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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호 <르네상스: 붕괴와 재건>/문화2

끊임없는 추락 속 살아야 하는 이유는 - 영화 <더 웨일>을 보고 편집위원 김민지 *본문에 나오는 모든 번역은 각본집을 토대로 작자에 의해 이루어졌습니다. 나는 뉴비 영화광이다. 이 말은 내가 영화를 좋아하고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뉴비 영화광의 앳된 고민일 수 있지만, 내겐 영화 평론을 읽을 때마다 들었던 한 가지 의문이 있다. “어떻게 저 평가에 ‘나’가 등장하지 않을 수 있지?”하는 것이다. 사람마다 영화가 무엇인지 다르게 정의 내리고, 영화가 응당 갖춰야 할 구성 요소를 다르게 인식하고, 영화가 좋은 다채로운 이유를 지닌다. 이 여러 가지가 모여 어떤 작품이 좋고 싫은지에 대한 평가 기준이 형성된다. 그리고 이 사람이 영화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알아야, 그 평가 기준을 이해할 때야 비로소 그가 .. 2023. 7. 9.
우리는 너의 내일이야 수습위원 정다빈 ‘너의 이름은’으로 애니메이션 영상미의 극한을 보여줬던 신카이 마코토 감독. 올 3월 그의 신작이 개봉했다. 작품의 이름은 ‘스즈메의 문단속’으로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에서 이어지는 재난 3부작의 마침표였다. 그동안 3부작 시리즈에서 줄곧 감독은 죽은 이들을 향한 애도와 그들을 기억하자는 의도를 말해왔는데, 이번에는 그것에서 나아가 죽은 이들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 남은 이들이 가져야 할 생의 열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걸 보며 삶에 대한 몇몇 생각이 떠올랐다. 첫째는 작품의 주요 키워드이기도 한 생(生)에 대한 집착이었다. 5월 31일 새벽, 서울 전역에 경계경보가 울렸다. 새벽의 어스름을 날카롭게 찢으며 울려댄 경보알람 속에서 대피하는 이 하나 없었다.. 2023. 7.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