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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보기/2017 봄여름, 72호 <변한 것 변하지 않은 것>14

사표는 사표가 아니다 수습위원 신동우 심상정의 ‘약’진 이변은 없었다. 2017년 5월 9일, 전직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한 조기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었다.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4월 첫 주에 각 당의 대선 후보가 결정된 이후부터 꾸준하게 40%가량의 지지율을 유지한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된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다만 놀랍지 않은 선거에서 놀랄만한 점은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대선 막판에 11%를 웃도는 지지율을 기록한 일이다. 헌재 탄핵이 인용되고 주요 대선 후보가 확정되었을 때도 심 후보의 지지율은 가시권에 들지 못했다. 심 후보에 투표한 사람들 중 대부분 역시 그가 정말로 당선될 것이라 판단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심상정을 뽑은 것.. 2020. 4. 11.
장애인 없는 장애인 참정권 수습위원 윤성주 광화문 횡단보도를 지나다 발에 밟힌 글자를 보았다. ‘부양의무제 폐지’ ‘ 장애등급제 폐지’. 빨간색 페인트로 찍어낸 장애인들의 목소리다. 2017년, 대한민국 국민은 가로 1.5cm, 세로 1.0cm의 투표용지에 빨간색 기표용구만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장애인들은 빨간색 페인트를 쥐고 국가가 보장해준 안전한 용지에서 벗어나 광화문 12차선, 도로 한복판으로 뛰어들었다.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원칙에 따라 운영되는 사회는 일견 정의로워 보인다. 그러나 보편이라는 틀로 차이를 간과하고 배제한다면 그것은 정의가 아닌 폭력이 될 수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의 차이를 간과한 방식으로 선거가 운영된다면, 장애인의 목소리는 투표용지에 담기지 못한다. “우리를 즈려밟고.. 2020. 4. 11.
대선, 젠더를 말하다 수습위원 김락현 그 어느 때보다 페미니즘이 큰 화두가 된 대선이었다. 후보들은 앞다투어 여성 정책을 내놓았고, 이에 대한 사람들의 논쟁 또한 뜨거웠다. 그동안 대선에서 가시화되지 않았던 성소수자에 대한 논의도 전면에 등장했다. '국민장인' 유승민? 대선 기간 동안 유승민 후보의 딸, 유담 씨의 외모는 연일 화제 였다. 네티즌들은 그녀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며 유 후보에게 ‘국민장인’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주었다. 언론 또한 가세해 유담 씨 의 외모와 관련된 보도를 쏟아냈다. 낮은 지지율에 고전하던 유승 민 캠프는 반등의 기회로 여기며 그녀를 선전도구로 적극적으로 활 용했다. 예시로 유 후보는 강연장에서 “걔(유담)는 남자친구가 없다”고 발언하였고, 이후 지지자를 대상으로 그녀와 함께 사진을 찍는 행사를 진.. 2020. 4. 11.
누가 개헌을 말하는가 지난 10월 29일부터 올 4월 29일까지, 매주 토요일의 광화문에는 촛불을 든 시민들이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에도, 특검이 꾸려진 이후에도,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인용된 이후에도 사람들은 토요일마다 광화문으로 향했다. 시작은 분노였다. 선출되지 않은 자가 공권력을 사유화 하고, 그의 만행을 아무도 제재하지 못한 것에 시민들은 분노했다. 그러나 문제는 단지 비선의 존재가 아니었다. 그의 존재를 알고 있던 대부분의 보수인사들은 그를 묵인했고, 재벌은 거래를 통해 국가권력을 사익화했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에도, 탄핵이 인용된 이후에도 촛불은 계속됐다. 매주 광화문에 모인 시민들은 대통령의 퇴진 이외의 것들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사건에 연루된 ‘적폐’세력들을 청산할 것.. 2020. 4.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