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러1 가난한 시간, 가만한 빈곤 [편집자 주] 가만하다. ‘움직임 따위가 그다지 드러나지 않을 만큼 조용하고 은은한 상태’를 일컫는 말이다. 우리는 ‘빈곤’을 떠올릴 때 허물어져 가는 집 혹은 거리에 나앉은 빈자의 상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빈곤은 가장 보통의 모습을 하고 당신의 일상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의심하라. 당신의 시간까지도.수습위원 정상원, 부편집장 김가윤, 수습위원 김혜림, 인포그래픽 김가윤 2022년 11월 22일. 오전 7시 40분. 서울 소재 대학 재학생 심현근(25) 씨의 하루는 ‘더 자고 싶은 욕구’와의 사투로 시작된다. 6시간 남짓 그나마도 ‘자다 깨다’를 반복한 몸을 애써 일으켜 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금세 출퇴근 인구가 밀집해 그의 지각을 부추긴다. 대충 모자를 눌러쓴 뒤 사과를 한 입 베어 문다. 그에게.. 2022. 12.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