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 김한솔
🎓 장학제도 개편: 확대, 신설, 축소
2025년 2월 7일, 2025 장학제도 개편 안내글이 학교 홈페이지 ‘장학’ 공지란에 게시되었다. 재학생 성적 장학금 확대, 저소득층 학업지원비 장학금 신설, 우수중앙인 장학금 신설이라는 세 가지 변화에 대한 내용이었다.
2025년 2월 7일, 가장 먼저 '재학생 성적장학금 확대' 소식이 발표됐다. 2022학년도에 축소되었던 재학생 성적장학금 지급액이 학부수석의 경우 30%에서 100%로, 학년수석은 17%에서 65%로, 학년우수는 15%에서 35%로 인상되었다. 이후 2월 20일 ‘저소득층 학업지원비 장학금’ 신설 소식이 올라왔다. 횟수초과 및 전액장학금 수혜로 인해 국가장학금 수급이 거절된 재학생을 포함한 기초/차상위 계층 산정자를 대상으로 생활비성 장학금 100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3월 27일 공개된 ‘우수 중앙인 장학금’은 1학년 재학 중 성적이 우수한 자를 대상으로 2학년 1학기에 수업료 전액과 생활비성 장학금 100만원을 지급하는 신설 제도다. 선발된 재학생은 2학년 2학기부터 매 학기 조건을 만족해야 지속적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본부는 장학금을 확대하며 ‘실질적 평등 교육환경 조성’과 ‘재학생의 소속감 고취’를 목표로 제시했다. 성적장학금 확대와 저소득층 학업지원비 장학금이 기존 장학제도의 맹점을 보완하고자 하는 실질적 평등 실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우수 중앙인 장학금은 신입생의 중도이탈을 막고자 소속감 고취에 목표를 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역량강화장학금은 2025년, 2026년 점진 축소되어 2027학년도 전면 폐지될 예정이다. 또한 학과(부)·분반 부회장이 봉사장학금 대상으로 추가됐으며 지급 성격이 수업료성 장학금에서 학업지원비로 변경되는 등 올해 장학제도에는 큰 변동이 있었다.
🎓 학생들에게 개편에 대한 의견을 묻다
중앙대학교 재학생들이 이러한 장학제도의 변화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살피고자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회과학대학에 재학 중인 A 씨(2020학년도 입학, 4학년)는 2020-2학기, 2023-1학기, 2023-2학기, 2024-2학기에 성적장학금을 수령했다. 2020-2학기에 학년수석으로 등록금의 65%를 감면받았으나, 동일하게 학년수석이었음에도 2024-2학기에는 등록금의 17%만을 감면받았다. 2023-1학기, 2023-2학기에는 학년우수에 해당하는 15%를 감면받았다. A 씨는 수령(감면) 금액에 대해 성적장학금이 축소되기 이전인 2020-2학기에는 ‘만족’, 2023-1학기 이후에 대해서는 ‘보통’으로 응답했다. 똑같이 학년수석을 했는데도 의해 수령액에 차이가 생겼으며, 장학제도에 변화가 생긴 이유를 납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A 씨는 장학제도 개편 시리즈에 대해 ‘큰 발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학금을 수령할 수 있는 제도가 늘어나는 점 ▲성적장학금의 총 수령액이 증가하는 점 ▲등록금에 한정하는 게 아니라 생활비성 장학금을 확대하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았다. 반면 ▲확대·신설된 성적장학금이나 우수 중앙인 장학금의 선발 조건이 성적에 치중해 있다는 점 ▲복지사각지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점은 한계로 꼽았다.
한편 사회과학대학 휴학 중인 B 씨(2023학년도 입학, 2학년)는 2022년 성적장학 축소 이후 입학했다. 2023-2학기, 2024-1학기에 학년우수로 등록금의 15%를 감면받았으며 역량강화장학금도 수령했다. B 씨는 수령 금액에 대해 ‘불만족’ 의사를 밝혔다. 사회과학대학 기준 50~100만 원이라는 금액이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고 학습 동기를 고취하고자 하는 목적을 이루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선정 기준을 성적으로 일원화하는 것이 장학금 수혜가 절실한 다양한 학생들의 필요를 포괄하지 못한다는 점도 이유로 꼽혔다.
B 씨는 각각의 개편 사항에 대해 평가하면서 성적장학금 확대에 대해서는 수혜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 측면으로 보았지만, 그 수혜자의 인원과 비율이 공지상 불분명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전과 같이 학년별 1명, 학년별 10%로 유지되는지, 또는 공약자료집에서 명시한 대로 ‘학년우수’를 학년별 3%로 축소하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저소득층 학업지원비 장학금에 대해서는 성적과 소득분위를 함께 고려한다는 점에서 수혜 대상의 실질적 효용이 높을 것이라 예상했다. 마지막으로 B 씨는 역량강화장학금의 단계적 폐지에 대해 아쉽다고 평가했는데, 장학 수혜의 형평성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비교과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 장학금의 종류와 재학생 장학제도 현황
장학금의 유형으로는 크게 한국장학재단에 의해 운영되는 국가장학금, 기업이나 재단 등에 의해 운영되는 교외 장학금, 그리고 교내 장학금이 있다.
국가장학금 대상자 선발에는 소득분위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국가장학금 I유형(학생직접지원형)은 소득 수준에 연계하여 학자금 지원 구간 8구간 이하이자 성적기준을 충족하는 대한민국 국적의 국내 대학 재학생에게 주어지는 장학금이다. 국가장학금 II유형(대학연계지원형)은 대학과 연계해 대학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등록금 부담을 완화하도록 하는 장학금이다. 이를 지급받으려면 국가장학금 II유형 참여대학에 재학 중이며 대학별 선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가구원동의와 소득 수준 산정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해야 하지만 1~8구간에게 지급되는 I유형과 달리 9구간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긴급하게 경제사정이 곤란해지는 등 필요성이 인정된 경우에는 10구간 학생도 지원 가능하다.
학교 차원에서도 재학생을 대상으로 장학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학교 홈페이지 교육> 학사정보> 장학안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재학생 장학금에는 ▲성적우수 ▲중앙사랑 ▲봉사 ▲국가시험 지원 ▲외국인 ▲교환학생 1 ▲가족 ▲근로 ▲예체능 특기 ▲우수 선수 ▲직계 ▲부속 기관 ▲보훈(국가유공자, 북한이탈주민) ▲기금 장학금이 있다. 이외에도 ▲일취월장 ▲역량강화 ▲복지 ▲중앙나래 ▲미래설계 장학금이 지원되고 있다. 선정 기준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기금장학금의 경우 기부금의 성격 및 기부자의 의지를 반영하여 선발한다.
🎓 2022년 개편 내용과 그 배경
2022년 교내 장학제도에 생긴 큰 변화로는 성적장학금의 축소와 복지장학금의 확대, 역량강화장학금의 신설을 꼽을 수 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소득 양극화가 심화됨에 따라 사회적 약자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변화다. 박상규 총장은 2021년 8월 중대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성적장학금을 축소하는 대신 확보한 재원으로 사회적 약자 지원 목적의 복지 장학금 확대와 근로장학금 인상, 창의인재로서의 성장 지원을 위한 신규 장학제도 신설 계획을 밝혔다. 2한편 성적장학금의 축소로 확보되는 재원을 활용해 CAU2030 비전의 슬로건인 ‘다빈치형 창의 인재’를 양성하는 역량강화장학금이 신설되었다. 선발은 학습역량과 비교과역량(레인보우시스템의 비교과 마일리지·실적 등)을 합산해 이루어지는데, 이때 각 역량의 반영 비율은 학문단위별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32023년 리더스포럼에서는 전년도에 신설된 역량강화장학금에 대한 발표가 이루어졌다. 창의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서울캠퍼스 역량강화장학금은 1학기에 약 3억 원 지급됐고, 2학기에는 약 1.4억 원이 증액된 4.4억 원 가량이 지급됐다. 수혜자는 477명에서 778명으로 이전 학기 대비 301명이 늘었다.
2024년 리더스포럼에서 임신재 교학처장은 2022년 성적장학금의 축소와 복지장학금 및 역량강화장학금의 확대·신설의 이유를 당시 시대 상황과 학생 요구에 의한 것으로 설명했다. 사회가 발달하고 전반적인 경제 형편이 개선되면서, 선별적 복지를 통해 저소득층 학생들이 불편함 없이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장학제도의 목표가 되었다. 2022년 이루어진 장학제도 개편은 리더스포럼 속기록에 적힌 표현대로 당시의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 2025년 개편 내용과 그 배경
2024년 11월 15일, 서울캠퍼스 제67대 총학생회 ‘울림’ 선거운동본부 공청회 4가 있었다. 이민성 ‘울림’ 정후보(현 학생회장)는 가계 곤란자의 추가적인 장학 혜택에 대해 어떤 목적과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가계 곤란 대상자에 대한 지원은 등록금 외의 생활비 지원에서 기존 장학금과 다른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학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대학 생활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학우분들을 위해서 생활비를 지원하여 학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하는 취지”임을 덧붙였다. 또한 이 학생회장은 “중앙사랑장학금과 마찬가지로 분위별로 산정하는 것은 기존 중앙사랑장학금과의 방향성과 겹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학교 본부 측에 가계 곤란 대상자 선정 기준은 학교만의 측정 기준을 따로 마련하는 것을 요청할 예정”임을 밝혔다. 같은 소득분위 내에서도 실질적인 생활비 부담이 학우마다 다르다는 점을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학 제도 개편 공약을 제시하게 된 흐름과 목적성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당선 이후 등록금 심의위원회에서 전체 장학금의 확대를 요청할 것”이라 답했다. 전체 장학금을 확대해 중앙사랑의 기존 장학금액은 유지하되 장학금 파이 전체를 늘린다는 의미다. 이 학생회장은 기존의 성적 장학금 지급액으로 확대한다고 해서 중앙사랑장학금의 금액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짚었다. 또한 “학년 우수 장학금의 경우 인원이 감소되지만 장학금액 자체는 증가한다는 점”을 인지해달라 당부했다.
성적 장학금의 경우 소득분위로 인해 장학금을 수여하지 못하는 학우들이 추가적인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개인의 역량에 따른 장학금액을 추가 산정하겠다고 답변했다. 모든 학우들이 장학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학교를 만들고자 하는 뜻에서다. 강혜선 ‘울림’ 선본 부후보(현 학생부회장)는 해당 장학금 제도가 소득과 성적에 한쪽으로 치우친 것이 아니라 두 부분을 모두 고려한 장학 제도의 혜택을 제공하려는 의도를 알아달라고 말하며 질의응답을 마무리했다.
대학본부에 등록금 인상분으로 집행할 구체적인 사업을 제시하면서 서울캠퍼스.다빈치캠퍼스 총학생회장은 학교 측에 국가장학금 II유형 손실분 보전보다 교내 장학금 제도 개선에 집중할 것을 요청했다. 원건희 다빈치캠퍼스 총학생회장은 “소득분위에 따라 결정되는 국가장학금은 수혜 대상이 한정적”이라며 “모든 재학생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교내 장학금이 더 공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5
학생회장단에서 주지하고 있던 것처럼 교내 장학제도에 대한 비판은 소득과 성적, 또는 ‘니드 베이스(Need-based)’와 ‘메릿 베이스(Merit-based)’가 대립하는 구도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근본적으로 장학제도를 둘러싼 논쟁은 ‘소득분위 산정’과 ‘정의로운 분배’의 두 가지 차원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6
🎓 소득분위에 대한 문제제기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의 설명에 따르면 ‘학자금 지원구간’은 우선적인 지원 대상을 선발하기 위해 만들어진 구간값이다. 학생 가구의 소득 및 재산 조사를 거쳐, 소득인정액을 산정한 뒤 재단의 학자금 지원구간 구간표에 적용해 결정한다. 학자금 지원구간 경곗값은 매년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하는 기준중위소득에 따라 학기 단위로 경곗값이 조정된다. 2025년 기준 4인 가구 중위소득은 6,097,773원이다. 7

그런데 소득분위의 산정 기준이 실제 재산 수준을 반영하지 못하고 산정 기준이 분명하지 않다는 문제제기를 빈번하게 찾아볼 수 있다. 앞서 인터뷰한 A 씨는 소득분위의 사각지대를 지적하면서 “가정에 큰 소득/재산 변화가 없지만 재학 중 소득분위가 갑자기 바뀌는 일도 자주 있으며,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시작한 알바가 소득으로 측정돼 소득구간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오히려 자립하지 못하게 하는 난감한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고 이야기했다. A 씨는 부모님의 장기 투병으로 인해 복지장학금 수혜대상에 해당했지만, 경기도에 거주하며 유동자산이 아닌 ‘집’이 재산으로 측정되었기 때문에 실제 소득과 달리 소득분위가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되었다.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1학년 때는 학자금 지원 구간의 영향이 덜한 성적장학금과 외부 장학금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재학 중 단 1회, 최대 100만 원가량 수령할 수 있는 복지장학금보다 2020-2학기 기준 약 200만 원의 성적장학금으로 더 큰 경제적 지원을 받았던 것이다. 이 사례처럼 산정된 소득분위가 실질적인 경제 형편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 교내 장학금 중 소득분위와 무관한 성적장학금·일취월장장학금·역량강화장학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그 금액이 미미하다는 것이 지적되곤 했다.
🎓 공정과 능력주의
성적장학금 축소에 관한 비판들 중 ‘노력에 대한 보상’이라는 표현 역시 자주 언급된다. 자신의 힘으로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받은 사람에게 받아 마땅한 금액이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공정’이 청년층의 주요 화두가 된 지 오래다. 정의와 평등이 각각 올바른 상태나 공평한 상태를 지향하는 가치이자 추상적 규범이라면, 공정은 절차나 과정의 규칙, 그리고 이에 따른 보상의 문제를 다룰 때 사용되는 개념이다. 성적장학금은 노력에 대한 보상이라는 점에서 공정하다고 인식된다. 또 과정의 차원에서 학점은 개인의 노력으로 향상할 수 있으며 수치화해 나타낼 수 있는 평가의 객관적 척도라는 점에서도 공정하다고 볼 수 있다. 8
그러나 이러한 공정 담론은 능력주의가 간과하는 부분과도 맞닿아 있다. 시험이 과연 모두에게 공정한 평가 방식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를 비판하는 입장에서는 학비를 벌며 수업을 듣는 학생과 가정에서 지원을 받는 학생 중 누가 시간을 더 자율적으로 쓸 수 있고 학업에 더 집중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우수한 성적이 온전히 개인의 노력에 따른 것이라고 하기에는 능력 형성의 과정에서 무시할 수 없는 출발선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등록금 인상 이후 장학금의 역할은
등록금 인상 역시 장학제도에 생긴 변화에 영향을 주었다. 올해부터 전국 4년제 대학 190개교 중 131개교의 등록금이 인상되었다. 중앙대학교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2025년 리더스포럼에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2025년 1월 6일부터 22일까지 4차례에 걸쳐 등록금 심의위원회에서 논의가 이루어졌다. 학교 본부와 학생 대표자 간의 인상률 조정 끝에 학부 및 대학원 등록금이 4.95% 인상되었다. 확보될 학부 인상 재원이 76.8억 원인데, 이중 10%인 7.68억 원은 단과대학 운영 지원금으로 사용된다. 또한 등록금 인상으로 인해 국가장학금 II유형에 대해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학교 차원에서 충당하는 금액이 42억 원이다. 이 금액을 제외한 학생 사회 육성 사업과 감액 예산 보전을 위한 금액 27.12억 원 중 서울 캠퍼스에 배정되는 금액은 20.8억 원이 될 예정이다. 한편 정원 외 외국인 등록금 5% 인상안이 가결되었으며, 그에 따른 등록금 수입은 18.9억으로 파악된다. 9
총학생회 측에서는 등록금 인상에 따라 증액된 예산이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요구를 전달했다. 류덕현 기획처장(경제학부 교수)은 “인상된 등록금은 국가 장학금 보전·교내 장학금 확대 등에 활용될 계획”임을 밝혔다. 장학제도에 대한 문제제기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지만, 등록금 인상으로 활용 가능한 재원이 늘어남에 따라 개편에 박차가 가해졌다. 10
🎓 보완점과 제언
그러나 교내 장학제도에는 여전히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첫째, 중앙사랑(추가) 장학금이 효율적으로 분배되지 않고 있다.


2024-2학기에 대한 중앙사랑 장학금이 9분위까지 추가 지급되며 ‘에브리타임’에는 이를 비판하는 게시글들이 올라왔다. 중앙사랑 장학금을 “치우고” 성적장학을 늘리라는 익명의 게시글은 이미 8분위까지 국가장학금을 지급하는데 학교 차원에서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글에서는 노력에 대한 보상인 성적장학금과 “가만히 누워서 배 긁다가 120(만 원) 타 가는” 중앙사랑 장학금의 금액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시하고 있다.
지나치게 소비자주의적인 관점이나 저소득층에 대한 혐오로 빠지지 않으면서 2024-2학기 중앙사랑(추가) 장학금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논해야 한다. 중앙사랑(추가) 장학금은 국가장학금 I유형 수혜자 및 소득 등의 일부 사유로 거절된 국가장학금 신청자를 대상으로 한다. 학자금 지원 구간 1~8분위에게는 등록금의 100%를 지급했고, 9분위는 성적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120만 원을, 미충족하는 경우 60만 원을 지급했다. 공지가 올라온 2월 27일, 이에 불만을 표출하는 10분위 학생들의 글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10분위는 혜택을 받지 못하는데 중위소득의 300%에 해당하는 9분위 학생들에게는 추가 장학금이 지급되었다는 점이 문제시되었다. “3.5 이하 9분위들 줄 중앙사랑으로 청소노동자분들 식대나 올려라”라는 게시글은 공감 158개, 댓글 39개를 기록하며 이슈가 되기도 했다. 11
중앙사랑(추가) 장학금 문제의 핵심은 재원이 가장 필요한 대상에게 효율적으로 분배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앞서 인터뷰한 A 씨는 "복지장학금 지급액이 미미한 데 반해, 8분위까지 등록금을 전액 환급해 주거나 성적장학금을 재확대하는 데 남는 예산을 투입하는 교내장학제도의 지급방향을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중앙사랑(추가) 장학금은 “가장 쉬운 기준에 의해 지급되었다고 보였으며, 이 같은 지급이 어떤 평등이나 좋은 효과를 낳는지도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A 씨는 소득분위가 아닌 다른 분배기준을 토대로 하위 구간의 학생들에게 생활비성 장학금을 지급하거나, 국가장학과 중앙사랑 모두 지급받지 못하는 9분위 이상의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둘째, 평가 기준이 획일적이다. 성적이 장학제도의 존재 의의에 부합하는 유일한 평가 기준인지 점검해야 한다. 학점을 기준으로 장학 대상을 선발할 때는 명확한 수치가 제시되기에 조건에 맞는 학생을 추려내기가 용이하다. 그러나 장학금 수여의 기준이 본교의 목표인 ‘창의인재 육성’과 다시 멀어질 우려가 있다. 학생이 시험, 과제 중심의 성적평가가 아닌 방식으로 역량을 키워나가게끔 독려하려면, 축소된 역량강화장학금을 대신하는 새로운 장학금을 도입해 비교과 활동을 장려해야 한다.
가치의 실현을 위한 새로운 평가 기준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앞서 인터뷰한 B 씨는 장학 대상과 개별 수령금에 대한 논의에서 벗어나 재단의 장학금 운영과 규모의 적절성을 검증하는 것과 더불어, 획일화된 현 장학제도의 기준을 비판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B 씨는 장학제도에서 중요한 가치를 실질적 평등의 실현으로 보았다. 성과에 따른 분배에서 필요에 따른 분배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소득분위, 성별, 가정환경, 거주지역, 학교 활동, 이전 장학금 수혜 경력 등 다양한 장학기준을 총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셋째, 분야 간 균형을 보완해야 한다. 인문학, 자연과학과 같은 기초학문에 대한 지원이 학교 외부적으로도 내부적으로도 부족하다. 2025학년도 신입생 장학금의 경우, ‘중앙인재 장학’을 제외하고 ‘과학인재 장학’, ‘탐구인재 장학’, ‘미래인재 장학’은 자연계열 모집단위 및 공공인재학부, 경영학부(글로벌금융), 산업보안학과, 융합공학부, 전자전기공학부, 소프트웨어학부, AI학과, 첨단소재공학과, 예술공학부를 대상으로 한다. 장학 대상이 상경계열, 이공계열, 의학계열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대학이 시장에 논리에 맞추어 변화하는 것이 불가항력이라고 해도, 학문의 장으로서 기초학문 지원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
배움에는 돈이 든다. 고물가 시대에 학기당 400만 원 안팎의 등록금은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가벼운 금액이 아니다. 가정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학비와 생활비를 벌며 수업을 듣는 경우도 있다. 장학금의 역할은 이러한 부담을 완화해 학생들이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고등교육법 제28조에서 명시하듯,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국가와 인류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심오한 학술이론과 그 응용방법을 가르치고 연구하며, 국가와 인류사회에 이바지"하는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국가나 민간 차원의 장학제도를 보완하는 교내 장학제도가 요구된다. 보다 필요한 사람에게, 또 가능핞 많은 사람에게 효율적으로 예산이 분배될 수 있도록, 장학제도에 생긴 변화에 관심과 비판이 필요할 것이다.
- 홈페이지에는 ‘교환학생’으로 쓰여 있지만 실제로는 방문학생으로 선발된 재학생을 대상으로 본교 등록금의 80%를 감면하는 제도다. 따라서 방문학생은 본교 등록금 20%와 상대교 정규학기 등록금을 납부하면 된다. [본문으로]
- 중대신문, ““지금 겪는 경험이 소모적이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2021-08-30, 최희원 기자 https://news.cauon.net/news/articleView.html?idxno=35897 [/footnote] 백준기 전 교학부총장 역시 2023년 리더스포럼에서 2022년 장학제도 개편을 돌아보며 “소득 분위 사각지대에 있는 학생들에게 더 많은 장학금 혜택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footnote] 중대신문, “총장단이 그리는 중앙대 미래는”, 2023-03-06, 김도희 기자 https://news.cauon.net/news/articleView.html?idxno=37703 [본문으로]
- 2018년 처음 발표된 CAU2030비전은 중앙대학교의 중장기 발전계획을 말한다. 현재 CAU2030+로 개정되어, ‘인류사회에 기여하는 창의인재, 중앙’을 슬로건으로 지식 창출로 미래를 선도하는 대학/ 학생의 성장을 지원하는 대학/ 세계를 연결하는 글로벌 허브 대학을 목표로 삼는다. [본문으로]
- 유튜브, 중앙대학교 방송국 UBS, “[UBS 선거방송] 서울캠퍼스 제67대 총학생회 ‘울림’ 선거운동본부 공청회 영상”, 2024-11-17 게시, 2025-05-25 확인 https://www.youtube.com/watch?v=GYrEbC-HhWM&t=676s [본문으로]
- 중대신문, "중앙대, 등록금 인상 행렬에 합류하다", 박시현 기자, 2025-03-10 https://news.cauon.net/news/articleView.html?idxno=41609 [본문으로]
- 미국 대학생들을 위한 재정보조(financial aid)에서 ‘니드 베이스’는 저소득층 학생 등을 대상으로 재정적 필요에 따른 장학금을, ‘메릿 베이스’는 성적 우수자 등을 대상으로 학생의 기술이나 능력에 따른 장학금을 말한다. https://studentaid.gov/help-center/answers/article/what-does-need-based-mean
https://studentaid.gov/help-center/answers/article/what-does-need-based-mean [본문으로]
- 출처: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학자금 지원구간 경곗값 확인 https://www.kosaf.go.kr/ko/tuition.do?pg=tuition04_09_07&type=scholar [본문으로]
- 정태석. (2021). 능력주의와 공정의 딜레마 : 경합하는 가치판단 기준들. 경제와사회,, 12-46. 10.18207/criso.2021..132.12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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