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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6일 대학정보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 에 2013학년도 대학 등록금이 공시되었다. 공시된 자료 에 따르면 전국 4년제 사립대학의 평균등록금은 733만 9천 원으로 전년 대비 0.47% 인하에 그쳤다. 대학 등 록금 인하가 소폭에 그치자 ‘반값 등록금’을 바라는 국 민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랐다. 그러나 중앙대는 2012년 등록금보다 0.3% 인상해, 4년제 사립 대학 평균 등록금보다 50만 원 가량이 높은 784만 원 (본교 기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반값 등록금이 온 국민의 관심사로 떠올라 주요 정 당들의 정책으로 발표된 지 오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으며, 지난 18대 국회에서 쟁점이 된 정책 이기도 하다. 작년 19대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에 서도 반값 등록금은 주요 정당들의 핵심공약이었다. 그 러나 무늬만 ‘반값’인 ‘국가장학금’ 제도가 도입되면서 실질적인 반값 등록금은 실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반값 등록금 정책이 가진 의미 를 되돌아보고,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등록금 정책을 진단해 대학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 방 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반값 등록금 정책의 의의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이 유는 누구나 느끼고 있듯이 너무 비싸다는 점이다. 이 렇게 대학등록금이 고액이 된 배경에는 해방 이후부터 우리나라 고등교육을 지배해 온 ‘수익자부담 원칙’1이 자리 잡고 있다. 해방 직후 국민들의 폭발적인 교육열을 미군정은 국·공립대학보다는 사립대학 설립을 통해 해 결했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사립대학 비중이 가장 높 은 원인이다. 영세한 자본으로 우후죽순 설립된 사립대학은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한 채, 수익 자부담 원칙에 따라 대학 운영비의 대부분을 학생 등 록금으로 충당한 것이다.

여기에 물가인상 등을 이유로 상당기간 정부 관리 하에 책정되었던 대학 등록금은 1989년 사립대학 등록 금 자율화 조치 이후, IMF 외환위기 직후를 제외하고,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까지 매년 소비자물가 상승 률보다 2~3배 높은 인상률을 보였다.

그 결과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은 국·사립을 막론 하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미국에 이 어 두 번째로 고액2이 되었으며, 사립대학 평균 등록금 은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의 1/3에 육박하게 됐다.

이처럼 심각한 우리나라의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등교육 정책 기조 자체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지난 70년 가까이 유지되었던 수익자부담 원칙에 기반을 둔 대학 운영비 부담 방식과 사립대학에 전적으 로 의존해 왔던 정부의 고등교육기관 육성 정책의 근본 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이미 오를 대로 오른 등록금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해마다 등록금 인상을 둘러싼 정부와 대학 그리고 학생·학부모들의 대 립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반값 등록금 정책은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나온 방안이다. 고등교육의 비용을 전적으로 학생·학 부모가 부담하는 나라는 없다. OECD 회원국들 중에 는 무상교육 원칙을 견지하고 있는 나라가 상당수이 며, 등록금을 부과하더라도 1인당 국민소득의 1/10 내 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3 우리나라는 최소한 사립대학 등록금을 현재의 절반 이상 낮춰야 겨우 이 수준에 근 접하게 된다.

사립대학 비중이 80%가 넘는 우리나라의 사학중심 고등교육체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공립대학의 비중을 대폭 확대해야 하지만 이는 현실적인 어려움 이 따른다. 따라서 사립대학에 대한 재정지원을 확대해 ‘정부책임형 사립대학’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반값 등록 금 정책은 바로 이러한 정부책임형 사립대학 도입을 용 이하게 한다. 반값 등록금 도입은 곧 사립대학에 대한 재정지원 확대이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의 지도·감독 권한 강화로 이어져, 기간 자 율화라는 미명 하에 폭등했던 사립대학 등록금 책정에 정부가 개입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부실한 대학 운영이 나 부정·비리 등과 같은 문제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반값 등록금 요구 회피한 국가장학금 제도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현 새누리 당)이 ‘등록금 부담 반으로 줄이기’를 공약으로 들고 나 오면서 등장한 반값 등록금은 국민들의 많은 호응을 얻 은 바 있다. 2007년 대통령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은 다 시 반값 등록금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이명박 대통령 은 취임 후 “나는 반값 등록금 공약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해 국민들의 원성을 샀다.

이후 야당과 학생, 시민단체들이 지속적으로 반값 등록금 이행을 촉구했지만 정부는 대학 등록금을 인하 하는 방안이 대학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대신 이명박 정부는 등록 금 부담 경감 방안으로 2009년 7월 소득 연계형 학자 금 제도인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일명 든든학자금)’를 2010년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는 수익자부담 원칙 을 고수한 제도로 현재의 등록금 부담을 미래로 미룬 다는 것 외에는 등록금 부담 해결과 거리가 먼 제도다. 또한 이 제도는 성적 제한, 고율의 금리, 복리이자 적용 등으로 인해 국민들의 비판을 받았다.

그 사이 대학 등록금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 는 더욱 커져 2011년 반값 등록금이 사회의 최대 이슈 로 부각되자, 다급해진 이명박 정부는 2011년 9월 ‘대 학생 등록금 부담 완화방안’으로 국가장학금 제도를 발표했다.

국가장학금 제도는 소득 3분위 이하 학생에게 정해 진 장학금을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I유형과 대학의 등 록금 인하·동결, 장학금 추가확충 등 대학 자체의 노 력과 연계하여 지원하는 II유형으로 나뉘어 2012년부 터 시행됐다.

그러나 국가장학금 제도는 대학 등록금은 현행대로 대학에서 책정하고, 정부는 대학별 등록금 액수와 무 관하게 학생 개인의 소득에 따라 차등적으로 장학금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고액 등록금 문제를 해결할 수 없 다. 물론 대학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지금껏 인상만 해 왔던 대학들의 등록금 인하를 유도한 것은 평가할 만 하지만, 2012년 수도권 대학의 등록금 인하폭은 2~3% 에 그쳐 그 한계를 드러냈다. 학교의 재정악화를 이유 로 생색내기식 등록금 인하에 그친 것이다. 이는 정부 가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주는 식’으로 장학금 형태의 예산만 확보하고 등록금 인하의 책임을 대학에 떠넘겼 기 때문이다.

또한 국가장학금 I유형의 장학금 지급 기준이 국 립대 등록금 수준인 450만 원에 불과해 사립대학에 다 니는 학생의 경우 국가장학금 I유형을 전액 지원 받 는다 하더라도 턱없이 부족하다. II유형 장학금도 전 체 재학생 중 1/3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 47만 원 지급 (2012년 1학기 기준)하는 데 그쳐 대다수 서민·중산층 가계의 고액 등록금 문제를 해소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 다.4 이외에도 B학점의 성적기준, II유형의 대학별 장학금지급기준부재로인한중구난방장학금지급등문 제점들이 속출했다.

더욱이 정부가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을 확대했음에 도 불구하고, 사립대학의 합리적인 예산편성 및 대학운 영의 책임성·투명성 등의 개선은 전혀 이끌어내지 못 했다. 결국 국가장학금 제도 또한 수익자부담 원칙이 라는 기조를 전환하지 못한 채, 반값 등록금 도입 요구 를 거부할 수 없어 나온 임시방편이라 볼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정부 등록금 정책, 국가장학금 제도 일부 개선에 그쳐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교육공약 5대 실행 방안’을 통해 ▲국가장학금을 확대 지원해 2014년까 지 실질적 반값 정책을 완성하고 ▲취업 후 상환 학자금 (ICL) 이용자격을 전체 소득으로 확대하며 대출이자율 을 물가상승률 수준으로 인하해 실질 대출금리를 0% 로 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반값 등록금은 소득 2분위 까지는 등록금 전액, 3~4분위는 75%, 5~7분위는 50%, 8분위는 25%를 장학금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며, 필요 예산은 2011년 기준 대학등록금 총액 14조 원의 절반 인 7조 원을 국가와 대학이(국가 4조 원, 대학 자체장 학금 2조 원, 대학 자구 노력 1조원으로 마련)부담하도 록 하겠다고 밝혔다.

즉 박근혜 대통령의 반값 등록금 공약은 이명박 정 부의 국가장학금 제도 기조를 유지하되, 예산 규모를 2013년 2조 2500억 원에서 2014년 4조 원으로 확대하 고, 지원 대상을 소득 8분위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13년 국가장학금 예산은 당초 계획보 다 5,250억 원 추가 증액돼 2조 7,750억 원으로 확정되 었고, 지원 대상 또한 소득 8분위까지 확대(당초 정부 의 계획은 소득 7분위)됐다. 소득분위별 지원 금액도 ▲기초~소득1분위 450만 원 전액 ▲소득 2분위 60% ▲소득 3분위 40% ▲소득 4분위 30% ▲소득 5분위 25%, 소득 6분위 20% ▲소득 7~8분위 15%로 상향 조 정했다. 2013년 1학기 학자금 대출이자 또한 3.9%에서 2.9%로 인하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반값 등록금 정책은 이명박 정부의 국가장학금 제도가 가진 문제점을 그대로 답습 할 우려가 높다. 국가장학금 제도의 큰 변화 없이 대상 과 규모만 확대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고액 등록금 문제 개선이 요원하다. 2013 년 대학 평균 등록금 인하율은 0.46%로 지난해 4.3% 인하율의 1/10 수준에 불과해, 대학 등록금 인하를 위 한 자구노력이 시행 첫해보다 대폭 후퇴했음을 알 수 있다. 장학금 지급 기준 또한 여전히 국립대 등록금(450 만 원)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성적 기준도 그대로 유 지하고 있어 국가장학금의 문제점들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2011년 등록금 수입 14조 원을 기준으로 2014년까 지 7조 원의 예산을 마련해 반값 등록금을 실천하겠다 고 했으나 구체적인 재정 확보 방안이 없으며, 2014년 이후 계획도 불투명해 안정적인 등록금 정책으로 유지 될 수 있을지도 불명확하다.

대학 자체 노력으로 마련해야 하는 3조 원(장학금 2조 원, 자구노력 1조 원)의 예산 또한 변수가 크다. 2012년 4년제 사립대학 중에서 등록금 인하 또는 장학 금 확충 방식으로 대학 자체 노력을 충분히 한 대학은 56.3%에 그쳤다.5 즉, 절반가량의 대학들이 정부가 대학 자구 노력을 유도하기 위해 배정한 국가장학금 II유형 예산에서 ‘대학별 배정 예산’ 만큼도 자구 노력을 다하 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학들의 모습은 2013년에 도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 정부가 국가장학금 II유형에 지난해보다 4천억 원이 축소된 6천억 원을 책정했음에 도, 대학의 자구 노력 부족으로 절반 수준인 3,349억 원 (55.8%)만 지원될 계획이다.6

오히려 지금의 제도로는 대다수 대학들이 국가장 학금 II유형을 포기하고 등록금 인상에 나선다 해도 이를 제어할 뾰족한 대책이 없다. 정부가 대학에 재정지 원을 확대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대학 자구 노력 방안 으로 등록금 인하와 장학금 확충을 요구하기에는 제도 자체가 갖는 한계가 크기 때문이다.

또한 박근혜 정부의 반값 등록금 정책은 정부 예산 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에도 불구하고 사립대학 개혁 을 이끌어내기 위한 어떠한 정책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대선 공약에서는 물론이거니와 교육부의 2013년 대통 령 업무보고에도 사립대학에 대한 개혁방안은 찾아보 기 어렵다.

진정한 의미의 반값 등록금이 필요하다

근본적인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익자 부담 원칙과 등록금 자율화에 기반하고 있는 정부의 철 학과 정책적 기조를 바꾸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 고 ‘고(高) 등록금’ 정책에서 ‘저(低) 등록금’ 정책으로 전환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무늬만 반값 등록금을 추진한다면, 국가장학금 제도처럼 문제 만 가득한 정책들이 반복될 뿐이다.

반값 등록금은 현재 등록금의 절반 정도를 정부가 대학에 직접 지원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 정부가 등록 금 표준액을 결정하고 그 부족분을 대학에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법안은 이미 국회에 계류되어 있다.

지난해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은 반값 등록금 재원 마련을 위해 내국세의 일정비율을 고등교육에 교부하도록 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발의한 바 있다. 그 리고 「고등교육법」 개정안 또한 함께 발의해 민주당은 ‘4 인 가구 최저생계비의 3배를 넘지 않는 범위’로, 통합진 보당은 ‘전년도 가구당 월평균 소득액을 넘지 않는 선’ 에서 정부가 등록금 기준액을 책정하도록 했다.

이러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반값 등록금 정책이 실현되면 등록금 수입의 절반 가까이 정부 재정이 지 원된다. 이는 정부의 재정지원에 따른 대학운영의 투명 성 및 책임성 확대로 이어져 사립대학의 공공성 또한 강화할 수 있다.

국가장학금 정책으로는 대학의 등록금 문제를 근 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박근혜 정부는 하루라도 빨 리 수익자부담 원칙과 등록금 자율화로 일관된 고등교 육정책을 전환해 진정한 반값 등록금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여기에 사립대학에 대한 재정운용의 투명성과 대 학의 민주적 운영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이 포함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무늬만 ‘반값’이 아닌 진정한 ‘반값 등록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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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반값’이 아닌 진정한 ‘반값 등록금’이 필요하다”에 대한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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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년 3월 31일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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