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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위원 우다영

 전공개방모집제도의 등장

사회과학대 TFT 설명회

 

학교본부는 4월 4일 전공개방모집제도 설명회에서 학생들에게 대학 진학 후 진로 모색의 기회를 주기 위해 전공개방모집제도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본부의 갑작스러운 전공개방모집제도 시행 발표는 학생 사회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전공개방모집제도는 말 그대로 학과를 개방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각 학과 정시 입학 인원의 일정 비율(학교본부 권고 비율 20%)을 이 제도를 통해 선발하게 된다. 이 제도를 통해 입학한 학생들은 2학년 때 그 학과에 남을지 아니면 전과할 것인지 선택한다. 전과를 원할 경우 희망 학과의 개론 과목을 수강하고 그 학과에서 제시하는 조건들을 충족하면 된다. 매년 학과별 입시경쟁률을 보면 알 수 있듯 단과대 내에 인기학과가 존재한다. 본부는 이를 고려하여 인기학과에서 학과 입학정원의 a%의 인원을 더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이 제도를 통해 입학한 학생들이 2학년이 되어 전공을 선택할 때도 인기학과는 정원 중 b%의 인원을 추가로 수용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인기 학과는 정원의 (a+b)% 의 인원을 더 수용할 수 있게 된다.

제도의 부작용이 우려된다. 인기학과의 경우 강의실과 전임교원 부족한 사태가 일어난다. 비인기학과의 경우 인원 감소로 인한 학과 경쟁력 약화나 교육의 질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심한 경우 폐지되는 학과가 생길 수도 있다. 학교본부는 강의실과 전임교원 부족 문제는 복수전공과 전과의 수요를 줄이고 계절학기 운영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제도 시행과 동시에 복수전공과 전과의 수요를 줄인다면 제도 시행 전에 학교를 입학한 학생들은 피해를 보게 된다. 또한 계절학기를 운영한다는 것은 학생에게 정규수업 시수 외에 추가로 부담을 주는 일이다. 한편 학교본부는 폐과는 없을 것이라 단언했다. 그러나 선례를 봤을 때 폐과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2010년 학교본부는 가족·아동·청소년 복지학과를 사회복지학부로 통합하고, 비교민속학과를 아시아문화학부로 통합했다. 이때 학생들은 비인기학과의 폐지를 우려하며 학부제 개편에 반대했다. 반대에도 불구하고 학교본부는 학부제를 개편하고 2013년 개편 이후 2년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족 ·아동·청소년 복지학과와 비교민속학과를 폐지했다. 이렇게 보면 학교본부의 문제들에 대한 대안은 구체적이지 못하며 쉽게 신뢰할 수도 없다.

이러한 우려에도 2018년부터 공대, 창의ICT대학, 생명공학대를 대상으로 이 제도가 시행될 예정이다. 3개의 단과대에서는 제도 시행의 틀을 거의 다 잡은 상태이다. 구체적인 시행 비율은 아래와 같다.

뒤이어 2019학년도에는 자연과학대, 사회과학대, 인문대, 경영경제대 그리고 예술대에서 이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학교본부는 이 5개의 단과대에 내년까지 제도 시행과 관련한 단대별 자치안을 마련하고 제출할 것을 권고했다.

중앙문화는 4월 이후 단과대별로 전공개방모집제도 시행에 대해 어떠한 논의가 이뤄지고 어떠한 자치안이 제시됐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취재는 2019년에 제도 시행을 앞둔 단과대 중심으로 진행됐다 .

단과대별 논의 진행 상황

자연과학대-#토대 마련에 집중#제도 시행 조건부 찬성

자연대는 학과별로 다른 비율을 적용하여 전공개방제도 모집안을 작성했다. 이인구 자연대 학생회장에 따르면 자연대에서는 학과들의 특성과 정원수를 반영하여 비율을 산정했다고 밝혔다.

이후 자연대는 ‘교과 과정 개선 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에서는 전공개방모집제도로 입학하는 1학년 학생들이 1년 동안 공부할 과목에 대해 논의한다. 이인구 학생회장은 “현재 몇 차례의 논의 끝에 가546 안이 나온 상태이고 조만간 이를 학생들에게 밝히고 의견을 수렴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전공개방제도 모집안을 학교본부 측에 전달했다고 해서 자연대 내 2019년도 전공개방모집제도 시행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는 제도가 취지에 맞게 운영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는 조건으로 제도 시행에 찬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덧붙여 회장은 “만약 토대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으면 전공개방제도 시행에 대한 논의가 다시 진행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11월 14일 교무위원회에서 자연대의 전공개방 모집제도 계획안이 발표됐다.
신입생을 모집할 때 각 학과는 제도를 통해 학과별 기준정원의 10%를 추가로 선발 할 수 있다. 또한 입학생들이 2학년이 되어 본 전공을 선택할 때도 각 학과는 기준 정원의 10%를 추가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

 

인문대-#TFT 구성#학부제 폐지 관련논의

6월 13일 인문대는 TFT(Task Force Team)를 구성했다. 인문대는 학생과 교수가 학교본부 측 (김창일 교무처장과 류중석 교학부총장)에 질문하고, 학교본부 측에서 그에 답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제도의 필요성’과 ‘학부제 폐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역사학과 손준식 교수는 설명회 시작부터 ‘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손 교수는 “현재 다전공제도를 통해 학생들이 전공선택의 기회를 충분히 받고 있는데 새로운 제도가 왜 시행돼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 제도가 어떤 점에 있어 학생들에게 좋은지 말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교학부총장은 “새 제도 시행에 있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장담할 수 없지만 제도를 시행해서 상황이 더 나빠진다는 확증이 없다”고 답변했다.

다음으로 ‘학부제’와 관련된 논의가 진행됐다. 인문대 내에는 유럽문화학부와 아시아문화학부가 존재한다. 유럽문화학부 학생들은 2학년 때 독일어문학, 프랑스어문학 그리고 러시아 문학 중 하나를 전공으로 선택한다. 또한 아시아문화학부 학생들은 2학년 때 중국어문학과 일본어문학 중 하나를 전공으로 선택한다. 이렇게 학부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전공개방제도까지 시행되면 인문대 내 학부들은 혼란을 겪게 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최성환 인문대 학장은 “전공개방모집제도는 기초학문단위를 개방해 진행되는데 인문대 내 학부제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제도가 시행되면 이는 제도가 일관성 없게 진행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교육처장은 “학부제까지 없애고 제도를 시행했을 때 학과 쏠림현상이 커질 우려가 있다”라고 답변하며 학부제 폐지는 불가능함을 밝혔다. 연장선상으로 폐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김수호(가명) 학생(중국어문학전공 3)은 “원래 아시아문화학부에는 ‘비교민속학’이라는 전공이 존재했는데 이 전공은 학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해 폐지됐다”며 “전공개방제도라는 게 결국 인문대 내에서 학부제를 시행하는 것이고, 이는 학생들에게 선택받지 못하는 학과는 폐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후 11월 15일 인문대 TFT는 모집인원 중 10%를 전공개방모집제도로 선발하는 계획안을 인문대 학장에게 보고했다. 최성환 인문대 학장은 “아직 학교본부에 인문대의 자치안을 전달하지 않았다”며 “본부에 자치안을 전달하기 전에 그와 관련하여 세부적으로 논의해야 할 사항이 남았다”고 말했다.

사회과학대-#TFT구성#점진적 논의

사회과학대에서는 전공개방모집제도 자체안을 마련하기 위해 5월 17일 TFT를 구성했다. TFT 설명회 자료에 따르면 TFT는 5월 17일 1차 회의를 시작으로 9월 21일까지 총 12차례의 회의를 진행했다. 또한 학교본부 측의 다전공제도에 대한 사과대생들의 인식과 만족도 그리고 전공개방제도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3주에 걸쳐 6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조사했다. 이후 설문 결과를 반영하고 타 대학의 입학 안을 연구하여 사과대만의 4가지 안을 만들었다. 4가지 안에는 전공개방모집제도, 대계열 모집 제도, 자유전공학부 신설, 포괄적다전공제도가 있다. TFT는 연구 결과를 9월 25일 설명회를 통해 발표했다.

박민형 사회과학대 회장은 “설명회 이후 4가지 안과 더불어 ‘현행 유지’라는 한 가지 안을 더 추가하여 각 학과의 대표자들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했다”며 “한 가지 안을 추가한 이유는 운영위원회에서 4가지 안끼리 비교하기보다는 현행유지 대비 4가지 안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를 조사하는 것이 학생들의 의사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5점 만점으로 제도별 만족도 투표결과 ‘현안 유지’가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회장은 현재 투표결과를 학장에게 전달했고, 11월 중 전체 교수회의에 참석하여 투표 결과를 통한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체 교수회의 후 교수와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한 최종안을 학교본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한다. 만약 사과대 학생과 교수 모두 현안 유지를 원할 경우 학교본부가 이러한 의견을 수용할 가능성에 관해 물었다. 이에 학생회장은 “학교본부는 단과대학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했다”고 답했다.

 

경영경제대-#학생 의견 수렴 없음#대표자들만의 논의

경경대는 9월 19일 학생대표자만을 대상으로 전공개방제도 설명회를 열었다. 19일 설명회에 대해 문의한 결과 경경대 학생회장은 “일반학우들에게 공개하기에 앞서 학생대표자들에게 먼저 제도 관련 설명을 하고, 피드백하여 더 나은 정책을 만들면 그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를 하겠다”고 답변했다. 경경대 학생회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다른 단과대들과 달리 경경대는 학생 대상 설명회나 설문조사를 통한 의견 수렴이 없었다.

경경대 교학 지원팀 김재근 팀장은 학생대표자들이 인터뷰를 피하는 것이 확실히 결정된 사안이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답변했다. 팀장은 “경경대내 학과들은 학문 간의 유사성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안을 빠르게 내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11월 14일 교무위원회에서 경경대의 전공개방모집제도의 계획안이 발표됐다.

글로벌금융전공의 입학정원 대비 전공개방 모집 비율과 추가진입허용 비율은 각각 약 10%와 5%다. 홍철규 경영경제대학장(경영학부 교수)은 “광역화 모집 당시 글로벌금융전공에 전공쏠림현상이 있었다”며 “이와 같은 상황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글로벌금융전공과 타 전공의 모집 인원을 다르게 모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2학년 본 전공진입 시 전공별 추가 수용 인원 비율 등은 추후 논의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경경대는 전공개방모집제도로 입학한 학생의 수강신청을 적극적으로 돕고 진로를 효과적으로 탐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예술대-#디자인학부만 전공개방제도 운영

지난 학기 예술대 디자인학부는 2019학년도부터 전공개방모집제도를 본격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곽대영 예술대학장(산업디자인전공 교수)은 “예술대는 각 전공단위마다 분야의 특성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예술대 전체에 전공개방모집제도를 시행하기 어렵다”며 “유사전공이 모여 있는 디자인학부에서는 선택의 기회를 넓혀주기 위해 전공 교수님들이 의견을 조율해 전공 개방 모집제도를 2019학년도부터 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예술대 행정실은 “현재 예술대 내에서 전공개방모집제도에 대한 교수들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말 학생을 위한 제도인가

인문대와 사과대 설명회에서는 여전히 제도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또한 사과대의 학생대표자 대상 투표 결과 ‘현행유지’가 가장 많은 호응을 받았다. 학교본부는 4월 설명회에서도, 몇 개월이 지난 지금도 제도 시행에 있어 구성원의 동의를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각 단과대는 몇 달에 걸쳐 자체적으로 시행안과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학교본부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9월 사과대 설명회에서 “포괄적다전공제도를 시행하면 교원과 강의실 수를 늘려야 하는데 이를 받아들일 수 있냐”는 질문에 류중석 교학부총장은 현재로서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학교본부는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해주기 위해 전공개방제도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성원들의 합의로 도출된 개선안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전공개방모집제도를 과연 학생을 위한 제도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학교 본부에서 구성원들의 합의의 결과인 개선안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때 비로소 전공개방제도는 ‘학생을 위한’ 제도가 될 것이다.

학생을 위한 전공개방모집제도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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