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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문화345

당신 곁의 퀴어, <레인보우 피쉬>를 만나다 편집위원 윤성빈 "우리 대학에 무지개 물고기가 산다?" 어릴 적 읽던 동화 . 주인공 무지개 물고기는 예쁜 비늘을 반짝이며 당당하게 바다를 헤엄칩니다. 바다는 무지개 물고기가 비늘을 반짝이며 매력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안전한 곳이죠. 그럼 시선을 옮겨, 중앙대학교가 바다라 가정해봅시다. 무지개 물고기에게 이곳은 안전할까요? 여기 우리 학교에 사는 무지개 물고기들이 있습니다. 봄과는 또다른 설렘을 가진, 겨울의 캠퍼스에서 청룡탕으로 다시 돌아온 레인보우 피쉬의 이남기 씨와 권미강 씨를 소개합니다.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남기: 안녕하세요. 이남기입니다. 오픈리게이이고, 레인보우피쉬의 대표입니다. 미강: 저는 권미강입니다. 레인보우피쉬의 운영진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 레인보우피쉬는 어떤 곳인가요.. 2024. 2. 3.
속 보이는 커뮤니티 세상 부편집장 곽경은 편집위원 김세원 2023년 7월 서울 신림동에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평화로웠던 오후 2시의 신림역은 핏빛으로 물들었다. “내가 불행하게 사는 만큼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는 조씨는 그렇게 1명의 생을 앗아가고, 대중에게 충격을 줬다. 가해자는 현행범으로 잡혔지만, 이는 시작일 뿐이었다. 사건 이후 약 한 달 만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440건이 넘는 ‘살인 예고글’이 집계됐다. 그야말로 삶을 뺏는 살인이 ‘유행’처럼 소비되기 시작한 것이다. ‘살인 예고 글’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종류를 가리지 않았다. 8월 3일 서현역에서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른 최씨는 범행 전 ‘디시인사이드’에 살인을 예고했다. 21일 블라인드에는 경찰을 사칭한 A씨가 강남역에서의 범행을 예고했다. 대학생 .. 2024. 2. 2.
봄의 온도 부편집장 곽경은 봄은 어떤가요? 책이 나온 지금은 살을 에는 추위에 코 끝이 찡하게 시린 날이 한창이다. 거리마다 화려하던 크리스마스도 지나고 설레는 새해가 시작됐지만 어딜 가나 훈기 없는 공간은 영 익숙지 않다. 온기가 절실하다. 주머니에서 꺼낸 천원과 맞바꾼 붕어빵의 온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온기 말이다. 하지만 때때로 사람들은 얼음까지 단번에 녹이는 뜨거운 온기보단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손에 쥐었을 때 시렵지 않을 정도의 온기를 찾곤 한다. 겨울에 떠올리는 봄은 따뜻하다. 암전 같던 밤을 조금씩 밀어내고 따스한 햇살이 자리한다. 이에 화답하듯 발밑과 머리 위에서는 생명이 싹튼다. 생기, 희망, 행복 모두 봄을 나타낼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하지만 봄은 생각만큼 따뜻하진 않다. 겨우내 굳어있.. 2024. 2. 2.
젠가: 기초 없는 과학의 미래 편집장 문휘진 편집위원 정다빈 젠가 놀이를 시작했다. 바닥에서부터 나무 블록 3개씩 쌓아 올리기 시작해서 어느새 17층 가까이 됐다. 갑자기 새로운 규칙이라며 1층에 있는 나무 블록 3개를 잡고 동시에 빼라고 한다. 처음 들어본 규칙이지만 어쩔 수 없으니 겨우 뺐다. 살짝 흔들렸지만, 다행히 무너지지는 않았다. 그런데 또 1층에 있는 걸 빼라고 한다. 이번엔 젠가가 더 크게 휘청거린다. 조금만 더 하면 진짜 무너질 것 같다. 중간부터 하나씩 빼야 하는게 원래 규칙인데… 아무래도 젠가를 잘 모르는 사람인 것 같다. 지금 기초과학계는 마치 휘청거리는 젠가 같다. 지난 8월 29일, 윤석열 정부의 폭탄선언에 기초과학계가 들썩였다. 당장 내년도 R&D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전체 예산은 2.8% 증가했는데.. 2024. 2. 1.
2023 가을겨울 85호 <모자이크: 잊고 있던 조각들> https://drive.google.com/file/d/1UCTelQnoSxrDFlmTqK6xtc-6_YX3q60W/view?usp=sharing 85호 내지.pdf drive.google.com 03 여는 글 04 디자이너 소회 정치 08 젠가: 기초 없는 과학의 미래 26 Affirmative Action: 능력과 평등 너머 ‘우리’의 이야기 대학 52 서울에서 시골쥐로 살아남기: 중앙대 학생 주거에 대한 고찰 68 영화 (2016)으로 보는 ‘동반자’의 의미: 중앙대학교 내 유학생들을 위한 시네마 레터 80 당신 곁의 퀴어, 를 만나다 94 우리가 함께한 10년, 함께 할 내일 사회 104 그 모든 기준들을 훌훌 털어버리고: ‘정상가족’이라는 픽션 122 속 보이는 커뮤니티 세상 134 까마귀 날.. 2024. 2. 1.
쓰레기와의 분리불(茀, 우거질 불)안 편집위원 김세원 사진 촬영 김세원 205X년 XX월 XX일 일기 전생에 지은 죄가 많은 사람이 아침 여덟 시에 9호선을 타는 업보를 안고 태어난다. ‘흑석역’ 이름 옆자리를 차지한 ‘(중앙대입구역)’이 의문스럽다 이 동네만 ‘입구’라는 단어의 정의가 다른 건가? 머릿속으로는 열심히 투덜거리면서도 학교는 가야 하니 기계적으로 동작 01에 콩나물시루처럼 몸을 맡긴다. 전기버스 특유의 웅웅거리는 소리는 이젠 감미로울 지경이다. 전공 수업을 듣는데 갑자기 수업 자료를 띄워 둔 스크린이 꺼진다. 수업에 심취하신 교수님은 스크린이 꺼진 줄도 모르고 진도를 나간다. 때마침 전기도 모조리 나간다. 삼진아웃. 오늘 수업은 여기서 끝이다. 내 학습상태도 여기서 끝이다. 아마 또 태양열 에너지 판이 말썽을 부린 모양이다. .. 2023. 7. 9.
끊임없는 추락 속 살아야 하는 이유는 - 영화 <더 웨일>을 보고 편집위원 김민지 *본문에 나오는 모든 번역은 각본집을 토대로 작자에 의해 이루어졌습니다. 나는 뉴비 영화광이다. 이 말은 내가 영화를 좋아하고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뉴비 영화광의 앳된 고민일 수 있지만, 내겐 영화 평론을 읽을 때마다 들었던 한 가지 의문이 있다. “어떻게 저 평가에 ‘나’가 등장하지 않을 수 있지?”하는 것이다. 사람마다 영화가 무엇인지 다르게 정의 내리고, 영화가 응당 갖춰야 할 구성 요소를 다르게 인식하고, 영화가 좋은 다채로운 이유를 지닌다. 이 여러 가지가 모여 어떤 작품이 좋고 싫은지에 대한 평가 기준이 형성된다. 그리고 이 사람이 영화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알아야, 그 평가 기준을 이해할 때야 비로소 그가 .. 2023. 7. 9.
총장의 발자취, 무엇을 남겼나 편집위원 정상원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주인공이 되어 중앙대학교의 변화를 이끌어 주시고, 동참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제16대 총장으로 선임된 중앙대학교 박상규 총장이 취임사 말미에 한 발언이다. 이날 취임식은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영상 송출로 대체된 전례 없는 자리였다. 박 총장은 취임식에서 “학령인구의 감소, 등록금 동결로 악화된 재정, 학문의 융합화 등 수 없이 많은 난제들이 놓여있다” 말했다. 박 총장은 중앙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지난 2020년 3월 2일 취임했다. 기본 임기 2년을 마친 2021년 12월에는 중임이 결정됐다. 이제 남은 임기는 약 8개월이다. 박 총장의 발언대로 지난 3년간 국내 대학은 대학경영에 산적한 과제에 직면했다. 교육개혁은 시급한 국정과제로 지목됐고 최근 비수.. 2023. 7. 9.
다가오는 여름, 청구서를 주목하라! 편집위원 곽경은 인포그래픽 김가윤 나에겐 아메리칸드림은 없어도 '서울 드림'은 있었다. 스무 살. 무지해서 용감한 나이. 딱 그편이 어울릴 것 이다. 낭만 하나라면 어떤 현실도 무서운 것 없었다. 당시에는 타향살이의 고됨보다 상경의 설렘이 더 컸다. 인산인해 분주한 지하철이나 밤낮없이 훤한 빌딩 숲보다 기대했던 것이 있었으니. 뭐니 뭐니 해도 자유와 독립 의 상징, 자취 생활이었다. 비록 어렵사리 구한 자취방은 내 한 몸 누이면 끝이었지만. 이게 어디냐, 여기만큼 은 나의 세상인걸. 한여름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엄마~ 우리 에어컨은 도대체 언제 틀어?”하고 물어볼 필요 없다! 이가 딱딱 부딪힐 정도로 찬 바람을 맞으며 두툼한 솜이불을 덮는 로망 하나쯤 다들 있지 않은가. 더울 땐 에어컨 펑펑! 추울 땐.. 2023. 7. 9.
전화 너머 사람, 사람 너머 시스템 부편집장 문휘진 수습위원 김예진 다음과 같은 채용공고가 올라온다면, 지원할 사람 누가 있을까. 사실 이는 학교 홈페이지 행정 인턴 채용공고를 참고해 제작했다. 행정 인턴은 누구일까? 행정 인턴은 중앙대학교 각 학과(부) 사무실이나 행정 부서에서 일하는 계약직 노동자다. 조교와 혼동하기 쉽지만, 엄연히 다르다. 대학원 신입생 및 재학생 신분인 조교와 달리, 행정 인턴은 졸업생 또는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모집한다. 급여와 근무 형태도 다르다. 조교는 장학금 형태로 등록금을 고지 감면 받지만, 행정 인턴은 월급을 받는 직장인이다. 행정 인턴은 9시부터 6시까지 풀타임 근무를 하지만 조교는 정해진 출퇴근 시간 없이 주 25시간 반일제 근무를 한다. 학교에서 경력직이 졸업생 신분을 대상으로 직원을 뽑는 이유는 .. 2023. 7.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