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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편집위원 표석

 

88만원 세대론이 나온 이후, 청년실업은 정치권의 끊이지 않는 화두다. 청년층의 실업이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사회의 재생산에 밀접해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역대 정부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해법을 모색해왔다.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는 신입사원의 임금을 삭감하여 일자리를 나누는 잡 셰어링과 기업의 인턴확대를 정부에서 지원하는 청년인턴제도를 도입했었다. 하지만 단기적인 미봉책으로 그쳤고, 효과는 미미 했다. 적확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고, 고르디우스의 매듭처럼 쉽사리 풀리지 않았다. 청년 문제는 삼포세대, 달관세대, 절망세대로 이름만 바뀌며 계속 유지되어 왔다.

전반적인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악화되어 왔다. 단순하게 청년 실업률만 본다면, 2000년대 초반 이후로는 크게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에서도 별도로 ‘청년 고용동향 1’을 조사하는 연유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존의 실업률이 포착하는 범위는 한정적이다. 취업준비자가 비경제활동인구로 전체 통계에서 제외되고, 구직 중 아르바이트를 비롯한 생계형 노동을 할 경우 취업자로 포함한 것이다. 서울노동권익센터에서 조사한 바 2에 따르면 청년 실질실업률 3은 2003년 22%에서 점진적으로 증가하여 현재에는 36%에 도달했다.

청년층이 실업을 호소하는 한편, 일각에서는 인력난이 대두되고 있다. 중소기업에서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다는 것은 청년층의 실업만큼이나 오래된 화두이다. 이것은 청년층의 실업문제가 일자리의 총량 부족에서 기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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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의 핵심적인 원인은 좋은 일자리의 상실에 있다. 대학생이 악착같이 공부하고, 스펙을 쌓는 이유가 무엇인가. 원하는 기업군에 합격하지 못했을 때, 눈을 낮추기보다는 다시 도전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중소기업에서 일하다가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비정규직으로 시작하면 평생 비정규직으로 일한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임금피크제 도입 확대로 청년 일자리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근혜 대통령 G20 정상회의 연설 중 2015.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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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노동개혁 광고

박근혜 정부는 심각해지는 청년문제에 대한 대책으로 임금피크제를 제시했다. 임금피크제를 통해서 청년 일자리 13만개를 마련해, 고용절벽 위기에 놓인 청년들을 구제하겠다는 정책이다. 정부의 대대적인 정책 홍보와 맞물려 임금피크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서는 2015년 하반기 5대 추진과제 중 하나로 임금피크제 등 임금체계 개편을 통한 청년 고용기회의 확대를 두었다. 기획재정부에서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청년을 신규 채용하는 기업에게 1인당 연간 1080만원을 지원하는 ‘청년 희망 예산’을 편성했다. 또한 고용 안정성을 높이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명목으로 모든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 도입이 추진 중이다. 임금피크제가 무엇이기에 이렇게 정부에서 중점을 두고 청년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하는 것일까?
임금피크제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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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는 연공급 임금체계를 기반으로 노동자의 정년과 임금을 조정하는 제도다. 때문에 임금피크제를 알기에 앞서서 연공급 임금체계를 알 필요가 있다. 연공급 임금체계는 한국과 일본의 대표적인 임금 체계로서 연차에 따라서 호봉이 오르고 호봉이 임금의 상당액을 결정하는 체계다. 이러한 체계에 따르면 노동자의 임금은 계속 오르는 것과 달리 노동자의 생산성은 일정 시점까지 상승했다가 하강한다. 노동자가 젊었을 적에는 임금보다 많은 생산성을 가지고, 일정 시점 이후로는 임금보다 적은 생산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기간이 무기한적일 경우 사용자 측의 손해가 발생하기에, 계약 종료 시점인 정년이 탄생한다. 임금곡선과 생산성곡선의 격차인 A영역과 B영역이 같아지는 지점이 바로 정년이다.

이러한 체계 하에서 노동자는 고용이 안정되며, 정년 이전에 해고를 당할 시 총생산성에 비해 총임금 수령액이 낮아진다. 그렇기에 노동자는 이직보다는 해고 회피 노력을 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노동자에 대한 관리가 수월해지며, 후에 지급할 임금과 고용안정을 담보로 외상거래를 할 수 있다.

수십 년간 한일양국에서 임금 지급의 토대로 있던 연공급 임금체계는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위기에 접어들게 된다. 90년대 일본에서는 고령 인구의 증가와 경제 상황 악화로 기존 연금 재정의 위기를 겪게 된다.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연금 지급 연령을 높이는데, 연금 지급 연령만을 높일 경우 정년과 연금 지급 연령 사이의 차이가 발생한다. 은퇴한 고령층이 연금을 수급 받지 못하고 소득이 없는 상황에 전락하는 것이다. 때문에 연금 지급 연령과 같이 정년도 같이 늘린다. 연공급 임금체계 하에서 정년을 늘릴 경우 사용자의 부담이 강화되므로 이를 경감시키기 위해 도입된 것이 임금피크제다.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늘리는 대신 기존의 정년 이후 기간에 임금을 새로운 형태로 계약하는 기본 골격을 갖는다. 상기의 그림을 보면 현재의 은퇴 연령 시점에서 기존 임금선을 이탈하여 하강하는 검정선이 바로 임금피크선이다. 그림의 모델은 기존 임금에서 순차적으로 감액하여 생산성과의 차이를 조정하는 유형이다.

사업장에 따라서 임금의 재조정 방식이 다르기에 임금피크제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임금피크제는 크게 분류하자면 세 가지 유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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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임금피크제 도입의 두 가지 맥락

“내년에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면서 앞으로 3년동안 청년 고용대란이 나타날 수 있다. 청년 고용이 우리가 안고 있는 가장 시급하고 까다로운 과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기자간담회 2015.05.11.

 

임금피크제는 외한위기 이후 한국에 소개되었다. 임금피크제는 2003년 신용보증기금에서 명예퇴직의 대체 수단으로서 최도 도입되었다. 이후 금융권, 공공기관, 사기업으로 확산되었지만 보편적으로 도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10여년이 지난 2014년 기준으로 전체사업장 중 9.4%가 도입된 상황 4이다. 2015년에 들어서서 임금피크제가 정부의 숙원사업으로 대대적으로 도입하는 배경에는 두 가지 맥락이 있다.

먼저 하나는 정년 연장의 문제다. 고령 인구의 증가는 일본처럼 연금 재정의 위기를 낳았다. 연금 문제의 해결을 위해 수급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서 정년 또한 연장된다. 2013년에 국회에서 정년을 60세로 의무화하는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2016년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에서는 정년이 60세로 연장되고, 2017년부터는 모든 사업장에 적용된다.

하지만 당시에 정년 연장에 따른 구체적인 후속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 정부는 정년이 확장될 경우 기업이 늘어나는 인건비를 감당하기 위해 신규채용(청년고용)을 줄일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늘어나는 인건비를 최소화하고, 절감된 재원을 신규채용에 투입하는 시스템으로서 임금피크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9월 13일 노사정 합의에서도 “임금피크제를 통해 절감된 재원을 청년고용에 활용하도록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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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시장 구조개혁 문제와 얽혀있다. 박근혜 정부가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추진하는 근저에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화 문제가 있다. 한국의 노동시장이 고임금고용안정이 보장되는 내부노동시장(대기업공공부문정규직)과 저임금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외부노동시장(중소기업비정규직)으로 나뉘어 있고 두 부문이 분절되어 있다는 점은 사회 공통적인 견해다. 노동시장 내에서 양극화가 심화되어 있다는 진단 자체에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로 양 집단 간의 격차는 갈수록 증대되어 임금뿐만 아니라 기초적인 사회보장제도에도 큰 격차가 생겨났다.

임금피크제는 앞선 정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연공급 임금체계와 정년을 기본 토대로 하는 변형된 제도다. 연차에 따라서 임금이 올라가고 정년이 있는 사업장이 어디일까? 이른바 사람들이 선호하는 좋은 일자리인 내부노동시장이다. 정부는 노동자간 격차 발생의 원인에 내부노동시장의 경직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내부노동시장에 있는 노동자들이 누리는 과도한 혜택을 외부노동시장의 노동자에게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일환이 바로 임금피크제와 일반해고 요건완화이다. 임금피크제를 통해서 내부노동시장의 인건비를 줄이고, 일반해고 요건완화를 통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면, 사용자는  양질의 일자리의 신규채용 부담이 줄어들어 고용이 늘어난다는 요지다.

 

임금피크제에 대한 사소한 의문

하지만 여기서 몇 가지 의문이 남는다. 첫 번째 의문은 청년 고용과 고령자 일자리가 서로를 잠식하는 제로섬 관계냐의 문제다. 가까운 사례만 돌아봐도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기업의 구조조정을 통해서 수많은 조기퇴직자가 생겼지만, 그에 상응하는 청년 일자리가 늘어났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당시에 늘어났으면 현재의 청년문제 또한 없었을 것이다.

김유선의 연구 [청년고용임금피크제](2015)에 따르면 OECD는 1990년대 초반 유럽의 청년실업 문제에 대해서 ‘고령자들이 은퇴한 일자리를 청년들이 대체하리라’는 기대를 갖고 조기퇴직 정책을 권고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조기퇴직 정책은 청년실업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았고, 사회적 비용부담을 초래한다는 경험을 통해, 2006년 OECD는 고령자 조기퇴직 권고를 폐기하고, 고령자 고용촉진 정책을 권고했다. 또한 국내의 연구에서도 세대 간 직종분리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고령자의 고용연장이 청년 고용에 악영향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하고 있다.

고령 노동자의 증가에 따른 청년 고용 감소는 사회에서 노동의 총량이 정해져 있음을 전제조건으로 한다. 하지만 경제적 상황에 따라서 고용은 증감되기 마련이기에 이러한 가정은 비현실적이다. 오히려 고령 노동자의 증가는 경제활동인구의 증가, 경제 규모의 증가로 이어져 추가적인 일자리를 산출할 여지 또한 존재한다.

두 번째 의문은 임금피크제로 인한 절감된 재원이 실제 청년 고용 확대로 이어질 것이냐는 점이다. 고용노동부에서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경우 청년일자리가 4년간 13만개 늘어난다고 발표했지만 현실과 거리가 멀다고 비판받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에 따르면 고용노동부가 근거한 자료는 ‘이는 모든 사업장의 노동자가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으며 정년 60살까지 일한다’는 전제하에 작성된 것이다.

하지만 2012년을 기준으로 퇴사한 55~59살 노동자 36만여명 가운데 회사에서 퇴직 사유를 ‘정년퇴직’으로 신고한 경우는 1만8100여명(5%)에 불과하다. 고용노동부가 제시한 자료는 전형적인 허수아비 때리기다. 설령 정년 연장이 청년 고용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가정할지라도, 정년퇴직이 어려운 현실적 여건상을 볼 때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정책의 성과를 보고자하는 정부의 압박과 금전적 지원책에 의해 기업이 임금피크제 도입과 더불어 신규채용을 확대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그것은 숱한 정책들의 사례들처럼 단기 효과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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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중반 실제로 임금피크제가 도입되었던 금융권의 사례들을 보면 신규채용 확대와 무관하게 진행되어왔다. 위 표를 살펴보면 임금피크제를 시행 중인 5개 은행의 신입행원 채용 현황 및 임금피크제 적용 인원이 나오는데, 두 요소간의 상관관계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은행권에서는 임금피크제 대상자에게 납득하기 어려운 업무로 배치함으로서, 해고의 대체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오히려 기업 입장에서는 신규채용을 늘리기 보다는 기존의 채용규모를 유지하면서, 고령자 임금 삭감과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받는 등 이중 혜택을 누릴 우려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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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입법조사처가 임금피크제를 시행중인 48개 공공기관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른 신규채용 증가는 나타나지 않았다. 공공기관의 경우에는 신규 채용에 따른 재원을 임금피크제를 통해 절약한 부분에서 충당할 예정이다. 정년연장과 신규채용에 따른 인건비 총액의 확대가 불가피함에도 제한된 재원 내에서 해결하겠다는 방식이다. 근본적인 파이의 확대 없이는, 부모님 월급 깎아, 자식을 채용한다는 지적과 다를 바 없으며, 신규채용의 규모 역시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

세 번째 의문은 고령 노동자의 생산성 저하에 대한 근거의 문제다. 임금피크제는 고령노동자의 생산성 저하를 재계약의 근거로 들고 있다. 하지만 앞선 김유선의 연구에 따르면 일부 육체노동을 제외하면 고연령에 따른 생산성 저하 문제는 발생하지 않으며, 일반적인 제조업 방식인 연속공정체계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사무직이나 전문직인 경우에도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성 문제가 나타난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피크제 도입의 민낯

임금피크제의 도입은 노사의 자율적 영역이지만, 실상 정부의 방침으로 추진되고 있다. 임금피크제 도입은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규정하는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 사용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위치에 놓여 있는 노동자의 처지를 고려하여 근로기준법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을 제한하고 있다. 사업장 내의 과반을 점하는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거나, 노동자 과반의 의사표명을 통해서 변경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노동자에게 불이익 변경이라 할지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으면 동의를 얻지 않아도 변경효력이 인정된다는 가이드라인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임금피크제를 사회에 도입해야할 ‘올바른’ 방향이라 정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뒷받침을 통해 기업은 노동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마음대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정부는 공공기관에 직접적인 압박을 통해 임금피크제 도입을 의무화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경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을 시, 임금인상률을 깎고,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도입 여부를 반영하기로 했다. 더군다나 도입 시기에 따른 차등 점수를 두어 노사간의 합의보다는 졸속적인 제도 도입을 강행하고 있다.
이에 따른 결과로 공공기관에서는 절차를 무시한 임금피크제가 버젓이 강행되고 있다. 과반이상의 노동조합과 협의해야함에도 불구하고, 개별직원에게 동의를 받거나, 반대의사를 표시한 직원에게 서류 재작성을 요구하거나, 서명 여부를 감시하는 등의 부당노동행위가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심지어 서울대병원의 경우 전체 노동자를 상대로 한 찬반투표가 부결되자, 결과와 무관하게 이사회에서 임금피크제 도입안을 통과시켰다. 서울대병원은 이러한 행위에 대한 근거로 임금피크제가 노동자에게 불이익변경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노동자 정년 연장의 전제된 상황에서 임금삭감은 손해가 아니라는 논리였다,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도입은 별개의 문제다. 정년 연장은 법률로서 보장된 것으로 임금피크제와 무관하게 보장받아야할 권리다. 실상 지금 추진되고 있는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형이 아니라 정년보장형에 불과하다. 노동자에게 있어서 정년을 받고 임금을 반납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정년과 별도로 임금삭감이 진행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임금피크제 도입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이고, 불이익변경이 아니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

 

청년 일자리 문제의 해법은?

정부는 임금피크제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나누겠다고,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의 초석을 다지겠다고 공언했다. 앞서 살펴본 바로는 임금피크제는 청년 일자리 문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청년일자리는 부모 세대의 임금을 깎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청년 고용이라는 구색을 통해, 고령 노동자의 임금 삭감을 정당화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오해일까?
이미 정부는 청년고용촉진 특별법을 통해 매년 각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이 정원의 3% 이상씩 청년 미취업자를 고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부 산하 기관조차 지키지 않아 유명무실하게 된지 오래이다. 기존의 청년 고용 지원 제도조차 준수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제도를 통해 청년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말하는 것은 기만이다. 청년 실업 문제는 대기업, 공공부문 정규직 신규채용을 일정정도 늘린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10%의 좋은 일자리가 11%로 확대된다고, 설령 12%로 확대된다고 하여 지금의 청년 문제가 해결될까?

이러한 일자리의 확대 역시 중요한 부분이지만, 그럼에도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8,90%를 차지하는 주변부 노동시장의 구조개선에 있다. 주변부 노동시장의 노동자는 관행과 통념이라는 이유로 최소한의 법 보호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구인 사이트만 보아도 버젓이 근로기준법상 위반되는 노동조건을 내세우는 사업장이 많다. 야간 근무와 주말 근무를 써놓고서 버젓이 수당을 안준다고 명시하거나, 포괄 임금제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청년들이 이를 악물고 취업에 수년간 골몰하는 것은 주변부 노동시장의 여건이 너무나 열악하기 때문이다. 주변부 노동시장의 현 상황을 개선시키지 못하면 일자리 미스매칭으로 인한 청년 실업 문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반면 정부가 내놓은 방안들은 오히려 그 양극화를 심화시키기 않을까 우려된다. 파견업종 확대는 원하청 간 이루어지는 폐단을 강화할 공산이 크다. 기간제 노동자의 계약 연한을 4년으로 연장하는 것은 재계약 부담을 줄인다는 명목 하에 정규직 전환 의무를 부정하는 행위다. 사회안전망 확충을 명목으로 추진된 실업급여 개정 역시도 지급기간을 늘리고, 수급 상한액을 늘려 일면 긍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요구하는 근로 일수가 늘어나고 수급 하한액이 낮아지면서 저임금 단기간 노동자에게는 안좋은 방식으로 바뀌었다.

정부가 진정으로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코자 한다면, 주변부 노동시장의 개선을 통해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먼저 대기업과 공공부문에서 외주화, 비정규직화된 부분을 재조정하고, 대기업 중심의 원하청 구조를 개선하면서 중소기업의 저임금 체계를 개선하는 일이 시급하다. 또한 암묵적으로 묵인되는 법외 사각지대와 만연한 부당노동행위를 철저히 관리감독하고, 고용보험의 확대를 비롯하여 사회 안전망을 증대해야한다. 이러한 방안을 통해서 청년 일자리 문제의 전반적인 개선방안을 모색해나갈 필요가 있다.

임금피크제가 도입되면 청년문제가 나아질까?

참고:

  1. 경제활동가능인구와 생산가능활동을 할 수 있는 비경제활동인구를 합하여, 이에 상응하는 취업자 수를 통해 고용률을 조사.
  2. 서울노동권익센터, 2015, 청년고용, 이렇게 풀자! 청년고용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방안과 서울시의 과제
  3. 실질실업률 = 명목실업자+불완전취업자(18시간 미만)+(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취업준비+구직단념자’ 추정치)
  4. 고용노동부, 「임금피크제 도입 현황 및 효과 분석」, 20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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