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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보기/2018 가을겨울, 75호 <당신들의 천국>8

'융합'이라는 변명 2018 가을겨울 편집위원 우다영, 임시동 “인문학 혹은 기초교양에 대한 이해가 애플을 애플답게 만듭니다." 아이폰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애플사의 CEO 스티브 잡스가 2011년 연설에서 한 말이다. 스티브 잡스의 말은 교육부(당시 교육과학기술부)의 교육정책에 큰 영향을 주었다. 교육부는 이후 인문학과 공학을 결합한 융합 교육을 강조하였다. 삼성도 인문계 대졸자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육성하는 '삼성 컨버전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를 2013년부터 시행했다. 교육부와 삼성 모두 이러한 교육을 통해 수많은 스티브 잡스를 양성하고자 한 것이다. 거기에 4차 산업 혁명이라는 새로운 시대로의 이행은 '융합형 창의 인재'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증가시켰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복잡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2020. 7. 28.
난민은 삶에서 평범하지 않은 상황을 겪었던 사람들일 뿐이다 편집위원 임시동 올 4월 제주도에 예멘 난민 500여 명이 입국했다. 매스컴은 이를 연일 보도했다. 난민혐오는 빠르게 퍼져나갔다. 난민신청만 해도 생계비를 지원받는다, 난민이 아니라 돈 벌러 왔다 등 가짜뉴스가 판을 쳤다. 마약과 총을 든 난민 사진부터 외국에서 일어난 난민 범죄가 SNS와 기사 댓글에 도배됐다. 제주 예멘 난민이 이슈화 된 6월에는 난민신청허가 폐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5일 만에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같은 달 30일에는 난민 반대 집회가 광화문에서 열렸다. 예멘 난민들이 입국한 제주도에서는 무사증 폐지를 요구하는 400여 명의 사람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심지어 10월 22일 정부는 예멘 난민 단 한 명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유는 같았다. ‘국민이 먼저’이.. 2020. 7. 27.
젠트리피케이션 없는 도시는 가능한가? 이기웅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HK 연구교수) 들어가며 2018년 11월 16일 자 조선일보에는 「건물주 집에 관 들고 가 喪服(상복) 집회... 과격해진 ‘맘상모’」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도되었다. 기사에는 상복을 입은 채 마이크를 들고 종이에 쓰인 글을 소리 내어 읽는 한 중년 남성의 사진이 함께 실렸다. 기사의 내용은 이화여대 앞에서 조개구이집을 운영하는 박 모 씨(사진의 주인공)와 맘상모(맘 편히 장사하고픈 상인 모임) 회원 7명이 두 개의 관과 피 묻은 비단을 들고 건물주가 사는 강남의 한 아파트에 몰려가 성명서를 읽고 건물주 신상을 담은 비방 전단을 주민들에게 돌렸다는 것이다. 기사는 맘상모가 민변과 참여연대, 더불어민주당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면서, 익명의 중앙지방법원 집행관의 말을 빌려.. 2020. 7. 27.
포토에세이: 평등을 향해, 우리가 간다! 2020. 7. 27.
대학 기본역량 진단, 지역 균형 발전 관점에서 추진해야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 대학 기본역량 진단, 지역 균형 발전 관점에서 추진해야 교육부는 지난 9월 12일 대학 기본역량 진단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자율개선 대학’에자율개선대학’에 선정된 대학은 선정 결과 홍보에 바쁜 반면, 선정되지 못한 대학은 책임 공방에 총장과 보직교수가 사퇴하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자율개선대학에 선정되면 정원을 줄이지 않아도 되고, 내년부터 신설되는 대학혁신지원 사업 지원을 받는다. 반면, 선정되지 못한 대학은 정원을 7~35% 감축해야 하고, 정부 재정지원사업과 국가장학금, 학자금대출에 제한을 받는다. 학령인구 급감, 대학 정원 감축 본격화 교육부가 전체 대학을 ‘진단’하고, 결과에 따라 정원을 ‘감축’하는 정책은 박근혜정부에서 시작됐다. 박근혜정부는 전체 대학을 평가.. 2020. 7. 27.
강사는 비품이 아니다 편집위원 박기현 중앙대가 강사 대량해고를 계획했다. 언제나 대학이 필요하면 고용하고, 또 쉽게 해고했던 강사였다. 내년에는 강사의 고용환경 및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강사법 시행이 예상된다. 중앙대는 강사법 시행 시 재정상의 문제가 발생한다며 강사를 상당수 해고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강사들의 임금 수준이 올라가면 이를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를 댔다. 커리큘럼의 전면적 개편까지 불사하고 있다. 문제가 예상되는 계획은 조용히 논의 단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모두가 같은 교수는 아니다 우리는 모든 교원을 ‘교수님’이라고 부르지만 그렇다고 다 같은 교수는 아니다. 교원은 정규직인 전임교원[1]과 비정규직인 비전임교원으로 나뉜다. 본교 「비전임교원의 임용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그 중 비전임교원은 겸임교원.. 2020. 7. 27.
그날 총여학생회는 어떻게 없어졌나 편집장 신현욱 서울권 대학 몇 곳에서 총여학생회(이하 총여) 폐지를 위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간간이 들려오던 때였다. 대학가에 분 총여 폐지의 바람은 생각보다 빨리 중앙대학교에 도달했다. “총여 체제 전환 및 특별기구 개편에 관한 논의 및 의결.” 안성캠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 일주일 전에 공고된 안건이었다. 수백 명 이상의 연서를 받아 총여 폐지 총투표를 진행한 타 대학들의 사례와 비교했을 때, 전학대회에 곧장 상정된 안건은 꽤나 파격적이었다. 총여를 중심으로 조직된 폐지에 대한 반대 움직임은 없었다. 총여 폐지 안건의 발의자가 다름 아닌 총여였기 때문이다. 확대운영위원회(이하 확운위)를 거쳐 전학대회에 상정된 안건은 재적 대표자 89명 중 78명의 압도적인 찬성을 얻어 가결됐다.. 2020. 4. 12.
두산에 의한 두산을 위한 학교의 건물 편집위원 박기현 올해는 중앙대의 백주년이기도 하지만, 두산이 재단을 인수한 지 10년째 되는 해다. 두산이 대학을 인수할 당시, ‘천원재단’이라 불리던 수림재단에 대한 실망만큼이나 재벌 재단에 대한 기대가 컸다. 두산이 재단을 인수하면 막대한 재단전입금으로 대학에 확실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새로 취임한 박용성 이사장은 “이름만 빼고 다 바꾸겠다”며 확실한 변화를 예고했다. 기대에 부응하듯 호화스러운 건물이 몇 년 지나지 않아 지어지기 시작했다. 두산 인수 후 10년간 새로 지어진 건물은 총 5개다. 1차 기숙사(308관), 약학대학 및 R&D센터(102관), 2차 기숙사(309관), 백주년기념관(310관), 병원 다정관이다. 총 2800억에 이르는 막대한 건설비가 들었다. 그러나 모든 건.. 2020. 4.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