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캠퍼스 학생 대표자 선거(일부 학과/학부 제외) 개표가 25일 마무리 됐다. 입후보자가 없었던 서울캠의 자연과학대와 간호대를 제외하고, 양캠 총학생회와 각 단과대의 선거운동본부는 모두 투표율과 찬성 비율을 넘겨 당선이 공고됐다. 경선이 이뤄진 사회과학대는 기호 1번 <RE;ACT> 선본(정: 김민정 사회학과 18, 부: 임화현 심리학과 19)이, 안성캠퍼스 예술대학은 기호 2번 <ROAD> 선본(정: 강수현 음악예술전공 18, 부: 윤유진 관현악전공 18)이 각각 49.27%, 45.31%의 득표를 받아 당선 공고가 이루어졌다. 당선 공고 이후 24시간 이내에 이의 제기가 없다면 당선이 확정된다. 투표율 미달로 인한 선거 무산은 없었지만, 유례없던 ‘비대면’ 선거 일정이 진행됐던 만큼 선거운동 과정에서 잡음과 혼란이 끊이지 않았다.
기대를 모은 사회과학대 3개 선본의 ‘역사적 3파전’은 파행으로 치달았다. 선거 이틀 전인 22일, <그리고> 선본(정: 정승원 사회학과 19, 부: 김도운 공공인재 19)의 누적 경고 3회로 인한 사퇴가 결정된 것이다. 징계에 대해 <그리고>와 사회과학대 선거관리위원회의 입장이 충돌했으며, 결국 <그리고>의 재심의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선관위는 <그리고>에 13일, 20일 각각 경고 1회를 부과했다. 또한 13일과 21일 적용한 주의 조치의 2회 누적으로 경고 1회를 부과했다. 선관위가 21일 공개한 ‘경고 1회 조치에 대한 배경 설명’에 따르면, 각 경고는 ‘제3자를 통한 추천인 명부 전달’과 ‘선본원의 SNS 내 ‘선거본부’ 명시’ 및 ‘선본원의 선관위원에 대한 협박성 발언’을 사유로 부과했음을 밝혔다. 또한, 주의 2회에 대해서는 ‘사전에 심의필을 부착하고 심의 요청을 전송’했으며, ‘선본원이 사과대 유학생 주체 역할을 겸하고, 유학생 간담회에 참여해 선거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리고>는 22일, 23일 두 번에 걸친 의견개진을 통해 징계 사유와 수위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두 번째 경고 사유(‘선본원이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능을 통하여 선거본부를 언급하였고 선관위원에게 협박성 발언을 함’)에 대해서는 “사적인 일을 공적인 일에 지나치게 끌어오는 것은 업무관련이 떨어진다”며 징계가 지나치고 편파적이라 말했다. 또한, 다른 경고와 주의 조치에 대해서도 징계 수위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반면 선관위는 23일 두 개의 입장문을 통해 모든 징계는 적법한 절차를 통해 장시간 논의하여 결정했다고 전했다. 재심의 과정에 있어서도 “요청이 온 모든 사안에 대해 선관위원 전부가 심사숙고하여 징계의 타당성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며 중립적 태도를 유지하여 심사했다고 말했다. 또한 “개인사와 사적 감정을 일체 개입하지 않았”으며, 징계 여부와 수위는 세칙과 룰미팅지에 의거한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하기도 했다. 양측의 입장은 좁혀지지 않은 채 투표는 마무리됐다.
한편, 사과대 기호 1번 <RE;ACT>는 사과대 SNS에 ‘좋아요’ 게시로 총 주의 2회를 받아 경고 1회를 부과받았으며, 기호 3번 <BLANK> 역시 개인 SNS를 통한 선거운동 행위로 인해 경고 1회를 받았다. 사과대 학생회장단 선거는 ‘경고’로 물들었다.
안성캠 예술대학에서도 기호 2번 <ROAD>가 누적 경고 2회를 받았다. 후보자 등록 기간 중 온라인으로 진행된 추천인 명부 작성에서 스마트폰 메신저로 정보를 받아 대필로 작성했으며, 미승인 선전문을 다량 배부했다는 것이다. 또한, “선관위의 서명 확인 연락이 갈 경우 거짓 답변을 하도록 부탁”하기도 했다고 <ROAD>의 사과문을 통해 밝혀졌다. 경영경제대학의 <DREAM> 선본에서도 ‘인스타에 게시된 후보자 등록 공고에 대한 감정표현’과 ‘최종 심의 거치지 않은 선전물 게시 및 심의필 부착 위치 위반’으로 총 주의 2회를 받아 경고 1회가 누적되기도 했다.
선본과 선관위 양측 모두 익숙치 않은 상황에서 첫 번째 비대면 선거가 끝났다. 새로운 선거 방식에 대한 낯설음이 혼란과 견해 차이를 빚었다. 앞으로도 온라인 선거 유세와 투표가 연이어질 수 있는 만큼, 혼란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성찰과 노력이 학생사회에 필요하다.
‘온라인 공론장’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 선거 과정에서 사과대 선관위는 “‘에브리타임’을 비롯한 타 커뮤니티에 선본의 SNS 홍보물이 공유되는 것을 자제해주실 것을 부탁”했다. 익명 커뮤니티의 특성상 “비방과 혐오 표현의 만연으로 인한 공정한 선거의 가치 훼손”을 우려했다는 것이 선관위의 입장이다. 이에 일부 학생들은 지나친 공론장 제한이라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사과대 선관위와 각 선본의 SNS 게시글에 댓글이 금지되고, 적절한 공론장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유로운 의견 표명이 제한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과대 제9대 비상대책위원회 집행부원 신민경, 이현수, 정윤호 학생은 “악의적인 혐오와 비방이 아니라면 누구든지 선본을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 개진을 하기도 했다. ‘공정함을 위한 공론장’ 범위를 어디까지로 봐야할 것인지, 충분한 논의와 합의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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