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1 동물 애호가라고요? 책임감 때문이죠 - 고양이 돌봄 동아리 냥침반을 만나다 편집장 이지형 이따금 낙엽 구르는 소리가 들렸다. 중간고사를 막 끝낸 주말의 캠퍼스는 고요했다. 가을바람이 닫힌 유리문 틈으로 들어와 울었다. 부쩍 차가워진 날씨에 행인들은 팔짱을 끼고 좁은 보폭으로 걸었다. 해가 물들기 시작한 오후 네 시 반, 오가는 이 없는 대학원 앞에 김산(심리학과 2) 씨가 나타났다. 배낭에서 사료를 꺼내자 수풀 속에서 까만 고양이가 나타난다.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그릇을 바라보던 녀석은 고양이용 통조림을 뜯자 이내 코를 박고 먹기 시작했다. “턱 아래 콧물이 맺혀 있네요. 구내염에 걸렸나 봐요. 다음부터는 약을 같이 줘야겠어요.”김산 씨는 길고양이 돌봄 동아리 ‘냥침반’ 회원이다. 자신을 “친환경주의자이자 녹색당원”이라 소개한 그는, 학내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찾다가 냥침반에.. 2020. 4. 1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