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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실의 가장자리

     – 유학생 유치 정책의 빈틈

 

수습위원 이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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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학생들은 제가 한국 학생인 줄 알고, 한국 학생들은 제가 중국 학생인 줄 알아요.”

람칸정 씨(미디어커뮤니케이션 4)는 베트남에서 왔다. 베트남에서 가장 큰 도시 호찌민이 그의 고향이다. 공무원인 어머니와 경찰인 아버지를 타국에 둔 채, 그는 한국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다.

한국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오래전 일이다. 어린 시절 그의 가족은 베트남에 업무차 방문한 한국인 모녀와 한 가족처럼 가깝게 지냈다. 6년 동안의 베트남 생활 이후 한국인 모녀는 본국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십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들 가족은 연락을 이어오고 있다. “할머니라고 부르면서 친하게 지냈어요. 같이 지내고 싶다고, 한국에 오라고 자주 말했어요.”

그는 방송국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미디어 학과에 진학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입시는 뜻대로 되지 않았다. 떠밀려 온 학교생활은 즐겁지 않았다. 대학을 다니는 틈틈이 방송국 촬영보조 일을 하던 차,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알게 된 그는 과감히 한국행을 결정했다. 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과에서 교환학생을 끝낸 직후, 그는 본국에 돌아가는 대신 중앙대로의 편입을 택했다.

유학생 중 중국인 비율이 80%를 상회[1]하는 현실에서 그의 위치는 주변적이다. “중국 학생들은 아무래도 중국인들끼리 가까이 지내는 게 있어요. 한국 학생들은 착하긴 한데, 외국인과 그렇게 친해지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가 학교에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싱가포르에서 온 유학생 친구뿐이다.

학교에서 외국인 유학생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강의실에서, 복도에서, 학생 식당에서 들리는 외국어는 이제 일상이 되었다. 그러나 그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를 아는 학생은 많지 않다. 당연하다. 그들의 속사정을 들여다볼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연 유학생들은 학교에서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그 많은 유학생은 누가 다 데려왔나

중앙대의 외국인 유학생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서울캠퍼스 기준 2013년 975명이었던 외국인 유학생 수는 2016년 현재 2,033명으로, 전국 4년제 대학 중 5위의 규모다. 재학생 대비 외국인 유학생 비율은 11.96%로 전국 4년제 대학 중 14위다. 학생 수 1,000명 이하인 한영신학대학교, 대구외국어대학교, 광신대학교를 제외하면 사실상 11위가 된다. 물론 외국인 유학생의 증가가 중앙대만의 일은 아니다. 2016년 현재 국내 외국인 유학생 수는 10만 4,262명으로, 작년 9만 1,332명보다 14.1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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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학알리미

 

유학생 증가는 정부 정책과 연결된다. 정부는 ▲학령인구 및 생산인구 감소 ▲이공계 인력 부족 ▲유학수지 적자 문제 등을 해결하고자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정책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2005년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마련한 ‘Study Korea Project’가 시발점이다. 이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중점 추진 과제로는 외국인 유학생 초청사업 확대, 한국 유학 홍보 강화, 한국어·한국문화 보급 확대 등이 제시된다. 구체적인 내요을 뜯어보면 ▲유학생 유치 실적을 재외공관근무자 인사에 반영 ▲한국어능력시험 실시지역 확대 ▲유학생 가족에 대한 취업 지원 등 유학생의 양적 성장에 초점을 맞춘 계획안임을 알 수 있다.

프로젝트가 유효했던 것일까. 2010년까지 유학생 5만 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로 출발한 계획안은 그 목표를 2007년 조기 달성한다. 성과에 힘입어, 유학생 유치 정책은 2008년 ‘Study Korea Project 발전방안’, 2012년 ‘Study Korea 2020 Project’, 2015년 ‘유학생 유치 확대방안’ 등 다양한 이름으로 재차 등장한다. 처음 유학생 유치 정책이 등장한 2006년 이후 정권이 바뀌었고, 행정 조직 구성도 몇 차례 변했다. 프로젝트 이름도 달라졌다. 그러나 정책 목표는 그대로다. 유학생을 더 많이 유치하는 일이다.

▲출처: 교육부
▲출처: 교육부

 

유학생 유치에 안달 난 쪽은 교육부만이 아니다. 대학 역시 유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학에 있어 유학생 유치 유인은 확실하다. 하나는 대학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함이다. 국내외 대학평가에서 외국인 유학생 관련 지표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가령 중앙일보 대학평가에는 ▲학위과정 등록 외국인 학생 비율 ▲외국인 학생의 다양성 ▲해외 교환학생 비율 등의 평가지표가 포함된다. 그 외 QS 대학평가, 타임스 고등교육 세계 대학 순위 등 많은 해외 대학평가에도 외국인 유학생 관련 지표는 단골손님이다.

다른 하나는 등록금 재원 확충이다. 교육부는 2023학년도까지 대학 정원 16만 명을 감축한다는 목표 아래 대학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정부재정지원 사업 평가 시 정원감축 계획을 반영하고 있다. 대학 정원을 늘리기 어려운 현 제도상에서, 정원 외 모집은 등록금 수입을 증가시키기 위한 좋은 대안이다. 2016년 전국 4년제 대학의 정원 내 모집인원은 2013년에 비해 5.7% 줄어들었지만, 정원 외 모집인원은 7.9% 늘어났다.[2] 외국인 유학생은 정원 외 모집 대상 중 하나다.

홍준현 중앙대 국제처장은 홈페이지 인사말에서 ‘국제처 업무의 목표는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교육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제무대에서 당당하게 활약하기 위한 중앙인의 글로벌 리더쉽을 함양시키는 것’이라 밝히고 있다. 학교에 유학생이 점점 늘어나는 일은 정말 학생을 위한 것일까, 아니면 학교의 이해득실을 위한 것일까. 어느 쪽이 되었든 외국인 유학생은 도구적 위치로만 존재한다. 그렇게 학교에 들어온 외국인 유학생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볼 차례다.

 

 

 

유학생의 분류와 구성

외국인 유학생은 생각보다 복잡다단하게 구성된 집단이다.  외국인학생은 크게 학위과정과 연수과정으로 분류된다.

학위과정 학생은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신(편)입한 유학생으로, 한국학생들과 같은 정규수업을 듣는다.

한편 연수과정은 어학연수생, 교환학생, 방문학생, 기타연수생으로 다시 세분된다.

–       어학연수생: 대학이 운영하는 어학원에서 한국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다. 중앙대의 경우 사회교육처 산하 언어교육원이 이들의 수업을 담당한다.

–       교환학생: 교류협정체결 대학교 학생으로서 짧게는 한 학기, 길게는 1년 간 한국학생들과 전공수업을 듣는다.

–       방문학생: 교환학생과 비슷하지만 교류협정체결 대학교가 학생 교류 정원을 초과하여 파견하는 경우, 또는 교류협정 체결대학이 아닌 외국대학교의 학생인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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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대학알리미

 

언어장벽으로 인해 소통과 교류 어려워

A 씨(한국어교육과정 4급)는 중국에서 온 어학연수생이다. 중국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했다. 지금은 한국의 경영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해 중앙대 언어교육원에서 한국어 수업을 듣고 있다. “한국 유학을 가려는 중국 유학생들은 한국어 공부에 관심이 없어요. 한국어는 인사 정도밖에 하지 못하는데도, 어떤 학교로 유학 갈지만 고민하는 데 열심이에요.” 그는 한국 대학들의 한국어 기준이 너무 낮다고 지적한다.

언어 장벽 문제는 유학생들이 가장 흔하게, 또 가장 심각하게 겪는 어려움이다. 한국 학생들에게도 쉽지 않은 전공수업.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교수님의 말씀은 너무 빠르고, 주어지는 과제는 버겁다.

“한국어를 거의 못 하는 학생은, 아무래도 한국인을 멀리하게 되죠.” 왕선문 씨(미디어커뮤니케이션 2)는 화교 출신이다. 그는 중국 학생들이 한국 학생들과 교류하지 못하는 것이 걱정이다. “팀 프로젝트를 할 때, 한국어를 한마디도 못 하는 중국인이 들어가면 한국인들이 다 하게 되죠. 그리고 한국인들은 중국인을 더 싫어하게 되고…….”

언어 문제는 수업을 이해하거나 조별과제를 진행하는 수준의 문제에서 그치지 않는다. 언어 문제는 사회적 배제로 이어진다. 한국어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유학생들은 교우관계에서, 나아가 학생자치활동에서도 소외되기 쉽다. “첫 번째 학생총회에서 몇 명 본 것 빼고는 만난 적이 없어요.” 왕선문 씨는 학과 학생회 집행부에서 활동 중이다. 유학생들의 학교적응을 돕고 싶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유학생들을 위해 별도의 SNS를 열었는데도, 연락이 없어요. 과 활동 자체를 안 하고, 아무것도 안 하니까…….”

외국인 유학생에게 고독은 일상이 된다. 왕로요 씨(미디어커뮤니케이션 2)는 중국 허난성에서 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한국으로 날아왔다. “처음 왔을 때는 부모님 잔소리도 안 들어서 좋았는데, 살다 보니 아닌 것 같아요.” 고민이 있어도 그는 말할 곳이 없다. 부모님과는 일주일에 한 번 영상통화를 하지만, 멀리 계신 어머니를 걱정시키지 않으려 힘든 내색을 하지 못한다. “혼자 있을 때 말할 사람도 없고…….” 그는 유학생활에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외로움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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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유학 생활 적응과 한국어 학습을 돕기 위해 몇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학위과정 학생과 어학연수생에게 제공되는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멘토링 프로그램은 1~3명의 외국인 유학생에게 한국인 멘토가 연결되어 작문 첨삭, 프리토킹, 문화교류, 교내 시설 안내 등을 도와주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어학연수생을 대상으로 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인 ‘언어교환 프로그램’은 현재 50여 개 팀이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A 씨는 “언어교환 프로그램은 한국어를 공부하기에 좋은 기회”라며 기대를 표했다. 다만 이 멘토링 기회는 많은 이들에게 돌아가지 못한다. 멘토링을 원하는 학생은 많으나, 성적이 높은 소수 학생만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교육팀은 이에 대해 “언어교육원의 수강생은 대부분 중국 학생”이라며 “더 많은 수강생을 연결해 주고 싶지만, 중국인과 매칭을 원하는 한국인이 많지 않다”고 답변했다.

이마저도 교환학생들에게는 먼 이야기다. 교환학생 대상으로는 멘토링 프로그램이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제교류팀은 “교환학생들에게 한국 학생들과 굳이 접점을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이미 전공수업을 들으면서 친구를 많이 사귀고 있으며, 기숙사에서 한국인 룸메이트를 만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비슷한 환경에 놓인 학위과정 유학생들에게는 멘토링 프로그램이 제공된다는 점[3]을 고려하면 설득력이 떨어지는 답변이다. 미국에서 온 교환학생 B 씨는 “교환학생에게는 멘토링 프로그램이 제공되지 않아 아쉽다. 한국 학생과 한국어로 대화할 기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유명무실한 어학 능력 기준

외국인 유학생들이 유학 생활에서 겪는 문제는 많은 부분 언어 장벽에서 기인한다. 이를 고려해 교육부는 대학들에 일정 수준 이상의 어학 능력을 지닌 학생만 수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중앙대의 외국인 유학생 입학 허가 기준은 한국어능력시험(TOPIK, 6급 만점) 4급 이상이다. 그러나 기준이 지켜지지 않을 때도 있다. TOPIK 4급 이상 성적표를 제출하지 않아도 중앙대가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소정의 한국어 시험에 통과하면 입학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졸업 전에만 TOPIK 4급을 취득하면 된다. 2016년 서울캠퍼스의 학위과정 외국인 유학생 중 언어능력 기준(한국어 혹은 영어)을 충족한 학생 비율은 56.69%다. 다만 기준을 충족하지 않은 채 들어온 학생은 입학 후 한국어 수업을 반드시 수강해야 한다.

그러나 이 한국어 수업조차 실질적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한국어 수업을 수강 중이라는 B 씨는 수업시간이 너무 짧다며 불만을 표했다. 교환학생을 포함한 외국인 유학생에게 제공되는 한국어 수업은 주당 1회 3시간. 새로운 언어를 익히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정말 기초적인 것만 배우고, 다음 주에는 까먹어서 계속 같은 내용만 공부하게 돼요.” 드라마에 빠져 한국행을 결정했다는 그는 한국어를 열심히 배워 한국인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한국에서 공부한 지 8개월이 지난 지금, 그는 아직도 한국인과의 대화가 부담스럽다.

어학 능력 기준이 엄격히 지켜진다 해도 문제는 남아있다. 교육부가 권장하는 외국인 유학생 입학 허가 기준은 TOPIK 3급 이상이다. 중앙대의 입학 허가 기준보다 오히려 관대하다. TOPIK 시험을 주관하는 교육부 국립국제교육원은 등급별 평가 기준에 대해 3급의 경우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별 어려움을 느끼지 않으며, 자신에게 친숙한 사회적 소재를 문단 단위로 표현하거나 이해할 수 있는 정도’로 설명한다. 4급 평가 기준은 ‘일반적인 업무 수행에 필요한 기능을 어느 정도 수행하고 ‘뉴스, 신문 기사’ 중 평이한 내용을 이해하는 정도’다. 중앙대가 입학을 허가하는 어학 능력 기준이 교육부의 권장 기준보다 높기는 하지만, 3급이든 4급이든 고등교육과정을 따라가기에는 매한가지로 벅차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어학 능력을 갖춘 학생을 입학시킬 필요가 있지만, 학생들의 어학 능력을 검증해야 할 대학과 교육부의 자세는 소극적이다. 그저 유명무실한 입학 허가 기준을 내세우며 더 많은 유학생을 데려오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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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뿐인 외국인 유학생 유치‧관리역량 인증제

외국인 유학생의 생활 지원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교육부는 2011년 외국인 유학생 유치‧관리역량 인증제(IEQAS: International Education Quality Assurance System)를 마련한다. 이에 교육부는 ‘외국인 유학생 관리의 모범적 기준을 제시하고, 유학생 질 관리를 강화’한다는 취지로 대학들의 유학생 유치 성과 및 관리 실태를 평가해 왔다.

인증 기준에 부합하는 대학에는 인증 마크가 부여된다. 인증을 받은 대학은 교육부의 장학사업[4]선정에서 우선권을 받고, 인증결과는 대학공시제도에 반영되어 각종 대학재정사업 평가에 연계된다. 법무부와 협의를 통해 사증발급 심사서류 간소화, 시간제 취업 허가 연장 등의 혜택도 제공된다. 현재 인증을 받은 4년제 대학교는 83개교, 여기에는 중앙대도 포함되어 있다. 반대로 유학생 관리 실태가 열악한 하위대학에게는 비자발급제한, 시정명령, 컨설팅 등의 제재가 가해진다.

인증 과정은 크게 두 단계, 1차 정량평가와 2차 절대평가로 이루어진다. 절대평가는 ▲중도탈락률 ▲외국인 유학생 다양성 ▲재정 건전성 ▲의료보험 가입률 ▲신입생 기숙사 제공률 ▲언어능력 등 6개 지표로 구성된다. 6개 지표 중 중도탈락률을 포함한 5개 지표의 기준을 맞춘 대학은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이 중 절대평가의 재정건전성 지표를 보자. 재정건전성 지표는 외국인 유학생과 내국인 학생이 내는 등록금을 비교한다. 외국인 유학생이 내는 등록금이 내국인 학생에 비해 80% 이상이어야 인증 기준을 통과할 수 있다. 학교가 유학생에게 장학금을 많이 지급할수록 이 수치는 하락한다. 60% 아래로 떨어질 경우 하위대학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커진다. 2016년 서울캠퍼스 재학생(외국인 유학생 포함) 1인당 교내장학금은 1435천 원, 반면 학위과정 외국인 유학생 1인당 교내장학금은 571천 원[5]이다. 유학생들의 생활을 관리한다는 취지로 생겨난 제도지만, 엉뚱하게도 외국인 유학생들은 한국 학생보다 더 큰 경제적 부담을 지게끔 설계되어 있다. 교육부가 외국인 유학생을 산업적 관점에서만 보고 있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실제로 2008년 발표된 ‘Study Korea Project 발전방안’에서 신강탁 교과부 재외동포교육과장은 “유학생 유치 사업은 교육적 측면은 물론 경제·외교적으로도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고 하면서 “유학생 수가 10,000명 증가하면 1,600여억 원의 유학·연수 수지 개선 효과가 있으며, 이들을 저출산·고령화 사회 대비 고급 인적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고, 친한․지한인사 양성으로 국제무대에서 한국에 우호적인 인사를 확보하는 기대 효과도 클 것”이라며 기대를 표한 바 있다.[6]

언어능력 지표도 문제다. 절대평가의 언어능력 지표는 유학생의 한국어 혹은 영어 능력을 평가한다. 전체 외국인 유학생 중 30%의 학생만 인증기준(TOPIK 한국어능력시험 4급 이상 혹은 TOEFL IBT 80 이상)을 넘으면 된다. 이론적으로는 한국어 한마디 못하는 유학생이 전체 유학생의 70%에 달하더라도 인증 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 셈이다. 인증제가 내세우는 기준이 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2012년 시작된 유학생 유치·관리역량 인증제는 2015년까지 1주기 시행을 마쳤다. 올해부터는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로 이름을 바꾸어 새로운 모습으로 2주기를 준비 중이다. 2주기 인증제는 어학연수생을 평가 대상에 포함하고, 절대평가에서 외국인 유학생 다양성 지표를 삭제하는 등 크고 작은 변화가 이루어진 모습이다. 그러나 상술한 재정건전성과 언어능력 지표는 여전히 그대로다. 다가오는 2주기에 외국인 유학생의 삶은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지,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우리는 준비되어 있을까

방송국에서 일하겠다는 람칸정 씨의 오랜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4학년이지만, 중앙대에서 공부할 기간이 1년 더 남았다. 아직 학위 수여를 위한 이수 기준 학점을 다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졸업 후 영미권 대학원에서 미디어를 더 공부할 계획이다. 그가 모든 공부를 마치고 난 뒤, 한국은 어떤 이미지로 그에게 남게 될까.

교육부는 2023년까지 20만 명을 유치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질문해야 한다. 유학생의 양적 성장에만 치중하느라 질적 측면은 외면해 온 것이 아닌지 말이다. 유학생들의 어려움은 그들이 유학을 선택했기 때문에 겪는 개인적 문제가 아니다. 책임은 정부와 대학에 있다. 계산기를 두들겨 가며 유학생 유치에 쌍수 들고 나섰지만, 정작 그들을 관리하고 지원하는 데는 무심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외국인 유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제도적 배려를 확장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같은 강의실에 앉아 있지만, 강의실 속 공기는 균일하지 않다. ‘우리’의 시선이 가 닿지 못하는 저편, 강의실의 가장자리에 그들이 있다. 우리는 과연 그들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 이제는 되돌아봐야 할 때다.

 


 

 

[1] 2016년 현재 서울캠퍼스 중국인 유학생 수는 1652 명으로, 전체 외국인 유학생 중 81.25%를 차지한다.

[2] “서울권 대학 ‘정원 외’ 늘리기 꼼수, 점입가경!”, <에듀진>, 2016년 9월 12일, 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804.

[3] 국제교류팀은 학위과정 학생을 대상으로 ‘Academic Advisory System’이라는 이름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4] GKS(Global Korea Scholarship) 프로그램은 외국인 및 내국인을 대상으로 교육부가 주관하는 장학금 지원 프로그램이다. 교육부 직속기관인 국립국제교육원에서 사업 시행을 담당한다. 구체적인 사업 내용으로는 정부초청장학생, 국비유학생파견, 우수교환학생지원 등의 프로그램이 있다.

[5] 외국인 유학생(학위과정) 1인당 장학금액은 (교내 외국인 유학생(외국인전형) 장학금 수혜 금액 / 학위과정 외국인 유학생 수)의 산식으로 도출했다.

[6] “2012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10만명 유치- ‘Study Korea Project 발전방안’ 수립”, 교육과학기술부 보도자료, 2008년 8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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