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1 쓰레기와의 분리불(茀, 우거질 불)안 편집위원 김세원 사진 촬영 김세원 205X년 XX월 XX일 일기 전생에 지은 죄가 많은 사람이 아침 여덟 시에 9호선을 타는 업보를 안고 태어난다. ‘흑석역’ 이름 옆자리를 차지한 ‘(중앙대입구역)’이 의문스럽다 이 동네만 ‘입구’라는 단어의 정의가 다른 건가? 머릿속으로는 열심히 투덜거리면서도 학교는 가야 하니 기계적으로 동작 01에 콩나물시루처럼 몸을 맡긴다. 전기버스 특유의 웅웅거리는 소리는 이젠 감미로울 지경이다. 전공 수업을 듣는데 갑자기 수업 자료를 띄워 둔 스크린이 꺼진다. 수업에 심취하신 교수님은 스크린이 꺼진 줄도 모르고 진도를 나간다. 때마침 전기도 모조리 나간다. 삼진아웃. 오늘 수업은 여기서 끝이다. 내 학습상태도 여기서 끝이다. 아마 또 태양열 에너지 판이 말썽을 부린 모양이다... 2023. 7.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