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Flares Facebook 0 Twitter 0 Google+ 0 Email -- 0 Flares ×

편집위원 박기현

올해는 중앙대의 백주년이기도 하지만, 두산이 재단을 인수한 지 10년째 되는 해다. 두산이 대학을 인수할 당시, ‘천원재단’이라 불리던 수림재단에 대한 실망만큼이나 재벌 재단에 대한 기대가 컸다. 두산이 재단을 인수하면 막대한 재단전입금으로 대학에 확실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새로 취임한 박용성 이사장은 “이름만 빼고 다 바꾸겠다”며 확실한 변화를 예고했다. 기대에 부응하듯 호화스러운 건물이 몇 년 지나지 않아 지어지기 시작했다.

두산 인수 후 10년간 새로 지어진 건물은 총 5개다. 1차 기숙사(308관), 약학대학 및 R&D센터(102관), 2차 기숙사(309관), 백주년기념관(310관), 병원 다정관이다. 총 2800억에 이르는 막대한 건설비가 들었다. 그러나 모든 건물의 시공사는 의아하게도 두산건설이었다. 건물을 지어 법인의 배를 불리기 위해 재단을 인수했다는 이야기가 떠돌았다. 계약 과정 및 내용을 밝히라는 요구가 있었지만 본부는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올해 10월 2일 교육부 실태조사 결과, 중앙대가 두산건설과 부당하게 독점계약을 맺었음이 드러났다. 게다가 총액을 미리 정해놓고 계약하는 것이 아니라 비용을 차후에 지불하는 실비정산방식으로 계약을 맺었다는 것도 밝혀졌다. 교육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당초의 공사비는 2473억원이었지만 실제 집행금은 2782억원으로 318억이 추가로 들었다.

이례적이게도 총장단은 중앙인에 ‘교육부 실태 점검 결과에 대한 공지의 글’을 올려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수의계약은 중앙대를 위한 결정이었으며, 두산건설과의 계약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건설을 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총장단의 해명에도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중앙대와 두산건설의 수의계약, 무엇이 문제일까?

대학 재정의 결정권은 오롯이 재단에 있다고 볼 수 없다. 대학 재정의 사용은 엄격하게 규제되어있다. 대학이 여러 곳에서 재정을 지원받는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현재 중앙대의 등록금 의존율은 작년 기준 56.2%로, 태반이 학생의 등록금이다. 대학의 목적은 교육이기 때문에 그 외의 상당 부분을 공공이 지원해준다. 재단의 전입금은 중앙대의 경우 평균적으로 대학 전체 재정의 5% 남짓이다. 이런 이유로 공정거래법 외에도 대학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법률’(이하 국가계약법)에도 일부 적용된다.

본부는 두산건설과 독점으로 계약을 맺었는데, 이런 계약을 수의계약이라 한다. 법적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때는 경쟁입찰에 부쳐야 한다.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2호에 따르면, 부당하게 경쟁자를 배제하는 행위를 금한다. 국가계약법에서 규정하는 조건에 맞춰 경쟁입찰에 부쳐 시공사를 선정해야 한다. 하지만 본부는 두산과 수의계약을 맺음으로써 이를 어겼다.

수의계약이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다. 본부는 이를 근거로 교육부에 불법 수의계약이 아님을 주장했다. 교육부 관계자에 따르면, 가장 먼저 지어진 1차 기숙사와 알엔디 및 약학대학의 건설 계약 과정에서 총장의 지시가 있었음이 드러났다. 하지만 강의실 부족 등으로 긴급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예외 조항의 적용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2차 기숙사의 경우에는 1차 기숙사와 연결되는 건물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310관의 경우에는 2차 기숙사와 공사 기간이 겹치기 때문에 동일 현장에서 다른 시공사가 작업할 수 없는 경우로서 예외 조항에 해당된다고 항변했다.

교육부는 중앙대의 반론을 모두 기각했다. 경쟁에 부칠 여유가 없는 경우는 천재지변이나 국가안전보장 등과 관련된 경우에 한한다. 기숙사의 경우 1차 기숙사와 2차 기숙사가 이어진 건물이기에 수의계약을 했다지만, 이전에 수의계약이 있었기에 추가로 일감을 몰아줄 수 있었다고 보았다. 2차 기숙사와 310관은 공사 기간이 겹쳐서 수의계약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차 기숙사와 310관이 비록 동일 현장이긴 하지만 작업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교육부는 지어진 모든 건물이 예외 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본부가 교육부에 내놓은 해명은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총장단 해명 1 : 효율적인 Cost & Fee 방식?

총장단은 이에 대해 “실 투입 공사비에 최소한의 관리비만을 적용하여 최종 공사금액을 확정 짓는 Cost&Fee 방식을 적용하여 시행했다”고 Cost & Fee 방식을 근거로 공사의 효율성을 주장했다. 여기서 말하는 Cost(원가) & Fee(보수, 관리비) 방식은 실비정산방식의 영문표현이다. 일반적으로 건설사와 계약을 맺을 때는 경쟁입찰뿐만 아니라 건설에 드는 총액을 계약하는 방식을 택한다. 계약 시에 공사비를 산정해놓은 다음, 이 금액으로 시공사는 건물을 짓는 것이다. 발주자는 총액을 계약함으로써, 추가 비용에 대한 리스크를 시공사에 돌릴 수 있다. 방만한 운영으로 적자가 발생하더라도 부담을 시공사가 떠맡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 얼마만큼의 비용이 들었는지 알기 힘든 건설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경쟁입찰을 통해 건설에 드는 적정 금액을 알 수 있다. 총액계약 방식으로 여러모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총액계약방식과 다르게 실비정산방식의 원가(Cost)는 발주자가 정산하고 계약자의 서비스 수행에 따른 보수(Fee)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총액계약 방식과 반대로 불필요한 초과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이에 대한 부담은 발주자에게 돌아간다. 또한, 예상금액보다 추가로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이 역시도 발주자의 책임이다. 게다가 건설사는 무조건 보수를 확보함으로써 흑자를 담보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여러 계약 방식 중 발주자에 가장 불리한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총액계약 방식이 일반적인 방식으로 자리 잡은 반면에, 실비정산방식이 잘 쓰이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다. 건설 관계자 역시도 “실비정산방식을 들어는 봤지만, 실제로 그렇게 계약하는 경우는 처음 본다”고 답했다.

원가를 오롯이 발주자가 부담하고 보수를 추가 지급하는 실비정산방식을 효율적이었다고 해명한 것이다. 원가는 어떻게 산정됐는지, 보수는 과연 적정 수준이었는지 밝힘으로써 효율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총장단 해명에는 최소한의 관리비(보수)만을 지급했다고 주장할 뿐 산정 기준은 밝히지 않았다. 관련하여 해명의 당사자인 행정부총장에게 수차례 문의를 했지만 답변하지 않았다.

실제로 예상건설비와 실제집행금 간의 320억의 차이가 발생했다. 1차 기숙사는 73억, 알엔디 및 약학대학은 79억, 병원 별관은 18억, 2차 기숙사는 123억, 백주년기념관은 25억의 초과 비용이 발생했다. 한 건설 관계자는 “2차 기숙사의 경우에는 예상 비용에 비해 33% 가까이 뛰었다”며 “공사 계획이 전면적으로 수정되지 않았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정도로 공사비의 추가 비용 발생이 빈번하다면, 총액계약방식을 택하는 기업들은 다 망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한양대 건축학부 노승범 교수는 “추가발생비용분에 대한 명분이 어떤 건지를 확인을 해야 적정한 것인지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설처에 계획의 전면 수정이 있었냐고 문의하자, 시설처 이병림 팀장은 2차 기숙사에는 증축이 있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증축의 내용을 묻자 답변을 거부했다.

ⓒ안전정보, 두산건설의 백주년기념관 건설 당시

 

 

 

 

 

 

 

 

 

 

 

총장단 해명 2 : 공정별 입찰 방식 + 타대학 유사 건축물과의 평당 단가 비교

총장단은 “공사비 절감을 위해 두산건설이 주요 공정별로 경쟁 입찰을 실시하여 원가를 엄격하게 통제했다”고 주장했다. 비록 수의계약의 형태였지만, 공정별로 경쟁입찰을 했기 때문에 원가를 통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원래 시행사인 두산건설은 건설에 필요한 모든 일을 담당하지 않는다. 건설사는 하청을 주는 식으로 업무를 분담하게 되는데, 필요한 공정마다 두산건설이 하청업체를 선정함에 있어 경쟁입찰을 했다는 주장이다.

만약 공정별 경쟁입찰로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다면, 경쟁입찰이니 총액계약이니 하는 계약 방식이 필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았기에 법적으로 대학은 경쟁입찰을 해야 하는 의무가 발생하는 것이고, 실비정산방식은 극히 예외적인 계약 방식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건설 관계자는 “공정별로 경쟁입찰을 하지 않는 건설회사는 없다”며 “공정별로 경쟁입찰을 했기 때문에 효율적이었다는 건 아무런 해명도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총장단은 또 “비슷한 시기에 경쟁입찰을 통해 계약한 타 대학의 유사 건축물이나, 두산건설이 경쟁 입찰을 통해 시공한 다른 대학의 유사 건축물들의 평단(당) 단가보다 대체로 낮은 수준에서 완공된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승범 교수는 “단가를 획일화시켜서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건물의 성격에 따라서 단가가 달라진다. 단순히 강의동뿐인 건물가 실험실이나 기타 다른 시설물들이 들어갔을 때는 공사비가 당연히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또한 건설관계자 역시 “어떤 건물을 짓느냐에 따라 평당 단가는 전혀 다르다”며 “다른 건물을 놓고 비교하는 건 무리”라고 말했다.

누구를 위한 총장인가?

학교의 신축 건물들은 두산이 지어준 건물이라고 누군가는 말한다. 반은 맞는 말이다. 두산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건설 재원은 오롯이 두산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등록금은 ‘감가상각 상당액’ 명목으로 매년 건설비로 쓰였다. 매해 상당액이 등록금회계에서 건설자금으로 전출됐다. 학생들의 등록금만 쓰인 것이 아니다. 방효원 교수협의회장은 2008년 두산이 대학을 인수했을 때, 박범훈 당시 총장이 학교의 건물을 지어야 한다며 교수들의 임금 인상률을 대폭 낮췄다고 전했다. 그렇게 구성원의 희생으로 지어진 건물이다. 그러나 총장단은 묵묵부답이다. 한 번의 해명 이후에는 입을 꾹 닫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언제까지 버틸 것인가. 최근 대학가에 총장직선제의 바람이 불고 있다.

백주년기념식에 참석한 김창수 총장
두산을 의한, 두산을 위한, 학교의 건물
태그:                                             

두산을 의한, 두산을 위한, 학교의 건물”에 대한 3개의 생각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