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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2

放(내쫓을 방)구석: 구석으로 내쫓긴 자들 편집위원 김예진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자꾸 집으로 도망가게 돼요. 역시 난 안 되는구나 역시, 역시 난 안 돼." "다음 날 눈을 안 떴으면 좋겠어요. 모든 의욕이 없으니까, 희망도 없고‥"  누구나 슬럼프에 빠질 때 떠올릴 수 있는 생각들이다. 하지만 두 번째 인용 글은 6개월 이상 방 안에서 고립 생활을 한 ‘은둔형 외톨이’의 인터뷰 내용이다. 고립과 은둔. ‘잠깐이겠지’ 했던 슬럼프가 장기화하면 누구나 진단받을 수 있는, 이름 없는 병명이다. 이처럼 고립·은둔 청년과 우울증을 겪는 청년을 나눌 수 있는 경계선은 모호하다. 둘 사이의 거리는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은 거리이다.  하루하루 그저 살아 내고 싶은 존재 ‘은둔형 외톨이’   그들이 은둔과 고립을 택한 원인은 거창하지 않다. 청년 삶 .. 2024. 2. 4.
우리는 너의 내일이야 수습위원 정다빈   ‘너의 이름은’으로 애니메이션 영상미의 극한을 보여줬던 신카이 마코토 감독. 올 3월 그의 신작이 개봉했다. 작품의 이름은 ‘스즈메의 문단속’으로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에서 이어지는 재난 3부작의 마침표였다. 그동안 3부작 시리즈에서 줄곧 감독은 죽은 이들을 향한 애도와 그들을 기억하자는 의도를 말해왔는데, 이번에는 그것에서 나아가 죽은 이들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 남은 이들이 가져야 할 생의 열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걸 보며 삶에 대한 몇몇 생각이 떠올랐다. 첫째는 작품의 주요 키워드이기도 한 생(生)에 대한 집착이었다. 5월 31일 새벽, 서울 전역에 경계경보가 울렸다. 새벽의 어스름을 날카롭게 찢으며 울려댄 경보알람 속에서 대피하는 이 하나.. 2023. 7.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