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 김지우
집이 주는 안락하고 편안한 이미지는 누구에게나 유효할까. 오늘날 청년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묻는 일이 다소 '꼰대'스러운 질문이라면, 어디에서 살고 싶은지 묻는 일은 이제 목표와 포부를 가늠하는 질문과 다를 바 없다. 어떤 집에서 살고 싶다는 대답은 곧 어떤 사회 계급에 속하고 싶다는 선언에 가깝고, 실제로 우리의 대답도 부촌의 지명을 넘어 아파트 이름으로까지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좋은 집'에 살고 싶은 욕망은 결코 나쁘지 않다. 다만 '좋은 집'이란 무엇인지 정의내리는 일도, 어떻게 하면 그곳에서 살 수 있을지 가늠하는 일도 어려울 뿐이다. 때로는 더 이상 갈 수 없는 에덴 동산을 올려다보는 아담과 하와처럼 막막하기까지 하다. 우리에게 '좋은 집'은 아득하게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청년'이라는 집단적 명명이 모호하고 주관적임에도 불구하고 그 특성 중 하나가 '저소득·저자산'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과거 청년들이 적극적인 경제적 활동을 통해 소득을 늘리고 자산을 축적하는 방식으로 집이라는 상대적 고비용 재화를 얻어낼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청년들은 지금 살(buying) 만한 집은커녕 살(living) 만한 집을 찾기에도 급급하다.
중앙대학교의 사정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앞서 살폈듯 학생들은 학교와 가까운 곳에 살기 위해서 높은 비용을 감수하고 있고, 그 중에서는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자취를 선택한 경우도 상당하다. 경제적으로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서울에서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으니 이 정도에서 만족한다는 체념도 뒤따른다.[1] 그런데 우리가 겪는 주거 문제는 정말 어쩔 수 없는 일들일까? 주거 문제에 대한 청년들의 체념과 비관이 비단 중앙대, 혹은 대학가의 학생만이 겪는 문제일까?
우리의 주소는 어디로 적히나
지난해 7월 발표된 통계청의 이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1인 청년가구 주거빈곤율은 2000년 31.2%에서 2015년 37.2%로 더 악화됐다. 이 기간 전국 전체가구 빈곤율은 29.2%에서 12.0%로 낮아졌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당시 "청년가구는 다른 세대와 뚜렷하게 구별될 정도로 지하, 옥탑, 고시원 등에 거주하는 주거빈곤가구 비율이 높았다"며 "특히 서울 1인 청년가구 비율은 2000년 이후 지속해서 증가했는데 이는 다른 세대에서 관찰되지 않는 역주행 패턴"이라고 지적했다.
- 파이낸셜 뉴스, 2019.01.10., [청년주거 빈곤] 서울 1인 청년가구 3명 중 1명 ‘지옥고’에 살고 있다
물질주의 사회에서 '잘살고 싶다, 혹은 잘 살고 싶다'는 우리의 공통된 욕망은 자연스럽게 '어디에서'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탈조선'을 꿈꾸는 사람도 있고, '한남동의 모 아파트'를 꿈꾸는 사람도 있다. 동시에 복잡한 강남대로와 가로수길의 번화가를 걸으며 이렇게 많은 건물의 많은 주소들은 모두 누구의 몫인지 생각해 본다. 과연 '주님 위에 건물주님'이라는 농담이 통용되는 사회다. 그래서인지 나라의 경제 사정이나 정부의 정책 기조가 변화할 때마다 집과 건물이 발 빠르게 논쟁의 도마 위로 향한다.
'어디서 사는가'는 인간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문제이면서 동시에 '청년'으로 통칭되는 세대가 특수성을 가지는 지점이다. 청년 세대를 둘러싼 문제들은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주거 문제는 삶의 질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려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 수 있을까, 혹은 어떻게 살게 될 것인가 하는 걱정과 기대에 앞서 현재를 명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이를 2019년 국토교통부에서 실시한 주거 실태 조사를 통해 살펴보기로 했다. 국토교통부의 주거 실태 조사는 가구주의 연령이 만 20세부터 만 34세 사이일 경우, 청년 가구로 분류한다. 조사는 방대한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를 통해 청년 가구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여러 지표를 효과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이 글에서는 청년 주거 문제를 주거 안정성 문제, 주거 품질 문제, 주거 비용 문제로 구분했다.
① 주거 안정성 문제
청년 가구의 특징 중 하나는 주거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주거 안정성과 소유는 불가분의 관계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청년 가구의 자가 점유율은 2017년 이후 2년 연속 감소해서 17.2%에 그치고, 대신 월세 형태의 주거 계약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주거 불안정성은 주거 이동률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일반 가구와 비교했을 때, 청년 가구의 현재 주택 거주 기간이 2년 이내인 가구 비율은 80%를 웃돈다. 일반 가구의 두 배보다 높은 수치다. 가구주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월세 거주 가구가 많은 점을 고려하더라도 청년 가구의 평균 거주 기간이 1.4년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하다. 짧은 거주 기간 속에서 집은 얼마나 '집'다울 수 있을까. 대학가의 청년들이 흔히 '자취방'과 '집'을 구분지어 이야기한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자. 일상에서의 언어 습관에서 자연스럽게 주거의 불안정성을 발견하는 순간이다. 게다가 청년 가구는 이사를 하는 주된 이유로 '계약 만기(23.9%)'를 꼽았다. 기존 주거지에 대한 불만족 때문에, 혹은 더 나은 주거 조건을 찾아서 이사하는 경우라면 거주자 본인의 의지에 의한 이동이겠지만, 이 경우는 외부적 요인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한 집에서 사계절을 겨우 보내고 나면 자가가 없는 대다수의 청년들은 다시 월세방을 구하고, 짐을 옮길 준비를 한다.
② 주거 품질 문제
계약이 끝나갈 때마다 짐을 싸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는 청년들은 이번에는 부디 괜찮은 '집'이길 바라지만 이 바람이 실현될 확률은 악랄한 복불복 같기만 하다. 아니, 애초에 '집'을 찾는 일부터가 쉽지 않다. 주거 실태 조사에서 청년 가구는 주택 이외의 거처에서 지내는 비율이 일반 가구는 물론이고 다른 특성 가구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 이외의 거처는 호텔이나 여관 같은 숙박 업소의 객실이나 판잣집, 비닐하우스, 잠만 자는 방·건설 공사장의 임시 막사 등 임시적 거주를 위한 구조물 등을 가리킨다. 이때, 주택은 '가구가 살 수 있도록 지어진 집으로서 주택의 요건을 갖춘 거처'를 의미하고, 통계상 주택의 요건은 한 개 이상의 방과 부엌 및 독립된 출입구를 갖추고 있는 소유 또는 매매의 한 단위로서의 영구 또는 준영구 건물을 말한다.
물론 기숙사를 비롯한 특수 사회 시설 역시 주택에 해당되지 않아 주택 이외의 거처로 분류되긴 하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상당히 높은 수치임에는 변함이 없다. 게다가 2019년 3월 발행된 국토연구원의 <국토이슈리포트>에 따르면, 주택 이외의 거처에 거주하는 37만 가구 중 51.5%(19만 가구)는 수도권에 살고 있고, 이 중 68.7%(13만 가구)가 고시원 혹은 고시텔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 중 75%(9만 8000 가구)가 청년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 빈곤 문제가 주로 인구가 과밀한 지역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해당 수치는 충분히 유의미해 보인다. 특히 서울시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주거 빈곤율은 2015년 기준 18.1%로 전국 평균인 12%보다 높았고, 이 중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20세부터 만 34세까지의 1인 가구 주거 빈곤율은 2000년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2015년에는 37.1%에 육박했다.[2]
설령 '집'을 찾았다고 해도 문제는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괜찮은 집을 구하는 일이 하늘의 별 따기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괜히 청년들 사이에서 '자취방 구하는 꿀팁'이랍시고 집 안에서 다섯 걸음을 걸을 수 있는지 확인해 보라는 말이 돌아다니는 게 아니다. 실제로 제대로 된 방 한 칸 구하기가 쉽지 않다. 최저 주거 기준[3]은 면적에 대한 기준으로 14㎡를 제안하고 있다. 평수로 따지면 4.2평 남짓한 공간인데, 이마저도 부엌과 화장실을 포함한 숫자다. 매달 꼬박꼬박 월세를 내면서도 청년들은 가장 높은 비율로 면적 기준에 미달하는 곳에서 살고 있다.
③ 주거 비용 문제
집은 이견 없이 고가의 재화다. 주거 문제 앞에서는 유독 숨만 쉬어도 돈이 든다는 말을 뼛속까지 체감하게 된다. 먹고 입고 사는 일은 인간 생활에 있어서 필수적인 3요소라는데, 앞서 중앙대학교의 사례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처럼 어째서인지 청년들에게 '사는 일'은 꽤나 부담스럽다.
좋지 않은 집을 굳이 선택하는 것은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다. 더 나은 집에서 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양호한 품질의 주택에 산다는 것은 주거 비용 문제를 겪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5] 괜찮은 집과 괜찮은 통장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니. 잔인한 선택의 기로다. 주거권은 자본주의 시대에 권리라기보다는 하나의 상품에 가깝고,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의식주'를 '의식부(富)'로 발음하지 않기란 어렵다.
대부분의 청년들은 집을 산다고 해도 내 것인 줄 알았던 집을 은행과 사이좋게 나누어 가져야 한다. 실제로 청년 가구의 주택 가격 대비 대출금 비율은 일반 가구(38.1%)를 훨씬 웃도는 46.3%에 달한다. 거의 절반에 가까운 비율인데 부담되지 않을 리 없다. 당연하지만 청년 가구가 일반 가구에 비해 훨씬 많은 부담을 느낀다. 임대료 및 대출금 상환 부담 정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 무려 청년 가구의 76.3%가 부담된다고 응답한 반면 일반 가구는 65%에 그쳤다.
그래서인지 2019년 기준으로, 노인 가구(89.7%), 신혼부부(87.8%)가 내 집 마련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과 달리 소득 하위 가구(78.2%), 청년 가구(72.5%)는 상대적으로 내 집 마련의 필요성에 대해 적게 응답했다. 청년 가구가 일반 가구는 물론이고 모든 특성 가구들 중 가장 낮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내 집 마련이 꼭 필요하지 않다’라고 응답한 전체 가구 중 절반 이상이 '소요 자금 문제'를 이유로 들었고, 특히 청년 가구는 '소요 자금 문제'를 선택한 비율이 자그마치 59.7%에 달한다. 이는 응답자들이 주택의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한다기보다는 고비용에 대한 부담을 토로하는 것으로 읽힌다. 만약 응답자의 자산 상태에 따라, 혹은 주거에 소요되는 자금 수준이 절대적으로 하락한다면 응답 결과가 달라질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엉킨 실타래를 푸는 방법
청년 주거 문제는 한국을 넘어 전 세계적인 경향성을 보인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이 청년 세대를 '렌트 세대(Generation Rent)'로 명명하며 청년의 주거 불안정 문제를 기사화하기도 했다. 많은 국가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단단히 꼬인 줄을 풀기 위해서는 당연히 그 원인을 천천히 규명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주거 빈곤 계층이 양산되는 원인은 크게 주거비 상승에서 이어진 저렴 주택 부족, 양극화와 빈곤 심화으로 인한 부의 대물림, 사회 보장의 취약성을 꼽을 수 있다. 이때, 여러 원인들과 이후 생애 과정에서의 특정 경험이 합쳐지면 전반적인 주거 빈곤으로 나아가게 된다. 특히 주거 빈곤은 취약한 인적 자본이나 알코올 의존증과 같은 상황에 따라 노숙 생활에 진입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저 개인의 불운이나 자본 부족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
그런데 오늘날 청년들이 유독 심하게 주거 문제를 앓는다면, 이는 분명 '세대'라는 집합에서의 공통된 특질을 매개로 한 주요 원인이 존재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통계나 정책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연령 동질성을 청년 세대의 기준으로 세운다면, 세대적 공통 경험에 그 답이 있을지도 모른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 잠재력과 소득 증가율은 눈에 띄게 둔화됐고, 노동 정책의 변화로, 고용의 질은 1997년 IMF 외환 위기 이후 다시 한 번 크게 떨어졌으며, 반대로 주택 가격은 오르고 계약 형태는 점차 월세화됐다. 특히 20대의 비정규직 규모가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6] 불안정한 고용은 곧 불안정한 소득이다. 자산의 축적도, 안정성을 담보로 한 장기 주택담보대출도 어렵다. 기업 내부의 사택 문화나 주택 금융 지원 프로그램도 사라진 지 오래다.[7] 문제는 사라진 비정부 주택 지원 제도의 자리를 채울 대체제가 없다는 점이다.
2000년부터 2013년까지 집값은 2.2배, 전셋값은 2.25배 오른 반면[8] 청년층의 소득이 증가하는 속도는 주택의 가격 상승에 한참 못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00년 전체 노동자 임금은 약 1,313,910원 수준에서 2013년 약 3,116,000원 정도로 2.3배 이상 상승하였으나, 20~39세 청년층의 임금은 약 2,625,250원에 그쳤다.[9] 이와 같은 세대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 세대가 다른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더 심각한 주거 불안 문제에 직면해 있음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일반 주거 빈곤층을 양산하는 주원인인 양극화 현상과 부의 대물림은 점점 심각해지는 추세를 보인다.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2014년 청년 가구의 주거 소비 면적이 2006년보다 3.0㎡ 증가하긴 했지만, 이수욱 국토연구원이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이마저도 희소식은 아니다. 25~34세 청년층에서 전세 거주 비율과 주거 면적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동시에 실제로 지출하는 주거비는 오히려 월세 상승 등을 이유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거 소비 불평등을 보여주는 청년 가구당 평균 주거 면적 변동계수[10]는 오히려 2006년 당시 0.38에서 2014년에는 0.47로 매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11]
청년 세대가 원하는 주택 재고가 없다는 사실도 꾸준하게 지적된다. 주택 비용이 오르다 보니 청년층의 현대 조건이나 장래 소득에 적합한 주택을 찾기 어렵다. 청년들이 자신들의 비용 부담 능력을 웃도는 주택을 선택한다면 당연히 주거 비용 문제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자산 축적의 측면에서도 마이너스다. 결국 월세에서 전세로, 전세에서 자가로 이어지는 주거 상향의 이동 경로는 계속해서 약화된다. 그렇다고 국가가 청년 주거 문제에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닐 테다. 청년들이 주거 문제를 지나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기 위해 국가는 어떤 사다리를 준비해 두었을까?
지원 정책 간단히 살펴보기
1) 주택 마련 정책
① 국민임대주택
국민임대주택의 입주자 자격(제15조제1항 관련) -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 [별표 4] <개정 2020. 9. 3.> [유효기간 : 2024년 3월 31일] 제2호라목 3. 그 밖의 사항 나. 공공주택사업자는 제1호에 따른 일반공급의 제1순위, 제2순위 및 제3순위에서 경쟁이 있으면 미성년자인 자녀 3명 이상을 둔 공급신청자 중 미성년자인 자녀 수가 많은 순으로 입주자를 선정하여야 하며, (중략) 자녀수가 같거나 입주자를 선정하고 남은 주택이 있는 경우와 제2호나목, 다목, 마목 및 바목에 따른 입주자 선정 시 경쟁이 있는 경우에는 아래의 배점을 합산한 순위에 따라 입주자를 선정하고 (이하 생략) 1) 공급 신청자의 나이 가) 50세 이상: 3점 나) 40세 이상 50세 미만: 2점 다) 30세 이상 40세 미만: 1점 2) 부양 가족의 수(태아를 포함한다) 가) 3인 이상: 3점 나) 2인: 2점 다) 1인: 1점 |
국민임대주택은 일정한 소득 수준 이하의 무주택 가구주에게 임대 조건으로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공급하는 것을 의미하며, 공공임대주택과 달리 분양 전환이 불가능하다. 전체 공공임대 호수에 대한 청년 세대 호수의 비인 청년 입주율은 19.7%에 그쳤다. 애초에 30세 이하는 나이 부문에서 점수를 얻을 수조차 없다.
② 청년전세임대주택
<무주택요건 및 소득·자산 기준을 충족하는 대학생, 취업준비생, 만19세 ~ 39세> - 본인이 무주택자이고 사업 대상 지역 내 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입학예 정인 대학생 - 본인이 무주택자이고 대학 또는 고등·고등기술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한 후 2년 이내이며 직장에 재직 중이지 않은 자 - 본인이 무주택자이면서 만 19세 이상 39세 이하인 자
1순위: 생계·의료·주거급여 수급가구, 차상위계층, 보호 대상 한부모 가족 가구, 가정 위탁이 종료되거나 아동복지 시설에서 퇴소한 지 5년 이내인 자, 청소년 쉼터를 2년 이상 이용한 자로 퇴소한 지 5년 이내인 자 중 여성가족부 장관이 주거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자 2순위: 본인과 부모의 월 평균 소득이 100% 이하, 다만 국민임대주택 입주자 보유 자산 기준 초과하는 경우 입주대상 제외(총자산 28,800만 원, 자동차 2,468만 원 이하) 3순위: 본인의 월 평균 소득이 100% 이하, 다만 행복주택(청년) 입주자 보유 자산 기준 초과하는 경우 입주대상 제외(본인 기준 총 자산 23,700만 원 이하, 자동차 2,468만 원 이하) * 각 순위별 소득·자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입주 대상자에서 제외 |
청년층(대학생·취업준비생)의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해 기존 주택과 전세 계약을 체결하여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주택이다. 2005년부터 2019년까지 59,372호를 지원했으며, 2020년에는 약 9,500호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③ 행복주택
입주 대상: 무주택요건 및 소득·자산기준을 충족하는 대학생, 청년, 신혼부부, 산단근로자 등 소득 기준: 해당 세대의 전년도 도시 근로자 가구원 수별 월 평균 소득 100% 이하인 자 거주 기간: 대학생·청년(6년), 신혼부부(6~10년), 주거 급여 수급자·고령자(20년) |
행복주택은 청년(19세∼39세·신혼부부·대학생 등 젊은 계층)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 재정과 주택도시기금을 지원받아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2017년 6월 기준, 행복주택의 청년 입주율은 85.8%로 장기 공공임대주택 중 가장 높았다.
2) 자금 지원 정책
① 청년 전세 대출
보증 기관 |
상품명 |
최대 한도 |
대출 금리 구간 |
취급 은행 |
주택도시기금 |
중소기업취업청년 전세보증금대출 |
100% (1억 원) |
1.2% (고정 금리) |
우리, 국민, 신한, 농협, 기업 |
청년 전용 버팀목전세자금대출 |
80% (3천 5백만 원) |
2.3~2.9% (국토부 변동 금리) |
우리, 국민, 신한, 농협, 기업 |
|
한국주택금융공사 |
서울시 청년임차보증금 이자 지원 |
90% (7천만 원) |
1%대 (변동 금리, 은행별/개인별로 상이) |
하나 |
청년전용전세자금대출 |
90% (7천만 원) |
2.3~2.8% (변동 금리, 은행별/개인별로 상이) |
카카오, 우리, 국민, 신한, 농협, 기업, 하나, 수협, 부산, 경남, 대구, 광주, 전북 |
|
주택도시보증공사 |
전세자금안심대출 |
90% (4억 원) |
2.8~4.1% (변동 금리, 은행별/개인별로 상이) |
우리, 국민, 신한, 농협, 기업, 하나, 수협, 부산, 광주, 경남 |
② 청년 월세 지원 제도
서울시 청년월세지원 1. 자격 요건 - 주민등록상 서울시에 거주하고 공고일 기준 만19세~만39세 청년 - 임차보증금 1억원 이하 및 월세 60만원 이하 민간 건물에 거주하는 무주택자 - 기준중위소득 120% 이하 청년 1인 가구 2. 지원 내용: 월 20만원 임차료 지원! (최대 10개월 /200만원) 생애 1회! 3. 선정 기준 - 임차보증금, 차량시가표준액 합산 금액이 낮은 순으로 선발 / 5,000명 이내 - 1순위 2천만원 이하, 2순위 5천만원 이하, 3순위 1억원 이하 |
사다리를 탈 것인가, 오를 것인가
정부가 청년 주거 문제의 해결책이라며 놓아 준 사다리는 꽤나 그럴싸해 보인다. 사다리를 타고 오르면 고된 현실에서 빠져나와 더 좋은 곳으로 갈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렇지만 이 사다리가 꽝이 기다리고 있는 복불복으로 우리를 데리고 갈지도 모르는 일이다. 튼튼한 계단이었으면 그렇지 않았을 텐데, 어쩐지 뻥뻥 뚫린 사다리의 구멍 사이로 정부 지원 제도의 여러 문제점들이 자꾸만 눈에 밟힌다.
정부의 주거 지원 제도는 한눈에 보기에도 너무나 복잡하다. 종류별로 요구하는 자격 조건과 우선순위 평가 방식이 천차만별이고, 지원 금액과 이자율도 달라 이를 단번에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심지어는 지원 대상자가 된 이후에도 지나치게 다양한 진행 방식 때문에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를 테면,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제공하는 청년전세임대주택의 경우, 당첨 이후부터 새로운 문제들에 부딪히게 된다. 일단 입주 대상자가 직접 집을 찾아야 하는데, 여기서부터 난항이다. 임대인은 기존 임대차계약과는 달리 별도의 서류를 준비해야 하고, 법무사를 통해 권리 분석을 해야 한다. 번거로울 수밖에 없는 절차에 LH전세임대주택으로 선뜻 좋은 매물을 내놓는 이들이 적다. 게다가 이 과정에 대략 3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만약 월세 세입자를 찾았다면 없었을 손해를 자처해서 입은 격이다. 결국 대상 주택 부족으로 입주 희망 주택을 물색하는 단계에서부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빈번해지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주택 물색 도우미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물론 회당 3건 내외의 주택을 최대 3번까지 추천해 주는데다 기초적인 권리 분석을 끝낸 뒤라 계약 성사 가능성이 높아 유의미한 서비스이지만 입주 대상자가 도움을 받기 위해 별도의 3주를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은 치명적이다.
그렇다면 행복주택은 좀 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행복주택은 2020년을 기준으로 2억 8천 8백만 원 이하라는 자산 기준을 가지고 있다. 오늘날 사회초년생들이 그렇게 많은 자산을 가지고 있기는 사실상 힘든 일이다. 덕분에 행복주택은 기함할 만한 경쟁률을 자랑한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제공하는 2020년 제2차 서울리츠 행복주택 입주자 모집 최종 청약 경쟁률 자료에 따르면 신길아이파크의 청년 가구 경쟁률은 무려 72 대 1이다. 힐스테이트신촌의 경우에도 청년 가구 우선 선발 유형에 공급된 호수는 단 22호였으나 신청자 수는 1648명이나 됐다.
행복주택에 운 좋게 당첨됐다고 하더라도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인근에 위치한 비슷한 평수의 원룸 예시와 비교해 보면 행복주택의 또 다른 문제가 명확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행복주택은 입주자가 관리비를 따로 지불해야 하는데, 이를 고려해서 주거 비용을 계산해 보면 입주 이전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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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 |
행복주택 |
서울 공릉 |
보증금 3000만 원 월세 30만 원(관리비 포함) 8평 |
보증금 4838만 원 월세 18만 9천 원(관리비 미포함) 8.8평 |
서울 송파구 |
보증금 6000만 원 월세 35만 원(관리비 포함) 11평 |
보증금 8000만 원 월세 30만 원(관리비 미포함) 11평 |
서울 구로구 |
보증금 4000만 원 월세 30만 원(관리비 포함) 7.5평 |
보증금 3800만 원 월세 13만 원(관리비 미포함) 8평 |
<행복주택과 주변 원룸 시세 비교표>(2018년)[12]
이러한 정부의 지원 제도들은 분명 '청년 세대'의 불안한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일 테다. 그런데 여전히 우리의 삶은 '주거'라는 거대한 문제 앞에 놓여 있고, 앞으로 크게 나아질 것 같지도 않다. 통계를 들여다보아도 한숨만 나온다. 정말 제도의 구멍을 메우기만 하면 제대로 살 수 있을까? 어쩌면, 제도상의 허점보다 근본적인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닐까?
88만 원 세대에서부터 시작해서 3포 세대, 5포 세대를 거쳐 청년 문제는 꾸준히 세대론을 통해 호명된다. 그러나 글의 시작에서 짚었듯 '청년'이라는 부름은 너무나 모호하다. 청년을 생물학적 연령을 기준으로 보아야 할까? 아니면 '부모로부터의 독립'이라는 생애 과업을 수행해야 하는 대상으로 이해할까? 명확하게 정의 내리는 일이 쉽지 않다. 하지만 안심해도 좋다. 혼란스러운 것은 우리뿐만이 아니다.
물론 '청년'이라는 호명은 근본적으로 계급·젠더·신분 등 집단 내부에 분명히 존재하는 차이를 간과하는 것이라는 지적은 계속해서 있어 왔다. 그러나 이를 차치하고서라도 호명 자체가 가지는 연령적 동질성이라는 의의가 합의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분명 문제다. 당장 국토교통부에서 진행하는 주거 실태 조사만 보더라도 ―이미 언급했듯― 청년 가구를 만 20세에서 만 34세까지로 정의하고 있는 반면 공공임대주택 지원 제도 중 청년전세임대주택과 행복주택의 경우, 만 19세부터 만 39세까지가 신청 대상이다. 여기서 누가 진짜 청년인지 가려 보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통계는 정책을 발의하거나 시행하는 과정에서 그 대상을 규정하고 방향성을 분명히 하기 위한 발판이다. 그런데 통계상의 청년과 정책상의 청년이 서로 다른 집단인 상황에서 그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청년' 주거 지원 정책의 '청년'이 가지는 문제점은 제도의 세부 내용을 개선하는 방식만으로는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도움 닿기를 위하여
주거 실태 조사에 따르면 청년 가구 중 51.3%의 응답자가 가장 필요한 유형의 지원 제도로 주거 지원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현재도 주거 지원 제도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대부분 가구원 수가 많을수록, 혹은 나이가 많을수록 지원받기 용이하고 그 지원 수준도 높게 설계돼 있다.[13] 이뿐만 아니라 청년을 대상으로 했다고 하더라도 그 대상이 모호하고, 방식이 복잡하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책을 정교화하고 동시에 지속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근본적으로는 자산 형성 지원 프로그램을 통한 자가 점유율을 높여야 하는데, 이에 앞서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 공급을 늘리고, 관련 법률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청년주택의 개념을 정립하고 이를 공급 및 운영하는 주체와 이들에 대한 지원 방안 등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이수욱 국토연구원은 특히 도시 청년에 대한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운영하기 위해 "분양주택 청약 시 40%는 청년층에 우선 공급하도록 주택특별공급제도의 대상을 확대, 기업형임대 주택(뉴스테이) 공급촉진지구 내에 청년층 거주단지를 조성해 공급하도록 유도"[14]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청년 주거 문제의 대안으로 코하우징이나 셰어하우스 같은 공동 주거 형태를 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은 근본적으로 늘어나는 청년 1인 가구의 현실에 정면으로 반박한다.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보다는 혼자 살기 어려우면 모여 살라는 식의 회피처럼 들리기도 한다. 물론 대안적 주거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지만, 하물며 생활동반자법[15]조차 없는 대한민국에서 타인과 생활 영역과 비용을 나누는 공동 주거는 임시 방편일 수밖에 없다. 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빈집을 활용한 도시 재생 사업, 나아가서 주거권의 명시적·실질적 보장을 위한 노력 등 다양한 방면에서의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청년 주거 문제는 아주 복잡해서 하나의 지원 제도만으로 단순히 해결되지 않는다.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는 것, 그 문제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제도를 고안·실행·개선하는 것, 그래서 청년 역시 시혜적인 정책의 수혜자에 그치지 않고 국가 구성원으로서 '주거'를 하나의 당연한 권리로 누릴 수 있게 되는 것. 이 모든 것들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세상에 집은 많고 많다지만 우리는 과연 그 중 어디에서 살 수 있을까. 어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어디에 닿게 될까. 우리는 살고 싶다. 제대로.
[1] <중앙문화> 79호, "우리가 사는 법 ―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학생 주거 실태 조사" 참고.
[2]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서울특별시 청년 주거 기본 조례안 검토 보고서」, 2018.02.
[3] <중앙문화> 79호, "우리가 사는 법 ―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학생 주거 실태 조사" 참고.
[4] <한국일보>, "[대학가 新쪽방촌] ‘숨이 턱턱’… 4가구 건물 쪼개 40가구가 산다", 2019.10.31.
[5] 김준형, 「청년의 주거 문제, 얼마나 심각한가?」, 『한국의 사회동향 2018』, 통계청 통계개발원, p.241.
[6] 2019년 조사의 경우, 병행조사의 효과로 과거 미포착 기간제 근로자 규모가 반영되었으므로 직접적인 증감을 비교하기는 어려우나 보다 실질적인 수치에 가까워졌다는 의의가 있다.
[7] 김준형, 앞의 글, p.239.
[8] 이수욱, 「청년 주거문제 완화를 위한 주택정책 방안」, 『국토정책 Brief』, 2016.
[9] 고용노동부,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각 연도.
[10] 표준편차를 평균으로 나눈 값으로, 여러 집단 간의 산포도(변량이 흩어져 있는 정도를 하나의 수로 나타낸 값)를 비교할 때 사용한다.
[11] 이수욱, 앞의 글, 『국토정책 Brief』, 2016.
[12] <대학내일>, "정말 20대를 위한 청년임대주택인가요?", 2018.08.31.를 바탕으로 재구성.
[13] 이태진 외, 「청년층의 주거 실태는 어떠한가」, 『보건복지포럼』, 2017.02.
[14] 이수욱, 앞의 글, 『국토정책 Brief』, 2016.
[15] '생활동반자관계에 관한 법률안'을 가리키며, 법률이 인정하는 결혼가 아니더라도 실질적인 생활 동반자 관계에서 가족에 준하는 법적 권리를 인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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