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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보기/2022 봄여름, 82호 <공간; 존재가 서는 자리>

우리가 우리가 되는 장, 중앙대생을 위한 커뮤니티 <청빠고>를 만나다

by 중앙문화 2022. 7. 3.

부편집장 김민지

 

익명성으로 꽁꽁 얼어붙은 에브리타임(이하 에타)만이 유일무이한 학내 커뮤니티였던 중앙대학교. 이곳에서 발생하는 혐오와 차별, 인권 침해는 늘 문제였지만 그 누구도 선뜻 해결하려 나서지 못했다. ‘글이 삭제되면 처벌할 수 없다는 에타의 입장에 사용자들은 속수무책이었고, 결국 많은 이들이 등 돌린 가운데 고인 물이 되어 버렸다. 그러던 중 혜성처럼 등장한 온라인 커뮤니티 앱 청빠고’. 중앙대생의, 중앙대생에 의한, 중앙대생을 위한 공론장의 탄생이었다. 20221월 앱이 출시된 이후 줄곧 베일 뒤에 쌓여 있던 네 명의 청빠고 수호대를 중앙문화가 직접 만나보았다.


청빠고에 빠진 중앙문화

 

왼쪽부터 고니맘, 용이맘, 뒷개발고니, 앞개발고니의 모습. 출처: 청빠고 제공

 

중앙문화: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고니맘: 안녕하세요, 저는 청빠고 디자이너로 안성 캠퍼스에서 공부하고 있는 고니맘이라고 합니다. 청빠고가 총 네 명의 팀원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개발자가 두 명, 디자이너가 두 명이에요. 디자이너 두 명이 각각 안성캠퍼스의 호수에 사는 고니를 연상해서 고니맘’, 서울캠퍼스의 청룡 연못에 사는 청룡이를 연상해서 용이맘이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어요.

 

앞개발고니: 저는 소프트웨어학부에 재학 중인 18학번 학생이고, 이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기획한 개발자입니다. 일반적으로 청빠고 사용자분들이 접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돼요. 이해를 돕기 위해 몇 가지 설명해 드리자면, 개발은 크게 두 가지 분야로 나뉘어요.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과 웹 페이지를 만드는 프론드 엔드라는 부분이 있고, 그리고 그 프론트 엔드에 불러올 데이터의 내용을 개발하는 백엔드가 있어요. 저는 프론트 엔드를 담당하고 있어 앞개발고니이고, 나머지 개발자 한 분은 백엔드를 개발하고 있어서 뒷개발고니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중앙문화: ‘청빠고라는 이름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세요.

 

고니맘: 청빠고가 중앙대생을 위한 커뮤니티이다 보니 이름을 지을 때부터 고민이 많았어요. 저희가 에타에서 느꼈던 문제점은 안성캠퍼스(다빈치캠퍼스)와 서울캠퍼스 간의 비교였어요. 안성캠퍼스가 분교가 아니라 이원화 캠퍼스임에도 입시결과 차이를 운운하며 분란이 생기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저희는 팀원들이 양 캠퍼스에 분포해 있으니 이를 조화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두 캠퍼스 모두에 호수가 있었어요. 서울캠퍼스에는 청룡연못이, 안성캠퍼스에는 고니라는 백조가 사는 고니탕이 있어요. 이 두 호수의 이름을 합쳐 청룡탕에 빠진 고니’, 청빠고가 탄생했습니다.

 

중앙문화: 어쩌다 중앙대만의 커뮤니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셨나요?

 

앞개발고니: 처음 청빠고라는 아이디어를 생각한 건 저였어요. 당시 저희 학교를 대표하는 가장 큰 커뮤니티 두 가지가 에타와 중앙인이었어요. 에타의 경우 사용자 대부분이 재학생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사회에 먼저 진출한 졸업생들과는 교류하기 어려운 환경이더라고요. 아무래도 학교에서 만들거나 학교를 대표하는 커뮤니티가 아니라 다른 학교에서도 같이 사용하고 있는 커뮤니티라 그런 것 같아요.

그런 모습을 보고 학교의 대표성을 띨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서울대학교의 스누라이프’, 연세대학교의 세연넷’, 고려대학교의 고파스와 같은 학교 커뮤니티를 찾아보니 선후배 간의 교류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재학생이 직접 만든 대표적인 커뮤니티가 있었어요. 그런 모습을 저희도 본떠 선배들은 후배들한테 꿀팁이나 취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아이디어와 노하우를 전수하고, 후배들은 그걸 바탕으로 사회에 진출하고, 그렇게 성장한 후배들이 자신의 후배를 또 도와주는 선순환의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어 기획했어요. 또한 에타의 경우 익명화가 되어있다 보니 학생들 간 분란이 일어나거나 불필요하게 다투는 부분이 많이 보여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건강한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었어요.

 

중앙문화: 청빠고의 팀원들은 서로를 어떻게 만났나요?

 

앞개발고니: 청빠고를 만들기 전 다른 프로젝트를 통해 용이맘을 만났어요. 같은 학교이다 보니 우리 학교를 대표하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죠. 함께 개발을 진행하다 보니 추가하고 싶은 기능도 늘어나고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쓰고 싶어졌어요. 그렇게 인력적 문제가 생겨 주변에서 함께할 사람을 찾기 시작했죠. 용이맘이 고니맘을 모셔오고, 저도 주변에서 실력을 갖춘 개발자를 찾으며 뒷개발고니를 만나게 되어 네 명의 청빠고 수호대가 구성됐어요.

 

중앙문화: 앱을 출시하고 커뮤니티를 만드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닐 것 같아요. 이를 위한 자금은 혹시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고니맘: 지금까지 청빠고에 투자한 비용은 내부에서 감당이 가능한 선이었어요. 그래서 팀원들이 100% 부담하고 있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수익화를 고민하기도 했어요. 팀원이 재학생이나 휴학생인데, 온전히 부담하기엔 어려움이 있어 어떻게 사용자분들이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서비스를 제공할지 고민 중이에요. 학생분들이 양해해주실 수 있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죠.


청빠고에 빠져보기

청빠고 로딩화면(왼쪽)과 게시판(오른쪽)의 모습. 출처: 청빠고 앱

중앙문화: 현재 청빠고를 이용하는 사용자의 수가 몇 명인가요?

앞개발고니: 좀 부끄럽긴 한데요. 가입한 사용자 수는 500명 정도이고, 하루에 평균적으로 청빠고에 들어오시는 사용자분들은 20~25명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중앙문화: 개인적으로 청빠고를 사용하다 보면 사용자분들이 순수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글을 쓰시고, 매우 깨끗한 문화로 유지되고 있다고 느껴요. 청빠고 수호자분들은 어떻게 느끼시나요?

 

고니맘: 네 맞아요. 그런 게 청빠고의 장점일 수도 있고 단점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커뮤니티를 많이 사용하시는 분들은 발언하시는 걸 좋아하고 이슈에 대해 토의하거나 대화하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데 아무래도 아직 사용하시는 분들이 커뮤니티의 문화를 즐기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여서 사용자 수가 더 적어 보이는 단점도 있다고 생각해요.

 

중앙문화: 청빠고 사용자분들이 지적하신 불편 사항들로는 어떤 게 있었나요?

 

앞개발고니: 지금은 해결된 사안들이지만, 물건을 팔고 싶은데 관련 게시판이 따로 없어 불편하다고 말씀해주셔서 장터 게시판을 신설했어요. 그리고 비대면과 대면 강의가 혼합돼서 진행되고 있다 보니 시간표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으면 좋겠다고 지적해주신 적 있어요. 그래서 강의 계획서를 볼 수 있도록 설정하고, 시간표상에서 해당 강의가 어떤 유형의 과목인지 노출하는 방향으로 수정했어요.

 

청빠고 메인화면의 광고 배너. 출처: 청빠고 앱

 

중앙문화: 청빠고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과정에 있다고 느껴져요. 저도 취재 차원에서 청빠고를 출시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쓰고 있는데요, 초반에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앱에 광고가 없다는 점이었어요.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광고 배너가 생기기도 했지만, 수익 창출이 아닌 자영업자를 돕기 위한 것이라 들었는데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앞개발고니: 처음에는 수익화 자체에 욕심이 없었기 때문에 광고를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안 했어요. 광고라는 것도 어느 정도 사용자가 들어왔을 때 효과가 있는 홍보 수단이라고 생각해서 사용자가 적은 시점에는 광고를 하는 게 의미 없다고 여겼죠.

그런데 사용자분들이 몇백 명대로 늘어나게 되면서 광고를 추가해보고 싶어졌어요. 그런데 저희는 중앙대생만을 위한 커뮤니티니까 에타와 차별화되고 싶었어요. 중앙대 학우분들이 이전에는 몰랐던 가게들, 어떤 걸 할 수 있는지 몰랐던 장소들, 새로 생긴 인쇄소 등에 대해 더 알 수 있도록 광고를 만들자고 제안했죠.

당시 저희가 아직 수익화를 생각하는 단계가 아니어서 어떻게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방법으로 광고를 진행할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그 일환으로 나온 게, 코로나로 힘들어하시는 자영업자분들이 상당히 많잖아요. 그분들을 위한 광고 서비스를 추진해보자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어떤 내용을 전달해주시면 광고를 이렇게 만들어드린다는 가이드라인을 자체적으로 제작해 자영업자분들께 전송했고, 가게 정보를 받으면 디자이너분들이 배너를 직접 제작해서 청빠고에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개편된 홈화면(왼쪽)과 앙고라(오른쪽). 출처: 청빠고 앱

 

중앙문화: 청빠고가 2022114일 처음 오픈된 이후 여러 번의 업데이트가 있었던 것으로 알아요. 청빠고 수호자분들이 가장 좋아하는 업데이트는 어떤 것인가요?

 

앞개발고니: 가장 최근에 한 건 홈 화면이 개편된 업데이트였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업데이트는 학기 초에 신입생분들의 가입이 편하실 수 있도록 합격증을 찍어 올리면 바로 인증이 되도록 한 거에요. 그 업데이트를 기점으로 사용자 수가 많이 늘어나서 좋았어요.

 

고니맘: 저는 홈 화면 업데이트를 가장 재미있게 작업했어요. 이전에는 앙고라라는 청빠고의 콘텐츠가 메인화면으로 등장했거든요. 그런데 학생들이 학교의 많은 사이트에 흩어져 있는 정보들, 나름 꿀팁이 많은 공지를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아요. 관련 정보와 장학 신청 등의 공지를 한 번에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홈을 개편했죠. 개편된 홈이 학생들에게도 더욱 도움 되는 것 같아 가장 애정이 많아요.

 

뒷개발고니: 저는 앙고라요. 다른 곳에서 하지 않았던 시도를 저희가 처음 한 게 의미 있었어요. 단순히 저희가 콘텐츠를 제공해서 일방적으로 소통하는 게 아니라 논제 및 어젠더를 던져 주고 그것에 대해 의논하는 모습을 보고 사용자분들끼리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다는 게 재밌었어요.

 

중앙문화: 청빠고가 앞으로 하게 될 업데이트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앞개발고니: 앞으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잖아요. 그래서 오프라인에서 학생들 간의 상호작용을 더 끌어낼 수 있는 기능들을 추가하려 해요. 예를 들어 채팅 기능, 혹은 동아리를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는 등을 계획하고 있어요.


포근한 공론장 만들기

 

중앙문화: 청빠고에서 게시글을 작성하면 닉네임 옆에 단과대학이 표시되어요. 사용자들이 완전히 익명으로 활동하는 게 아니게 되죠. 이렇게 설정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고니맘: 앞서도 언급했지만, 청빠고를 만들며 에타와 차별점을 두는 게 가장 큰 관심사였어요. 에타에서 익명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랜덤 닉네임으로 설정하여 사용자에게 어느 정도 자유를 주되 한 번 닉네임을 변경하면 일정 기간 재변경을 하지 못하도록 하여 지나치게 자유롭지는 않도록 했어요. 단과대학이 표시되는 이유도, 자신의 발언이 타인과 자기가 속한 곳을 대표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자신의 발언에 책임감을 가져 달라는 거죠. 또한 저희가 선후배 간의 소통도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선배가 정보를 제공했을 때 신뢰도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겠다는 등 여러 사유로 정하게 되었어요.

 

중앙문화: 에타와 다른 익명성의 정도를 청빠고 사용자분들은 어떻게 받아들였나요?

 

고니맘: 사용자들이 아직 적어서 그런지, 아니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불만을 표현해주신 적은 없어요. 그래서 사용자분들이 단과대학이 표시되는 기능에 대해 나쁘게 느끼시진 않는구나, 하고 생각해요.

 

중앙문화: 앞선 질문과 비슷한 맥락에서, 청빠고에선 사용자분들이 완전한 익명이 아닌 닉네임으로 활동하게 돼요. 이유가 무엇인가요?

 

고니맘: 위와 같은 이유에요. 완전한 익명으로 하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이 뻔했거든요. 그래서 어느 정도 본인이 책임을 감당하고 글을 쓰라는 의미가 있어요.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이상 문제 될만한 발언을 굳이 안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중앙문화가 전해주는 닉네임 추천, 그 뒷이야기>
청빠고의 게시판을 보면 여러 귀여운 닉네임들을 확인할 수 있어요. ‘포근한 코끼리’, ‘다정한 문어’, ‘푸르스름한 고래’ 등이 있죠. 닉네임 생성 시 자동으로 추천되는 이러한 이름들에 뒷이야기가 있답니다. 개발 과정에서 모나지 않은, 재밌고 유쾌한 어휘들을 검색한 뒤 이들을 조합하여 닉네임이 생성되도록 설정했다고 해요. 닉네임과 같은 작은 부분에도 애정과 관심이 담긴 모습이죠. 아직 노출이 많이 안 되긴 했지만 ‘흑석’을 활용하여 ‘흑흑한’, ‘석석한’과 같은 닉네임도 있다고 하니, 지금 바로 청빠고에 가입해서 자신의 닉네임을 확인해보는 건 어떨까요?

 

중앙문화: 확실히 에타와 차별점을 두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시는데요, 청빠고에서의 차별과 혐오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며, 어느 정도로 관리되고 있다고 느끼시나요?

 

고니맘: 사용자분들이 워낙 클린하게 사용해주셔서 거의 관리하지 않고 있어요.

 

뒷개발고니: 맞아요. 관리의 필요성을 못 느낄 정도로 깨끗하게 사용해주셔서, 개발하고 관리하는 입장에서 청빠고 사용자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어요.

 

앞개발고니: 저희도 많이 놀랐어요. (웃음)

 

중앙문화: 참 다행이라 여겨지는 답변이네요! 사용자분들이 잘 사용해주시는 것도 있지만, 청빠고가 들인 노력이 상호적으로 작용하여 좋은 결과가 나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비결을 살짝 자랑해주실 수 있을까요?

 

고니맘: 홍보할 때에도 많이 사용했던 말인데, ‘중앙대만을 위한이라는 슬로건을 항상 생각했어요. 에타는 사실 관리되고 있다는 느낌이 크게 들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런데 청빠고는 지속해서 개발자가 직접 댓글을 남기는 등 관리자가 계속 보고 있다는 뉘앙스가 느껴지니까 무의식적으로 지양하게 되지 않았나 싶어요.

 

앞개발고니: 개발자가 댓글을 달거나 게시글을 올리는 것이 상호작용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문제가 없도록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의미도 있어요. 사용자들이 어떤 글을 올리고 어떤 댓글을 남기시는지 확인하며, 아직까진 없었지만 만약 특이사항이 생긴다면 별도로 관리해서 다음부터는 깨끗하게 이용하실 수 있도록 지속해서 확인하려 해요.

 

중앙문화: 이번엔 다소 무거운 질문일 수 있는데요, 청빠고 수호자분들은 익명으로 인한 혐오가 필연적이라고 생각하는지 등 익명성에 대한 생각이 궁금해요.

 

뒷개발고니: 솔직히 익명으로 인한 혐오가 필연적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익명성에도 정도가 있잖아요. 우리가 에타 커뮤니티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청빠고의 기능들이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단정 지을 수는 없겠지만, 사용자분들이 불편함 없이 편하게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고민을 했죠. 그 결과가 좋게 나온 것 같아요.

 

청빠고 이용수칙. 출처: 청빠고 공지사항 게시판

중앙문화: 청빠고는 여타 커뮤니티와 비교하더라도 신고 기준이 굉장히 섬세하고 합리적이라 생각했어요. 어떻게 기준을 마련하게 되셨나요?

 

고니맘: 커뮤니티 이용 기준의 경우 저희가 정말 많은 커뮤니티의 기준을 참고했어요. 에타만 참고하기엔 커뮤니티 자체에서 다양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보니 일반 사이트들도 많이 참고했죠. 기준의 경우에도 학생들이 에타와 차별점을 느껴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했는데요. 아무래도 에타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신고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거에요. 차단되는 기간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커서 에타를 사용하시는 사용자분들이 청빠고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이 무엇일지 고민했죠. 가이드라인의 경우 저희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보완 가능성이 있어 보였어요. 이런 부분들을 생각하며 기준을 만들고 기능을 추가하다 보니 조금 더 촘촘하게 신고 기준이 생긴 게 아닐까 싶어요.

 

뒷개발고니: 저도 비슷한 생각이에요. 팀원들끼리 가장 의논을 많이 했던 부분들이라 공감대가 있는 상태로 진행했어요.

 

중앙문화: 그렇다면 에타와 달리 청빠고는 어떻게 신고를 처리하고 있나요?

 

고니맘: 아직은 사용자 수가 많지 않아 저희가 직접 처리하고 있어요. 에타처럼 가벼운 기준으로 게시글을 지우는 앱을 만들고 싶지 않아 옳고 그름의 판단 기준을 가지고 대응하고 있어요. 그런데 실은 아직 그런 글이 올라온 적이 없기는 해요. 점점 사용자 수가 많아지고 자동화를 하게 된다면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려고 계속 얘기 중이에요.

 

뒷개발고니: 청빠고에 신고 제도가 있지만 표본이 그리 많지 않아 4명이 관리할 수 있는 정도의 양이에요. 그래서 직접 게시글을 관리하고 있죠. 이 부분이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용자분들께 고맙기도 해요.


수호대의 이야기

 

중앙문화: 청빠고를 만들며 힘들었던 순간이 있으셨나요? 있었다면 무엇인지 궁금해요.

 

고니맘: 사실 과정은 정말 재밌었어요. 친한 사람들과 함께하다 보니 회의를 하고 아웃풋을 내는 것 자체가 재밌었어요. 그런데 사실 요즘 가장 힘든 건 아무래도 사용자 수가 적다는 거에요. 앱은 사용자가 이용해주어야 가치가 있잖아요. 당장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사용자분들이 많이 써주시면 좋을 텐데 아무래도 에타라는 기존의 앱에 누적된 정보량이 많다 보니 사용자가 넘어오기 쉽지 않더라고요. 서비스를 계속 추가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고요. 그래서 어떻게 해야 많은 학생이 더 관심을 가져주고 사용할지 고민 중이에요.

 

중앙문화: 청빠고를 만들며 좋았던 점이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고니맘: 저는 앱을 출시했을 때 사용자분들이 많은 피드백을 주신 점이 좋았어요. 저희가 학교 커뮤니티이다 보니 학생분들이 직접 주시는 의견을 반영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앞개발고니가 채널 톡이라는 소통 수단이나 인스타그램을 활성화하자는 아이디어를 내주었어요. 저는 솔직히 얼마나 연락이 올까 싶었는데, 사용자분들이 이런 오류가 있어요’, ‘이런 점이 개선됐으면 좋겠어요.’, ‘이런 기능이 필요해요와 같은 의견을 많이 주시더라고요. 이렇게 학생분들의 반응이 오는 게 재밌어요.

 

앞개발고니: 저도 비슷한 의견이에요. 재미있었던 일화는, 청빠고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었는데 한 사용자분께서 청빠고 앱이 너무 예쁘다고 스크린 샷을 찍어서 에타에 올리셨대요. 단순히 앱 UI가 예뻐서 올린 것뿐인데 이게 에타에서 홍보 글로 해석되며 계정을 정지당하셨더라고요.

 

고니맘: 저희도 다 한 번씩 정지당했어요. (웃음)

 

앞개발고니: 맞아요. 저도 사실 에타의 엄격한 정책을 잘 읽지 못하고 자유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가 5년을 정지당했거든요.

 

고니맘: 에타 정책의 기준이 엄청 길어요. 2, 3, 5년 이렇게 정지 기준이 있는데 그 글을 올리셨던 분이 심지어 신입생이셨던 거예요.

 

앞개발고니: , 그래서 그 글을 쓰신 분께서 졸업하실 때까지 에타를 못 쓰는 상황이 된 거죠. 에타를 이용하지 못하게 되시니 오히려 청빠고를 계속 사용해 주시면서 이런 부분이 조금 더 좋아졌으면 좋겠다, 시간표에서 에러가 나고 있다, 이걸 해결해 달라고 말씀해 주신 게 가장 기억에 남고 감사한 부분이었어요.

 

중앙문화: ,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네요. 그만큼 청빠고가 발전할 원동력이 되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앞개발고니: 네 그렇죠. (웃음)


청빠고가 독자에게.

 

중앙문화: 청빠고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죠?

 

고니맘: , 당연하죠! 그럼에도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모든 일에 지금처럼 대응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에타도 활성화되기까지 9년 가까이 걸린 것으로 알고 있어요. 얇고 길게, 언젠가 사람들이 많이 찾아주실 때까지 열심히 유지, 보수하여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어요.

 

뒷개발고니: 나무처럼요! (웃음)

 

고니맘: 청빠고가 사용되고 있구나, 정도만 느껴진다면 계속 할 것 같아요. 저희가 못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중앙문화: 청빠고가 중앙대학교에 필요한 이유를 어필해주세요.

 

고니맘: 방식은 다를지라도 학교마다 자신의 커뮤니티가 있어요. 그를 통해 학생들끼리 단결하고 한 데 모이기도 하죠. 그런 게 중앙대에는 부재하다고 느껴요. 학연이 안 좋게 보일 수도 있지만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왜 안 받지?’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연결점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서로 알게 되면 좋으니까요!

 

앞개발고니: 저도 비슷해요. 좋은 학교들의 경우 구성원 간의 관계가 끈끈하더라고요. 거기에서 발생하는 부가적인 효과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걸 저희 내부적으로 만들어서 중앙대학교의 구성원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필요하다고 느껴요.

 

중앙문화: 청빠고가 중앙대에 이런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다, 하는 게 있으신가요?

 

고니맘: 소통이 쉬운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디자이너다 보니 디자인 업계의 취업 방향이나 어떤 회사를 가야 되는지, 같은 학교 선배들은 어떻게 취업했는지 궁금했거든요. 이런 부분이 쉽게 공유되는 곳이었으면 좋겠어요. 요즈음 학교에서의 선후배 간 결속력이 많이 약해지기도 했으니까요.

 

앞개발고니: 자신의 생각을 편하게 나누고 상대방 의견을 존중하는 문화를 가진 학생들로 구성된, 좋은 문화를 갖춘 대학교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뒷개발고니: 최근 코로나 때문에 선후배 간의 상호작용이 줄었잖아요. 취업이나 시험, 정보와 기회의 공유에 대해 청빠고가 아니어도 모두가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어요. 학교를 중심으로 한 활동이나 프로젝트가 많이 생기는 분위기이길 바라요. 그렇게 되어야 앞에 두 분이 말씀해주신 것처럼 학교에 다니며 단순히 수업만 듣는 것만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에 대해 배우고 상호작용하면서 경험할 수 있는 대학이 될 것 같아요.

 

중앙문화: 앞으로의 청빠고가 어떻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나요?

 

앞개발고니: 저는 중앙대 학생이라면 누구나 사용하는 커뮤니티가 되길 바라요. 학연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선배와 후배가 서로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싶어요.

 

중앙문화: 중앙대학교에 전하고픈 말이 있다면요?

 

앞개발고니: 제게 큰 포부가 하나 있어요. 추후 저희가 수익화를 한다면 어느 순간부터 순수하게 벌어들이는 수익이 생기게 되잖아요. 그 일부를 어려운 친구들에게 장학기금의 형식으로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어요. 사용자분들, 중앙대 학우분들이 잘 이용해주셔서 성과를 낼 수 있는 거잖아요. 그 성과를 중앙대학교와 중앙대 학생분들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선순환을 만들고 싶어요. 그런 걸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으니 많은 분들이 이용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웃음)

혹시나 저희 인터뷰를 보고 저희에게 관심을 갖게 되신다면, 학교나 조직 어디서든 찾아주셔서 저희에 대해서 조금 더 물어봐 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중앙문화: 사용자분들께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고니맘: 청빠고에 지금 가장 부족한 건 정보를 나누는 분위기인 것 같아요. 일상을 공유하는 것도 좋지만 서로 수업에 대한 정보나 학교생활에 대한 정보를 말씀해주시면 청빠고가 활성화되는 데 도움 될 것 같아요. 아무래도 개발자들이 제공하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앞개발고니: 원하거나 필요하다고 느끼는 기능이 있다면 학생분들이 편하게 말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도 그런 요청이 들어오면 우선순위를 정해서 여러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려 해요. 최대한 청빠고를 고도화하고 싶어요.

 

뒷개발고니: 이미 있는 정보들을 잘 활용했을 때 더 알찬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여겨요. 제가 만약 학생이었으면 청빠고를 많이 활용할 것 같아요.

 

중앙문화: 마지막으로, 청빠고를 마음껏 홍보해주세요!

 

앞개발고니: 저는 청빠고의 가장 큰 매력은 다른 커뮤니티에 없는 학교를 상징하는 고유 캐릭터들이 있고, 닉네임과 단과대학을 노출함으로서 깨끗한 커뮤니티 환경을 조성했다는 점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에타와 비교했을 때 중앙대를 더욱 잘 아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커뮤니티이다 보니 학우분들이 더 편안한 학교 생활을 하실 수 있도록 기능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죠. 이 앱을 만든 저희가 중앙대 학생이라는 사실 자체가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해요.

 

뒷개발고니: 청빠고에 단순한 커뮤니티 이상의 기능들이 많아요. 앙고라처럼 하나의 주제에 대해 얘기해볼 수 있는 장도 있고 홈화면이 개편되며 다른 데서 찾기 어려운 학교 정보도 쉽게 찾을 수 있어요. 저희 팀원중에 졸업하지 않은 학생, 졸업한 학생 모두가 있다 보니 친구나 동생에게 소개해 주는 듯한 시선에서 많은 기능과 정보를 제공하려 해요. 단순히 글을 쓰고 소통하는 커뮤니티 이상으로 학교 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청빠고의 장점이라 생각해요.

 

중앙문화: 아쉽지만, 어느덧 인터뷰의 막바지가 되었어요. 이 글을 읽고 계실 독자분들께 할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

 

앞개발고니: .. 많이 사용해주세요! , 그리고 저희가 이 앱을 만든 사람들이잖아요. 우리가 시험 문제를 풀 때 놓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인데, 저희도 세세한 부분까지 보려고 노력하지만 놓치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그걸 지금까지 사용자분들이 많이 바로잡아 주셨어요. 앞으로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꼭 전해주세요. (웃음)

 

고니맘: 많이 사랑하고 사용해주세요!

 

뒷개발고니: 사랑합니다.

 

청빠고 바로 다운로드하기(QR) 청빠고 인스타그램 보러가기 @caubb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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