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Flares Facebook 0 Twitter 0 Google+ 0 Email -- 0 Flares ×

쟤 하나 때문에 우리 동아리 전체가 이렇게…” 성폭행 피해자 외면한 동아리

 

사진=피해자를 제외한 단톡방에서 회원들이 피해자를 탓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블라인드 된 대화내용은 피해자 실명.

 

 

중앙대학교 한 운동 동아리에서 내부 성폭행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성폭행 사건이 발생하고 피해자 A씨는 동아리 임원들에게 해당 사건에 대한 공론화를 요구했다. 그러나 임원들은 이를 회피했다. 더 나아가 피해자를 험담하고 피해자의 제명을 논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는 지난 17일 교내 인권센터와 학생자치기구인 성평등위원회(이하 성평위)에 2차 가해로 동아리장을 신고했다.

 

지난해 11월 15일 A씨는 동아리와 연계돼있는 더 큰 규모의 동호회에서 운동을 마쳤다. 대부분의 동아리원이 동아리의 권유에 따라 동호회에 활동을 함께 해왔다. 운동을 마친 후 A씨는 동아리원 2명과 술을 마시기 위해 자신의 자취방으로 향했다. 만취한 A씨를 보고 가해자 B씨와 다른 동아리원은 술자리를 파했다. B씨는 동아리원과 헤어진 후 A씨의 자취방으로 돌아가 잠들어있던 A씨를 성폭행했다.

 

지난 25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서울 동작경찰서는 지난해 11월 B씨를 조사해 자백을 받았다. 경찰은 B씨를 준강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현재 사건은 B씨의 거주지인 인천지검으로 넘어간 상태다.

 

사건 발생 후 A씨는 동아리 임원에게 사건 공론화를 요구했다. 그러나 사건이 두 달 이상 지난 지금까지도 동아리 임원들은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 임원은 A씨에게 “알아서 조심해라”라고 말했다.

 

해당 동아리의 임원은 두 가지 이유로 내부 공론화를 꺼렸다고 답했다. 우선 사건발생 이후 B씨가 잠적한 상황이라 B씨와 A씨의 입장을 모두 들을 수 없었기 때문에 피해 사실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A씨의 신상보호를 위해 공론화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어떻게 봐도 처벌을 줄이려는 가해자의 뻔뻔한 노력이다”라고 일축했다. 직접 공론화를 요청했는데 A씨를 위해 공론화를 하지 않았다는 말은 이해가 가지 않으며 동아리 임원들로부터 이러한 이유에 대해 제대로 설명 들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공론화를 주장했던 이유는 B씨의 신상을 노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부 반성이 이뤄지고 이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이 세워지길 바랐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성평위 위원장 박지수씨는 “공론화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이해할 만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한 것은 대표자의 책무에 어긋나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A씨는 성폭행 피해에 이어 공론화를 회피하려는 임원들에게 충격을 받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정신과 입원 치료를 받았다. 입원을 한 사실을 알렸으나 평소에 친했던 동아리원들이 병문안을 오지 않았다. 서운함을 느낀 A씨는 동아리원들과 다투게 됐다. 당시 동아리에서 행사가 예정돼있었다. 그러나 A씨는 한 동아리 임원으로부터 불참할 것을 권유받았다. 이후 갈등의 골이 깊어져 A씨는 일부 동아리원에게 폭언했다. 이를 계기로 동아리 임원들과 관계자들만의 단체 카카오톡방(이하 단톡방)이 만들어졌다.

 

중앙문화는 단톡방의 대화 내용 캡처본을 입수했다. 단톡방에서 임원진과 관계자들은 A씨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으며 A씨를 ‘또라이’로 지칭하기도 했다. 또한 A씨의 동아리 활동을 막기 위해 전체 동아리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한 임원은 “(A를) 방출할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이에 다른 임원이 “제가 총대 메고 ㅇㅇ 처리하면 안 되나요?”라고 말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지난 17일 인권센터에 동아리 회장을 2차 가해자로 신고했다. 동시에 동아리 임원의 2차 가해에 대한 사과문 게시와 동아리 임원의 접근금지를 요청했다.

 

동아리 임원과 관계자는 A씨의 폭언으로 인해 동아리가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했다. 동아리 관계자는 “많은 회원들이 A씨의 폭언에 두려움을 떨었다”며 “사실상 A씨는 더 이상 피해자가 아니라 폭언의 가해자다”라고 말했다. 공론화가 진행되지 않아 사건이 커진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해서 A씨의 폭언을 이해해줄 수는 없다”고 답했다.

 

현재 동아리는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동아리 임원은 A씨의 입장에 치우쳐 언론 보도가 됐다며 국민일보에 사건 정정기사를 요구하고, 정식 공문을 만들어 언론에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가 요구한 사과문 게시에 대한 계획은 들을 수 없었다.

 

인권센터의 사건처리절차에 따라 A씨와 2차 가해자 사이의 중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책위원회가 소집될 것으로 보인다. 대책위원회에서는 가해자에 대한 필요조치나 징계권고가 이뤄진다.

김민진 동아리 연합회 회장은 “성평위를 통해 사건을 알게 된 다음날 바로 회의에서 해당사건에 관한 논의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또한 1월 29일에 추가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차 가해 사실이 확실하다면 회칙에 따라 가해자 회원에 대한 징계와 별도로 동아리에도 징계를 내릴 수 있다”고 답변했다.

 

 

 

-타임라인

2017년

11월 15일/ 성폭행 사건 발생

11월 중순/ 가해자 B씨, 경찰에 범행 자백

11월 30일 ~ 12월 21일/ 피해자 A씨, 정신병원에 입원

11월 30일/ 피해자 A씨, 동아리 여자 단톡에 피해사실 공개

12월 21일/ 피해자 A씨, 서운함을 느끼고 다른 동아리 회원과 다툼

12월 21일/ 피해자 A씨, 입원치료 이후 고향에 내려가 심신의 안정을 취함

2018년

1월 5일/ 피해자 A씨, 학내 인권센터와 성평등위원회 방문 및 상담

1월 17일/ 피해자 A씨, 2차 가해로 동아리 회장 인권센터에 신고

1월 18일/ 피해자 A씨, 동아리 관계자 단톡방 개설 및 방출 대책 논의 사실 인지

1월 25일/ 피해자 A씨, 언론사에 제보

 

 

페이스북 기사 링크

“쟤 하나 때문에 우리 동아리 전체가 이렇게…” 성폭행 피해자 외면한 동아리

“쟤 하나 때문에 우리 동아리 전체가 이렇게…” 성폭행 피해자 외면한 동아리”에 대한 65개의 생각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