껴졌다. 낙엽이 바스락거리던 그 순간부터 따뜻한 봄이 오길 무척이나 기다렸는데, 그 기다림을 비웃기라도 하듯 꽃샘추위는 물러날 생각을 않았다. 오히려 더 매서운 강풍과 함께 4월에는 강한 눈보라도 몰고 왔다. 덕분에 다시 움츠러든 꽃봉오리는 강한 생명력으로 그 혹독한 추위를 견뎌내야만 했다. 4월의 눈을 밟으며 정동길을 걸었던 그때로 잠시 되돌아가 본다.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소리가 담벼락을 타고 넘어와 마음 한 켠에 얹힌 응어리를 괴롭히고 있었다. 이를 피하고자 발.. 2025. 7. 2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