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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보기/2022 봄여름, 82호 <공간; 존재가 서는 자리>

반중(反中), 똑바로 바라보기

by 교지편집위원회 <중앙문화> 2022. 7. 1.

편집장 문민기

으레 올림픽에는 영광스러운 수사가 뒤따른다. 경기에 최선을 다한 선수와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는 시민, 그리고 개·폐회식 하늘을 수놓은 폭죽... 이들이 그려내는 올림픽의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반면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정초부터 많은 한국인에게 썩 좋지 못한 감정을 남겼다. 지난 올림픽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졌더라면 쇼트트랙 편파 판정과 개막식 조선족 한복 착용 논란을 기억할 것이다. 세계인의 축제, 평화의 상징인 올림픽이라지만 유독 한국에서는 분노와 실망으로 다가왔다. 그 중심에는 중국에 또 당했다라는 정서가 자리했다.

바야흐로 반중(反中)의 시대에 살고 있다. 아래 사진은 올림픽 기간동안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에브리타임(에타) HOT게시판에서 발췌한 몇 개의 글이다. 쇼트트랙 편파판정과 문화 점유에 대한 분노가 주를 일었지만, 아래처럼 상당수의 글과 댓글에서 공정한 비판을 넘어선 힐난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많은 경우 앞에서 열거한 논점을 벗어나 중국인, 중국인 유학생 학우 등으로 화살이 돌아갔다.

여기에 달린 좋아요수를 보면 이들의 발화가 절대 소수의견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다수 중앙인의 대중(對中) 분노가 단순 올림픽 국면에서 불거진 중국 당국의 과오로 인한 것이라고 만은 볼 수 없다. 실제로 우리가 중국에 가지는 반감은 코로나19 확산, ‘파오차이논쟁[각주:1], 더 나아가 동북공정과 같은 역사적 맥락에도 뿌리를 두고 있으니 말이다. 허나 중국에 대한 반감이 이성적인 공론장에서 멀어져 개개인에 대한 혐오의 언어로 쓰이는 지금, 반중정서는 단순한 반감이 아닌 혐오, 혐중(嫌中)’으로 발현되고 있다.

분명히 말한다. <중앙문화>는 중국 정부와 중국공산당, 시진핑 국가주석의 반인권적 독재와 민주주의 탄압,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패권 투쟁을 규탄한다.동시에 중국 민중과 국내 중국동포·재중동포를 대상으로 한 무지성배척에도 반대한다.[각주:2] 쉽게 매스컴에서 반중정서로 뭉뚱그려지는 무언가는 지금 우리 사회에 드리워진 혐오를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이 글은 반중의 본질과 그 속에 숨겨진 혐오를 고발한다. 동시에 어떻게 혐오를 직시하고 현상을 합리적으로 읽어낼 수 있을지도 살펴본다. 독재와 혐오를 동시에 반대하는 지성인이 되고자 한다면 이 글을 계속 읽어도 좋다.

 

# 똑바로 바라보기

한국인은 중국을 싫어하는가? 최근 국내 반중 기류가 급물살을 타면서 중국에 대한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시사IN>이 한국리서치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대()중국 감정 온도[각주:3]는 전 연령 평균 26.4, 특히 20대는 15.9도로 다소 낮은 편이었다. 전체적으로 연령, 정치 성향, 경제 수준을 떠나 모든 계층의 국민이 중국에 대한 상당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자세히 사람들은 중국의 어떤 부분을 싫어하는가? 중국공산당(중국 특유의 정치체제를 고려했을 때, 중국공산당에 대한 반감은 곧 중국 정부와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반감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음)으로 대표되는 중국 정치권에 대한 반감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며, 중국 제품과 기업이 뒤를 잇는다. ‘중국산은 공산품의 멸칭으로 쓰일 지경이기도 하니, 크게 놀랍지는 않다. 더 주목할 만한 건 중국 음식이나 문화유산 같은 비정치적 영역마저도 반중의 기류 속에서 부정적 인식 형성을 피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시사IN>은 한국인의 이러한 반감이 중국에 의한 구체적인 피해 경험으로 이루어졌다고 분석한다. 대륙발 황사와 미세먼지, 불법 조업을 비롯한 경제 문제, 전 세계적 펜데믹까지, 한국 국민이 일상속에서 피부로 느낀 불편이 응집되어 마침내 원인 제공자중국에 분노가 이는 것이다.

상당히 구체적인 기원을 가지면서 전 인구집단에 보편적인 반중정서는 과연 합리적인 것일까? 이를 파헤치기에 앞서 한국인의 반일감정을 살펴보자. 예부터 지금까지 일본은 한국인에게 비호감인 나라 중 부동의 1위였다. 과거사 문제와 ‘NO 재팬불매운동, 무역 갈등으로 한일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어왔으니 말이다.

그러나 최근의 여론조사 경향은 흥미로운 변화를 보여준다. 지난 해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와 실시한 여론조사[각주:4]에 따르면 북한, 중국, 일본, 미국 등 4개 국가에 대한 감정을 0~100(높을수록 긍정적)로 표현해 달라는 주변국 호감도를 묻는 질문에서 중국(27.5)과 일본(26.7)의 호감(혹은 비호감) 정도가 근사한 값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56.3)ㆍ북한(29.5)에 이은 것으로, 특히 20·30대 사이에서는 중국의 비호감도가 일본을 크게 앞서며 뚜렷한 의식 변화를 보여준다.

반일과 반중은 어떤 점에서 다른가. 반일감정은 예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역사적인 맥락에서 발현되는 것으로, 세대마다 그 중요성은 다르지만 일종의 상수로서 나타난다. 한편 반중감정은 비교적 최근의 피해 경험을 기반으로 해 발현되는 것으로, 코로나19와 미세먼지가 뉴 노멀이 된 젊은 세대에서 보다 강렬하고 명확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단순히 발현 경로가 명확하다고 해서 그 반감이 합리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왜 거센 반중감정이 비문명적 혐오로 빠지기 쉬운지도 완전히 설명할 수 없다. 중국과 일본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알게 모르게 결이 다르지 않은가. 아쉽게도 이 현상을 짚어내는 자료는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발 유머 글을 제외하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답을 내리기 쉽지 않지만, 아래 시사만화가 굽시니스트의 만평은 이 현상을 명료하게 그려낸다.

 

# 중국인이 한복을 입으면 안 된다고?

지난겨울 논란을 촉발한 문제의 사진이다.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서 전통 복장을 한 중국 소수민족 기수 여럿이 오성홍기를 들고 등장했는데, 그중에는 한복을 입은 사람도 보였다. 중국에서 14번째로 큰 소수민족, 조선족이다.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한국에서는 조선족 기수를 둘러싼 격론이 오갔다. 중국의 국가행사에 한국 전통문화가 도용되었다는 당혹감에서 시작한 분노는 조선족은 겉으로만 한민족인 중국인이고, 중국인이 우리 문화를 참칭해서는 안 된다라는 논리로 이어졌다. 결국에는 조선족은 누구인가’. ‘그들은 한국인인가 중국인인가하는 정체성을 둘러싼 질문이 오갔다.

중국동포, 한국계 중국인, 차오셴주(朝鮮族)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조선족은 그 복잡한 역사만큼이나 정체성도 복잡하다. 조선족은 19~20세기 동안 정치적 이유나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중국 동북 지역으로 이주한 한()민족과 그 후손[각주:5]들이다. 1980년대 중국 개혁개방 이후 조선족들은 경제적 기회를 찾아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대도시로 남하하였고, 미국·일본 등지로 이민하기도 했다. 많은 경우 언어와 문화가 같으면서 임금수준이 높은 한국행을 택했다. 정리하자면 조선족은 대체로 한반도 출신 선조를 가지며 한민족(한국)과 중국 대륙의 문화적 정체성을 동시에 지닌 중국(혹은 실제 거주 국가의) 국적자다.

왜 유독 조선족에게 분노하는가? 한국인과 조선족에게는 여러 공통분모가 있는데도 말이다. 조선족 혐오는 보다 큰 흐름인 반중정서에 기반을 두면서도 때로는 그보다 더 극단적으로 발현되기도 한다. 여기에는 21세기 들어 세간의 주목을 받은 오원춘 살인사건과 보이스피싱·사기 범죄 등, 조선족이 가담했다고 여겨진 범죄와 이에 따른 미디어의 부정적인 묘사가 큰 몫을 했다.[각주:6]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는 물론 황해, 범죄도시, 청년경찰등 조선족 강력범죄를 주제로 한 상업영화가 큰 흥행을 거두며 이러한 인식은 공고화됐다. 점점 고조되던 반중에 더불어 반조선족 정서까지 덮치자 국내 중국동포 커뮤니티는 큰 피해를 입었다. 실제로 영화 청년경찰의 영화사는 도를 넘은 작중 혐오 묘사로 중국동포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연루돼 법적 책임을 물기도 했다.[각주:7]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심심찮게 보이는 조선족은 중국인이라는 주장, 거짓이 아닐 수는 있다. 그러나 이는 단지 국적에 따른 좁고 나이브한 관점이다. ‘조선족=중국인이라는 도식은 그들이 국적 이외에 가지고 있을 교차적이고 다양한 사회·문화적 정체성을 획일화한다. 이 경우 조선족에게서 박탈되는 것은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 한국 역사와의 접점, 그리고 한국어라는 말씨다. 어느 집단을 하나의 정체성으로 획일화해 단정하는 것은 그 집단을 혐오와 비난에 더욱 취약하게 만들기 마련이다. 이러한 도식은 현재 한국 사회에 팽배한 조선족 혐오의 빌미가 된다.

다시 말해 조선족 혐오는 반중정서와 궤를 같이하며, 미디어의 부정적 낙인효과로 확대 재생산된다. 지난 개막식 논란이 유독 불난 집에 기름 부은 꼴이 된 것은, 조선족이 응당 가져야 할 한민족 정체성을 중국 관제 행사에 참여함으로써 내버렸다는 괘씸함과 조선족=중국인이라는 도식에 따라 조선족은 한국 문화를 참칭할 자격이 없다는 배척감이 혐오 스피커들과 혐오 동조자들 사이에서 양면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순 반중감정보다도 더욱 강한 반감을 사기도 한다.

한번 생각해 보자. 만일 미국에서 열린 올림픽 개막식에서 저고리 차림을 한 미국 국적 한인교포가 성조기를 들고나온다면,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 비슷한 상황에 놓인 카자흐스탄 국적의 고려인이었다면 어땠을까? 당장 몇 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대한민국 애국가를 부른 이들은 다문화 아동 합창단 레인보우였다. 물론 정확한 비유는 아니나, 앞선 사례와의 비교는 지금 공론장을 잠식한 혐중·혐조선족 정서가 그다지 이성적이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개막식 한복 소동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란 매우 어렵다. 문제가 된 오성홍기 입장식은 중국 내 공인된 56개 소수민족 모두가 대표된 자리였다. 엄연히 각각의 민족국가가 존재하는 몽골족, 카자흐족, 러시아족 기수도 함께 한 마당에 (그리고 한국과 달리 각 나라에서 자국 문화가 개막식에 등장했다는 이유로 국민적 분노가 일지 않았음을 감안할 때) 특별히 조선족만 집어 왜 등장했느냐라고 따져 물을 수는 없다. 그러면서도 중국 당국의 문화공정이라는 불온한 의도가 없었던 것 역시 아니며, 개막식 행사 전반에서 조선족과 더불어 티베트족, 위구르족, 대만원주민(고산족)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어딘가 미심쩍은 구석이 느껴진다.

다만 비판의 화살이 향해야 할 방향은, ‘역시 유리할 때만 한국인인 척하더니 조선족은 중국인이야’, ‘중국인은 우리 문화에 얼씬도 해선 안 돼라는 터무니없는 결론이 아닌, 우리 안의 비합리적인 혐오 감정과 분란 조장을 이용해 문화공정을 시도하는 중국공산당이다. 지금부터 우리가 연습해야 할 것은, 앞으로도 이런 논란이 불거졌을 때 민족(race)과 그 문화 정체성(ethnicity), 시민권(citizenship)과 국민(nationality), 그리고 국가(government) 등 교차하는 수많은 관점과 정체성들을 인지하고 사안의 독립변수로서 떨어뜨려 보는 것이다. 그제야 어떤 이가 무슨 의도로 혐오를 생산하고 조장하는지 분명히 찾아낼 수 있다.

 

# 혐오 뒤에 사람 있어요

굳이 떨어뜨려 봐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여느 종류의 혐오가 그렇듯이, 제아무리 발화자로부터 멀리 있는 대상을 향할지라도 혐오가 정작 할퀴는 것은 우리 곁에 있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앞서 제시한 바와 같이 여론조사는 한국인의 반감이 시진핑 국가주석, 중국공산당을 비롯한 정관계 고위층, 혹은 조잡한 물건을 생산하거나 경제 안보에 위협이 되는 기업·재계를 향한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실제로 혐오에 따른 고통은 우리 주변의 중국동포 이웃, 유학생 학우, 그리고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이를 매우 뚜렷하게 드러내는 연구[각주:8]가 있다. 몇 년 전 코로나19의 창궐로 모두가 불안 속에 떨 때, 바이러스의 진원지는 중국 우한으로 지목되었다. 전염병의 위세가 드높아지며 중국인을 비롯한 중국 음식, 중국계 자영업은 하루아침에 혐오의 대상이 되었는데, 이는 한국뿐만 아닌 전 세계적 현상이었다. 장이츠·김민아의 연구는 어느 때보다도 거세진 혐중 기류 속에서 국내 중국인 유학생들이 어떻게 부정적 낙인을 받아들이고 대처했는지 보여준다.

연구에서 유학생들이 가장 빈번하게 경험한 낙인 경험은 온라인과 같은 비대면 상황에서 나타났으며, 뉴스 댓글과 소셜 미디어 등지에서 중국인에 대한 비난과 욕설 등 낙인적 태도를 경험했다. 한국과 중국은 역사·문화적 특성상 디지털 공간에서 다양한 사회문제들에 대해 상대국에 대한 혐오나 배타적 감정을 표출하는 방식으로 민족주의를 발현해 왔으며 이러한 담론은 매우 응집적이고 빠르게 확산되는 특징을 갖는 점을 고려할 때, 차별적 낙인이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남긴 상흔은 보다 깊었을 것이다. 또한 유학생들은 팬데믹 이후 친밀했거나 낯선 관계 모두에서 경계와 멀리함, 거절 등의 차별을 경험했다. 가장 큰 이유로는 코로나19의 감염이 높을 것이라는 인식이었다. 그리고 유학생들은 사회적 낙인이 초래할 결과가 두려워 중국인이라는 사실을 숨기려고 했고, 낙인적 태도가 예상되는 한국인과의 사회적 관계를 최소화했으며, 낙인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나 사람을 피하는 행동을 취했다.

이처럼 혐오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깊은 상처를 낸다. 이는 곧 이웃과 동료 시민을 위협하는 혐오로부터 우리 사회 구성원 그 누구도 무관하지 않으며 책임이 없지 않다는 말이다. 특히 작은 사회인 대학 캠퍼스 공간에서 특정 그룹을 배제하고 타자화하는 것은 모두에게 해롭다. 팬데믹과 올림픽을 거치며 과열된 혐오의 에서 중국인 학우들과 혐오에 반대하는 학우들이 설 수 있는 공간은 없었다.

혐오로 아문 상처를 봉합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는 일은 시민 개개인의 책임이기도 하지만, 전국적인 의식화와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노력이 중요하다. 정치는 사회 구성원의 상흔을 보살피고 혐오를 직시하며 대안을 제시해야 했다. 실망스럽게도 누구보다 가장 앞장서 반중 광풍에 편승하고 부채질한 건 아니나 다를까 정치였다. 이는 지난 20대 대선을 거치며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힘 후보 시절 THAAD 추가 배치와 외국인 건강보험 문제 해결을 공약했다. 윤 후보는 외국인 건강보험 급여지급자 중 상위 10명 중 8명이 중국인이라며 국민이 잘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외국인 건강보험 문제 해결하겠다고 했다.[각주:9]

사실은 달랐다. 외국인 가입자들은 지난 4년 동안 45,996억 원의 건보료를 내고 이 가운데 69.4%31,901억 원만 급여비로 썼다.[각주:10] 굳이 중국인을 강조할 필요는 더더욱 없었다. 반중정서를 의식한 혐오 선동이었다. 심지어 대선주자 중에서는 국내 중국인 추방과 재산 몰수를 거론한 후보(신자유민주연합 김경재)도 있을 정도다. 암울하지만 이런 정치권에 인권조례 제정, 차별금지법 입법을 바라는 것은 너무 과분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 똑바로 바라보자

무언가를 좋아하지 않는 것을 넘어 온 힘을 다해 혐오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요즘이다. 반중은 혐중으로, 정치적인 것에서 비정치적인 것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혐오가 일상으로 침투하고 있다는 증거다. ‘저들은 나에게 피해를 줬는데’, ‘저들은 다 똑같은데’, 무작정 혐오하지 말자는 말이 마냥 순수하고 허망하다고 누군가는 느낄 수 있다.

우리는 너무 오랜 시간 동안 민족주의와 배타주의라는 색안경을 써왔다. 세상에는 피와 아, 선과 악만 존재하지 않는다. 그 사이에는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정체성과 존재들이 있다. 색안경을 벗어야 비로소 눈에 띄는 것들이다. 안경을 벗고 함께 혐오의 다리를 건너자. 그리고 똑바로 바라보자. 우리가 겨냥해야 할 과녁은 혐오 그 자체와 혐오를 만들어 내고 퍼뜨리는 자들이다. 과연 그들이 누구일지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긴다. 한 가지 명확한 것은 그들이 여러분의 이웃, 동료, 학우들은 아닐 것이다.

 

  1. 본래 중화권에서 파오차이(泡菜)’란 사천 지방에서 유래한 절인 채소류를 뜻하는 것으로, 백김치와 생김새가 비슷하다. 표의문자를 가진 중국어 특성상 의미를 간직한 채 외래어 발음을 살리기 어렵기 때문에, 중화권에서는 김치를 한국 파오차이(韓國泡菜)’로 널리 부르는 실정이다. 파오차이논쟁은 대외적으로 한국 문화를 점유하려는 중국 당국의 민족주의적 본심과 중국어 음운 특성상의 한계가 섞인 해프닝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 정부는 한국 파오차이를 대체할 용어로 신치(辛奇)’를 제시한 바 있다. [본문으로]
  2. 본지77시대혁명, 새 시대를 말하다 홍콩 취재 노트, 2019학생지원팀, 홍콩지지 대자보 검인 거부 ... 위헌적 검열기준 문제 제기 잇따라등의 글을 통해 홍콩 민주화 운동에 연대하고 이를 둘러싼 학내외 검열에 문제 제기를 한 바 있다. [본문으로]
  3. <시사IN>, “중국의 모든 것을 싫어하는 핵심 집단, 누굴까?”, 21.06.17. [본문으로]
  4. <한국일보>, “'한국인, 가장 혐오' 통념 깨진다2030세대 "이 더 싫다"”, 21.06.14. [본문으로]
  5. 출처: 다음백과 [본문으로]
  6. <인권>, “혐오가 가져온 낙인, 조선족 괴담”, 2018.03. [본문으로]
  7. <문화방송>, “[단독] "영화도 예외 아냐"'조선족 혐오' 첫 법적 책임”, 20.06.17. [본문으로]
  8. 장이츠·김민아(2021),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유행 이후 한국 거주 중국인 유학생의 사회적 낙인 경험, 보건사회연구 41(1), 022-041. [본문으로]
  9. <경향신문>, “윤석열, 반중 정서 지피나혐오 정치 위험우려도”, 22.02.03. [본문으로]
  10. <한겨레>, “외국인 건보 재정 연 5천억 흑자윤석열 숟가락론틀렸다”, 22.02.02.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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