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보도, 속보

[보도] 등록금과 공간 찾아 삼만리... 험난했던 본부와 학생사회의 소통 과정

by 교지편집위원회 <중앙문화> 2020. 11. 1.

 지난 학기 코로나19로 취소됐던 리더스포럼이 이번 학기에는 서울캠퍼스 중앙운영위원회의 요청으로 9월 23일에 진행됐다. 9월 28일 개최된 확대운영위원회에서는 학생 355 명의 연서명을 얻은 요구안이 가결돼 ‘등록금 반환을 주제로 한 전체공개 공청회’가 추진되기도 했다. 난항을 겪어온 대학본부와의 소통이 학생사회의 노력으로 활성화되는 듯 싶었으나, 기대와 달리 만족할 만한 논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리더스포럼은 학생 대표자와 총장단이 학내 사안에 대해 직접 대화를 나누는 자리로, 그간 본부와의 소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 리더스포럼 개최 후 많은 학생 대표자들이 진행 방식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포럼 시간이 30분 감축됐을 뿐 아니라 각 행정부처 발표 시간이 늘어난 탓에 학생과의 질의응답 시간이 줄었기 때문이다. 본부는 서울캠 공간재배치 계획을 담은 ‘서울캠 마스터플랜’ 조감도와 CAU2030 비전 체계 수정안 등을 발표했으나 학생 대표자들에게 브리핑 자료를 사전에 제공하지 않아 질의 시간이 비효율적으로 진행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결국 예정보다 더 많은 시간이 투입됐음에도 학생 대표자들이 준비한 질문들을 모두 전달하기에는 부족했다. 이인재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은 남은 질의를 마저 진행할 것을 요청했지만 박상규 총장의 외부 일정으로 포럼은 급하게 마무리됐다. 

 

  한편 확대운영위원회에서 가결되어 추진된 공청회는 본부의 거부로 성사되지 못했다. 의결된 안건 내용에 따르면 본부는 2주 이내 공청회를 열어 등록금에 대한 학생들의 질의에 답하고, 관련 의혹들을 해명해야 했다. 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회는 본부에 공청회 개최를 두 차례 요구했으나 본부는 “학생 대표자들이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여 질의해줄 예정이기 때문에 전체 공개 라이브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추가지출을 하기보다는 총장단과 중운위만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 공개 공청회 형식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결국 본부는 리더스포럼에서 못다한 대표자들의 질의를 받는 형식의 후속 간담회를 10월 12일에 여는 것으로 답했다. 

 

 이에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사전 질의를 받아 간담회 자리에서 총장단에게 직접 전달하고자 했다. 하지만 간담회 하루 전날인 10월 11일에야 사전 질문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또한 리더스포럼의 결과 보고는 당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리더스포럼 속기록은 후속 간담회 시작 2시간 전에 게시됐다. 리더스포럼에 참석하지 못한 학생들은 리더스포럼에서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 자세히 알지 못한 채 ‘후속’ 간담회의 사전 질의를 작성해야 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의견을 받는다는 의미는 퇴색했다.

 

 후속 간담회에서는 ‘서울캠 마스터플랜’에 따른 공간 대책 질문과 공청회 개최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이인재 총학생회장이 공청회 개최를 재차 요구하자 박상규 총장은 “지금은 등록금 사용 내역에 대해서 충분히 공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서 “공청회가 다소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청문회 같이 뭔가를 해서 심판받는 것들이 조금 불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박 총장은 학내 재정 마련 과정과 등록금 운용 구조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가 중요하다며 “학생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본부 측 설명을 어떻게 진행할지 고민 후 알려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중앙운영위원회는 10월 28일 중운위원들이 참석하여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는 중운위 공청회를 개최했다. 본부가 공청회 참석을 거부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였다. 중운위 공청회에서는 등록금 반환, 특별 장학금, 총장 직선제 등의 논의가 이어졌다. 하지만 본부가 현장에 부재한 상황에서 중운위의 답변은 리더스포럼과 후속 간담회에서 언급된 내용을 전달하는데 그쳤다. 또한 중운위는 총장단에게 전체 공개 공청회 개최를 요구하기 위한 연서명을 진행한다고 밝혔는데, 연서명 이후 본부가 또 다시 공청회 개최를 거부할 경우의 대책은 무엇이냐는 중앙문화의 물음에 이인재 총학생회장은 “총장님이나 실무자가 나와서 설명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꾸준히 요청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학생들의 서명을 받아 공청회 안건 상정에 앞장섰던 ‘프로젝트 탈곡기’ 팀은 중앙문화와의 인터뷰에서 ‘일반 학우들이 직접 발의해 최고의결기구에서 통과시킨 안을 무성의하게 거부한다는 건 완벽한 무시’라며 사실상 공청회 거부를 선언한 본부를 비판했다. 또한 그들은 “(본부의) 입장이나 향후 계획을 결국 공청회 자리에서 밝히지 못한 것에 대해 대표자들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대표자들에 대한 지적도 덧붙였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